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 보기 1180

남편도 때론 자유로워지고 싶다

체코 친구 가족이 와 일주일 정도 지내다 갔답니다. 오랜만에 친구들을 보니 참 반갑고 좋았습니다. 인도에서 만나 이렇게 17년의 우정을 지킨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서로 가족을 만들고 가족이 또 친구가 되고...... 참 좋은 사람 관계는 이런 것이구나 싶습니다. 그래서 남편도 오랜만에 제 친구들과 함께하려고 며칠 휴가를 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친구를 보내고 직장에 돌아갈 생각은 않고 또 휴가가 조금 남았다면서 무엇인가 중대한 일을 하려고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로블레도(Robledo) 맥주 축제에 갔다 와야겠어." 아~~~ 이 사람이 맥주 장인이었지요! 오랜만에 맥주 담그는 친구들과 맥주 축제에 다녀올 심산으로 휴가를 조금 더 냈던 것입니다. 당연히 다녀와야지~! 그래서 남편에게 2박 3일 즐겁게 ..

스페인 고산 초등학교에 한국인 엄마가 재능기부한 이야기

오감을 열고 감성을 채워주고자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산 조안 데 페냐골로사(Sant Joan de Penyagolosa) 초등학교 선생님들과 수업 계획을 짰습니다. 이번 학기에는 교과서를 완전히 없애고 프로젝트형 수업을 하기로 했기에 여러모로 많은 노력과 계획이 필요했답니다. 대안 교육이라 하여 아이들이 사회와 떨어지는 교육이 아닌, 그 안에서 적절히 조화롭게 배워나갈 수 있는 수업을 위해, 선생님과 학부모들은 자연과 과학, 테크놀로지를 결합하여 수업에 응용하고 있답니다. 요즘 세상에는 인터넷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고, 또 도시 아이들과 차별되지 않도록 컴퓨터 수업도 병행하고 있답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컴퓨터와 휴대폰, 앱을 사용하여 수업에 응용하는 방법도 강구 중이랍니다. ^^ 이번 달에는 제..

보자기에 사랑을 싸서 전하는 발렌시아 연인의 날

스페인의 제삼도시 발렌시아는 어쩐지 발렌타인 데이와 어감이 비슷한 단어를 씁니다. 실제로 발렌시아는 발렌티노라는 라틴어에서 유래했답니다. '용감한, 꿋꿋한' 이라는 뜻이지요. 성 발렌타인은 라틴어로 성 발렌티노라고 하는데요, 어~~~ 어쩐지 비슷하다~~~ 소리가 나오지만, 스페인 발렌시아는 '발렌타인데이' 말고도 따로 연인의 날을 지정하여 축복한답니다. 앗! 스페인 발렌시아에서는 연인의 날이 따로 있다고요? 신기하게도, 그렇습니다. 발렌시아 왕국이 세워진 날이자, 발렌시아 나라가 세워진 날이라고 할까요? 물론 지금은 에스파냐라는 정부로 통합되었지만요, 13세기부터 발렌시아는 자체적인 왕국이자 국가였다고 합니다. 지금도 습관적으로 많은 사람들은 파이스 발렌시아(pais valencia), 파이스 까딸루냐(..

아주 재미있었던 스페인의 새 보호 관찰 활동

여러분, 안녕하세요? 제가 또 재미있는 체험 활동(교육)을 들고 다시 돌아왔습니다. 지난주 스페인 페냐골로사 자연공원에서 있었던 세계 조류의 날(Dia internacional de aves)를 기념하기 위한 행사였답니다. 물론, 이 행사는 국제조류보호협회, Birdlife에서 1954년부터 시행해왔다고 하는데요, 이날은 페냐골로사 자연공원에서도 새를 보호하고, 보존하는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답니다. 페냐골로사 자연공원(Parque Natural de Penyagolosa)는 조류 특별 보호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그 의미가 더했다고 보면 된답니다. 아이들하고, 체코에서 온 친구 가족하고 운이 좋아 참여했는데, 이번에도 아주 놀라운 경험을 했답니다. 참고로, 지난번 새 관찰 이야기를 읽고 싶으신 분은.....

