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부부

스페인 남편이 한국 육포를 먹는 상상 초월하는 방법

산들이 산들무지개 2018. 11. 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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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오늘도 건강히 잘 지내십니까?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는 비가 주르룩~, 기온도 뚝 떨어져 으시으시한 핼러윈과 만성절을 맞고 있습니다. ^^ 


갑자기 뚝 떨어진 기온에 아이들도 코를 훌쩍이면서 이 변하는 계절에 적응하고 있는데요, 딸바보 아빠는 감기 걸리지 말라고 아침 일찍 일어나 우리에게 줄 육수를 해놓고 회사에 가기도 한답니다. 스페인 사람들은 이런 육수를 미리 해놓고, 필요할 때마다 소면을 넣어 끓여 먹기도 하고, 추운 계절에는 감기 예방을 위해 따뜻한 국물 요리를 선호하기도 한답니다. 


그런 남편의 이야기, 오늘 시작하겠습니다. 


남편이 집에서 맥주를 담근다는 소식에 주위의 한국 친구들이 우리 집에 놀러 올 때마다, 가끔 한국 안주를 사 오곤 합니다. 마른오징어, 쥐포, 땅콩 과자, 새우깡 등...... 그중에 한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육포도 있었는데요, 스페인 하몬과 다르다면서 먹어보라며 사 온 친구의 안주였지요. 




한국에서 온 육포


한국에도 세시나(Cecina, 염장한 소고기)가 있구나! 


남편의 첫 마디였지요. 그러고 보니, 스페인에는 돼지고기를 염장한 하몬(Jamón)처럼 소고기를 염장하는 세시나가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건너온 생각 하지도 않았던 육포에 깜짝 놀라 시식을 해 보니......


스페인 세시나와는 다른 맛이야! 낯선 맛인데?! 

각종 양념이 익숙하지 않아 낯설어.  


남편의 반응은 이랬습니다. 당연히 스페인 세시나는 염장하여 엄청나게 짠데, 한국 육포는 각종 양념이 들어가 맛이 전혀 다르겠지요! 


스페인 사람인 이 남자의 반응이 미지근하여 저는 싫어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신경도 쓰지 않았지요. 육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산들무지개는 입에 대지도 않았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그날 아침 남편이 만들어 놓은 육수를 보고 정말 깜짝 놀라고 말았답니다. 세상에! 스페인 사람이니까, 스페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글쎄, 각종 채소를 넣어 끓인 육수의 국물만 걸러내는데, 그 육수 재료에 이 육포가 들어가 있는 겁니다! 


 


평소, 채소 육수를 즐겨 만드는 스페인 남편이 한국 육포로 육수를 끓여냈습니다! 



아놔~~~ 나 세상에 태어나 

육포로 국물 만드는 사람 처음 봤어!!! 


제 상식과 사고에서 벗어난 이 현실에 처음에는 깜짝 놀랐습니다. 

너무 웃겼거든요. 




스페인식 육수



스페인에서 육수 재료는 보통 고기가 들어가면 싱싱한 고기 + 채소, 생선이 들어가면 싱싱한 생선 + 채소가 되겠습니다. 채소는 대파같은 파스닙, 양배추, 브로콜리, 무, 당근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 넣어 물을 붓고 푹 끓여내는데요, 육수를 만드는 가장 기본 재료는 당연히 이 채소 모둠 육수가 되겠습니다. 고기와 생선이 없을 때는 그냥 각종 채소를 넣고 끓여주는 게 일반적인 방법이지요. 마치 한국에서 다시 끓여내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렇게 남편은 가족 건강을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 육수를 끓여놓고 갔습니다. 남편이 회사에서 돌아오자마자 육수에 남은 채소를 보여줬습니다. 


남편, 왜 아깝게 육포를 여기에 넣어 끓였어? 그냥 먹는 게 최고의 방법인데......! 


에이, 뭐가 아까워? 더 맛있게 먹자고 육수에 넣었어. 뭐, 한국에서는 마른 멸치로 육수를 만들기도 하잖아?!


하하하! 정말 맞는 소리였습니다. 그런데 육포로 육수를 만들 생각은 스페인 사람 아니면 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스페인에서는 하몬이나 세시나 덩어리를 넣어 육수를 끓이기도 하니 말입니다. 


한국에서 건너온 소중한 음식을 그냥 먹으면 안 될 것 같아 이렇게 끓였어. 왜? 육포 양념과 소고기 영양분이 육수에 녹아들어 얼마나 맛있겠어! 게다가 육수에 생강도 넣어서 더 감기 예방에 좋을 거야. 


헉?! 육수에 생강까지?! 이것 참! 대단한 남편이올씨다! 


정말 자세히 보니, 남편이 생강도 여러 개 투척하여 육수를 만들어냈더라고요. 보통 스페인 사람들은 생강으로 육수를 전혀~ 전혀~ 하지 않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종합적 결론인 맛은? 


맛은 좀 독특했습니다. 생강이 들어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육포가 들어가 그런 것 같기도 하는...... 독특함. 그 독특함을 표현할 길이 없어 눈물이 흐릅니다. ㅠㅠ




남편이 감기 예방을 위해 일부러 생강까지 넣어 만든 육수에 넣은 채소 


남편의 말을 듣고 남은 육포를 버리려고 하자, 남편이 굉장히 놀란 얼굴로 그럽니다. 


"안 돼~! 버리지 마. 그 귀한 한국 육포를 왜 버려? 마지막까지 맛있게 먹어야지."


하면서 하는 행동이...... 영양소 빠져나간 물에 불은 육포를 글쎄 쭉쭉 찢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늘 하나를 까서 채를 썰어 소플리또를 하더라고요. 소플리또가 무엇인지 궁금하신 분은 한국에 라면이 있다면 스페인에는 '이것'이 있다 이전 글을 참조하세요~ 


그런 다음, 남편은 뜨거운 올리브 기름에 그것을 쫘악 튀겨주더라고요. 소금 솔솔 뿌려서....... 나온 음식이 바로 아래의 사진과 같습니다. 




헉?! 대단하다!!! 



박수짤을 넣고 싶을 정도로 대단하여 손뼉을 쳐줬습니다. 


정말 스페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상상 초월할 육포 먹기 방법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한국 육포가 스페인식 소플리또 튀김으로 변신한 순간이었습니다. 


세상에 아이들도 바삭바삭한 이 육포 튀김을 좋아하더라고요. 




정말 상상 초월하는 남편의 한국 육포 먹기가 아닌가요? 

그냥 안주로 먹는 방법, 육수로 끓여먹는 방법, 그리고 이렇게 마늘과 함께 튀겨 먹는 방법. 

정말 생각지도 않았던 방법으로 한국 육포를 소비하는 남편입니다. 


여러분,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항상 건강 유의하시고요, 

추운 계절 감기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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