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말로 놀리는 아이들과 스페인 선생님의 관계
뜸한 일기/아이

스페인은 이제 방학 기간으로 돌입 일보 직전이랍니다. 

내일이면 방학~~~ 그리고 9월 초에 개학한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우리 아이들도 오전 수업만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요, 가끔 집에 오기 싫어서 마을 아이들과 놀고 싶어 한답니다. 


신기한 건 요즘 학교에서 마을 아이들이 제게 한국말로 인사를 한다는 겁니다. 


"안녕~~~!" 

"안녕~~~!" 


더 신기한 건 마을의 이웃도 절 보면 한국말로 인사를 하는 겁니다. 

"아니욘~~~!"

'안녕' 발음을 잘 못 해 '아니욘'으로 들리지만, 그래도 아주 열심이라 기분은 좋습니다. 세 살 아이들도 '안녕~~~'하고 인사하는데 누가 가르쳐줘서 그런 건 아니고, 자연스럽게 우리 아이들과 놀면서 그렇게 발전한 것 같습니다. 


세 살배기 스페인 아이가 '안녕~~~!'하고 달려와 인사하는 걸 보면 정말 기분이 신기하고 좋더라고요. '오구, 오구! 그래~~~! 나도 안녕~~~!' 이렇게 칭찬해주면서 인사를 받아주죠. 


그런데 알고 보니 아이들이 학교에서 이것저것을 많이 가르쳐주는가 봅니다. 

특히 먹거리에서 아이들 입담을 타고 동네 아이들이 호기심을 많이 가지더라고요. 요즘 한국 간다고 들떠 그런지 아이들도 한국에서 먹고 싶은 음식을 동네방네 이야기하고 다니는가 봅니다. ^^*




선생님과 놀다 온 아이들 


어제는 빅토르 학교 선생님과 숲에서 놀다 온 쌍둥이 아이들이 선생님을 막~~~ 놀려대더라고요. 


"빅토르 선생님은 '뚱땡이'야." 


뚱땡이라고 우리말로 놀리는데........! 얼마나 웃기는지...... 사실, 우리 집 고양이 이름이 뚱땡이인데 아이들이 선생님 배가 볼록 나왔다고 스페인어로 '고르디(Gordi)'라고 놀리지 않고, 한국어로 '뚱땡이'라고 놀리더라고요. 


"얘들아! 선생님께 그런 말로 놀리면 안 된단다!" 


그랬더니 아이들도 그럽니다. 


"알아요! 이런 말로 놀리면 안 된다는 것, 다 알아요." 하면서 아이들도 막 웃으면서 상황을 설명하더라고요. 빅토르 선생님이 '고르디'를 뭐라고 하는지 한국말로 알려달라고 했다면서요. 선생님도 아이들과 친해지려고 이렇게 애교있는 '고르디(Gordi, '뚱보'의 애칭을 뜻하는 스페인어)'라는 단어를 좋아하는가 봅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알려준 뚱땡이. 그런데 선생님이 발음이 어려워 그랬는지, 똔때니(tonteni)라고 발음을 하시더라고요. 


더 재미있는 건, 먼지 쌓인 선생님 차에 Tonteni라고 적어놓은 것. 게다가 숲에 놀러가면서 아이들이 차 안에서 보라고 Tonteni를 거꾸로 써놓은 센스에 얼마나 웃었는지요! 



누리가 선생님 뚱땡이 아니라고 바로 지우고 있습니다.



그렇게 선생님과 아이들이 친구처럼 놀리고 놀림 받고 함께 지내는 모습이 참 보기 좋더라고요. 물론, 수업에서는 아주 진지한 선생님과 아이들이지요. 아무튼, 이런 모습 보니, 제가 다 신나 여러분과 함께 공유해봅니다. 

(어떤 분은 나쁜 말만 가르쳐준다고 뭐라고 하실 분도 있지만, 절대로 나쁜 말이 아님을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 제발 편안하게 봐주시길 바랍니다. 나쁜 의도로 글을 쓴 것이 아니라, 스페인 선생님도 이 의미를 인지하고 계시니, 나쁜 시선으로 보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글을 쓰면 하도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아 이렇게 미리 해명 글을 써야 하는 산들무지개를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방학 기념으로 이번에 학교에서는 아이들과 자연공원에서 텐트 치고 1박 2일 놀이를 할 예정이랍니다. 과연, 아이들과 선생님의 놀이는 또 어떤 것이 있을지 무척 궁금해지네요. 



▲ 집에 돌아오는 길, 암말 에스트레야(estrella, 별)에게 미리 가져온 상추를 주는 아이들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고요,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작은 마을에서도 한국어가 조금씩 퍼지고 있다는 사실,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 재미있어요!!! 