교과서를 완전히 없앤 스페인 고산의 초등학교

처음에 교과서를 없애자고 할 때 좀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럼 무엇으로 어떻게 공부하라는 것이지?" 이곳은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산 조안 데 페냐골로사(Sant Joan de Penyagolosa) 초등학교입니다. 이 초등학교의 학생은 이제 전원 10명으로 줄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이 중 3명이지요. 유아반 학생은 우리 쌍둥이 아이들이고요, 나머지 8명이 초등학생이랍니다. 그런데 마을 학교 교장 선생님은 이 10명의 아이들을 위해 여름 방학 내내 어떤 수업 방식을 할까 많이 고민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교과서 없이, 프로젝트 형태의 수업을 진행하자! 물론, 이미 이 학교에서는 교과서 + 프로젝트, 두 가지 형태로 병행 수업을 했었지요. 그런데 아이들이 이렇게 적으니, 최대한의 장점..

유럽식 설거지법? 신기한 친구의 설거지

저는 스페인에 살면서 설거지할 때 특이한 점이 없을 정도로 한국과 비슷한 모습에 감탄하곤 했답니다. 다들 유럽의 설거지 법이 참 특이하다고, 한국과 다르다면서 질문했기 때문에 유독 잘 관찰하곤 했답니다. 그런데 전혀 이상한(?) 감을 발견하지 못했답니다. 적어도 제가 사는 스페인 발렌시아 지방 사람들은 한국인들이 하는 설거지법과 같게 한답니다. 물론, 뽀득뽀득할 정도로 잘 헹구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국인이 하는 설거지법과 같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그런데 이번에 체코에서 친구 가족이 놀러 왔는데, 정말로 말로만 듣던 서양인(?)의 설거지 법을 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호주나 아메리카 대륙에서도 이런 설거지 법이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보니 정말 신기하더군요. 1. 먼저 따뜻한(뜨거운) 물을 큰..

국제 수다 2016.09.30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스페인 고산 아빠의 행동

며칠 전, 고양이가 사냥한 부엉이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많은 분이 경험적 교육이 참 좋다고 하시고, 또 어떤 분들은 부엉이 사체에 참 불편하다고 감정을 토로하기도 하셨답니다. 제가 아마 이곳 생활에 익숙해 죽은 동물 사진을 참 검열 없이 잘도 실었나 봅니다. 경험적 교육을 보여드리기 위한 하나의 모습이었는데, 이런 모습에 익숙하지 않은 현대인들은 참 무서운 풍경이라고 하십니다. 실제로 저도 몇년 전에는 정말 지렁이 하나만 봐도 소리 지르고, 만지지 못하던 사람이었으니 말입니다. ^^; 그런데 사람은 다~ 적응하기 나름이라는 사실, 제 경험으로 말씀드립니다. 그런데 오늘 왜 이 말을 하느냐구요? 사실, 오늘 점심시간, 남편이 큰 소리로 절 불러댔답니다. 오늘도 동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미리 이런 말씀을 ..

'국제결혼'을 꿈꾸는 여성분들께

안녕하세요? 제가 어느새 '결혼장려 블로거'가 되어 있었습니다. 사실, 우리 가족의 소소한 삶을 접하신 많은 분들이 꼭~ '이런 부부 생활, 가족생활'을 하고 싶다시면서 제게 붙여준 애칭이랍니다. 정말 감사한 애칭이지만, 꼭 제가 능동적으로 장려하는 것은 아니랍니다. 어쩌다 이미지가 굳혀져 이런 애칭이 붙여졌지만, 사실 저는 개인의 능력과 상황에 따라 '정말 원하는 삶'을 구하라고 장려해 드린답니다. 독신이어도 자신이 진정 행복하다면 얼마나 멋진 삶입니까? 행복이라는 것은 가장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각자의 삶에 대한 목적이지요. 그런데 본론으로 들어가 제 블로그에 오시는 많은 미혼 여성분들 중 상당수가 '국제결혼'에 대한 소망을 드러냈답니다. 남자는 만나고 싶은데, 좀 고지식에서 벗어난 외국 남성(서양..

