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스페인 922

스페인과 다른 한국 마트 신나게 구경하고 사가는 물건들

정말 아카시아 꽃이 주렁주렁한 나무에서 향기가 얼마나 나던지요! 환경오염만 아니라면 그냥 다 따서 입에 넣어 먹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던 날들이었습니다. 미세먼지가 많다고들 하던데, 아마도 봄날의 꽃가루 및 송홧가루가 아닌가 싶었답니다. 놀이터에서 노는데 뿌연 층이 우리를 놀라게 했는데요, 자세히 보니, 근처 소나무의 송홧가루였습니다. 그래서 그랬는지, 산또르님은 평소에도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사람이라 한국에서 꽤 고생했답니다. 목이 아파 매일매일 마스크를 쓰고 보호하지 않으면 안 되었답니다. 반면 우리 네 모녀는 꿋꿋하게 잘 지냈습니다. 그 와중에도 우리는 한국 마트에서 아주 즐거운 쇼핑을 했답니다. 쇼핑 목록이 많아 즐거웠던 것이 아니라, 쇼핑 자체가 한국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즐거웠다고 할까요?..

한국 오니 더 자연스러워지는 남편의 한국식 제스처

2년 만에 다시 온 한국. 제주도 여행을 한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이 흘렀다니요?! 정말 시간 빨리도 흐릅니다. 그런데 이렇게 2년 만에 다시 온 한국, 역시나 엄청나게 변하고 있었습니다. 뭐 이리도 빨리 변해가고 있는 것일까요? 외형적으로 변한 것도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가치관이나 추세, 이슈 등의 방향성이 쉽게 변해가는 것에도 상당히 놀랐답니다. ^^; (하하하! 이 언닌 맨날 놀라는 일만 있나 봐요) 아무튼, 오늘은 한국인만큼이나 한국 오면 더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스페인 남편의 한국식 제스처에 관한 글이랍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아주 특이한 제스처와 감탄사, 행동양식 등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이 외국인 남편이 서서히 우리에게 동화(?)되어가는 신기한 경험을 하는 이야기..

깜짝 방문한 우리 가족의 한국 봄나들이, 좋다!

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우리 [참나무집] 소식을 드디어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동안 이런저런 일 때문에 블로그에 글 쓰는 일이 여의치 않았습니다. 무척 죄송한 마음입니다. 사실, 해발 1,200m의 우리 고산마을에 인터넷 불통이 한 달 정도 장기화되면서 제게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글쓰기가 되었습니다. ^^; 그러다 어찌저찌 하여 개인적인 일로 갑작스럽게 한국에 깜짝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따단~! 짜잔~! 그럼 한국 방문하면서 본 한국의 아름다운 요즘 봄 풍경과 감상을 전해드릴게요. 운이 좋아 한국에서 직접 선거도 맞춰 투표도 할 수 있으니 이건 운명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스페인 고산마을에서는 인터넷 불통으로 좀 고난을 겪었지만, 한국에 오니 이렇게 운이 절 따라다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독자님들은 제 ..

스페인 중세도시에서 느낀 소소한 사람 사는 정

이베리아 반도는 선사 이전부터 참 좋은 땅이었던 것 같습니다. 인류가 출현하여 정착하여 살아가기 좋은 환경이었기에 인류 화석도 많이 발견되고 다양한 문화가 그 후로도 쭉 이어져 상당히 화려한 문화유적을 가지고 있지요. 우리가 들른 부르고스(Burgos)라는 중세도시는 중세풍의 아름다운 대성당과 건축물 등 참 많은 볼거리가 있었습니다. 게다가 근처의 아따푸에르카(Atapuerca)라는 곳은 고고학적으로도 상당한 가치가 있어 유네스코의 세계 인류 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답니다. 그곳은 인류의 기원과 비밀을 풀어줄 대단한 인류화석이 발견되었고, 또 지금도 발견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 우리 가족은 평소 보기 힘든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예약 방문하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고고학자가 설명해주는데 스페인어라 아..

