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자연

도대체 몇 마리야? 우리가 11마리 고양이를 키우는 이유

산들무지개 2016. 9. 3.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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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부터 이 이야기를 풀어야 할까요? 사실, 우리의 이쁜 줄무늬 고양이 라이따는 저 세상에 간 지 오래되었습니다. ㅠ,ㅠ 방송에도 출연(?)했던 그 새끼 고양이, 라이따는 어느 날, 차 모터에 들어가 나오질 못하고 그만 즉사하게 되었습니다. 고양이가 차에 들어가 있었던 걸 누가 알았겠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많은 고양이가 추운 겨울 따뜻한 모터에 들어가 있는 걸 아주 좋아한다네요. 그래서 고양이가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이곳에 살면서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어 저는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요, 이번 사건으로 크게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시동 걸면 바로 출발하지 않고, 혹시 고양이가 들어가 있을 수 있다는 전제하에 빠져나올 시간을 두고 출발하게 되었답니다. 


라이따가 저세상으로 떠난 날, 우리 집 아이들은 눈물로 통곡 바다를 이뤘습니다. 정말로 아이들이 사랑했던 그 새끼 고양이가 죽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 아이들이 많이 울었습니다. 어미 고양이 블랑키따도 온종일 아이 찾아 울어대는 데 정말 안타까웠고요. 게다가 라이따 형제 고양이는 이미 입양시켜 우리 집에는 대체할 만한 고양이가 없었습니다. 


※ 라이따 이야기는 다음 링크를 클릭하세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저는 다른 집 새끼 고양이를 입양하게 되었습니다. 



"시커먼 고양이라고 입양해 가는 사람이 없어."



이웃 친구 로시오의 말을 듣고 우리는 그 시커먼 아기 고양이를 보러갔습니다. 그런데 얼마나 귀여운지 바로 그 자리에서 입양해왔답니다. 


"사람들은 정말 이상해. 왜 외모를 보고 동물이나 인간을 판단할까? 시커멓다고 싫다는 사람은 무슨 심보일까? 이렇게 이쁘고 귀여운 고양이인데......"


저는 그 아이를 '까망이'라고 불렀고, 남편은 '반달이'라고 불렀습니다. 한국 지리산 반달곰처럼 가슴에 반달 모양의 흰 색이 있어 그렇게 부르겠다네요. 



"반달이~!"



그런데 아이들은 까망이도 아니고, 반달이도 아닌 '초콜라'라고 부릅니다. 초콜릿 색깔이라고 말이지요. 


그런 우리 초콜라 까망이 반달이는 무럭무럭 자라났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어미 고양이 블랑키따는 또 발정이 나 그만 새끼를 배고 말았답니다. 아! 불쌍한 것! 일 년에 두 번이라니...... 일찍 새끼와 떨어져 바로 발정기가 돌아왔나 봅니다. 


너무 불쌍해서 이번에는 새끼를 한 마리도 입양시키지 말자고 결심했습니다. 그냥 옆에서 자라나도록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 집고양이 식구는 네로, 피띠, 삼, 블랑키따 - 어른 고양이 4마리

죽은 라이따 덕분에 우리 집에 입양 온 초콜라 까망이 반달이 - 지금 생후 석 달

블랑키따가 낳은 새끼 고양이 - "과연 몇 마리 일까요?" - 무려 6마리 


총 11마리의 고양이를 키우게 되었습니다! 헉?! 11마리!




처음에는 감당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지? 겁이 났답니다. 그런데 귀여운 꼬물이들이 이제 눈을 뜨고 막 움직이기 시작하니 정말 기쁨이 넘쳤습니다. 



"엄마, 우리 고양이들 입양 보내지 말자. 또 블랑키따가 슬퍼하면 안 되잖아?"



"응~ 그래, 그래......! 맞는 말이야."



엄마도 아이들처럼 들떠 덩달아 기뻐합니다. 



3주 전에 블랑키따가 또 새끼 여섯 마리를 낳았습니다. 