국제 수다 2016.09.27

한국인들이 오해하기 쉬운 스페인 손님 문화

제가 스페인에 산 지 거의 15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곳에 살다 보니, 이제야 아하~! 그것은 바로 이 의미구나, 싶은 것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중의 하나가 이 손님 문화에 관한 이야기랍니다. 보통, 스페인 사람들은 집에 손님을 초대하면 꼭 이런 말을 합니다. "내 집처럼 생각하고 사용해라~!""여긴 네 집이야.""스페인에 네 집이 있다고 생각하렴."제 주위의 많은 스페인 현지 친구들, 이웃들은 꼭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실제로 제가 다니던 스페인 학교의 한 교수님은 한국 교수님께 집을 내어주신 적도 있지요. 집처럼 생각하고 편안히 사용하라는 말씀과 함께 말입니다. 남편도 집에 놀러 오는 친구들에게 꼭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어느 날인가, 한 현지 친구의 외국인 친구가 교환학생으로 오게 되어, 그 친..

비 오는 날, 천둥 번개 피해 다락방으로..

무서운 벼락이 해발 1,200m 비스타베야 고산평야에 쏟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넷 무선 안테나는 벌써 또 고장이 났네요. 언제 다시 연결될지 모르는 이 시점, 아빠는 외출 중입니다. 천둥 번개가 무서워 우리 네 모녀는 집 안에서 가장 안전하다는 다락방으로 피신했습니다. 내 생애 가장 무서운 벼락이야! 큰 아이가 이런 소릴 하네요. 그런데도 아이들의 무서움은 금방 사라집니다. 세 아이가 뭐가 그리 신났는지 까르르 웃으며 놉니다. 셋이라 정말 다행이네요. 오늘은 긴 이야기 못 하고 여기까지만 전해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 ~

딸바보 아빠의 대단한 교육열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아침은 무척 일찍 시작됩니다. 해가 뜨기도 전에 하루가 시작합니다. 아빠는 회사 가기 전에 꼭 하는 일이 있는데요, 칠면조, 닭, 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는 일이랍니다. 새벽 일찍 일어나 문을 열어주고, 신선한 아침 먹이를 주다 보면 하루를 상쾌하게 시작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웬걸....... 오늘은 고양이들이 기거하는 장작 창고에서 요란스런 소리가 들렸다고 합니다. 뭐지? 하고 문을 살그머니 여니, 우와~! 글쎄 우리의 어미 고양이 블랑키타가 여섯 마리 새끼들에게 줄 먹이를 잡아와 시식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무척이나 안타깝게도 그 먹이가 바로...... 바로...... 부엉이였다는 사실! 아니, 평소 흔히 보지 못하는 부엉이를 이 녀석이 잡았단 말이지? 새끼..

남편과 데이트하다 우연히 발견한 마드리드 전망대

한국 조카를 보낸 날 마드리드의 친구 집에서 하루를 자고, 그다음 날 남편과 시내 구경에 나섰습니다. 프라도 미술관에 가기로 했는데, 에스파냐 사이클 전국 대회가 열리는 관계로 모든 도로가 다 막혀 있었습니다. 게다가 구경하는 사람들은 다 거리로 몰려나와 인파가 아주 많았답니다. 설상가상으로 프라도 미술관은 한참 줄을 서야 할 지경에 이르렀지요. 그래서 할 수 없이 산책만 하자, 하고 도로를 따라 쭉 걷게 되었습니다. 선박 박물관에 갈까? 배고픈데 뭐라도 먹고 갈까? 우리 계획에도 없던 일이 진행되니 도저히 어디서 뭘 해야 할지 몰랐답니다. 그러는 사이 제 눈에 들어온 건물 하나! 우와! 건물 멋지다! 이곳은 어디지? 남편이 옆에서 보다 그럽니다. "우체국이잖아.""아니, 우체국 아닌 것 같아.""이상하..