스페인 고산에 찾아온 평화로운 봄

해발 1,200m의 스페인 비스타베야 고산평야는 봄이 아주 늦게 찾아옵니다. 오히려 계절 변화가 뚜렷하지 않아 어느샌가 여름으로 홱~ 지나가 버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주 세심하게 눈여겨봐야 한답니다. 저는 아이들을 데리고 가까운 곳에 산책을 다녀왔답니다. 봄을 느끼기 위해서 말입니다. 아침부터 일어난 아이들은 소풍을 가자고 난리였습니다. 그래서 아주 간단한 간식을 바구니에 담아 뒷산으로 올랐답니다. 양 떼가 다니는 길목으로 올랐습니다. 돌길이지만 양과 염소 무리는 이 길을 매일매일 걸어 풀을 뜯으러 다니지요. 조금 오르다 보면, 시야가 훤히 보이는 풍경과 바람 소리가 들립니다. 곳곳에는 작은 꽃이 피어올라 들에서 우릴 반깁니다. 조금만 더 오르자고 아이들에게 말했더니, 인내심 없는 사라가......더 ..

스페인 대성당, 뭘 봐야 재미있지?

대성당(大聖堂)[대ː성당] [명사] 교구의 중심이 되는 성당. 국어사전에 나온 정의인데요, 우와~! 정말 종교인이 아닌 사람은 좀 어려운 곳입니다. 종교인이라면 절에 가든, 교회에 가든, 성당에 가든 감명이 많은데요, 종교인이 아닌 사람은 뭘 알아야 그나마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전에 태국에 갔을 때 사원에 들른 적이 있습니다. 우와~! 정말 아름답고 찬란한 건축! 하면서 놀랐는데요, 그런데 사원이 한두 채가 아니라 수십 채가 있으므로 일일이 들르다 보니, 다 똑같이 느껴져 곤혹이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왜 이렇게 똑같아? 피카소 그림도 한 점만 보면 감동이 가지만, 여러 점을 동시에 보면 끝에는 지쳐서 감상을 제대로 못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스페인 여행을 하다 보면, 도시마다 대성당이..

가격과 만족도 대박! 스페인에서 집 숙소 빌리기

스페인 여행 준비하시는 분들이 부쩍 늘어나 문의가 요즘 참 많아졌습니다. @.@ 그도 그럴 것이 스페인이 세계 여행객이 가장 몰리는 나라 3순위 안에 든다고 합니다. 게다가 작년 테러 사건으로 다른 유럽보다 스페인으로 여행 오는 관광객 수가 무척이나 늘었다는 소식까지 듣게 되었네요. 그래서 제게 아파트 숙소에 관해 물어오시는 분들을 위해 이번에 간 부르고스(Burgos)의 숙소의 예로 잠깐이나마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요즘 한국 관광객들이 아주 많이 방문하고 계시다는 걸 몸소 실감하고 있습니다. 일단, 스페인의 아파트 포함 집 숙소는 합법으로 시청에 등록된 숙박업입니다. Air B&B와는 조금 다르지요. 스페인 Air B&B는 자신이 사는 아파트의 방을 빌려주는 차원에서 소통과 공유를 위한 숙박인 반..

스페인에도 참 다양한 순대가 있구나

부르고스(Burgos) 재래시장인 메르카도 수르(Mercado Sur, 남부시장)에서 우리 가족은 그 지방의 특색이 아주 많이 묻어나는 음식을 샀답니다. 발렌시아와는 다른 독특한 염장 고기도 있고, 게다가 이곳은 순대로 아주 유명한 곳이었습니다. 스페인에서는 순대를 모르시야(Morcilla)라고 합니다. 전에 EBS [세계 견문록] - 편에서 모르시야 하는 광경을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우리 동네 이웃과 함께 스페인식 순대 만드는 과정을 소개했는데요, 간단하게 제가 다시 설명해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저는 순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입니다. 왠지 모를 역겨운 냄새 때문에 참 싫어했던 일인인데요, 나이 들면서 철이 들었는지, 입맛도 변하게 되었습니다. 스페인 순대는 위의 사진처럼 보통 피를 응고시켜..

