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아이

한국말로 놀리는 아이들과 스페인 선생님의 관계

산들이 산들무지개 2019. 6. 19.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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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은 이제 방학 기간으로 돌입 일보 직전이랍니다. 

내일이면 방학~~~ 그리고 9월 초에 개학한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우리 아이들도 오전 수업만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요, 가끔 집에 오기 싫어서 마을 아이들과 놀고 싶어 한답니다. 


신기한 건 요즘 학교에서 마을 아이들이 제게 한국말로 인사를 한다는 겁니다. 


"안녕~~~!" 

"안녕~~~!" 


더 신기한 건 마을의 이웃도 절 보면 한국말로 인사를 하는 겁니다. 

"아니욘~~~!"

'안녕' 발음을 잘 못 해 '아니욘'으로 들리지만, 그래도 아주 열심이라 기분은 좋습니다. 세 살 아이들도 '안녕~~~'하고 인사하는데 누가 가르쳐줘서 그런 건 아니고, 자연스럽게 우리 아이들과 놀면서 그렇게 발전한 것 같습니다. 


세 살배기 스페인 아이가 '안녕~~~!'하고 달려와 인사하는 걸 보면 정말 기분이 신기하고 좋더라고요. '오구, 오구! 그래~~~! 나도 안녕~~~!' 이렇게 칭찬해주면서 인사를 받아주죠. 


그런데 알고 보니 아이들이 학교에서 이것저것을 많이 가르쳐주는가 봅니다. 

특히 먹거리에서 아이들 입담을 타고 동네 아이들이 호기심을 많이 가지더라고요. 요즘 한국 간다고 들떠 그런지 아이들도 한국에서 먹고 싶은 음식을 동네방네 이야기하고 다니는가 봅니다. ^^*




선생님과 놀다 온 아이들 


어제는 빅토르 학교 선생님과 숲에서 놀다 온 쌍둥이 아이들이 선생님을 막~~~ 놀려대더라고요. 


"빅토르 선생님은 '뚱땡이'야." 


뚱땡이라고 우리말로 놀리는데........! 얼마나 웃기는지...... 사실, 우리 집 고양이 이름이 뚱땡이인데 아이들이 선생님 배가 볼록 나왔다고 스페인어로 '고르디(Gordi)'라고 놀리지 않고, 한국어로 '뚱땡이'라고 놀리더라고요. 


"얘들아! 선생님께 그런 말로 놀리면 안 된단다!" 


그랬더니 아이들도 그럽니다. 


"알아요! 이런 말로 놀리면 안 된다는 것, 다 알아요." 하면서 아이들도 막 웃으면서 상황을 설명하더라고요. 빅토르 선생님이 '고르디'를 뭐라고 하는지 한국말로 알려달라고 했다면서요. 선생님도 아이들과 친해지려고 이렇게 애교있는 '고르디(Gordi, '뚱보'의 애칭을 뜻하는 스페인어)'라는 단어를 좋아하는가 봅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알려준 뚱땡이. 그런데 선생님이 발음이 어려워 그랬는지, 똔때니(tonteni)라고 발음을 하시더라고요. 


더 재미있는 건, 먼지 쌓인 선생님 차에 Tonteni라고 적어놓은 것. 게다가 숲에 놀러가면서 아이들이 차 안에서 보라고 Tonteni를 거꾸로 써놓은 센스에 얼마나 웃었는지요! 



누리가 선생님 뚱땡이 아니라고 바로 지우고 있습니다.



그렇게 선생님과 아이들이 친구처럼 놀리고 놀림 받고 함께 지내는 모습이 참 보기 좋더라고요. 물론, 수업에서는 아주 진지한 선생님과 아이들이지요. 아무튼, 이런 모습 보니, 제가 다 신나 여러분과 함께 공유해봅니다. 

(어떤 분은 나쁜 말만 가르쳐준다고 뭐라고 하실 분도 있지만, 절대로 나쁜 말이 아님을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 제발 편안하게 봐주시길 바랍니다. 나쁜 의도로 글을 쓴 것이 아니라, 스페인 선생님도 이 의미를 인지하고 계시니, 나쁜 시선으로 보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글을 쓰면 하도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아 이렇게 미리 해명 글을 써야 하는 산들무지개를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방학 기념으로 이번에 학교에서는 아이들과 자연공원에서 텐트 치고 1박 2일 놀이를 할 예정이랍니다. 과연, 아이들과 선생님의 놀이는 또 어떤 것이 있을지 무척 궁금해지네요. 



▲ 집에 돌아오는 길, 암말 에스트레야(estrella, 별)에게 미리 가져온 상추를 주는 아이들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고요,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작은 마을에서도 한국어가 조금씩 퍼지고 있다는 사실,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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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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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산들

스페인 해발 1200미터의 고산 마을, 비스타베야에서 펼쳐지는 다섯 가족의 자급자족 행복 일기세 아이가 끝없이 펼쳐진 평야를 향해 함성을 지르며 뛰어나간다. 무슨 꽃이 피었는지, 어떤 곤충이 다니는지, 바람은 어떤지 종알종알 이야기를 멈추지 않는 아이들은 종종 양 떼를 만나 걸음을 멈춘다. 적소나무가 오종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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