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매력 덩어리임은 확실합니다. 처음에는 한국이면서도 생소한 제주 시골이 친근하면서도 낯선, 들뜬 기분을 주더니, 조금 지나 바다로 산으로 들어가 보니 이곳은 며칠만으로 다 볼 수 없는 곳임을 확연히 느꼈습니다. 게다가 제가 머무는 '힐링하우스'도 참 독특한 매력으로 다가와 머무는 내내 편안했답니다. 이 힐링하우스는 저희가 이곳을 떠난 후, 자세한 후기담과 함께 '제주에서 한 달 살아보니......'라는 제목으로 올리겠습니다.
처음 2주는 참 날씨도 좋고 완벽하리 만큼 하늘과 바다가 잘 조화를 이루어 야외에서 활동하는 즐거움을 200퍼센트 주었습니다. 그래서 자연과 함께 했답니다.
그러더니 바람 불고 비 오는 제주의 모습도 보고 가라는 하늘의 뜻이었는지 두 번에 걸쳐 흐린 모습도 보여주었답니다.
아침에 안개 낀 듯 약간 하늘이 부옇더니 어느 순간 빗방울이 똑똑 떨어집니다. 아니들은 집안에만 있는 것이 싫은지 비옷이라도 입고 밖에 나갑니다.
이런 날에 제주에서 가볼만한 곳이 어디지?
비 오는 날에는 당연히 미술관이나 박물관이 좋지! 우리 집과 가까운 곳의 볼만한 곳은?
저는 어릴 때 스타워즈를 엄청나게 좋아했답니다. 먼 은하계 너머 또 다른 성운과 또 다른 생명체, 상상만 해도 시야가 넓어지고 헤아릴 수 없는 진리가 있는 곳...... 그곳이 생각 나 우리는 [제주항공우주박물관]에 가기로 했습니다. 사실 차로 지나가며 수십 번은 본 표지판에 엄청나게 가보고 싶었습니다.
주소: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녹차분재로 218
밖에 나가지 못해 지루해한 아이들을 데리고 가는 길 위의 풍경입니다. 이날은 바람이 많이 불어 야외활동하기가 상당히 모호했답니다.
짜잔! 도착하여 한 풍경 찰칵! 사실 남편은 Jeju Aerospace Museum이라고 해서 별로 기대하지도 않았답니다. 항공에 관련된 비행기 전시만 하는 줄 알았지요. 그런데 이곳에서는 호기심을 충족 시키고도 남을 다양한 학습시설들이 있었습니다. 깊고 자세한 설명을 읽고 관찰하다 보면 시간이 어느새 흘러가 하루 날 잡고 와야할 정도였습니다.
저희가 제일 처음 간 곳은 2층의 천문우주관입니다. 우주의 생성에서 인간이 어떻게 지구에서 우주로 시야를 돌리게 되었는지 설명이 잘 되어 있었습니다.
신기한 마야인의 달력
이집트인의 지혜. 옛날부터 인간은 지구와 태양, 달의 밀접한 관계를 알아차려 달력을 만들어 썼지요.
아직 어린 아이들이지만 아빠의 설명을 들으며 눈을 반짝이는 모습을 보니 참 반가웠습니다. 아, 지루해하지 않는구나.
천문학에 역사적 한 획을 그은 굵직한 인물들. 아쉽게도 여성 천문학자들은 한 명도 없어 섭섭했네요. 여성 학자들이 이룬 업적도 대단했거든오.
갈릴레이식 망원경과 뉴턴 망원경.
저 길쭉한 막대기로 갈릴레오가 행성의 움직임을 포착하고 계산했다니 말 그대로 전율입니다.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에너지파.
다양한 성운의 형태
태양에서 빛의 속도로 지구에 도착하는 시간, 8분
아직도 끊임없이 팽창하는 우주. 우주는 인력이 작용하여 끊임없는 반응 한다는데 인간은 이런 움직임을 감지할 수도 없는 작은 존재.
지구 궤도 밖으로 나가는 우주선.