[특집] 발렌시아는 지금 불꽃축제 중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스페인의 대표적인 불꽃축제, 라스 파야스(Las fallas)는 발렌시아에서 나온 대표적인 전통 축제입니다. 우리에게는 세계의 신통방통한 축제 문화로 TV를 통하여 알려졌거나, 정여울 씨의 [나만 알고 싶은 유럽]으로 소개돼 어느 정도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지요. 그런데도, 많은 이들은 이 축제를 무척이나 생소하게 느낍니다. 발렌시아 주 작은 마을에서 치러지는 대표적인 축제인 ‘토마티나(Tomatina) 페스티발’은 직접 참가하여 몸으로 즐기면서 체험할 수 있다지만, 도대체 이 불꽃축제는 어떤 축제인지 감이 잡히지 않다고들 말합니다. (참고 - 토마티나 축제: 발렌시아 작은 마을 부뇰(Buñol)에서 토마토를 던지면서 즐기는 축제). 말만 들어서는 꼭 폭죽을 터트리는 축제 같기..

스페인 재래시장, 한국과 어떻게 다를까?

지난번 드라마 [도깨비] 풍경과 참 어울리는 중세 수도원 이야기 잘 읽으셨나요? 오늘은 예고해드린 재래시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전에 나온 재래시장: [명사] 예전부터 있어 오던 시장을 백화점 따위의 물건 판매 장소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 요즘은 촌스럽다는 이유로 이 '재래시장'보다는 '전통시장'으로 다시 부르자는 의견도 있는데요, 저는 재래시장으로 하겠습니다. 스페인은 재래시장이 현대적 감각으로 다시 태어난 곳들이 아주 많답니다. 물론 시장 터는 옛날부터 쭉 이어져 오는 전통적인 곳이 대부분이지만 말입니다. 스페인의 재래시장은 한국과 비교하면 무척 차이가 난답니다. 1. 판매 제품들내용 면에서는 채소, 생선, 육류 등의 음식 재료를 대부분 파는 곳이랍니다. 한국에서는 재래시장에 별의별 것 다 판다지만..

영화 세트장 같았던 스페인 중세 마을과 풍경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제 블로그의 소식입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정신없이 하루 이틀, 날들이 후딱 지나가 버리고 말았네요. 소중하게 올려주시는 댓글과 안부 글에 답글도 못 다는 정신없는 날들이었습니다. 저는 여전히 원고와 씨름하고 있고 여전히 할 일이 많아 동으로 서로 왔다 갔다 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지난번 예고해드린 여행에 관한 글은 올려야겠다 생각하여 오늘은 시간도 내고, 마음도 내어 글을 써봅니다. 우리 가족은 부르고스(Burgos) 마을로 향하던 중 아주 아름다운 수도원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곳에서 한나절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이 수도원은 11세기에 지어져 유네스코 세계 인류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곳이랍니다. 인류 문화유산이니 꼭 보고 가자고 했는데....... 오~ 이런,..

스페인에서의 외식 vs. 집밥, 식비는 어떻게 될까?

어제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 가족은 지금 스페인 내륙의 오래된 도시, 부르고스(Burgos)에서 여행 중이랍니다. 부르고는 라틴어로 자치구라는 뜻이 있으며, 영어로는 burg라고 합니다. 성곽이 있는 도시나 성을 뜻하는 옛말로 산 페테르부르크, 합스부르크 등 burg에서 온 이름을 쓰는 지명이 꽤 있답니다. 옛날에는 부르주아에 속하는 상업적 계층이 살던 곳을 뜻하기도 했다네요. 그래서 '부르고'라고 하네요. △ 부르고스의 대성당, 유네스코 세계 인류문화유산(다음에 사진으로 보여드릴게요^^)스페인은 유네스코 지정의 세계 인류 문화유산이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입니다. 아직도 등재하지 않은 수많은 문화유적으로 그 다양함과 거대함에 숨이 막히기도 하는 나라이지요. 한 예로 이탈리아에도 있는 콜로세움이 마드리드 ..

