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 가족의 여행기/2015년 여름, 한반도 방랑기

제주의 진정한 가치를 배워가다

산들무지개 2015. 6. 16.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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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도착한 한-서 참나무집 가족은 제주를 보기 위해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답니다. 그런데 솔직히 도착한 며칠 동안은 제주가 제주로 (어쩐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가족이 이곳저곳 기웃거렸던 제주도의 명소는 다름 아니라 테마 파크들이었답니다. 아이들이 있어 일단은 근처의 테마파크를 선택하며 이동했는데요, 어쩐지 사람을 알아갈 때 겉모습만 훑어보고 생각은 모르는 느낌이 나는 낯선 곳으로 느껴졌답니다. 화려하게 입은 옷과 엑세사리로 제주가 제주로 보이지 않았던 것이죠.

그러다 점차 제주의 깊은 곳까지 들어가면서 제주를 드디어 알아간다는 마음이 일었습니다. 특히 제주라는 섬과 그곳 자연의 민 얼굴을 대하면서 그 확신은 더 크게 일었습니다. 

스페인 발렌시아 북서부 페냐골로사 산에서 일하는 자연공원 테크닉 홍보 요원인 산똘님(스페인 남편)도 이런 제주 자연 보전의 현장을 직접 보고 공부하면서 왜 제주가 유네스코 3관왕을 달성할 수 있었는지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 매력에 흠뻑 빠지며 비로소 제주가 제주로 보였다고 합니다. 

산똘님은 오기 전, 제주에 대한 간략한 공부도 했답니다. 

제주도는 동서로 약 73km, 남북으로 약 31km로 타원형 모양의 화산섬으로 서울의 3배 면적입니다. 1950m의 한라산이 우뚝 솟아있고, 360개의 오름, 160개의 용암 동굴이 있다니 말 그대로 거대한 '화산 박물관'이었답니다. 

그렇게하여 우리 참나무 가족은 화산섬 구석구석을 탐험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만6세의 첫째와 만3세의 쌍둥이를 데리고 하는 모험은 한계가 있었지만 말입니다. 

해발 1100미터에 펼쳐진 완만한 경사의 습지생태계를 찾았을 때입니다. 고지대에 이런 습지가 있으리라 예상하지 못하고 지나가다 들른 곳이었답니다.  1100 휴게소에 들러 밥도 먹고 느긋하게 나와보니 어? 한라산이 보이는 거에요. 그리고 완만한 경사대에 펼쳐진 산책로...... 아주 잘 정돈 된 길을 따라 들어가니 습지 생태계를 보전하고자 이렇게 길을 올렸더군요. 

산똘님과 아이들은 신났습니다. 스페인에서 보던 생물, 식물, 못 보던 생물, 식물을 습득하느라 말입니다. 곳곳마다 이런 안내판이 있어 우리의 호기심을 충분히 채워 주었답니다. 제주도에는 돌과 바람만 많은 것이 아니라 이렇게 보호구역이 있어 말 그대로 소중한 생태박물관이란 느낌이 일었습니다. 그래서 그런가......

유네스코 3관왕을 차지했다네요. 

2002년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2007년 세계 유산 등재 

2010년 세계 지질 공원 인증

제주도는 돌담으로 밭을 가르고 바람을 막기도 하는데, 제가 가장 인상 깊게 본 것은 방풍림이었답니다. 길죽하게 오른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 

나무 종류가 얼마나 많은지......  오래 있으며 더 알고 싶은 욕구가 일었습니다. 아쉽게도 우린 관광객이니 다 알아갈 수는 없고 기념될 만한 몇몇 나무만 유심히 관찰하게 되었습니다. 위의 사진은 스페인 참나무집 가족이 좋아한 제주도 물참나무입니다.  

습지 생태계에서 또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조류였습니다. 40여종의 새가 사는 1100고지...... 

사라가 새가 툭 흘리고 간 배설물을 관찰하고 있습니다. 

"거참! 똥 한 번 신기하게 생겼네."

남편은 새똥을 긁어보더군요. 새똥은 막 흘러 내릴 것 같은 흰똥을 예상하는데 이곳에서 본 새의 배설물은 달랐습니다.  

오! 이 새는 곤충을 엄청나게 잡아먹었나 봐요!!! 곤충의 잘게잘게 끊어진 모습이 아주 신기했답니다.     

