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인 줄 알고 깜짝 놀랐네
뜸한 일기/부부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평야 우리 집에 함부로 찾아오는 사람 있을까요? 찾아오는 이 드문 이곳에 도둑이라도 든다면 정말 놀라운 일이지요. 

사실, 우리가 방송에 나오고 난 후 몇몇 한국인들이 우리 마을에 찾아와 깜짝 놀란 일이 여러 번 있었답니다. 국내였다면 정말 많이들 찾아오지 않았을까, 안 봐도 알겠더라고요. 왜 이효리가 제주 집 앞의 사람들 때문에 속앓이했는지 충분히 이해가 되더라고요. 이효리처럼 유명한 연예인이 아닌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마저 보러 오는 사람들이 있으니......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답니다.

그런데 오늘 일어난 일은 이것과는 상관이 없답니다. 

아침에 마을에서 볼일을 보고 돌아와 그동안 밀린 이-메일 답장을 열심히 하고 있었습니다. 오전에 해야 할 업무에 집중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밖에서 인기척이 들리더라고요. 

설마? 누구 왔나? 이웃이 지나가는가 보다 생각했습니다. 평소에는 인기척이 나도 다들 그냥 지나가기에 그다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답니다. 그런데 자꾸 무슨 소리가 나는 겁니다. 

"혹시, 밖에 세워둔 우리 아이들 자전거를 훔쳐 가는 걸까?" 

갑자기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들 새 자전거가 생각나는 겁니다. 책상에서 자리를 박차고 나와 현관문으로 다가갔습니다. 그런데 현관문에서 어떤 시커먼 남자 형체가 왔다 갔다 하는 게 보였습니다. 

'저게 뭐지?' 

싶었습니다. 


그 순간, 저도 모르게 큰 소리가 나왔습니다, 그것도 스페인어로...... 

"Quién eres tú?!" 

한국어로 해석하자면 

"넌 누구냐?!" 

동시에 시커먼 형체가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햇빛 역광이 비춰, 저 시커먼 남자 형체가 정말 도둑처럼 보였습니다. 

너무나 놀란 얼굴로 '넌 누구냐' 소릴 지르니 시커먼 형체도 주춤하면서 깜짝 놀랍니다. 그리고 주눅든 소리로 하는 말이......

"여보! 나야."

하하하! 회사에 간 산똘님이 저기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겁니다. 

"오! 당신이 왜 문 열고 들어오는 거야? 도둑을 기대했는데......!"

이렇게 말하면서도 저는 소리 내 막 웃었습니다. 시커먼 형체 보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기가 민망하여 말이지요. 

"오늘 출근하고 근무 시간 계산했더니 더 나와서 조기 퇴근했어. 글쎄 일을 시간 외로 더 했더라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랬죠. "오~~~ 그랬구나!" 그랬더니 이번에는 남편이 진짜 도둑처럼 돌변합니다. 

"그래~~~ 나 도둑이다!!! 이 집안에 뭐 중요한 거라도 있어? 빨리 다 내놔~~~!!!"

하면서 위협하듯이 제게 맞장구를 쳐주네요. 얼마나 웃긴지...... 남편의 이런 참신한 호응이 절 아주 기쁘게 해줬네요. '귀여웠어~! >.<'

일찍 회사에서 돌아온 남편보고 도둑이라고 했으니......! 남편도 얼마나 놀랐겠어요. 그런데 산똘님은 제 반응 보고 엄청나게 웃어대며 참신하게 반응해주는 게 참 좋았습니다. 


요리하는 남편 

아빠를 고양이라며 달라붙는 아이들  

 

뜬금없지만, 예전에 발렌시아에서 살 때 오토바이 타고 다니던 게 생각나 사진 한번 찍어봤습니다. 

발렌시아는 평지라서 자전거 타기도 좋고, 오토바이도 정말 편하더라고요. 

책방에서 아이들 좋아하는 책도 사고...... 남편 왈, 

"산들무지개도 어서 스페인어로 번역한 책이 이곳에 전시됐으면 좋겠네." 