각자의 삶에 휴식이 되는 부부의 가사 분담

어제는 온종일 외출을 했답니다.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에 필요한 생필품 장보기와 또, 한 달에 한 번 꼭 가야 하는 치과에 다녀온 터라 아주 피곤했답니다. 그런데 치아교정은 드디어 끝~!!! 이를 만개하고 활짝 웃을 수 있게 되었지요! 완벽하지는 않지만, 건강이 우선이라 적절한 선에서 치과 의사님은 끝내주셨습니다. 총 1년 8개월입니다. 물론, 당분간 교정기 유지장치는 꼭 해야 한답니다. 그래서 외출한 김에 우리 집 화장실에 필요한 부식토를 찾아 이곳저곳 조합에 들르게 되었습니다. 가까운 마을 조합에는 안 팔았고, 카스테욘 도시 조합은 아예 건물이 헐려 없더군요. 그래서 외곽의 한 조합에 들어가 찼던 중 남편이 평소에 이 고생을 하는구나, 싶었답니다. 왜냐하면, 남편이 이런 장보기를 해왔기 때문..

숲에서 아이들과 새 관찰 학습했어요!

유독 우리 집은 새와 큰 인연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한 해에 한 번 이상은 꼭 새와 관련된 일화를 겪으니 말입니다. 한 번은 우리 집 처마 밑의 작은 새 탄생에 경이를 느낀 적도 있고, 아빠가 비 오는 날, 죽은 새를 가져와 관찰한 경험도 있고, 또 한 번은 아이들과 치료하여 날려 보낸 적도 있으니 말입니다. 2015/08/03 - [뜸한 일기/자연] - 비 오는 날, 남편이 죽은 새를 집으로 가져온 이유2015/04/25 - [뜸한 일기/자연] - 아빠와 함께 자연공원에서 '철새놀이' 공부2016/04/22 - [스페인 이야기/교육, 철학] - 스페인 고산, 인간과 동물의 공존 라이프2014/10/29 - [뜸한 일기/아이] - 세 돌 맞이 쌍둥이를 위한 특별한 이벤트2014/08/17 - [뜸한 일기..

기고한 잡지들 한꺼번에 받은 행운의 날~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은 여러분이 잘 아시다시피 한 번 우편이 오가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답니다. 스페인 내의 우편물은 그래도 제때 제시간에 우리 마을 우체통에 떡 하니 오는 경우가 있지만, 한국에서 오는 우편물은 세월아~ 네월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운명의 구렁텅이에 빠져 소식이 있는지, 없는지...... 간혹 블랙홀처럼 마드리드의 세관서 보관 창고에서 빠져나오질 못하고 영원(?)을 바라보는 경우가 있답니다. 그래서 저는 소포 받기를 거절하고 있답니다. ㅠ,ㅠ 슬픈 현실이지만, 감당 못 할 책임감에 빠져 뒷수습을 못할 경우가 있어 보내는 사람에게 상당히 미안하기 때문이랍니다. 내가 받길 싫어 소포가 발송지로 되돌아간 것은 아닌데, 그것 때문에 의가 상하는 경우도 있어 참 미안했지요. 스페..

