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처음에는 의아해한 한국의 체험 문화 하나
한서 가족의 여행기/2015년 여름, 한반도 방랑기

작년에 갔던 한국 여행의 한 일화입니다. ^^*


스페인 사람인 남편은 한국에 갈 때마다 새로운 것 하나씩 터득하면서 온몸으로 그 즐거움을 표현했는데요, 작년에 친구들과 머물면서 있었던 제주에서의 경험도 참 독특하게 다가왔나 봅니다. 특히 제주 곳곳에서 실시하는 어장 체험에서는 처음에 상당히 놀랐답니다. 


제주에 사는 친구 덕분에 우리는 단체로 어장 체험을 두 군데 갔습니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 장소인데 남편은 처음에 상당히 의아해했답니다. 


"아니~ 다들 못 사는 것도 아니고, 왜 바닷가에서 게를 잡고 조개를 캐려고 하는지 몰라~" 

하면서 말입니다. 


하하하! 이것은 남편의 생각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스페인에서는 일반인이 누구도 이런 게잡이나 조개 캐기 같은 경험을 하지 않기 때문이랍니다. 대신 낚시는 어느 정도 하지만, 바다 소라 같은 바다에 널린 것들도 그냥 놔두기 때문에 남편에게는 그냥 신기함 그 자체였다고 합니다. 바다 게는 더더욱 잡질 않고 말이지요. (아마 몇몇은 잡기도 하겠죠? 그러나 한국처럼 여행 상품으로 일반화되어 있지는 않답니다)


스페인 사람들은 바다에서 해수욕만 하지, 이렇게 일부러 어장 체험이랄까? 먹을거리를 채취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니 남편이 생각하던 못 먹고 못 사는 사람들도 아닌데 왜 달려들어 어장 체험을 했을까요? 


하하하! 제주 사는 친구가 이런 말을 해주었지요. 


"산똘~ 이것은 인간이 수렵하고자 하는 본능이야. 산에서 산나물 캐고, 버섯 채취하는 것과 같다고 할까?"


아하! 그렇구나. 하더니 남편은 서툴게 젓가락으로 바위틈에서 게를 잡기 시작합니다. 잡은 게는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교육까지 하면서 말이지요. 알이 많은 암컷은 그냥 놓아주고 그렇게 서서히 게 잡는 것에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또 가고 싶은 제주 해변입니다. 

아이들이 오늘 또 여행하고 싶다고 난리네요. 

오손도손 모여 앉아 여행 사진을 보다 아이들은 오~~~ 가고 싶어! 

탄성을 지릅니다. 


(그래, 엄마가 빨리 돈을 많이 모아야겠다.) 



어장 체험을 간 남편은 친구들에게 왜 게를 잡아야 하는지 처음에는 의아해했답니다. 

잡은 게는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보말도 따고, 그렇게 그날 저녁 맛있는 음식을 친구들이 해줬는데요, 

남편은 하루 양식 캐는 체험을 조금 알 것 같다고 이야길 하더군요. 

작은 게는 풀어주고, 알이 있는 암컷도 풀어주고, 우리는 많이 잡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보말 그득~ 그날 아주 맛있게 먹었네요. 



쭈그리고 앉은 남편이 게를 잡아본다고 노력하는 장면. ^^ 



성산일출봉이 보이는 곳에서 우리는 조개잡이 체험도 했답니다. 

그날은 제가 숙소에 머물러 있었고, 남편이랑 친구들이랑 같이 체험 장소로 다녀왔지요. 



아이들은 정말 신나서 아무거나 다 잡아봅니다. ^^*

그런데 다 빈 껍질~


그날 남편은 갯벌에 들어가 새우도 잡고 조개도 많이 잡아 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새우는 아주 큼직했는데 그냥 놓아줬다고 합니다. 아니, 왜? 


"아니, 우리가 못 사는 것도 아닌데 그냥 불쌍해서......" 그럽니다. 



그렇게 캐온 조개들입니다. 

그날 저녁 우리는 조개로 국물을 낸 칼국수를 아주 맛있게 해 먹었답니다. 



결국 남편은 이 두 어장 체험으로 한국의 새로운 문화를 알게 되었습니다. 스페인에서는 버섯 채취가 아주 대중화된 문화인 것처럼 한국에서는 이런 손수 손으로 캐서 잡는 어장 체험이 아주 신기했다고 하네요. 그런데 살아있는 생물을 잡는 일이 그렇게 어색할 수 없다네요. (그것과 마찬가지로 횟집에서 살아있는 생선을 대고 이거 먹겠다고 잡아달라고 부탁하는 일도 매우 신기하다네요) 어장 체험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 많이 잡다 보면 멸종되지 않을까 걱정까지 하더라고요. 그래도 합법적으로 조절하면서 어장 체험을 한다니 조금은 안심이 된다네요. 


