뜸한 일기/아이

고산 아이들의 집짓기 놀이

산들무지개 2015. 3. 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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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아이들은 방학, 내일이면 다시 학교로 Go, go, go! 

그래도 오랜만에 아이들이 엄마와 온종일 있는 시간이 있으니 엄마가 더 좋아합니다. 


요 고들고들 고사리, 꼼질꼼질 꼬무리들......


그냥 요 아이들이 제 아이들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행복해집니다. 

어? 너무 아이들 자랑만 하는 것 아니냐구요? 

아이고 죄송합니다. 

엄마들은 다 고슴도치 맞아요. 쏴리 ♡! 


오늘은 날씨가 얼마나 화창한지 봄이 왔나, 기분이 참 좋았어요. 

밖에 빤 옷을 널면서 이렇게 좋은 날씨에 아이들이 마음껏 햇살 받고 있는 모습 보니 

참...... 요 아이들 자라나는 풍경이 보물이구나 싶었습니다. 

 

사라가 아빠 오토바이 위에서 부릉부릉!


언니는 긴 나무 장대로 무엇인가를 하고 누리는 사라를 보고 놀랍니다.

"나도 아빠 오토바이에 오르고 싶어." 


"아! 이것이 무엇이냐?"


"그냥 드러누워도 좋네."


사라는 그냥 좋다고 오토바이에서 내려올 생각을 않습니다. 


누리가 사라 앞에서 "나도 한 번 타보자." 끼어듭니다. 

쌍둥이니 어쩔 수 없어요. 

서로 자기가 하는 것을 보면 하고 싶어하는 그 심정.....

꼭 같은 것 가지고 나누거나 싸우거나 투정을 합니다. ㅠ,ㅠ 


이렇게 두 아이는 아빠 오토바이에서 열심히 놀고 있습니다. 

그럼 언니는? 


"엄마, 내가 집을 지을 거야." 

언니는 긴 장대로 집을 짓는다고 열심히 조무락조무락 거리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집 짓는 것이 큰 즐거움인가 봐요. 

항상 식탁 밑이나 의자 밑이나 책상 밑에 집을 만들면서 노니까 말이에요. 


사이좋게 노는 요 쌍둥이 공주들


앗! 우리 슈퍼우먼 언니가 뚝딱뚝딱 무엇인가를 만들어요. ^^


엄마의 도움을 받아 바로 인디언 집을 만들었어요.

집 지을 천이 필요하다 하여 안 쓰는 침대보를 줬더니, 아이가 이런 생각을 해냈어요. 

역시 어딘가에서 본 것이 유용하게 놀이학습에 쓰이는 순간입니다. 

엄마가 도와줘 천을 나무에 묶어 저렇게 집을 만들었어요.  


오토바이 타고 놀던 동생들이 내려와, 탄성을 지르며 

언니가 지은 집을 구경합니다. 


누리는 어느새 집 안으로 들어갔고요. 

사라는 엄마가 준 집게로 집 문을 닫습니다. 

자꾸 바람에 펄렁 펄렁 날려서 아이들에게 집게를 주니 잘 닫습니다. ^^


한참을 집게로 집어 문을 닫았어요. 

그리고 사라도 쏙 집 안으로 들어갔어요. 


동생들이 인디언 집에 들어간 사이 언니는 마지막 정리를 합니다. 


"이곳도 괜찮아, 이제 집이 다 지어졌어!"

꼭 아빠를 닮았어요, 저런 부분은......


파파라치 엄마가 아이들이 뭐 하나 사진을 찍어봤어요. 


뭐, 딴짓 안 하고 이렇게 집 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큰 즐거움인가 봐요. 

우리는 이렇게 작은 공간, 동굴 같은 나만의 공간, 엄마 배 속에 있던 그 포근함에 대한 향수가 있는지......

이렇게 태어날 때부터 집에 대한 동경이 있나 봐요. 


이제 언니도 집 안으로 들어간다네요. 


"오, 멋진 집이야. 엄마, 괜찮은 아이디어로 집 지었는데, 멋지지?"

물어보는 우리의 첫째! 


그래, 아이야, 멋지다. 

나중에 크면 엄마, 아빠가 지은 집처럼 멋진 집, 너도 지어 봐!


아이들도 태어나면서 자신만의 그 아늑한 공간을 스스로 만드는 그 사실이 참 놀라울 뿐입니다. 

따뜻한 봄날, 우리도 아이들처럼 집을 손수 짓고 숨 쉬는 공간으로 만들었으니 

이곳에 이 아이들이 산다는 것이 자랑스럽네요. 

(네, 우리 부부는 손수 우리 집을 지었습니다. 

그 포스팅은 다음에 올릴게요.)

http://opencast.naver.com/ES719

△ 이곳에도 우리 참나무집 가족 이야기를 발행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참고: 모르시는 분을 위해......

우리 가족은 스페인 고산 해발 1200미터에 살고 있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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