스페인 남편이 현지인들에게 소개한 '한국 막걸리'

스페인에서 살면서 본 가장 기억에 남는, 이곳 사람들의 호기심 풀기 방법의 하나는 '모여서 진지하게 대화 나누기'였습니다. 여행을 다녀오면 여행 다녀온 곳에 대한 이야기를, 김치가 만들고 싶으면 김치 담글 줄 아는 사람 찾아가 진지하게 배우기, 하몬(Jamon, 스페인식 생햄)을 만들고 싶으면 전문가에게 다가가 진지하게 같이 만들기 등...... 뭐든 자신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직접 몸으로 뛰고 진지하게 대화하고 배우는 자세가 가장 인상적으로 남았습니다. 그런데 제 스페인 남편인 산똘님이 맥주를 담그고 이제는 국제 대회에서 심사위원으로 갈 정도로 실력을 키워 현지 이웃들에게 소문이 났답니다. 이웃들은 언제나 그 맥주의 세계가 궁금하여 시음회를 하자고 부탁을 해왔습니다. 그러다 드디어 날짜가 잡히..

'고기와 이별'을 고하는 스페인 전통의 카니발

안녕하세요? 그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요즘 봄기운이 조금씩 스며들고 있는 계절입니다. 아니면 저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입춘도 지나고 낮의 길이도 점점 길어지는 게 오묘한 변화를 지금 느끼고 있답니다. 자꾸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엔딩]이 듣고 싶은 요즘입니다. 스페인에서는 요즘 카니발의 시기랍니다. 한국에서는 카니발(Carnival)이라고 알려졌는데요, 스페인에서는 라틴어에 가깝게 카르나발(Carnaval)이라고 합니다. 뜻은 카르네(carne, 고기)와 발레(vale, 잘 있어라, 안녕!)이라는 마지막 인사를 일컫는 말입니다. 한마디로 카니발은 고기와 이별하는 시기라는 것이지요. 오~ 고기와의 이별?! 고기와 이별하는 풍습은 가톨릭 종교를 국교로 삼았던 나라들의 풍습에서 오는 종교적인..

나보다 더 한국인 같은 남편

좀 우울해지는 계절인가 봅니다. 한 달에 한두 번은 우울한 날들이 있는데요,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인간은 마음 안에서 오는 어떤 먹먹함으로 가끔 '가슴앓이'를 하는 것 같습니다. 무슨 앓이인지 정체는 전혀 모르겠는데, 왜인지 모르게 먹먹함으로 한숨이 퍽퍽 나오고 갑자기 외롭고 슬프고 우울해지는 그런 쓸쓸함이 막 파고듭니다. "내가 사춘기 소녀도 아니고,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이런 소리가 절로 나오는 이상한 '가슴앓이'입니다. 설마? 갱년기? 갱년기는 좀 더 늙어야 찾아오는 것 아닌가? 아니면, 벌써 그럴 징조가 다가오는 것은 아닌가? 설마? 라는 말이 나오지만, 이 느낌은 참 소녀적인 감성이라 그런 것 같지도 않습니다. 아무튼, 그러다가도 문득 나오는 소리, "그럼 이 슬픔을 다른 이와 함께 ..