꼬물꼬물 눈도 안 뜬 상태에서 이렇게 엄마 속을 파고들면서 젖을 빨아 먹었지요. 



보통 4마리만 낳던 블랑키따가 왜 6마리씩이나?! 


그리고 3주 후......


새끼 고양이들은 엄청나게 많이 컸습니다. 



새 마리가 아등바등 서로 나가려고 하고 다투는 모습 참 귀여웠어요. ^^*



먹이를 주기 위해 장작 창고에 갔더니 이렇게 반갑게 우릴 반기더라고요. 



아이들이 제일 신났습니다. 



그런데 요 고양이 꼬맹이 녀석들도 아이들 손길이 나쁘지 않은가 봅니다. 


우리가 가면 꼬리를 쭉 뻗고 좋아하니 말입니다. 



자~! 우유 타임!!!

큰 고양이들은 다들 어디 갔지? 

어른 고양이들은 정말 자기 할 일 때문에 종일 밖에 있습니다. 


밥 먹을 시간에 돌아오니 우유 타임은 뭐 놓쳤지요. 



아직 성장이 느린 아이들은 아직도 우유 먹는 법을 모르더라고요. 

아이들이 손가락에 우유를 찍어 맛을 보여줍니다. 

"어때?"


"야옹~! 맛있다옹~!"


아이들은 깔깔깔 신나 우유를 저렇게 손가락에 찍어주기 바쁩니다.  



"이제 솔로 빗겨줄게."

오~! 풀 서비스입니다. 



"나 예뻐졌어요?"



사진기를 들이대니 생전 처음 보는 깜빡거림에 요 고양이는 눈을 땡그랗게 떴습니다. 



"엄마, 큰일이다. 우리 고양이 이름 어떻게 다 짓지?"

아이는 이런 말을 하면서 속으로 벌써 이름을 다 지은 것 같아요. 



고양이 녀석들이 너무 많아서 좀 크면 그 특징이 뚜렷이 나타나 이름을 명확히 지을 수 있겠지요? 



이제 문을 닫습니다. 

그런데 어떤 녀석이 우리 뒤를 따라올 심산으로 문 구멍으로 빼꼼히 쳐다봅니다. 



"나도 나가 보고 싶어. 먼저 발톱 좀 정리하고......"

쓱싹쓱싹 나무 기둥에 큰 애처럼 발톱을 정리합니다. 



한두 마리 나가는 아이들에 요 깜순이도 나오고 싶어 합니다. 



어디 세상 구경이라도 하고 싶은 걸까요? 



그러자 엄마 고양이가 경계하는지 

집으로 유도합니다. 



"아~~~ 블랑키따. 너 들어갈 수 있어? 그 몸으로?!"



작은 구멍이지만 어미 고양이는 집으로 문제없이 들어갔다 나왔다 합니다. 

고양이만 드나드는 출입문이지요. ^^*



자~! 이제 마지막 발까지......



그런데 저 문 안에서 어미 고양이가 야옹~! 합니다. 

"녀석들 어서 들어와옹~!" 하는 듯 말이지요. 


참으로 고양이도 자연의 운명으로 살고 있네요. 만약 라이따가 죽지 않았다면 블랑키따는 여전히 젖을 생산하고 발정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 테죠? 그리고 이렇게 많은 새끼 고양이를 낳지 않았겠죠? 그런데 운명이라는 것은 늘 예상할 수 없는 일...... 

그냥 자연의 순리대로 사니 이런 다사다난한 모습도 다 겪게 됩니다. 덕분에 귀여운 고양이 여섯 마리가 우리 식구로 새로 합류했습니다. 아니, 시커먼 '초콜라 까망이 반달이'도 우리 식구가 되었으니 총 일곱 마리. 참 큰 대가족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뮤즈'의 방에는 산들무지개의 잡지 기고글이 새로 실렸습니다. 

http://spainmusa.tistory.com/3

많은 응원 부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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