우주인의 의복
화성에 도착한 curiosity 탐사선 모형. 큰 모형이라지만 정말 같아서 한참을 살펴봤네요. 저 기계가 알아서 흙을 채집하고 화성 사진을 찍었다니...... 인간이 대단해보입니다.
눈이 보이는 4%, 눈에 보이지 않는 96%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 중 하나가 암흑 물질이라는데 아직 우리가 관측할 수 없답니다. 73%암흑 에너지, 23% 암흑 물질, 그리고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보통 물질은 4%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니 우리가 모르는 진실이 얼마나 많은지 상상하지 않으셔도 알겠지요?
태양계 밖에서 쓸쓸히 여행하고 있을 보이저호에 실린 황금 레코드......
아이들도 우주에 메세지를 날리려나요?
이렇게 우리 가족은 2층에 머물며 공부(?)하며 호기심을 충족시켰습니다. 시각, 청각적인 백과사전식 체계가 아주 잘 되어 그저 감상하는 내내 감탄이 나왔지요.
그리고 우리 참나무 가족은 점심 먹은 후, 1층 항공전시관으로 향했습니다. 건물 3층에 식당이 있어 아주 다행이었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설계한 날개.
전시관의 다양한 비행기. 전투함이 많아 처음에는 무서웠습니다. 그런데 비행기 역사를 보니 인류의 전쟁 덕분에 이렇게 항공기가 발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산드라 양도 유니폼 입고 항공기 조정해볼까요?
그냥 옆에서 사진만 찍었어요.
이제는 컴퓨터로 시뮬레이션을?
아빠와 딸들이 이곳에서 벗어날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신기한 것은 이 전시관이 곧 박물관이자 백과 사전이므로, 비행기가 작동하는 원리를 설명하는 물리적 학습 공간이 있다는 겁니다. 제일 호기심 일고 신난 곳이랄까요? 직접 바람을 일으켜 비행기 날개가 공기와 접촉하며 일으키는 현상을 배울 수 있었답니다.
두 공 사이에 바람을 강하게 불었더니 공이 떨어지지 않고 그냥 붙어버려, 엄마! 외치는 아이......
히야! 바람의 흐름이 보여! 날개 조절에 따라 공기의 마찰 표면이 보인다고 할까? 엄청나게 신기해! 외치는 남편.
저도 이런 물리적 이론을 몰랐었는데요, 직접 보고 실습(?) 해보니 눈에 확 보이더군요.
엄청나게 흥미있는 내용이 많으나 그 부분은 패스하겠습니다. 다음에 여러분이 오실 기회가 되면 직접 방문해 체험해보세요~~^^*
밖에 나가 이제 집으로 돌아올갈까? 하다 야외에 전시된 비행기를 보자며 아이들이 재촉합니다.
핼리콥터 안에서
사실 전투기 이름이 다 적혀 있었는데 너무 많아 하나하나 다 기억할 수는 없었습니다. 딱 한 대 기억할 수 있었던 비행기는 바로 다음 사진입니다.
바로 대통령 전용기로 사용된 C-54 스카이마스터
대통령 전용기? 그래, 한 번 타보자......
실제로 내부를 개방하여 볼 수 있고 직접 파일럿 자리에 앉을 수도 있었습니다. 아빠와 아이들 서로 앉아보겠다고 경쟁하는 모습에 많이 웃었네요. 대통령 전용기잖아? 하면서 말이지요.
어? 얼굴이 꽤 심각해!
내부의 모습입니다.
비행기 안에 역사를 볼 수 있는 작은 표시들이 있었습니다. 1970년 미국 텍사스에서 만든 비행기. 아주 오래 되었네요!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이란 수행! 그렇다면 박정희 대통령?
바퀴도 살펴보고 꼼꼼히 이 비행기만은 확실히 봤네요. 날씨가 어느새 좋아졌는지도 모르고 이 날은 열심히 몰두해 즐긴 날이었습니다.
제주도에서 재미없게 무슨 항공우주박물관이야? 하실 분도 있을 것 같은데, 제목만 딱딱하지 실제로는 의외의 지적 충족감에 만족한 방문이었습니다.
비 오는 날, 제주에서 달리 할 일이 없으신 분, 이런 항공우주박물관은 어떨까요?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곳이었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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