스페인 고산에 살며 '트러플 덕후'된 내 이야기

사실, 트러플을 처음부터 좋아하지는 않았답니다. 한국인인 저에게는 트러플이 어느 외계보다도 낯선 녀석이었지요. 마치 먼 이국의 생소한 단어로만 생각되었답니다. 프랑스 요리의 최고 향신료, 세계 3대 진미라는 타이틀도 이 트러플을 알기 전까지는 몰랐답니다. 아니면, 초콜릿 트러플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했습니다. 그런데 이 트러플은 프랑스어로 트뢰프, 한국어로 서양 송로버섯이었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오해를 하지요. 프랑스산 트러플이 세계 최고야! 라고. 그런데 제가 스페인 고산에 들어와 살면서 보니, 이 트러플은 학명으로 나누어져 프랑스에서 나는 트러플이 이곳에서도 난다는 사실을 알았답니다. 자고로 세계 3대 트러플 생산지가 프랑스 다음으로 스페인이었답니다. 그다음은 이탈리아. 이 최고의 향신료가 이곳에 있..

스페인 고산, 폭설은 녹아 사라졌지만..

양치기 아저씨는 생애 가장 많은 눈을 보았다고 합니다. 지난번에 내린 폭설이 무려 1m가 넘었으니 참 대단한 양입니다. 바람 때문에 쌓인 곳은 어른 허리까지 왔다니 그 많은 눈 치우는 데에도 여러 날이 걸렸습니다. 현대인은 제설차가 오지 않으면 고립되었다고 아우성이지요. 그런데 그 옛날에는 눈이 오는 즉시, 농가 사람들이 말과 당나귀 등을 데리고 나와 단체로 마을로 향했다고 합니다. "눈이 많이 쌓였으니 우리 인간들이 길을 내기는 쉽지 않았지. 그래서 말이며, 당나귀를 끌고 나와 한 줄로 서서 마을로 향했던 게야. 앞서가는 놈이 힘들면 그 뒤에 오는 동물이 이어받아 앞장섰지. 그런 식으로 줄줄이 순서를 바꾸어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마을에 도달했던 거야. 마을에서 생필품을 사고, 돌아갈 때는 훨씬 쉬워졌..

한국 수저를 점점 더 선호하는 외국인 남편, 왜?

KBS [인간극장] 촬영팀이 스페인 남편이 젓가락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 꽤 놀란 적이 있답니다. “아니, 외국인이 한국인처럼 그렇게 젓가락질을 잘해요? (한국인) 아내를 얼마나 사랑했으면 이렇게 젓가락 사용하는 법도 다 배우셨어요?”이런 질문은 처음 만나는 한국인들이 자주하는 질문이랍니다. 사실, 산똘님은 저를 만나기 전부터 이 젓가락에 큰 관심을 가졌답니다. 자고로 식사를 빨리하지 않고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기 위해 젓가락을 사용했다는 것이지요. 산똘님이 19살 때부터 젓가락을 사용했다면 믿겠습니까? 정말 신기한 사람이지요? ^^* 다른 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부분이 말입니다. 산똘님이 수집한 젓가락입니다. 나무젓가락과 금속젓가락이 대조를 이루죠? 신윤복 단오풍경의 여인이 참 아름다운 한국 나무젓..

소소한 생각 2017.02.12

김치와 트러플(truffle), 어울릴까?

해발 1,200m의 비스타베야는 또다시 '트러플의 날'이 돌아왔습니다. 이번 주 토요일 마을 청년 회관에서 개최되는데 아주 기대가 됩니다. 전에 포스팅으로 올렸듯이 그날엔 단돈 2유로짜리 트러플 접시 모둠 요리를 맛볼 수 있답니다. 2016/12/02 - [뜸한 일기/먹거리] - 스페인에서 맛보는 단돈 '2유로' 짜리 트러플 요리2016/06/26 - [무조건 글쓰기 프로젝트/트러플의 세계] - 여름 채소와의 묘미, '트러플 샐러드'2016/02/22 - [무조건 글쓰기 프로젝트/트러플의 세계] - 이색 직업, 트러플 채취꾼과 보낸 반나절2016/02/01 - [무조건 글쓰기 프로젝트/트러플의 세계] - 외국인 남편도 반한 '트러플 비빔밥'위의 글들은 관련 글로 트러플 세계를 더 자세히 알 수 있답니다...