즐거운 날 되시고요, 지금 산똘님은 또 맥주 협회 친구들이랑 버스 전세하여 하루 여행을 갔답니다. 오늘 자유를 줬더니 신났다고 단체 여행을~! 하하하! 그런데 나이 들면 들수록 단체 여행이 주는 매력에 푹 빠져드는 것 같아요. 한국 여행 때에도 친구들과 거의 단체 여행을 했는데, 정말이지, 나이 드니 왜 아줌마들이 버스 타고 다같이 단체 여행하는지 이제 알 것 같기도 하더라고요. 이 나이, 이제 혼자 여행하는 건 재미없어~! 하는 말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네요. 



항상 건강 유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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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서휴 2016.11.06 05:56 URL EDIT REPLY
즐거운 표정이 눈에보이는듯합니다 건강한 삶의 모습에 미소가 떠오릅니다. 글 잘읽었네요
BlogIcon 프라우지니 2016.11.06 07:32 신고 URL EDIT REPLY
저희도 성산일출봉은 갔었는데.. 그 동네에 조개를 캘수 있는곳이있었는지는 몰랐습니다.
하긴 있었다고 해서 후다닥 3일짜리 여행중인지라 직접 요리는 불가했었네요.
키드 2016.11.06 08:36 URL EDIT REPLY
정말 즐거운 추억이네요ㆍ
울가족도 제주도 여행 계획인데 가면 꼭 체험해야겠어요
바다 2016.11.06 10:08 URL EDIT REPLY
하하하~산똘님 표정 생각하니 넘 재밌네요~새우 불쌍하다고 그냥 오고ᆢ단체관광이라니ᆢ외국인이 그러니 정말 생소하고 재밌네요^^
아이들의 기억 속에 즐거운 추억 많이 새겨질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ᆢᒺ참 긍정에너지 가족이에요~부러워요^^♡
잘 보았습니다
세레나 2016.11.06 10:26 URL EDIT REPLY
가족들이 제주도에서 색다른 경험을 했네요. 아이들과 산똘님은 아내이자 엄마의 나라에서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니 아주 기억에 남는 색다른 추억이 됐을겁니다. 조개를 캐고 게도 잡고 이런 경험을 외국인이 신기해하드라구요. 사진을 보니 당장 제주도로 뛰어가고 싶네요. 늘 가족과 함께 하는 산들 작가님의 모습을 보면 하루 하루 쌓아가는 그런함께한 보물같은 추억이 살면서 얼마나 큰 위안이 되고 큰 힘을 발휘할지 알거 같습니다. 불쌍하다고 놓아주는 산똘님이 상상이 가네요. 아이들의 바램처럼 다시 제주도 가족여행을가서 다른 추억도 쌓을날을 기대하며 추운 겨울 행복하게 보내세요!
jerom 2016.11.06 12:45 URL EDIT REPLY
사실 어족자원 보호 및 주민들 생계 문제로 일반인이 잡는 것은 법으로 관리되고 있어요.
어부들이나 해녀분들도 허가받고 잡아야하는 거에요.
주민들이 신고하면 잡혀가는 곳도 있으니 조심하셔야 합니다.

일부 그 제한이 해제된 곳도 있지만 낚시를 제외한 대부분 금지되어있답니다.

울나라는 그게 있는둥 마는둥 덜하지만,
심한 곳은 아예 낚시도 라이센스를 사야하고, 잡는 양도 정해져 있지요.
동생이 사는 호주에서는 조개 캐 오다가 걸려서 벌금 엄청 내신분도 계세요.

어느 나라에서는 막 이민가신 어르신이 도토리 줏어오시다가
야생동물들 먹을 거리를 쓸어온다고 경찰에 잡혀가신 일도 있지요.

울나라에서는 산에서 나물 캐오시다가 주민들 신고로 잡혀서 벌금 내신분도 계시고,
이건 모두 인근 주민들 생계관련 문제와 자연 보호문제로 허가사항이랍니다.