소소한 생각 2016.09.18

스페인 고속버스, 한국과 다른 점 몇 가지

스페인이나 한국이나 시간이 지나면서 업그레이드되는 것은 한둘이 아닙니다. 세계는 최첨단과 변화의 시대에 부응하여 각자의 환경에 맞게 이리저리 변화되는가 봅니다. 이번에 조카를 보내면서 우리는 고속버스를 또 타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요, 1년 전과는 다른 풍경에 약간 놀라기도 했답니다. 그럼 업그레이드된 스페인의 고속버스, 한 번 이곳에서 포스트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스페인은 우리나라보다 면적이 5배 정도 크다고 합니다. "우와~! 그렇게 클 줄 몰랐어요." 하실 분이 계신데요, 그런 만큼 고속버스도 한국과 약간 다르답니다. 일단은 장거리에 익숙한 시스템 체제를 유지한답니다. 그럼 하나하나 그 모습을 짚어나갈게요. 여행하시는 분들께 조금의 도움이 될 것 같네요. ^^ 1. 스페인 고속버스 터미널 플랫폼..

스페인 고산에서 한국으로 보내는 (추석) 선물

이렇게 추석이 다가올 즈음, 딱 들어맞았습니다. 한국 조카가 드디어 50일의 체류 기간을 마치고 한국으로 쓩~ 돌아가 가족의 품에 안기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생인 조카가 참 대견하게 이국의 문화를 배우고, 느끼고, 즐기다 돌아갔답니다. 또 오고 싶다면서 벌써 다음에 올 때 가져올 물건 리스트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 스페인 고산은 정말 한국과 달리, 어디 가서 마음껏 물건을 살 수 없어 좀 고민이 되었던 부분입니다. 한국에서 받은 선물이 참 많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좀 고민했거든요. ^^ 그동안 시간 내어 도시에 갔을 때 선물을 산다고 했지만, 또 부족한 느낌이 들고...... 참 그런가 봅니다. 모든 선물은 정성이지만, 해도 해도 항상 부족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 봅..

여행 이야기 2016.09.13

추석이 오는 길목에서 달 구경했어요

다음 주면 추석이라고 온통 들뜬 느낌입니다. 물론,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 우리 [참나무집] 식구들에겐 현실로 다가오지 않는 명절이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마음만은 역시나 설레는 그 명절입니다. 이것이 제 기억에 새겨져 있는 추억의 한 부분이라 그런가 봅니다. 심리적인 즐거움이 계절과 함께, 하늘과 함께, 바람과 함께......그렇게 마음속에서 이맘때 쯤의 추억으로 떠올리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매년 이 기간에 달을 보러 간답니다. 물론 보름이 뜨면 더 아름답겠지만, 상현달이 뜨는 날에는 달이 일찍 지기 때문에 별도 함께 볼 수 있다는 이점이 있어 요런 날, 달을 구경하러 간답니다. 오늘의 목표는 달의 표면과 토성을 보는 거랍니다. ^^ 자~ 우리는 비스타베야 마을에서 운영하는 작은 소형 관측..

스페인 고산, 우리 가족은 지금 즐거운 수확 중

'수확'이라는 단어는 그 과정이 고생스러웠든, 즐거웠든, 손이 많이 갔든 간에 '결과의 산물'이라 어쩐지 그 과정에 개입하지 않았어도, 보람찬 느낌이 들어가 있는 단어입니다. 가을에 지천으로 열린 열매에 내가 관여하지 않았어도, 위대한 자연의 풍랑을 스스로 헤쳐나온 식물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선사합니다. 해발 1,200m의 환경이 억척스러운 스페인 고산도 가을에는 어김없이 인간과 동물에게 나누어 줄 열매가 영글어 즐거운 수확의 기쁨을 줍니다. 4계절의 변화 일부를 어김없이 오감으로 느끼며 우리는 또 한 계절의 수확에 나섰습니다. 물론, 직접 노동하여 얻은 채소와 맥주, 음료 등 우리 손으로 얻은 것도 있지만요, 그냥 자연에서 자라난 야생의 열매들도 우리에게 수확의 기쁨을 준답니다. 아침부터 아이들은 담벼..