Copyrightⓒ산들무지개 all rights reserved



♥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 ♥

  ☞ 스페인 고산평야의 무지개 삶, 카카오스토리 채널로 소식 받기


♥ 산들무지개의 책도 구경해 보세요 ♥


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김산들

스페인 해발 1200미터의 고산 마을, 비스타베야에서 펼쳐지는 다섯 가족의 자급자족 행복 일기세 아이가 끝없이 펼쳐진 평야를 향해 함성을 지르며 뛰어나간다. 무슨 꽃이 피었는지, 어떤 곤충이 다니는지, 바람은 어떤지 종알종알 이야기를 멈추지 않는 아이들은 종종 양 떼를 만나 걸음을 멈춘다. 적소나무가 오종종하게...


'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로 검색하시면 다양한 온라인 서점에서 만날 수 있답니다.

전국 서점에도 있어요~~~!!!


e-book도 나왔어요~!!! ☞ http://www.yes24.com/Product/goods/72257013




* 저작권 방침 *

스페인 고산 생활의 일상과 스페인 이야기 등을 담은 이 블로그의 글과 사진은 글쓴이 산들무지개에 저작권이 있습니다. 글쓴이의 허락 없이 무단 도용하거나 불펌은 금물입니다. 정보 차원의 링크 공유는 가능하나, 본문의 전체 혹은, 부분을 허락 없이 개재하거나 동영상을 제작하는 경우에는 저작권 및 초상권 침해에 해당하므로 반드시 사전에 글쓴이의 허락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Copyrightⓒ산들무지개 all rights reserved



조수경 2019.06.20 00:12 URL EDIT REPLY
두 모국어를 쉽게 접하고 받아들이고
이해하며 듣고 말하고
세공주가 귀가 열리고 이제 말문도 자연스럽고
신기방기 신통방통한데
마을 친구들과 선생님까지
열린 시선으로 친구의 모국어(엄마 나라어)를
존중하고 들려주니 쫀쫀한 유대감에
친밀함으로 다가올 수 밖에요.
기분좋은 짧은 인사에 미소지을 수 있게 되네요.
아이들 바라기 멋진 말이 당근보다 부드러운 상추와 꽃잎을 더 좋아한다는게 신기해요.
"산들님, 편하게 소통하는 곳에서
쓴소리 단소리에 얼마나 스트레스가 많으셨는지
에효~~~그저 편하게 주고 받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9.06.21 02:06 신고 URL EDIT
네~~~ 정말 재미있어요.
제게 한국말로 인사해주는 이웃과 아이들이 신선했어요! 조금씩 단어 가르쳐주고 한국을 알려주고 있는데 좋은 이미지로 남았으면 하네요. ^^

말이 얼머나 까다로운지......
얘들은 맑은 물만 마셔요! 그래서 매일 물을 깨끗하게 갈아줘야 하고......
곡식도 발효된 것 못 먹어 항상 건조하게 잘 말린 곡식을 줘야 한다네요.
당나귀와 좀 많이 다르더라고요. ^^;

아무튼, 조수경님 덕분에 저도 좋은 소통 잘 이어갈 수 있어 참 좋답니다. 한 분이라도 이해해주시는 독자님이 계시니 그래도 저는 성공한 사람이지요!!! ^^*