발렌시아 축구장 앞 풍경. 

이제 이강인이 생각나네요. 

뜬금없는 도둑 이야기와 발렌시아 이야기, 재미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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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김산들

스페인 해발 1200미터의 고산 마을, 비스타베야에서 펼쳐지는 다섯 가족의 자급자족 행복 일기세 아이가 끝없이 펼쳐진 평야를 향해 함성을 지르며 뛰어나간다. 무슨 꽃이 피었는지, 어떤 곤충이 다니는지, 바람은 어떤지 종알종알 이야기를 멈추지 않는 아이들은 종종 양 떼를 만나 걸음을 멈춘다. 적소나무가 오종종하게...

'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로 검색하시면 다양한 온라인 서점에서 만날 수 있답니다.

전국 서점에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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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드 2019.03.08 01:48 신고 URL EDIT REPLY
산똘님이 다니는 회사는 잔업수당 뭐 이런건 없는가요?근무한 만큼 더 받으면 좋으련만 ~~나이가 먹으니 참 아이러니하게도 바삐 돈도 벌어야겠지만 한편으론 남편과 같이 지내는 시간이 참 좋습니다.울집도 도둑놀이 좀 해보고 싶네요~~ㅋㅋㅋ
산똘님 바램대로 스페인에서도 산들님 책 읽는 독자들이 생겨났음하는 바램입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9.03.09 20:37 신고 URL EDIT
하하하! 맞습니다. 잔업 수당에 돈 더 들어오면 좋으련만...... 그런데 남편은 잔업 수당보다는 두 배로 초과근무한 시간 돌려 받는 걸 더 좋아하더라고요. ^^;
도둑 놀이~~~ 말만 해도 재미있겠어요. 하하하! 오늘도 즐거운 소통 고맙습니다.
비리어드 2019.03.08 02:10 신고 URL EDIT REPLY
그 머나먼 곳까지 찾아가는 사람들이 있군요;;
조용히 관광만 하고 가면 상관없을지도 모르겠는데
그냥 머릿속에서는 또 진상들 몇명 왔다갔구나 생각부터 들어버리네요
한국에서도 서울 북촌한옥마을이나 부산 감천마을 같은곳 놀러가서 민폐짓을 많이 하는바람에
거기 거주하는사람들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라고 하네요ㅠㅠ

도둑이 아니어서 천만 다행이네요.
시골에도 도둑이 생각보다 잘 들어서 항상 조심해야되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9.03.09 20:40 신고 URL EDIT
그렇죠. 시골은 안심하고 막 외출도 하니 외출한 틈에 도둑이 들기도 하죠. 시골이니까 경찰도 늦게 출동하니 그런 걸 노린 것 같고...... 또 시골에서는 노인들이 많으니 만만하여 더 도둑이 많을 수도 있어요.
그러나저러나 평소 소통하면서 지낸 사람들의 방문이라면 괜찮을 텐데 전혀 모르는데 만나자고 하는 분이 있어서 참 놀랐답니다. ㅜ,ㅜ 솔직히 부담이 너무 되더라고요.
다들 만나면 좋은 분들이기는 하지만, 아무 때나 갑자기 만나자고 하면 싫어지더라고요.
비리어드님 오늘도 행복한 토요일 되세요.
Germany89 2019.03.08 04:23 신고 URL EDIT REPLY
아니 산들님 오토바이 운전 하실 수 있으세요??? 헐~~멋있어요!!!

근데 그렇게 가기 힘든 마을까지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다구요..
그러고보니 예전 댓글에서 읽은거 같아요.. 말도없이 찾아와서 갑자기 만나자고 연락하는 모르는 사람들....
어느정도 블로그로 소통하면서 친분을 쌓은것도 아니고, 설령 산들님과 온라인 상에서 친하더라도
먼저 연락을 하고 시간을 내야하는게 당연한거 아닌가..왜 사람들이 저럴까...

그냥 궁금하면 와서 관광만 하고 가면 되지, 굳이 바쁜 산들님을 불러내야하나..
그냥 돌려보내기도 그렇고, 만나기도 그렇고 얼마나 짜증나셨겠어요. 허허..