오! 놀라워, 스페인에서 발명한 물건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정다운 이웃, 빅토르 선생님 가족을 만나러 갔을 때의 일입니다. 그때 우리는 한국 촬영팀을 동행하고 갔었는데요, 선생님은 손님들께 이런 말씀을 했답니다. “어서 오십시오. 발명가의 나라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처음에는 깜짝 놀랐습니다. ‘뭣이라? 스페인이 발명가의 나라이라고라고라고라?’ 그때는 그 궁금증을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온 날 저는 남편에게 질문했습니다. 스페인에서 발명한 게 도대체 뭔가 하고 말이지요. 제가 아는 것은 고작 ‘츄파춥스(Chupachups)’라는 사탕 하나밖에 아는 게 없었으니 말입니다. 게다가 ‘스페인이 발명가의 나라’라고 하는 그 말은 ‘관광의 나라’라는 대표 이미지에 가려서 정말 어리둥절한 말이기도 했습니다. 그랬더니 남편은 어깨를 으쓱하면서..

스페인 고산에 부는 가을 바람

우리 집 앞 평야의 밀밭은 어느덧 수확되고 이렇게 바짝 마른 짚이 들판에 널리게 되었습니다. 이제 양 떼가 올 시기입니다. 양들이 메에에에~ 하고 이 들판의 떨어진 곡식과 풀을 먹습니다. 아이들도 그동안 곡물이 자라는 평야를 함부로 드나들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뻥 뚫린 듯 농기계가 하루 이틀 왔다 가더니 이렇게 말끔해졌습니다. 이제 연을 날리고 마음껏 뛰어다니며 들판을 이용해야겠습니다~ 제 블로그 초기 때 아이들이 아직 어렸을 때도 이 평야는 자주 등장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나 지금이나 평야는 변함없는데 아이들은 많이 컸습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저렇게 봄에 쑥쑥 자라는 푸른 밀밭으로 줄행랑을 치기도 했는데...... 이제는 함부로 밀밭에 들어가지도 않네요. 어느새 컸다고......위의 사진은 돌 ..

아이들이 좋아하는 스페인의 색다른 테마파크, '디노폴리스'

쉴새없는 격랑을 헤치면서 이제야 잔잔해진 듯 집안은 조용합니다. 내내 네 아이를 돌보는 일이 상당한 격랑의 물결에서 배 젓는 일과 같이 어수선했지요. 그런데 오늘은 웬일? 아빠가 네 아이를 데리고 잠시 1박 2일 자리를 떠줬습니다. 얏호~! 엄마도 엄마만의 시간이 필요해! 좋다고 웃었지만 제 앞에는 원고 마감이라는 두 가지 일이 떡 하니 버티고 있습니다. 앗~! 다음 주에 마감할 원고가 두 편이나......! 그런데 일이 손에 잡히지 않네요...... 라지만, 묵묵히 사진을 올리면서 그간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조잘조잘 이곳에 적어봅니다. 공룡시대를 느낄 수 있는 테마파크, '디노폴리스' 아이들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 어른도 좋아하는 매력이 철철 넘치는 이곳, 우리 참나무 가족이 다녀왔습니다. 자~ 우..

도대체 몇 마리야? 우리가 11마리 고양이를 키우는 이유

어디서부터 이 이야기를 풀어야 할까요? 사실, 우리의 이쁜 줄무늬 고양이 라이따는 저 세상에 간 지 오래되었습니다. ㅠ,ㅠ 방송에도 출연(?)했던 그 새끼 고양이, 라이따는 어느 날, 차 모터에 들어가 나오질 못하고 그만 즉사하게 되었습니다. 고양이가 차에 들어가 있었던 걸 누가 알았겠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많은 고양이가 추운 겨울 따뜻한 모터에 들어가 있는 걸 아주 좋아한다네요. 그래서 고양이가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이곳에 살면서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어 저는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요, 이번 사건으로 크게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시동 걸면 바로 출발하지 않고, 혹시 고양이가 들어가 있을 수 있다는 전제하에 빠져나올 시간을 두고 출발하게 되었답니다. 라이따가 저세상으로 떠난 날, 우리 집 아..

