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자연

스페인 고산, 아이가 관찰 카메라 설치하고 자연학습을 시작했다

산들무지개 2020. 2. 13.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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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우리 가족도 짧은 여행 다녀온 후 잘 지내고 있답니다. 


눈도 어느새 다 녹아서 지금은 음지에 가야만 볼 수 있답니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서는 해마다 눈을 볼 수 있는데요,

 이번에도 엄청난 폭설로 설해목이 많았답니다. 

여행 가 있는 사이에도 눈이 쌓여 나무의 가지가 꺾이면 또 어떡하나 걱정했는데요...

아니나 다를까, 집에 와서 보니 많은 나무가 부러져 안타까웠답니다. 

그런데 싹이 터서 막 나오는 우리 집 화분의 새싹은 쌓인 눈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잘 견디며 싹을 올리고 있더라고요. 저는 얼어서 죽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눈의 무게에 짓눌러 그렇게 죽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답니다. 

오히려 작은 싹은 눈을 뚫고 나오는 힘이 있더라고요. 

그렇게 눈이 녹자, 화분의 싹은 쑥쑥 하늘 향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지금 자라고 있습니다. 


그러다 오늘 곰곰이 생각하니 우리 아이들도 싹과 같아서 지금 쑥쑥 자랄 때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

우리는 고집이 많고 틀에 갇혀 자유롭지 못한 어른인데 이 아이들은 얼마나 자유로운 영혼인가, 

앞으로 얼마나 많은 장애를 넘고 나아갈 것인가...... 생각하니 작은 아이라도 

그 싹의 힘을 믿고 눈이 녹아 싹의 양분이 되었듯이 우리도 아이들의 양분이 되어야겠다 

여겨지더라고요. ^^


그래서 오늘은 아이의 마음에서 싹튼 관찰학습에 관한 이야기를 하도록 할게요. 

지난 크리스마스에 첫째 산드라가 사냥 카메라를 선물로 받고 싶다고 했죠. 

한국에서는 카메라 트랩 혹은 사냥 카메라라고 하더라고요. 

카메라를 설치하면 움직임을 포착해 영상으로 찍거나 사진으로 촬영하는 카메라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평소에 보지 못하는 동물 사진을 찍을 수 있답니다.  


 


그 선물을 받은 아이는 여행을 다녀오자마자 

이 관찰 카메라를 설치하려고 합니다. 


"눈이 내려 우리가 먹을 걸 조금만 갖다둬도 동물이 먹이 찾아 내려올 게 뻔하니까 아마 금방 찍힐 거예요."


사실, 한 달 전에 카메라를 설치했는데 한 마리의 동물도 사진에 찍히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먹고 남은 스페인 치즈와 음식을 저렇게 들고 갔지요. 


 


아빠와 아이는 한참을 걸어 위의 사진에 보이는 곳에 카메라를 설치하기로 했답니다. 


"동물이나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물이잖아요? 물가에 설치하면 분명, 물 마시러 온 동물들을 포착할 수 있을 거예요!" 


그렇게 아빠와 아이는 집에서도 한참 떨어진 어느 가축용 인공 웅덩이 가에 카메라를 설치했습니다. 


 


카메라 설치하는 초등학교 5학년생 아이......


 


옆에서 아빠가 잘 도와주고 있습니다. 

아이는 평소에도 학명으로 동물과 식물을 외우고 다닐 정도로 

자연을 좋아하고 환경을 생각한답니다. 

아마도 타고난 자연주의자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런 생각과 그런 공부를 하는 게 참 좋다고 하더라고요. 

뭐, 대단한 공부가 아닐지는 몰라도 아이에게는 지금 현재 가장 하고 싶은 공부라고 하네요. 



 


자연 안에서 새를 관찰하고 동물 흔적을 찾고 식물을 구분하는 것......


그렇게 며칠이 지난 후, 아이는 카메라에 뭐가 잡혔는지 보러 갔습니다. 

(사실 며칠 카메라 설치하면 낮에도 가서 확인하곤 하지요)


 


아빠와 함께 가서 설치된 카메라에 잡힌 동물 흔적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그렇게 집에 돌아와 다들 모여앉아 평소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동물을 관찰할 기회를 얻습니다. 



이번에는 정말 운이 좋아 여러 동물의 모습이 포착되었더라고요. 

맛있는 음식을 갖다 놓아 그런가? 



족제비 



우리 집 근처에 족제비가 있어 닭장 틈이라도 있으면 여러 마리 잡아먹던 녀석인데......

바로 눈으로 확인했네요. 




여우

정말 말로만 듣던 여우를 직접 보게 됐습니다. 

우리 집 근처 여우 때문에 우리 칠면조 몇 마리가 당하는 사건이 있기도 했죠. 

꼬리 풍성한 것 보소~~~



같은 여우



여우는 저 날 아이가 갖다 놓은 음식을 아주 배불리 먹었을 거예요. 

환경 설정을 잘 못 해놓는 바람에 영상이 잘려 참 안타깝더라고요. 

이 포스팅에는 사진만 있지만, 영상 길이 조절도 돼서 다음에는 길게 영상 촬영도 가능하도록 하겠다네요. 



여우 뒤태...



오소리라고 하던데...... 저는 잘 모르겠어요. 

무슨 동물인지...



산드라가 오소리라고 하면 믿어야겠죠? 

아주 통통한 녀석이었습니다. 

다음에는 얼굴도 볼 수 있었으면 하네요. 



다음날 또 나타난 여우 




이렇게 저도 처음으로 보는 우리 집 근처의 동물 사진에 깜짝 놀랐답니다. 

존재는 느꼈지만, 한 번도 눈으로 직접 확인한 적이 없어 생각지도 못했거든요. 

아이는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동물 형태를 맞춰나가며 관찰을 하더라고요. 

오소리와 족제비를 맞추는 걸 보니...... 정말 아이의 관심이 헛되지 않은 게 확실하더라고요. 


자연이 이렇게 역동적이라는 걸 아이를 통해 조금 더 깨닫고 있습니다. 

좀 더 적극적일 때 조용하던 세상이 조금은 더 활력이 넘치지 않을까 싶어요. 

도시에 살든, 시골에 살든, 여러분의 '마음의 씨'가 싹 터 조금 더 적극적으로 그걸 향해 나아가면 

더 가슴 두근거리는 하루하루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


여러분~ 오늘도 보람 가득한 하루 보내시고요,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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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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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산들

스페인 해발 1200미터의 고산 마을, 비스타베야에서 펼쳐지는 다섯 가족의 자급자족 행복 일기세 아이가 끝없이 펼쳐진 평야를 향해 함성을 지르며 뛰어나간다. 무슨 꽃이 피었는지, 어떤 곤충이 다니는지, 바람은 어떤지 종알종알 이야기를 멈추지 않는 아이들은 종종 양 떼를 만나 걸음을 멈춘다. 적소나무가 오종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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