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인가... 엄청나게 유행하던 MBTI 유형 중 F(감정형)인지, T(사고형)인지 반응을 보기 위한 유행이 많았었죠? 그중 하나가 "우울해서 빵 샀다"는 말에 듣는 이가 어떻게 반응하느냐 하는 것이었어요.
여담으로 제가 이 말을 들었을 때 했던 반응은...
"우울한데 왜 빵을 살까?" 였어요.
우울하면 빵을 사는 행동이 너무 이상했던 것이었죠. 그런데 스페인 사람인 남편도 이 소리를 듣고 같은 반응이었습니다. 우울한데 왜 빵을 사지???
여러분~ 짐작하셨겠지요? 스페인에서는 이 빵이 주식이기 때문에 빵과 우울의 연관성이 별로 없다는 것!
생각해 보니 한국에서는 달달한 빵과 크림 들어간, 당 당기는 먹음직스러운 빵들이 참 많잖아요? 아마, 그래서 '우울해서 빵을 샀어~'라는 표현을 해도 이상하지 않지요. 그런데 스페인에서 이 소리를 한다면, "나 우울해서 쌀 샀어~", 혹은 "나 우울해서 밥 한 공기 먹었어~" 뭐 그런 뜻이 되는데... 아마 한국에서도 '우울한데 왜 쌀을 사지?', '우울한데 왜 흰쌀밥을 먹는 거지? 반찬도 없이? 밥만 먹는다?'라고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어요. 아마 그런 맥락으로 이해하시면 빵과 우울의 상관관계가 없는 게 이해되실 겁니다.
스페인에서 빵이란 순전히 위의 사진처럼 식사용 빵이 주를 이룹니다.
스페인서는 달달한 빵을 파스텔(pastel)이라고도 하고, 보요(bollo)라고도 합니다. 그리고 개별 파스텔 혹은 보요마다 특유의 이름이 있지요. 엔사이마다, 막달레나, 크로와상, 비스코초 등등... 그런데 이것도 일반적으로 우울할 때 먹기보다는 후식이나 간식 등으로 그냥 간단하게 먹습니다. 뭐, 별로 특별할 것이 없다는 소리이지요. 만약, 스페인에서 위로를 받고 싶을 때가 있다면... 여러분은 이렇게 하시면 됩니다!
"나 오늘 우울해서 초콜릿 샀어~"
딩동댕동~! 맞습니다. 스페인 사람들은 우울할 때, 기분 울적할 때 요 초콜릿을 먹거든요. 제 친구들도 자주 초콜릿을 사서 먹더라고요. 오늘 기분이 울적해서 초콜릿 한 박스가 필요해~ 하고 자주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위의 문장처럼 이야기하신다면...
아마, 여러분이 생각하는 감정형과 사고형의 반응을 보실 수 있을 것 같네요.
요런 초콜릿 케이크도 우울할 때는 참 좋습니다. 😉
주식인 빵 문화권에서는 우울해서 빵 샀다는 표현보다는 우울해서 초콜릿 샀어~ 하면 될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해봤습니다.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소소한 다름이 이렇게 재미있네요.
여러분~ 오늘은 간단한 이야기로 여러분과 함께 해요.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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