커피 아니야? 스페인의 신기한 보리차

한국의 보리차는 물을 많이 부어 연하게 우려내어 구수한 맛이 나오는 보릿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스페인에도 이 보리차가 있었습니다!!! '한국인만 보리차를 마시는 줄 알았는데......' 처음에는 이렇게 생각했었죠. 스페인에도 보리차가 있구나~ 그럼 이곳 사람들도 연하게 물에 우려내 물처럼 마실까? 생각했었죠. 그런데 여기서는 신기하게도 완전 다른 방식으로 보리차를 마신다는 걸 알았답니다. 스페인에도 보리차가 있었다니!!!신기한 점은 스페인 사람들은 보리차를 커피와 같은 방식으로 마신답니다. 보리를 아주 새카맣게 토스트 하여 갈아 가루로 판매하는 제품이 많습니다. 물론, 요즘은 이 보리차 마시는 사람들이 많이 줄었지만, 예전에는 커피가 비싸 서민들이 커피 대용으로 이 보리차를 마셨다고 합니..

스페인 시댁 식구들과 함께한 아이 생일파티

세월은 정말 이렇게 빠르게 흘러갑니다. 우리 큰 딸이 어느새 만8세를 맞았네요. @.@! 그러고 보니, 제가 블로그를 시작할 때 우리 아이들은 유아였지요. 아장아장 걷던 아이들, 이제 이렇게 많이 컸습니다. 초기 블로그 활동 시절부터 제 블로그를 쭉 보아오신 독자님들도 아이가 자라온 성장을 보아오셨으니 마치 이웃집 아이같이 느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말 온라인 세계는 놀라울 뿐입니다. 이번에 우리 가족은 아이 생일을 위해 스페인 시댁에 다녀왔답니다. 아무래도 스페인에서는 가족 중심으로 아이의 소중하고도 중요한 생일이나 성장 단계를 공유하기 때문에 매번 같이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스페인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이 생일 파티를 위해 함께 모이는 문화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물론, 우리 집 사정을 통해서..

스페인 사람들은 쓰고 남은 기름을 어떻게 처리할까?

며칠 전 쓴 포스팅에서 스페인 사람들이 기름을 물 쓰듯 쓴다는 표현을 했는데요, 이것은 단지 강조를 위한 표현으로 '낭비'와는 전혀 무관한 것임을 밝힙니다. 그만큼 스페인에서는 올리브유 생산량이 많아 이 올리브유가 일상에서 많이 쓰인다는 표현으로 썼습니다. 스페인 사람들의 올리브유 사랑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일상에서 많이 쓰입니다. 게다가 우리는 튀겨내는 음식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선입견이 있어 기름에 튀겨내는 스페인 음식이 느끼하다는 선입견도 있습니다. 그런데 가정에서 쓰는 기름은 여러 번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뜻밖에 건강하고 맛있습니다. 스페인, 이탈리아, 모로코, 그리스식 지중해 음식이 세계 인류 무형 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잖아요? 그만큼 원재료에 충실하고 건강하기 때문이지요. 그중 하나가 ..

한국인이 놀라는 스페인 사람들의 희한한 조리법

스페인 고산에 놀러 온 한국 친구와 같이 요리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요리하다 말고, 스페인 대학생과 플랫 공유를 하는 이 친구가 이런 이야길했습니다. "스페인 사람들 가끔 조리할 때 너무 이상해~!" "아니, 왜?" 마침 저는 스페인식으로 또르띠야 데 파따따스(Tortilla de Patatas)라는 스페인식 감자 오믈렛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오믈렛은 먼저 감자를 기름에 볶은 다음 풀어놓은 달걀에 넣어 다시 구워내는 요리랍니다. 제가 팬에 기름을 두르고 감자를 볶고 있는데 그럽니다. 위의 그림처럼 감자 오믈렛을 하는데 이 그림에서도 기름을 잔뜩 넣어 감자를 튀겨내라고 합니다. 우리같은 한국인은 기름을 적당히 넣어 볶거나 굽는 게 다른데 말이지요. "내 플랫 친구들은 감자를 볶는 게 아니라 그냥 기름에..