짜고 기름기 많은 스페인 음식이라고?

제가 처음 스페인에 정착했을 때 과연 현지 음식이 처음부터 입맛에 딱 맞았을까요? 그것은 노~ 노, 노, 노! No! 였습니다. 일단 첫 입맛은 우웩~ 짜! 였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하는 법칙이 존재하기 마련, 천천히 한국 토종 입맛이던 제 입에도 스페인의 맛이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어느 선에서는 굉장히 심오한 스페인 요리구나, 감탄까지 하게 되는 지경에 이르지요. 알고 보니, 스페인에 요리 공부하러 오는 친구들은 학교에서 이런 지시까지 받는다고 합니다. "한국 양념에서 한 일 주일간 해방되어라!" 즉 슨, 양념 맛에 익숙해진 한국인은 자연적인 재료의 맛을 잘 모른다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달고, 짜고, 시큼하고, 새콤하고, 맵고, 이것저것 묘한 양념의 조화로 음식을 해먹는다는 것이었죠. 하긴..

티스토리 초대장 20장 배포

안녕하세요? 여러분?! 무더운 여름은 가고 이제 선선한 가을이 오는 계절입니다. 그런데 아직 여름 옷은 옷장에 두라네요. 더 무더운 시기가 올 수 있다고 하네요. 제가 그동안 바빠 정신이 없어 제대로 배포 못한 초대장을 나누어 드리겠습니다. 아~ 여름은 가고, 가을이 오네...... 티스토리 초대장 20장 배포합니다. 비밀 댓글로 받으실 분의 이-메일 주소를 정확하게 기재해주세요. 꼭 댓글난 내용에 이 이-메일 주소를 기재하셔야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이-메일을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개설하지 않으면 회수되거나, 공중으로 부웅 사라져버려 의미 없게 되니 꼭 확인하시고 블로그 개설을 하셔야 합니다. 비록, 당장 블로그 활동을 하지 않으셔도 되니, 개설만은 꼭 하시길 바랍니다. 위의 글 명료하게 다시 한 번;..

카테고리 없음 2016.09.01

작은 어선들이 총총, 지중해의 항구 마을

매월 잡지에 기고하기 위해 저는 (최선을 다해) 취재 여행을 하기도 한답니다. '스페인 통신원'이 되었으니 최선을 다해 내가 사는 이곳에 대한 정보와 흥미를 독자님께 드려야 한다는 책임감에 아이디어를 짜고, 기획하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우와~! '자유기고가'라는 직업이 그리 쉬운 직업이 아니구나, 깨닫게 되는 현실입니다. 발 빨라야 하고, 아이디어 창창해야만 글도 빛을 낼 수 있구나 싶습니다. 그래도 그런 여행 덕분에 더 많은 것들을 보고 배울 수 있어 꽤 긍정적인 글쓰기 태도로 임하고 있답니다. 이번에는 이번 여름 휴가에 들른 까딸루냐(Cataluña)의 따라고나(Tarragona) 지방의 작은 항구 도시 '아멜라 델 마르(Ametlla del Mar)'을 소개합니다. 꽤 오랜..

한국의 무당집 같은 스페인의 희한한 성당

정말 무당집 같은 분위기가 흐를까요? 그렇지는 않고요. 여긴 무당집보다는 귀신 집 같은 분위기가 풍기는 이상한 곳이랍니다. 소망의 기운이 하늘까지 치솟게 하기 위해선 어떤 초월적 상상의 상징들이 이 방안의 곳곳에 놓여있죠. 이곳은 어디이냐? 바로 스페인 발렌시아 주 비스타베야 마을령의 산 조안 데 페냐골로사라는 중세 수도원 성당입니다. 그런데 이 중세 성당에서 웬 무당집 같은 분위기가 흐르느냐구요? 저도 너무 궁금해져 지역 사람들과 이곳 지식인들에게 물어봤죠. 이단적이라 부를 수 있는 이 미신적 영역은 어디에서 왔나요? 스페인은 가톨릭 국가라 미신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데, 스페인 내에서도 보기 힘든 이런 성당 안의 비밀방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요? 라고 했더니... 거의 모든 이가 이런 ..