스페인 사람인 남편의 눈에는 제주의 자연 생태가 아주 잘 정성스럽게 보전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거문오름에 가고 싶었던 우리에게 불운이 닥쳐 결국은 못 갔지만, 인원수를 제한하는 그 방책은 아주 좋았다고 합니다. 원시림을 그대로 보전하기 위해 하루 방문객 200명으로 제한, 사전 예약, 하루 전부터 예약을 해야만 한답니다. 저희는 예약을 몇 번 했는데 운이 나빠 항상 비가 와 아이들 셋을 데리고  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같은 시기는 날씨가 좋아 그런지 일주일 다 채워져 미리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볼 수가 없답니다. 

위의 사진은 어승생악 정상을 향하던 중 본 바위를 감싼 나무입니다.  

하루에도 많은 관광객을 받는 제주의 좋은 점은 관리가 아주 잘 된다는 겁니다. 물론 제가 불평했던 부분도 있긴 하지만 이런 자연공원의 시설과 관리는 어디에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라산에 못 갔지만 정상은 보고 가자! 

아이들과 오른 어승생악 정상에서 한라산 정상을 봤습니다!!! ^^* 

비자림 숲에서 시원한 향기에 취해 거닐며  본 나무들...... 

비자나무에 일련의 번호를 부여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산똘님에게는 제일 크게 눈에 보였습니다. 누가 자연공원에서 일하지 않을까 티를 냅니다. 직업병이라면 직업병일까요? ^^* 덕분에 저도 많이 배웠답니다. 몇 백년된 나무의 역사를 느낄 수 있으니 숲이 오묘했네요.  

상처나거나 가지를 친 나무 처리법도 유심히 보았답니다. 곤충이나 벌레, 나무 병의 침입을 막기위해 위의 사진처럼 특별한 재료로 처리해 놓았더군요. 만져보니 딱딱하니 일종의 레지나(송진류의 재료)가 아닐까 추측은 했지만 잘 모르겠더군요. 남편은 이런 방법을 머리에 주입하고 스페인에서도 이런 식 관리를 해야겠다 말을 하더군요.  

제주의 곳곳이 자연입니다. 어느 휴게소의 지붕을 보니 요런 새 둥지가 몇 십 개나 채워져 있는지!!! 

새삼 생물권 보호구역이라는 이름이 제대로 발휘되는구나 싶었습니다.  

절몰 휴양림에서 남편의 이목을 집중 시킨 물건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멍석(?)입니다. 이것은 무엇에 쓰일까? 참 신기했는데요, 얼마되지 않아 궁금증은 풀렸답니다. 바로 산책로를 따라 펼쳐 놓는 물건이었습니다. 아마도 산책로 밖으로 나가기 쉬운 곳들의 흙 마모를 줄이고 구멍이 뚤려, 그 사이 풀이 삐져나와 미관상 커버를 위한 것이 아니었나 싶었답니다. 

바로 위의 사진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가장 마음에 든 부분은 친환경 소재로 땅에 닿아 물을 머금고 식물을 품고 자연의 일부가 된다는 겁니다. 산똘님은 대단한 물건을 발견했다며 관리하는 일손의 모습을 유난히 관찰하더군요.         

특별한 야생 식물의 군락지 보호 표시입니다. 

제주의 구석구석을 만나며 역시 제주는 자연이구나 싶었습니다. 산과 바다가 참 깨끗하고 아름다웠으니 말입니다. 또한 제주의 강한 바람과 잦은 비를 헤치고 살아온 인간의 역사도 아름다웠습니다. 물론 관광 자치구 제주가 재정비해야 할 일도 있었습니다. 다음에는 이 주제로 포스팅하고요, 대체적인 제주의 자연공원은 자연을 위해 애쓰고 힘쓰는 노력이 보여 감탄했습니다.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해변의 건물들이 보기 싫은 현장도 있었지만 숲으로 들어가니 그 어수선함이 가라앉는 듯했습니다. 

산똘님은 이곳에서 직업상 많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이 글에는 다 다루지 않았지만 언제나 배울 점을 찾는 이 모습을 보니 제주에 오길 잘했다는 마음이 일었답니다. 자연과 인간의 조화가 잘 이루어졌으면 하네요. 단지, 관광객이 몰려온다고 상업적 목적으로 제주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 우려되었습니다.   

유네스코가 인정했듯이 제주의 가장 큰 가치는 자연입니다!!!  

자, 이제 숲에서 나와볼까? 

어느새 친구와 아이들은 어딘가로 올라가 버리고......  

그래, 기념 사진 한 방 찰칵 찍자!!! 얘들아, 즐거운 추억 쌓아가니?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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