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자연

눈 오는 날 여행 시작, 일주일 후 돌아와 보니... 스페인 폭설 강타한 우리 집

스페인 산들무지개 2020. 1. 30.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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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 집] 식구들은 한국에서 중학생 조카가 방문해 짧은 여행을 하고 돌아왔답니다. 한국 학생들은 겨울에 방학을 맞는데 스페인에서는 겨울 방학이 없기 때문에 긴 여행은 할 수 없었고, 일주일 짧은 여행만 할 수 있었답니다. 이날을 위해 스페인 이모부도 휴가를 내고 여행했지요. 우리는 안달루시아 지방을 조카에게 보여주고 싶어 길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스페인 겨울 폭풍에 대한 일기예보가 우리 가족을 혼란스럽게 했답니다. 과연 이대로 길을 나서도 될까? 비가 그렇게 많이 온다는데...... 해발 1000m 이상에는 폭설이 내린다는데...... 정말 걱정이 많이 들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다시피 이곳은 한번 눈이 오면 아주 많이 내리기 때문에 여러 해 폭설로 고립된 경우도 있었으니 말입니다. 


안타깝게도 우리 부부는 몇주 전부터 궁전 입장료 및 숙소 예약비를 다 냈기 때문에 취소할 수가 없었답니다. 


"눈이 쌓이기 전에 여기서 탈출 해야 해!" 


이렇게 스페인 남편인 산똘님은 계획까지 짜게 되었답니다. 탈출하는 날은 자연공원에 눈이 쌓여 출근할 수 없는 경우까지 계획에 넣었죠. 오전에 일찍 눈이 쌓이기 전에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말입니다. 이미 장거리 자동차를 도로에 세워두었고, 사륜구동차는 집과 도로까지 오갈 수 있도록 준비를 해뒀습니다. 


그리고 계획한 날이 오자...... 남편의 예상대로 아침부터 눈이 마구마구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회사에 출근했던 남편은 더 쌓이기 전에 상사 허락하에 부랴부랴 퇴근하고 돌아왔죠. 모두가 짐을 싸서 사륜구동차에 올라탔고, 도로가의 장거리 자동차에 무사히 탈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아슬아슬하게 우리 가족은 비스타베야를 벗어날 수 있었답니다. 나중에 이웃이 하는 소리를 들으니 5일 내내 눈이 내렸고, 바람이 거세게 불어 쌓인 곳은 1m 반 정도가 넘는다고 하더라고요. 얼마나 다행이었던지......! 



하지만, 아이들은 무척이나 안타까워하더라고요. 


"눈 오는 날 집을 비우다니! 눈싸움하면서 놀면 얼마나 즐거운데......!" 


하지만 그랬다가는 분명 폭설에 갇히고 말 터입니다. 정말 다행이었어요. 폭설에 고립된 농가에 길이 열리기까지는 약 5일 정도가 걸렸다고 하니......(지금도 먼 농가는 갇혀 있는 신세입니다) 


여행 시작한 첫날의 그 과정은 영상으로 한 번 제작해봤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보세요~~~^^



산들무지개의 유튜브인데 재미있는 영상이 많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놀러 오세요~~~



 그렇게 무사히 안달루시아에 도착하여 정말 멋진 풍경과 경험을 하고 돌아왔답니다. 돌아오는 날 하루 전, 우리 집도 제설차가 지나가 길이 열렸다고 하더라고요. 아이들은 또 걱정했습니다. 


"우리가 집에 돌아갔을 때 눈이 없으면 어떡하지? 눈이 다 녹고 없으면 정말 섭섭할 텐데......"


하하하! 하지만 아이들의 걱정은 기우였답니다. 물론 따뜻한 날이 그 뒤로 이어져 많이 녹긴 했지만, 우리가 갔을 때는 여전히 대지를 감싸고 폭설에 길이 좁아 겨우 차 한 대가 지나갈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집에 도착하니 여전히 쌓여 있는 눈에 아이들은 대만족했습니다. 

저도 오랜만에 눈을 보니 기분이 참 좋아지더라고요. 

하지만, 이번에도 지난번 폭설로 설해를 입은 나무들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게 지난번 폭설보다 눈의 양이 적고, 또... 날씨가 온화해 금방 눈이 녹더라고요. 




우리가 없는 동안 우리 고양이와 닭들이 이 폭설에 갇혀 지냈네요. 

물론, 여행 떠나기 전에 먹이를 잔뜩 (자동) 용기에 넣어두고 갔답니다. ^^



아이들은 얼마나 기뻐하는지......!

집에 도착하기 전에 제가 어릴 때 눈싸움하던 추억을 들려줬어요. 

"엄마는 말이야~~~ 요새도 만들고 친구들과 눈싸움을 했어...... 어쩌구저쩌구..."

하면서 자세하게 어릴 때 추억을 설명해줬습니다. 

 

그런데 오자마자 눈싸움용 요새를 만들더라고요. 



눈이 많이 쌓였는데 얼어서 발이 푹푹 빠지지는 않더라고요. 




요새 만들고 싸움용 눈덩이 보관하고 있는 사라 



요새 귀퉁이 망가져 다시 고치고 있는 누리 



싸울 준비로 의기양양한 산드라 




저 날 아이들은 눈 왔다고 얼마나 좋아하는지......

해가 져도 들어올 생각을 않더라고요. ^^

그러고 보니 제 어릴 때 추억이 그대로 아이들 경험으로 녹아 들어갔네요. 


이번 스페인 겨울 폭풍으로 많은 도로와 마을이 침수됐고요, 고도가 높은 곳에는 주민들이 폭설로 꽤 고생했답니다. 발렌시아의 해변 상가는 파도가 몰려와 전에 없는 물바다가 됐고요.

스페인은 이렇게 한 번 비가 오면 왕창 쏟아지는 지중해성 기후로 이번에는 지구 온난화 때문인지 

한 달에 여러 번 폭우가 쏟아져 침수를 당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이제 어느 정도 진정되어 다시 재활하고 있는데요, 

우리 집도 서서히 눈이 녹아 정상적으로 일상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답니다. 

(우리 가족은 운이 좋아 여행 내내 별 탈 없이 산행도 하고, 세계문화유산도 보고...... 아주 좋았답니다. 

아이들도 학교 빼고 여행을 해서 뒤처질까 걱정했는데 여행 내내 학교도 휴교하여 

그나마 뒤처질 일은 없어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시고요, 

저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이번에 한 여행과 풍경, 경험을 하나씩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인이 전혀 보지 못한 풍경과 마을 등....... 무지 근질근질한 이야깃거리 가지고 왔으니 

다들 기대해주세용~~~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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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김산들

스페인 해발 1200미터의 고산 마을, 비스타베야에서 펼쳐지는 다섯 가족의 자급자족 행복 일기세 아이가 끝없이 펼쳐진 평야를 향해 함성을 지르며 뛰어나간다. 무슨 꽃이 피었는지, 어떤 곤충이 다니는지, 바람은 어떤지 종알종알 이야기를 멈추지 않는 아이들은 종종 양 떼를 만나 걸음을 멈춘다. 적소나무가 오종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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