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 가족의 여행기/2015년 여름, 한반도 방랑기

제주 바다에 푹~빠진 아이들

스페인 산들무지개 2015. 5. 29.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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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처음으로 방문한 쌍둥이와 두 번째이지만 처음과도 같은 첫째의 한국 방문도 아주 신났습니다. 물론 사라에게는 몇 번의 큰 고비가 있었지만 말입니다.

사라가 식겁한 일들을 여기서 정리해보니 꽤 되었답니다.

처음 비행기 화장실에서 식겁 놀란 것이 ​'작은 구멍에 빨려들 듯한 화장실 소음'이었습니다. 거의 비명을 지르다시피한 일이었습니다. 그 다음은 공항 화장실이었습니다. 화장실이 자동이라 센서가 잡히면 혼자 물이 나와버려 놀라서 쉬~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어린 나이에 엄청나게 놀라 참고 참는 모습이 참 안타까웠죠. 그래서 찾고 찾은 식당 화장실에 또 놀라 쉬~하려 하지 않았답니다. 이번엔 화장실 물이 시퍼렇게 차올라 싫어했습니다. 그렇게 처음엔 화장실 문제로 고생하는가 싶더니 그 다음엔 말하는 전기밥솥 때문에 한바탕 초기절하는 줄 알았답니다. ^^*

아이들에게도 처음 오는 한국은 신기함 그 자체였나 봐요. 


그래도 아이들은 제주의 바다 소리에 푹 빠져 첫날부터 바다에 발이라도 담가보겠다 나가자고 재촉했습니다. 바람이 아직은 쌀쌀하던데, 아이들의 온도계는 이런 작은 추위 따위는 낮은 온도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부부는 외출할 때마다 꼭 수건과 수영복, 썬크림을 챙기게 되었습니다. 하루에 한 번은 꼭 바다에 가자고 하는 아이들 때문이랍니다. 운이 좋아 날씨도 얼마나 좋은지 제주 주민도 놀란 좋은 날들의 연속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바다에 가면 밀물과 썰물의 그 다양한 모습도 있지만요, 저렇게 바위 틈에 자라나는 작은 생명체에 가끔 아이들은놀라기도 했답니다. 스페인에서는 바다 소라를 '바다 달팽이'라고 하는데 아이들도 달팽이라며 만져보고 요리조리 살펴보더라고요. 그런데 어떤 소라 껍데기는 막 움직여 아이들이 깜짝 놀랐습니다. 바로 그 소라에는 작은 소라 게가 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위의 사진처럼 작은 홍합, 거북손 조개 등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답니다. 


물이 다 빠져나간 돌 틈에 있는 조개 무리들...... 햇살 받아 반짝이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답니다. 


산똘님은 거의 경악하듯이 이 조개를 보고 놀랍니다.

"이거 스페인에서는 엄청나게 비싼 조개인데, 여기선 사람들이 관심도 없네. 스페인 사람들 이거 보면 환장할 거야!"하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첫째 아이 눈에 비친 한국은 사람들이 바다에서 나는 것은 다 먹는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횟집 수족관의 다양한 물고기를 보고 싱싱하게 바로 잡아먹는 모습에 그랬나 봐요. 미역국도 바다에서 흔한 미역으로 한다는 것을 어느덧 깨달았는지 아이는 바다에 가면 미역마저 채집하기 일쑤입니다.

지난 번 맥주 마스터 보리스 씨와 만난 검은모래해변에 갔을 때도 아이들은 미역을 채집했습니다. (드디어 우리 보리스씨와 만났어요! 한국과 스페인의 묘한 인연, 직접 뵈니 얼마나 온화하신지......^^*)

바다에 들어갔다 나오며 파도에 둥둥 떠다니는 미역을 건져옵니다. 마치 누가누가 더 많이 건져오나 내기를 하듯 말입니다.

스페인 바다에서 보기 어려운 녹색의 푸른 미역이 햇살에 눈부셔 얼마나 푸르던지요! 

"엄마! 우리 미역국해서 먹자!"

산들 양이 가져온 미역

누리의 고사리손 위의 미역

사라도 인증하겠다면서 손을 올려 미역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또 제주 바다로 달라가 미역을 줍습니다. 까르르르 웃는 세 자매의 즐거움이 파도 소리와 함께 근심걱정을 다 잊게 했답니다. 그런데 이런 모습이 주위 어르신들을 더 걱정하게 만들었답니다. 

"아이고, 바람 찬데 아이들 저렇게 입혀 놓으면 감기 걸려~!"하고 말입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이 아이들은 해발 1200미터 고산에서 와 이 추위는 추위도 아니랍니다."

아이들이 바다에서 건져 온 미역. 

그런데 우리는 이 미역을 가져오지 않았답니다.

제주 바다에 푹~빠진 아이들의 모습. 테마파크보다 더 큰 영감을 주는 곳인지 열심히 모래로 성도 쌓고 한참을 열중하며 놀더군요. 역시 제주도는 자연이구나, 싶습니다. 특히 5월은 말이죠. 

그리고 저녁에 보니 이모들이 제주 바다 보말을 저렇게 삶아놓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나하나 빼먹는 즐거움이라며 아이들도 달려들었는데 요 아이들도 푹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제주도는 바다에서 나는 음식을 다 먹는다며 아이는 또 즐거워했습니다. 그렇게 모든 것이 신기한 한국의 모습이었죠. 

얘야, 앞으로 더 많은 즐거운 일들이 우리에게 다가올 거야. 엄마는 더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싶어.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이모들 틈에서 열심히 보말을 이쑤시게로 빼는 아이 모습이 참 낯설었지만, 어쩌면 익숙해질 모습이라 생각되어 흐뭇했습니다. 

사라도 이렇게 신기한 보말 보면서 한국에서 처음으로 접한 두려움을 서서히 잊혀가고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 하나! 제주 말로, '아이고, 폭삭 속읍써!'는 무슨 뜻? ^^*

오늘도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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