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먹거리

우리 부부가 이것 먹을 때 국적 상관없이 행복해지는 이유

산들무지개 2019. 2. 17.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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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편안한 주말 보내고 계시는가요? 

저는 정말 설레는 주말을 보내고 있답니다. 많은 분이 드디어 제 책을 받았다고 실시간 소식을 날려주셔서 말이죠. 얼마나 기쁘고 설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직 글쓴이는 책을 받아보지 못했지만, 반응이 궁금하여 미치겠습니다. ^^* 

어쨌거나 기쁘게 독자님들이 편안하고도 즐거운 마음으로 제 책을 읽어주셨으면 한답니다. 

주말이라 저도 가벼운 마음으로 소소한 에피소드 하나 올릴게요.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평야에 사는 우리 가족은 한국과 스페인 국제 부부가 가정을 이루었습니다. 그래서 가끔 문화 차이로 당황하는 경우도 있고, 그 차이를 융합하여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내는 경우도 있답니다. 

스페인은 많은 부분 정서적으로 한국인과 아주 잘 맞아서 사실 큰 부담이 없답니다. 그래서 저는 이들의 문화를 배우는 일이 참 즐겁답니다. 배우면서 더 가깝게 그들을 느낄 수 있고, 조금씩 알아가면서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답니다. 


 

▲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남편 소개: 고양이 보살피는 산똘님

그래서 한국에 살든, 스페인에 살든,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다면 어디인들 나쁘지 않다고 생각되었답니다. 

스페인은 한국과 같이 반도 국가라 음식도 해산물에서 채소, 육류까지 아주 다양하답니다. 미식가의 나라답게 다양한 재료가 있는데요...... 주말에 남편과 저는 특별하게도 지중해에서 나는 문어를 데쳐 먹었답니다. 

문어 하나 가지고 왜 그러느냐고요? 

사실, 서양에서는 문어를 잘 먹지 않았다고 하네요. 특히 북유럽과 게르만 민족 등은 문어를 악마의 물고기라고 해서 엄청나게 꺼렸다고 하네요. 서아시아에서도 문어를 먹질 않았다고 하니...... 문어와 오징어를 먹는 한국인들에게는 이런 곳에 살게 되면 참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답니다. 

"스페인 사람들은 문어와 오징어를 먹어~!"하고 다른 나라에 거주하는 친구들에게 말해주면 엄청나게 부러워하곤 했습니다. "좋겠다!" 


스페인에서는 문어와 오징어를 한국과 다른 방식으로 조리해 먹는데요, 뭐 맛이 똑같으니 어떤 방식으로 조리하든 참 맛있답니다. ^^* (넘 신나!!!) 대신 스페인 오징어는 엄청나게 커서 깜짝 놀랄 때도 있답니다. 

어제 우리가 먹은 문어는 지중해에서 나는 좀 못생긴 녀석이었는데...... 남편이 스페인 방식으로 데쳤답니다. 끓는 물에 세 번 넣었다 꺼냈다 해주고, 그 후 약한 불에서 약 40분을 끓여줬다네요. 스페인에서는 질긴 문어는 푹 삶아야 연해지는가 봐요. 

그렇게 남편은 문어를 삶아서 스페인 요리를 해왔습니다. 이름하여 갈리시아 스타일 문어요리(뿔뽀 아 라 가예가 pulpo a la Gallega) 

원래는 갈리시아 문어로 요리를 해야 하지만 지중해 문어도 문어인지라 그런 스타일로 만들어왔더라고요. 삶은 감자와 삶은 문어의 조화. 그 위에 매운 파프리카 가루를 뿌려서 온 것입니다. 매운 파프리카 가루는 그냥 고춧가루라고 생각하시면 된답니다. 

그러고 보니 정말 한국과 요리 스타일이 비슷하지 않은가요?  

이거 사실 맥주 한 잔씩 하자고 안주로 만들었답니다. ^^ 심지어 안주로 문어를 먹는 게 한국과 너무 비슷하지 않은가요? 

아~~~~ 남편이 만든 저 스페인식 문어회에......... 

제가 그만................................

그만.........................

한국식도 같이 꾸몄습니다. 

바로 다음의 사진입니다. 


제가 초고추장을 만들어 슬쩍 끼워 넣었습니다. 그랬더니 남편이 아주 좋아하네요. 

"우와~! 스페인 음식 먹고 싶을 때는 감자와 문어를 먹고, 한국 음식이 먹고 싶을 때 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되겠네! 아!!! 한 식탁, 하나의 음식으로 두 나라가 함께 들어가 있네~~~!!!"

하하하! 정말 괜찮은 조합인걸요?! 

"남편, 정말 괜찮은 조합이다~~~"

그러게 문어를 먹으면서 괜히 국적 따지지 않고 함께 나누어 먹으면서 행복해졌네요. 우리 스페인 남편, 산똘님도 한 젓가락은 스페인식으로, 나머지 한 젓가락은 한국식으로 그렇게 먹었어요. 그 모습 보니, 어느덧 우리 두 사람 두 나라가 한 식탁에서 한 요리로 융합되었네요....... 그래서 흐뭇한 웃음이 나왔습니다. 

여러분, 오늘도 편안한 하루 되세요.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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