저도 솔직히 산들님 사는곳, 그냥 관광차원으로 찾아가고 싶은 마음 굴뚝이에요.아마 여기중 누구라도 그럴거에요. 그리고 그렇게 관광차원으로 가서 마을이 활성화 되면 좋기는 하죠!
근데 꼭 주인장과 일일이 만나서 부담을 줘야할까요?
아니, 어쩌다 만나더라도 저라면 정말 서로 부담을 최소화 하기 위해 엄청 노력할거 같아요. 저는 남들에게 폐끼치는거 제일 싫어하거든요ㅡㅡ..

갑자기 왜 이렇게 혼자 흥분을 ㅋㅋㅋㅋ

아무튼 그냥 또 주저리..하고 갑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9.03.09 20:43 신고 URL EDIT
발렌시아는 평지라 오토바이 운전하기에 딱 좋아요. 차도 45 속도 이상으로 달리지 않는 한적한 곳이니 저는 좋더라고요. ^^
봄날이면 오토바이 타고 머리카락 휘날리며 학교 등하교 하던 때가 생각나네요. ^^ 학교 가기 전에 수영장에도 다녔는데 수영하고 찬 바람 맞으면서 시원하게 학교 가던 때가 생각나더라고요. ^^*

비스타베야에 한국 손님 오시면 참 좋죠. 하지만 우리 가족이 목적이 되어 오시는 분들이 참 많더라고요. 목적이 되도 괜찮은데 미리 연락을 취하여 이러이러한 설명이라도 하면 좋을 텐데 갑자기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부담이 많긴 많았습니다. 이게 솔직한 심정이었고요.

그래도 아름다운 봄 꽃 밭 찾아오는 분들이 많으면 길에서도 즐겁게 인사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스콜라 2019.03.08 09:12 신고 URL EDIT REPLY
신혼때 남편이 집에 일찍 퇴근해 와서 저를 놀래킨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도둑인줄 알고 얼마나 놀랐는지... 아직도 유머가 있는 참신한 (?!) 부부여요~~ㅋ 제가 덤덤하게 살다보니...ㅉ
정말 산들님 책 읽다보니 스페인어 영어로 번역해도 좋을거 같아요 저희 미술동호반의 일본에서 살다온 샘도 좋아하시고요
시간나면 번역도 생각해 보셔요 그리고 두권 더 쓰고 번역하시려면 부지런하셔야겠어요 날마다 새롭고 재밌게 딱 그렇게 사시네요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9.03.09 20:45 신고 URL EDIT
어머나! 스콜라님. 미술동호반에 나가세요?
너무 부러워요. 저는 시골이라 그런 곳도 없고...... 맨날 그림 그리고 싶어하는데 시간도 없고 옆에서 동기 부여, 자극해주는 이가 적어 자꾸 미루게 되네요. 오늘 한번 그림 그리기 시도해봐야겠어요. 멋지세요!!!
스콜라님 편안한 주말 되세요~~~
BlogIcon 나무티 2019.03.08 21:04 신고 URL EDIT REPLY
이번 글은 하트를 누르려고 하니, 로그인후 누르라고 나옵니다. 이전의 다른 글들은 로그인 하지 않아도 하트 누르는게 가능했었거든요. 참고로 알려드립니다. ^^;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9.03.09 20:46 신고 URL EDIT
나무티님 고맙습니다.
그러게요. 어제 무슨 오류가 있었는지 자꾸 작동이 이상하더라고요. ^^; 노출도 되지 않고......
하지만 괜찮습니다. 이렇게 응원해주시는 분이 많으니......! 정말 고맙습니다.
나무티님~~~ 남은 주말, 편안한 시간 되세요!
2019.03.10 17:05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9.03.11 20:26 신고 URL EDIT
아! 제 마음 같아선 당장 번역하여 출간했으면 하는데요, 아직 판매 추이도 그렇고...... ^^; 장담은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뭐, 어떤 날에는 가능할 수도 있겠죠. 고맙습니다~~~ 바OO님~~~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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