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부부

도둑인 줄 알고 깜짝 놀랐네

산들무지개 2019. 3. 8.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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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200m, 스페인 고산평야 우리 집에 함부로 찾아오는 사람 있을까요? 찾아오는 이 드문 이곳에 도둑이라도 든다면 정말 놀라운 일이지요. 

사실, 우리가 방송에 나오고 난 후 몇몇 한국인들이 우리 마을에 찾아와 깜짝 놀란 일이 여러 번 있었답니다. 국내였다면 정말 많이들 찾아오지 않았을까, 안 봐도 알겠더라고요. 왜 이효리가 제주 집 앞의 사람들 때문에 속앓이했는지 충분히 이해가 되더라고요. 이효리처럼 유명한 연예인이 아닌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마저 보러 오는 사람들이 있으니......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답니다.

그런데 오늘 일어난 일은 이것과는 상관이 없답니다. 

아침에 마을에서 볼일을 보고 돌아와 그동안 밀린 이-메일 답장을 열심히 하고 있었습니다. 오전에 해야 할 업무에 집중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밖에서 인기척이 들리더라고요. 

설마? 누구 왔나? 이웃이 지나가는가 보다 생각했습니다. 평소에는 인기척이 나도 다들 그냥 지나가기에 그다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답니다. 그런데 자꾸 무슨 소리가 나는 겁니다. 

"혹시, 밖에 세워둔 우리 아이들 자전거를 훔쳐 가는 걸까?" 

갑자기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들 새 자전거가 생각나는 겁니다. 책상에서 자리를 박차고 나와 현관문으로 다가갔습니다. 그런데 현관문에서 어떤 시커먼 남자 형체가 왔다 갔다 하는 게 보였습니다. 

'저게 뭐지?' 

싶었습니다. 


그 순간, 저도 모르게 큰 소리가 나왔습니다, 그것도 스페인어로...... 

"Quién eres tú?!" 

한국어로 해석하자면 

"넌 누구냐?!" 

동시에 시커먼 형체가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햇빛 역광이 비춰, 저 시커먼 남자 형체가 정말 도둑처럼 보였습니다. 

너무나 놀란 얼굴로 '넌 누구냐' 소릴 지르니 시커먼 형체도 주춤하면서 깜짝 놀랍니다. 그리고 주눅든 소리로 하는 말이......

"여보! 나야."

하하하! 회사에 간 산똘님이 저기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겁니다. 

"오! 당신이 왜 문 열고 들어오는 거야? 도둑을 기대했는데......!"

이렇게 말하면서도 저는 소리 내 막 웃었습니다. 시커먼 형체 보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기가 민망하여 말이지요. 

"오늘 출근하고 근무 시간 계산했더니 더 나와서 조기 퇴근했어. 글쎄 일을 시간 외로 더 했더라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랬죠. "오~~~ 그랬구나!" 그랬더니 이번에는 남편이 진짜 도둑처럼 돌변합니다. 

"그래~~~ 나 도둑이다!!! 이 집안에 뭐 중요한 거라도 있어? 빨리 다 내놔~~~!!!"

하면서 위협하듯이 제게 맞장구를 쳐주네요. 얼마나 웃긴지...... 남편의 이런 참신한 호응이 절 아주 기쁘게 해줬네요. '귀여웠어~! >.<'

일찍 회사에서 돌아온 남편보고 도둑이라고 했으니......! 남편도 얼마나 놀랐겠어요. 그런데 산똘님은 제 반응 보고 엄청나게 웃어대며 참신하게 반응해주는 게 참 좋았습니다. 


요리하는 남편 

아빠를 고양이라며 달라붙는 아이들  

 

뜬금없지만, 예전에 발렌시아에서 살 때 오토바이 타고 다니던 게 생각나 사진 한번 찍어봤습니다. 

발렌시아는 평지라서 자전거 타기도 좋고, 오토바이도 정말 편하더라고요. 

책방에서 아이들 좋아하는 책도 사고...... 남편 왈, 

"산들무지개도 어서 스페인어로 번역한 책이 이곳에 전시됐으면 좋겠네." 


발렌시아 축구장 앞 풍경. 

이제 이강인이 생각나네요. 

뜬금없는 도둑 이야기와 발렌시아 이야기, 재미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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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읽고 갔다는 표현이 되니까요! 

아자!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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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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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산들

스페인 해발 1200미터의 고산 마을, 비스타베야에서 펼쳐지는 다섯 가족의 자급자족 행복 일기세 아이가 끝없이 펼쳐진 평야를 향해 함성을 지르며 뛰어나간다. 무슨 꽃이 피었는지, 어떤 곤충이 다니는지, 바람은 어떤지 종알종알 이야기를 멈추지 않는 아이들은 종종 양 떼를 만나 걸음을 멈춘다. 적소나무가 오종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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