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아이
딸이 응급실 퇴원하자마자 먹고 싶다던 음식
많은 분께서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 둘째, 누리를 걱정해주셔서 정말 어떻게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제 블로그와 카카오 스토리 채널을 통해 많은 분이 함께 걱정해주시고, 안부의 인사를 물어봐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카카오 스토리 채널 독자님들께 일일이 답글을 달지 못해 여기서 다시 한번 모든 독자님께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다시 설명해드리자면, 우리 쌍둥이 딸 누리가 놀이터에서 놀다 팔뼈가 골절되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급하게 종합병원 응급실로 갔다가 응급 수술까지 받게 되었죠.
그렇게...... 누리는 퇴원하고...... 이제 6일이 지났네요.
그동안 누리는 꼬박꼬박 약도 잘 챙겨먹어, 오늘은 어느 정도 안정기에 들어간 것 같아요. 물론, 씩씩한 누리여서 눈물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잘 넘겼지만 말입니다. 많이 아플텐데도 불평하지 않는 누리가 참 대견했습니다.
"엄마, 팔이 아파."
하고 속삭이듯이 밤에 자기 전에 몇 마디하거나,
"엄마, 팔이 간지러워."
자다가 일어나 하소연을 하더라고요.
이럴 때는 정말 마음이 많이 아프더라고요. 그 연약한 아이가 감당하는 모습을 보니 참 안타까웠어요. 대신 아파주고 싶은 마음. 이것이 아프거나 다친 아이를 대하는, 모든 부모의 마음이 아닌가 싶었답니다. 그렇게 부모도 조금씩 강인해져가겠지요.
우리 누리가 병원 응급실에서 수액을 맞을 때 간호사가 그랬습니다.
"오늘은 밥을 먹지 말아야 한단다. 그래서 이 수액을 지금 맞고 있는 거야. 배가 고파서 쓰러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간호사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지만, 만7세의 우리 누리는 도대체 이해를 못하더라고요.
"입으로 먹지도 않는데 왜 배가 안 고프다는 거야? 나는 배가 고파 죽겠어!"
그러는 겁니다. 재미있게도 누리는 수술한다는 걱정보다는 밥을 먹을 수 없다는 사실에 실망을 하더라고요. 수술 후 아침 식사를 할 때도 얼마나 좋아하던지...... 물론, 스페인 병원 아침 식사가 참 부실하죠.
▲ 스페인 의료 시스템은 참 훌륭한데 어찌 아침식사는 이렇게 부실해 보이는 거죠?
점심, 저녁식사판은 훨씬 낫더라고요.
▲ 좀 나아 보이는 저녁식사
그렇게 부실하게 아침을 먹은 후, 아이는 자꾸 배가 고프다고 더 먹고 싶다고 말하더라고요. 그래서 구내 식당에 가서 샌드위치 두 개를 더 사 와 먹였답니다. ^^*
그런 아이가 집에 와서 제일 먹고 싶었던 음식을 주문하더라고요.
"그래, 오늘은 네가 왕대장이야. 네가 원하는 음식을 하도록 할게."
그랬더니 누리는 행복한 얼굴로 이런 주문을 하더라고요.
"엄마, 한국 야채 튀김이랑 마카로네스(Macarrones, 마카로니 파스타) 먹고 싶어."
우와! 아이가 퇴원하고 와서 제일 먹고 싶었던 음식이 탄수화물 대장인 파스타와 기름 대장인 야채 튀김이었네요!!! 뭐, 집에서 하는 건강한 음식이기 때문에 그렇게 큰 걱정은 하지 않고, 주린 배에 포만감을 주기에는 따지지 않고 만들었습니다.
"이게 제일 먹고 싶었어?"
안쓰러운 눈으로 아이를 보며 대접했습니다. 얼마나 좋아하던지......!
수술하며 놀란 마음, 음식으로 위로한다! 라는 문구가 절로 생겨나더라고요. ^^
집에서 만든 파스타와 야채튀김
야채튀김이 많이 댕겼나 봐요. 배고플 때 기름지고 포만감 넘치는 음식 생각나는 건 저라도 그랬을 것 같아요.