13년 차 국제 부부가 말하는 '부부'

한국-스페인 커플인 우리 부부의 한국 친구들은 남편에게 자주 이런 질문을 합니다. "한국 여자랑 결혼하여 기분이 어떠니?" 남편은 처음에는 그 의미를 몰라, 항상 그랬답니다. "뭐, 나라를 떠나 마음 맞는 사람과 결혼해 좋아." 그러다 또 친구들은 이런 당부의 말을 합니다. "너만 믿고 스페인 가서 사니까 잘 해줘. 외롭지 않게 말이야." 그러면 스페인 남편은 화들짝 놀랍니다. 왜 나만 믿고 스페인에 왔다는 말을 하는 걸까? 살다 보니, 남편이 제일 당황하는 질문이 이런 것들이라고 하네요. 부인한테 잘해라. 부인이 외롭지 않게. 그런데 남편이 그러네요. "나랑 사는 게 힘들어? 힘든 적 있어? 외로워? 나 때문에 이곳에 왔다는 소린 하지 마." 처음에는 자기 때문에 이곳에 왔다는 소릴 하지 말라고 해서 ..

초등학생 조카가 스페인에서 보낸 방학, 과연 어땠을까?

"학교 친구들 다 학교에 갔을 거예요. 개학한 지 벌써 며칠 지났어요." 초등학교 5학년생 조카는 혼자 스페인까지 와서 방학을 이곳에서 보냈답니다. 그런데 벌써 개학하고 이제 돌아갈 날이 며칠 남지 않았네요. 빨리 한국에 돌아가고 싶으냐고 물어보니, 아이는 씨익 웃으면서 그러네요. "아니요. 더 있고 싶어요." 제가 어렸을 때도 할머니 집에서 방학을 보내고 집으로 다시 돌아가는 일이 아주 싫었습니다. 그렇게 할머니 집에서 재미있었는데 또 학교에 가야 하니 아마도 조카도 그런 심정이었나 봅니다. "스페인은 재미있는 게 아주 많아요." 그도 그럴 것이 새로운 경험과 색다른 문화를 접하는 아이에게는 호기심이 더 컸나 봅니다. 더 보고 느끼면서 스펀지처럼 큰 흡수력으로 그 호기심을 소화하고 싶었나 봅니다. ^^..

유럽인이 모이는 스페인의 캠프장, 어떤 모습일까요?

사실, 저는 한국에서 텐트를 가지고 다니면서 캠프장에 간 적이 한두 번밖에 없답니다. 특히 휴가철 해변 캠프장에서 이박 삼일 정도 보낸 것이 다랍니다. 이제는 한국에도 캠프장이 전국 곳곳에 세워져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고도 하는데 확실히 어떤 편의시설로 방문객을 유혹하는지는 모른답니다. 그래서 스페인과 한국의 캠프장을 비교할 수는 없지만, 오랫동안 관광대국이었던 스페인은 역시나 그 규모나 운영 방식이 체계화되어 놀랐답니다. 먼저 우리가 간 캠프장은 따라고나(Tarragona) 지방의 아멜라(Ametlla, 쓰기는 이렇게 쓰고 읽을 때는 좀 다르게 읽더군요) 캠프장이었습니다. 규모가 어마어마하여 처음에는 놀랐습니다. 그런데 방갈로, 캠핑카, 카라반, 텐트 등의 구역으로 나누어 운영되어 그 규모가 상당했답니..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