항상 건강 유의하시고요, 행복하세요~~~
1234 2019.06.20 01:59 URL EDIT REPLY
유치원에서 우리애가 영어를 모를 때 다들 예뻐 사랑해 라고 불러 주고 선생님은 다 아줌마 라고 불렀던 유치원생들이 생각 나네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9.06.21 02:03 신고 URL EDIT
그렇죠? 단어의 의미가 어떻게 되든 아이들 시선에서 의도적으로 바뀌어 잘 사용되는 현상은 나쁘지 않죠! 오히려 즐거운 경험이 될 수도 있죠! ^^
2019.06.20 05:39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9.06.21 02:02 신고 URL EDIT
네~~~ 우리는 그때에 스페인에 다시 돌아올 것 같습니다.
그래도 9월이면 뜨거운 때가 아니라 참 좋으시겠어요. 휴가철 지나고 사람들 빠진 계절이 저는 더 좋더라고요. 9월 한국에서 좋은 경험 많이 하시길 바라볼게요. ^^
용인댁 2019.06.20 07:43 URL EDIT REPLY
늘 모범적인 가정을 보게 되어 기쁩니다. 산들네 가정을 생각하면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네요. 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9.06.21 02:00 신고 URL EDIT
고맙습니다, 용인댁님. ^^*
모범적인 가정이라뇨~~~ 서로 존중하려 노력하면서 우리도 시행착오를 겪는 평범한 가정이랍니다. ^^* 이렇게 예쁘게 봐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스콜라 2019.06.20 09:06 URL EDIT REPLY
마을 아이들이 또 하나의 가족 맞네요
어린 시절 아련하나마 친구의 두번째 모국어를 기억할 아이들이 생각나 미소지어집니다. 저 어릴때 화교친구가 있어서 중국어 묻고 따라하고 그랬거든요 물론 암호처럼 우리끼리만 아는 단어를 얘기하고 키득대기도 하고요~~ㅋ.
언제쯤 오시나요? 한달반을 계시면 무척 더워질텐데 건강챙기셔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9.06.21 01:59 신고 URL EDIT
암호 같이 아이들 끼리 하던 그런 신호와 놀이...... 참 유년기의 큰 추억이죠!!!
그러게 하필 여름방학이 가장 더운 달이라 좀 걱정이 되긴 합니다. 그래도 좋은 추억 쌓도록 많은 경험 해보도록 노력해 볼게요. 팥빙수도 먹고...... 계곡도 가고...... 넘 설렙니다.
Anneshirly 2019.06.20 09:14 URL EDIT REPLY
ㅎㅎㅎ 아침부터 귀여운 아이들 때문에 빵 터졌어요.
아이들도 한국에서 보낼 시간이 기다려지겠네요.
참나무가족에게 행복한 한국 나들이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산들이님이 어떤 글을 쓰시던 곡해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산들이님 글을 좋아하는 독자들도 많으니 더 힘을 내시고 즐겁게 쓰시길 바라요. ^^*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9.06.21 01:58 신고 URL EDIT
그런데 자꾸 그런 게 쌓이다 보니, 점점 동기부여가 되지 않아 참 걱정입니다. 블로그 초창기 시절에는 뭐든 다 즐거웠는데, 요즘은 좀 망설여지는 일이 많더라고요. ㅠㅠ
어서 이 슬럼프에서 해받되어야 하는데......

그래도 앤셜리님 덕분에 항상 마음 다잡을 수 있어 좋습니다. ^^
키드 2019.06.20 21:58 URL EDIT REPLY
지난 한주 제가 절에서하는 스테이 다녀오느라 바빳네요.어찌 한국으로의 휴가는 확정된건가요?
얼마나 조바심나고 설레일까요~~
스페인은 해마다 보니 방학을 일찍하고 늦게 끝나던데,이제 전쟁이 시작된건가요?신나는전쟁~~^^
방학내내 좋은 추억 많이 쌓으시길 바래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9.06.21 01:56 신고 URL EDIT
템틀스테이하셨군요!!! ^^
휴가는 길지는 않지만 그래도 여름 한 철을 한국에서 보낼 수 있게 되었네요. 열심히 즐거운 추억 많이 쌓도록 일정 잘 잡아야겠어요. ^^*
청아한 새소리 2019.06.20 23:06 URL EDIT REPLY
아이들이 유년기를 뒤돌아볼때 참 따뜻할거같습니다 산들님의 블러그를 통해 스페인이 정감있게 느껴집니다 한국여행 행복하게 하시다 가셔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9.06.21 01:55 신고 URL EDIT
네~~~ 고맙습니다. ^^*
스페인을 좀더 깊숙히 알게 되셨다면 좋겠네요. 청아한 새소리님도 항상 행복하세요~~~
BlogIcon 다이천사 2019.06.21 18:49 신고 URL EDIT REPLY
아이들 너무 귀엽네요^^
글 잘보고 꾹꾹 남기고 갑니다.
박동수 2019.06.23 18:01 URL EDIT REPLY
예전에 LP판으로 들었던 노래를 이제 그냥 컴퓨터로 듣는구나
물 묻힌 손수건으로 정성껏 닦고 들었는데..
메리벨 2019.06.25 13:55 URL EDIT REPLY
안녕하세요 산들님^^
오늘 참나무집의 하늘은 어떤모습일까요? 어제는 서점에갔다가 산들님의 첫번재 책 '우리가족,숲에서 살기로했다'를 검색대에서 검색해 구입후 가까운 카페에가서 후루룩 읽어내려갔어요. 가슴따뜻해지는 산들님의 글과 사진들하나하나 참 매력적인 가족입니다^^ 한국일정은 언제부터 시작되세요? 사인회 일정이 잡히셨는지 궁금해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9.06.26 05:24 신고 URL EDIT
오~~~ 정말 고맙습니다. ^^*
이렇게 따뜻하게 책을 읽어주셔서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르겠어요. 행복합니다. ^^
한국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어요. 사인회도 없고요. 혹시 한국에서 정해지면 블로그로 알려드릴게요. ^^*

정말 고맙고요, 하루하루 행복한 날들 되세요~~~!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