왼손으로 튀김을 집어서 먹는 아이 모습 보니 얼마나 안심이 되던지......
그 이후, 아주 잘 적응하며 왼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누리도 이 계기로 더 단단해지는 아이로 성장하지 않을까 싶네요.
마지막으로 스페인 고산에도 서서히 봄이 오고 있는 풍경 사진 전합니다.
우리 집 닭장 뒤쪽의 체리나무꽃이 활짝 피었어요. ^^*
여러분도 감상하시고 힐링하세요~~~
저도 누리아 팔 다친 계기로 조금 더 단단해진 느낌입니다.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고요, 하루하루 건강 유의하시고, 행복하세요~!!! 화이팅!!!
Copyrightⓒ산들무지개 all rights reserved
▼ 산들무지개 유튜브 채널 방문해 보세요~ 블로그에는 소개하지 않은 재미있는 영상 보러 오세요~~~
♥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 ♥
☞ 스페인 고산평야의 무지개 삶, 카카오스토리 채널로 소식 받기
♥ 산들무지개의 책도 구경해 보세요 ♥
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김산들 저
스페인 해발 1200미터의 고산 마을, 비스타베야에서 펼쳐지는 다섯 가족의 자급자족 행복 일기세 아이가 끝없이 펼쳐진 평야를 향해 함성을 지르며 뛰어나간다. 무슨 꽃이 피었는지, 어떤 곤충이 다니는지, 바람은 어떤지 종알종알 이야기를 멈추지 않는 아이들은 종종 양 떼를 만나 걸음을 멈춘다. 적소나무가 오종종하게...
'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로 검색하시면 다양한 온라인 서점에서 만날 수 있답니다.
전국 서점에도 있어요~~~!!!
'뜸한 일기 > 아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란 하늘, 아이들이 쑥쑥 자란다 (20) | 2019.04.09 |
---|---|
아이에게 배우는 타인과 관계하는 법 (27) | 2019.04.01 |
딸이 응급실 퇴원하자마자 먹고 싶다던 음식 (24) | 2019.03.24 |
학교 간식으로 떡 싸달라는 우리 아이들 (25) | 2019.02.16 |
때로는 남편에게 한 수 배우는 아이 훈육하는 법 (23) | 2019.01.12 |
아이들 대화 듣고 폭소한 이유 (10) | 2018.12.29 |
Tag
'뜸한 일기/아이'의 다른글
- 이전글학교 간식으로 떡 싸달라는 우리 아이들
- 현재글딸이 응급실 퇴원하자마자 먹고 싶다던 음식
- 다음글아이에게 배우는 타인과 관계하는 법
관련글
-
누리가 다친 팔이 가려워요, 아파요 하는 걸 이해할 것 같아요.^^
답글
저도 다치고 나서 그런 시기를 지나봤었기 때문에 누리의 말에 다친 것이 회복한다고 보이는 반응이겠다 싶더라구요.
저도 어느 정도 안정되고 나서 참 부실한 병원식에 먹고 싶은 것이 많더라구요.
한참 자라는 시기의 어린 누리가 배고파하고 엄마 이거해주세요! 하는 것도 이해해요
평소 누리가 다친 팔인 오른팔로 생활했나요?
그랬다면 다친 팔 대신 왼손으로 생활한다고 불편하겠어요ㅜㅜ -
Anneshirly 2019.03.24 08:00
누리가 잘 지내고 있으니 안심이에요. 내내 생각나서 걱정도 되고 아플것 생각하면 짠하고 그랬네요. ㅜ
답글
아이가 아픈 모습을 보는 것만큼 부모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게 없는 것 같아요. 누리 앞에서 의연하게 대처하시면서도 속으로는 안타까움과 안쓰러움 등으로 슬퍼하셨을 산들이님의 마음이 전해 와요. 그게 부모 마음이니.
잘 먹는 누리가 너무 귀엽고 대견스럽고 그러네요.
다쳤던 상처가 아물고 회복되는 것만큼 우리 누리도 더 단단해지겠지요. 응원하고 기도합니다! ^^ -
-
Germany89 2019.03.24 11:09
왼팔로도 열심히 먹고 마시고! 누리의 뼈가 아주 잘 붙는 소리가 들립니다!