스페인 아이들의 주관적 행복도가 높은 이유는?

세상은 통계와 자료로 비교, 분석되는 일이 참 많습니다. 특히 한국 사회는 경쟁을 통하여 발전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언제나 비교할 무엇인가를 찾고 거기에 맞춰 자극을 받으면서 나아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소소한 일에서부터 가장 큰 국가적 목표 또한 이 경쟁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요, 그래서 요즈음은 살기 좋은 북유럽이라는 타이틀로 한국에서 유행하듯 통계 상위국의 하나하나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참고할 만한 통계 자료는 좋지만, 그것을 맹신하는 일은 그 뒷 배경을 보지 않고 이해 없이 바라보는 일이라고 본답니다. 실제로 유럽 내에서의 반응은 한국과는 아주 다르거든요. 모든 것은 관계와 관계로 얽혀 하나로 딱 풀이할 수 없는 복잡성을 가지고 있기에 어느 나라가 제일 훌륭하다, 특히 경제적 가치로 보는 일은 경..

만들기 쉽고 맛좋은 호두 맥주빵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 폭설이 내렸습니다. 며칠 동안 고립되는 바람에 비상식량으로만 지냈는데요, 우리는 이 고립 안에서 창조적인 요리로 꽤 머리를 써야만 했답니다. 물론 요리는 손으로 하지만, 한정된 재료로 무엇인가를 해야 하기에 머리로 아이디어를 짜내지 않으면 안 되었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우리 집 빵 이스트가 똑! 떨어지고 말았답니다. 그럼 어떤 빵을 해 먹을까? 하다가 알아낸 ‘맥주빵’ 우와~! 이거 반갑다! 우리 남편이 수제 맥주를 담그는 장인이기에 집에는 맥주가 쌓여(?) 있었지요. 그래서 맥주빵을 만들어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호두와 가끔 건포도도 넣어 그 맛을 더 가미했는데요, 맛보니 아이들이 엄청나게 좋아하는 대박의 빵이었습니다. 물론 어떤 분은 맥주의 알코올 성분 때문에 꺼려하..

스페인 고산에 방문한 친구가 가져온 한국 음식

여러분,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무사히 설 연휴 잘 마치고 정상적인 일상으로 복귀하셨는지요?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에는 설과 함께 그냥 인터넷 안테나가 불통 나 조금 고생(?)을 했답니다. 대신 설을 같이 보내자고 찾아온 한국 친구 덕분에 아주 흐뭇한 날들이었습니다. 발렌시아에 유학하는, 우리 부부의 친구가 한국에 다녀온 후, 설을 같이 보내자고 무엇인가를 바리바리 싸 들고 왔답니다. 그냥 '한국 사람으로 설을 같이 보내자'는 말만으로도 그렇게 설렐 수가 없더라고요. 그렇게 우리는 이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서 접해보지 못한 한국 식품을 보고 입이 떡 벌어지게 되었답니다. 참 신기하죠? 세월이 어느새 이렇게 좋아졌나 싶기도 하고, 그동안 이곳에서는 하늘의 별 따기 만으로만 생각했던 일들이..