아뭏든 수렵도 좋지만 이제는 자연생태계 보호 및 인근 주민들 생계를 위한 법률로 규제되고 있기 때문에 체험정도로 아이들에게 알려주는게 최선이라고 봅니다.
조수경 2016.11.06 14:23 URL EDIT REPLY
산들님과 한국 제주도의 공감대가 있어 참 글 읽는 내내 편안한 즐거움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는 가족 모두 제주에서 차만 타고 두루
눈요기에 입요기만 하고 왔는데
알지도 못 했던 새로운 체험을 하셨네요~ㅎ
여행의 추억은 대화 단절인 이시대에
훗날 많은 이야기 꺼리를 만들어 주는
재산이 되는 듯 합니다~!!
저도 열심히 여행자금 모아 봐야겠어요^^
2016.11.06 15:13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Deborah 2016.11.06 21:34 신고 URL EDIT REPLY
아.. 신기하셨을겁니다. 우리 남편은 아예 저런 작업을 하지도 안을 뿐더러 ㅎㅎㅎㅎ 그런면에서 남편분이 참 대단하십니다. 체험기 보기 좋았습니다. 자녀분이 참 예쁘네요.
arim 2016.11.07 10:26 URL EDIT REPLY
히히히 산들님, 저는 10월초에 다녀왔답니다.
가을 제주는 황홀했어요 흐흐흐 (약간 약올리는?? ㅋ)
아, 오늘은 단체여행이란 마무리글에 꽂히네요.
한국은 요즘 단체여행버스 사고가 많이 나네요.
주말에도 산악회 버스가 전복?되다시피해서 사상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산똘님은 안전벨트 꼭 하시고, 안전사항 숙지하시어 즐거운 여행이 되시길요.
(뭐 그간 블로그 글들을 볼 때 안전 하나는 확실한 분이니 쓸데없는 걱정이겠지요? ㅎ)
인생의 한켠을 추억으로 만들고자 떠난 여행이, 정말 남은 사람들에게 떠올리기 싫은 기억이 될수도 있다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되었답니다.

저도 아이 데리고 딸기 체험이다, 갯벌 체험이다 가끔 다니곤 하지만
의외로 ㅋㅋㅋㅋㅋㅋㅋ 저희 아이는 처음에만 바짝 신기해하고 그담부터는 귀찮아 힘들어만 연발하더라구요
신랑은 괜히 왔다 어쩐다 하는데,
막상 끝나고 채취한 것으로 쨈도 만들고, 칼국수도 끓여 먹고 하다 보면
아이는 갯벌에는 뭐가 있고 뭐도 있었고 하며 떠올리는 기억이
세상에 어떤 경험도 쓸데없는 경험은 없지 않을까. 이 아이들에겐? ㅎ
어떤 공간에서 어떤 시간을 자기가 만들어가는 게 더 소중하고 오래간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는지도요.
BlogIcon 드림 사랑 2016.11.07 14:46 신고 URL EDIT REPLY
지금 저의친누나두 스페인에가있어요....
Sponch 2016.11.07 16:11 URL EDIT REPLY
한국 조개잡이 체험에는 잡을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나요? 궁금하네요. 여기는 바다에서 뭘 잡으려면 라이센스를 사야 하고 잡을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거든요. 스페인은 어떤지요? 몇년 전에 부모님 오셨을 때 조개잡이로 즐거운 기억이 있어서 지난번 오셨을 때 거기에 다시 갔는데 글쎄 2년만에 조개가 씨가 말랐더라구요. 중국 사람들이 불법으로 그렇게 막 캐간데요. 레인저가 너무 많이 잡진 않았는지 차 트렁크 까지 열어볼 정도로 황폐화를 막기위해 애쓰던데 동양인들만 골라서 검사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화가났답니다. 그 와중에 어디서 찾았는지 두손 가득 양동이에 조개를 들고 나오는 중국사람들을 보고 기분이 너무 상해서 다 관두고 숙소로 돌아왔던 기억이 납니다. 그들을 향한 곱지않은 시선을 정작 본인들은 아랑곳 않는데 너무 비슷하게 생긴 저희는 같은 취급을 당하는 것이 싫어 자리를 떴어요. 왜!우리는 이렇게 비슷하게 생긴 걸까요...ㅎㅎ
BlogIcon 비비박스 2016.11.07 16:27 신고 URL EDIT REPLY
남편분이 너무 귀여우셔요 ^^!! 글 잘 읽고 갑니다!
초딩애들농촌유학중 2016.11.08 12:25 URL EDIT REPLY
한국 시골 와보니 (나이 있으신) 시골사람들은 생물을 먹을 수 있는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구분. 먹을 수 없는 건 가치 없다 생각함. 나도 남편처럼 도대체 먹을게 많은 이 시대에 왜케 먹는 거에 집착하는지 좀 이해가 안될 때가 있슴다. 특히 철장 안 개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지요. 평소 음식물처리로 쓰다가 여름에 잡아먹어요. 시골에서 흔한 풍경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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