스페인 부부들 심지어 명절에도 반반씩 분담

안녕하세요? 즐거운 설 연휴를 맞고 계십니까? 오늘 저도 한국에서와 같은 설 기분에 젖어 있습니다. 스페인 발렌시아에 사는 한국 친구가 설음식 바리바리 싸 들고 이곳에 온다고 하니 무척 설렙니다. 이곳이 어디 이느냐구요? 바로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평야입니다. 오늘은 설 때문에 시댁에 가지 않겠다는 한국 며느리가 늘어난다는 기사를 접하고, 스페인 사정은 어떤지 곰곰이 생각하여 포스팅으로 써봅니다. 과연 유럽 남부 스페인 사람들은 어떤 모습일까요? 스페인은 2009년부터 '양성평등 비율'을 공표하여 정부에서나, 직장에서나 여성의 비율을 남성 수준과 동등하게 늘이려는 노력을 많이 해왔습니다. 당연히 가사분담도 반반씩, 남성의 책임도 조금씩 느는 추세랍니다. 물론, 아직도 분발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스페인 남편도 반한 겨울철 위문품 '한국 고무장갑'

얼마나 밖에서 놀았으면 아이의 손등이 추위에 터져서 그렇게 애처롭게 보일까요? 화들짝 놀라며 요즘 아이들도 손등이 트네~, 하고 감탄을 하는데, 다시 생각하니, 아니! 우리 아이가 사는 곳이 스페인 고산의 시골 마을이니 추운 겨울에 손 트는 것은 당연하지! 싶습니다. 고사리손 등에 로션을 발라주면서 아! 역시 아이들은 시간 가는 줄, 추운 줄 모르고 그렇게 노는구나, 싶었답니다. 어릴 적, 엄마가 해 저물어가는 늦은 저녁에, 얘야~! 얘야~! 밥 먹어라! 하던 고함 소리가 갑자기 생각납니다. 아! 내 아이도 지금 해가 저물어가는 것도 모르고 그렇게 정신없이 밖에서 추위 아랑곳하지 않고 노는구나, 싶었답니다. 튼 손등을 위한 올리브 오일 사용법은? 2016/03/03 - [뜸한 일기/자연] - 추운 계절 ..

스페인 고산, 폭설로 고립되었던 6일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 며칠 전 폭설로 고립 중인 우리 집에 관한 글을 올렸죠? 다들 걱정 많이 해주셨는데요, 우리 가족은 무사히 이 위기를 잘 넘겼답니다. 드디어 제설차가 와 해방되었습니다!!! 걱정해주신 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고작 6일 고립된 게 무슨 자랑거리에요? 라고 하실 분도 있으나, 사실 6일 고립은 고립도 아닙니다. 실제 고립으로 겪은 큰 문제는 없었기 때문이지요. 미리 비상식량도 준비해놨겠다, 아이들에게 보여줄 영화도 마련해놨겠다, 간식거리도 준비했겠다, 아빠가 만든 수제 맥주도 있겠다, 문제는 전혀 없었습니다. 문제라면, 역시나 마음~! 이 마음이란 녀석은 고립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조금 걱정이 되더라고요. 언제 고립에서 벗어날까? 이러다 고립 상태가 죽~ 이어지는 것은 아닐..

스페인 고산, 폭설로 고립 중인 우리 집

지난번 포스팅에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고 말씀을 드렸었는데요, 사실 목요일 학교에 다녀온 아이들은 이 눈 소식에 아주 행복했답니다. 오히려 아이들은 이런 걱정을 했었죠. "엄마, 눈이 너무 적게 내려 금방 녹아버리면 어떻게 하지?" 세상에, 역시 세상 험한 꼴은 본 적이 없는 아이들입니다. 아니면, 아이들이라야 가능한 그런 걱정일 테지요. 그렇게 진정할 수 없는 마음으로 잠든 아이들은 그다음 날 "동공 지진~!"이 일었습니다. "엄마! 엄마!" 아이들 방 창문이 열리는 소리와 동시에 들린 마법의 감탄사가 나옵니다. "눈이 엄청나게 쌓였어!" 아마도 잭 프로스트가 나타났나 보네요. (사실 이 잭 프로스트는 이 눈 온 날 밤에 처음으로 본 영화였습니다. 참 이런 우연도 다 있었나~!) 지난주 목요일 저녁의 풍..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