답글
아자 아자 힘내세요!
그나마 여름에 다치지 않아 다행이네요.. 쪄죽는 여름에 깁스까지 하면,,으으.. 끔찍해요. 거기다가 가렵기라도 하면.. -
스콜라 2019.03.24 17:25
누리 퇴원을 축하합니다~~~!
답글
스페인 병원 식사가 정말 부실하네요 힘들었을거 같아요 저도 오른쪽 어깨를 수술해서 한달 가까이 왼팔로 생활했는데 많이 익숙해져서 이제 양팔잡이로 살아가고 있어요 누리도 이번기회에 양팔을 익숙하게 쓸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왠지 어린이라서 좌우뇌가 골고루 발달할거 같아요 근거는 없지만... 누리 다쳐서 마음고생하고 놀라셨을 산똘 산들님 두분 수고 많으셨어요 깁스를 풀기까지 가렵고 불편할텐데 누리 많이 도와주셔요 가까이 있다면 누리 깁스에 예쁜 그림과 함께 응원의 메시지라도 남겨주고 싶어요 '누리아 화이팅!' -
누리아는 정말 강인하고 예쁜 아이군요.
답글
내색 않고 씩씩하게 지내다가 한밤중 아프다고 한마디씩 호소하니 엄마 마음이 아릴수 밖에요.
경험상 불편하고 간지럽다는 것은 잘 나아가고 있다는 증거 입니다.
저런 부실한 밥을 먹다가 퇴원을 했으니 입맛이 확 돌아 기름진 것들을 맛나게 먹었겠어요.
환자식은 여기도 맛 없는게 사실입니다.(며칠 전 남편이 하루 입원을 했었거든요.)
어쩌면 우리네 형편이 좋아져 항상 풍족히 먹다가 칼로리에 딱 맞고 간은 덜 된 병원식이 부실하게 느껴지는 것일른지도 모릅니다.
환자도 환자지만 보호자가 낮선 병원에서 신경 쓰고 대기하며 보살피는 것이 참 힘든 일인데 두분도 많이 애쓰셨어요.
누리아가 빨리 나아 아름다운 봄 들판에서 신나게 놀수 있기를 바랍니다.-
보미네님, 정말 고맙습니다. ^^*
이런 따뜻한 위로와 응원이 참 감동입니다. 그러게 그게 잘 나아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하셔서 큰 안심이 되네요. 게다가 어제 병원 다녀왔는데 잘 나아진다고 확답을 해주셔서 푹~~~ 또 안심이 되고요. 그래도 항상 조심해야 하기에 옆에서 잘 봐주라고 두 자매에게 주의를 주기도 했답니다. ^^
맞는 말씀이네요. 우리네 형편이 좋아져 환자식이 어쩌면 부족하게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고 보네요. 사실, 가장 적합한 음식을 환자에게 주는데 말이죠. ^^
보미네님도 항상 건강 유의하시고요, 따뜻한 봄 어서 와 찬란한 봄 나들이 즐기시길 바랍니다. 한국의 봄이 얼마나 아름다워요??? ^^*
-
-
누리 퇴원했다니 많이 축하 해야겠어요. 아이가 아플때 끼니를 찾으면 별 걱정을 안해도 된다네요.예전에 저희아이 입원했을때 소아과 쌤이 하신 말씀이셔요.하긴 어른도 아프면 입맛이 떨어지잖아요.씩씩한 누리 이제 뼈 아물어서 나을 일만 남았네요~~~^^
답글
아이가 좀 더 성장해짐을 느끼실 꺼여요~~
곧 들판을 뛰어다닐 세공쥬들 기대해봅니다~~~😄 -
규범맘 2019.03.25 09:02
누리가 아픈데도 잘먹고 씩씩하게 지내서 너무 대견스럽고 보기 좋네요! 산들님께서도 간호 하시느라 고생 많으시네요! 틈틈히 시간날때마다 쉬시고 몸살나지 않게 조심하세요!
답글
그리고 사진보니까 야채튀김 너무 맛있어 보여요!
누리가 건강하고 맛있는 집밥 먹어서 빨리 나을 수 있겠네요! -
누리가 아파 산들님간호 하시느라 고생하시네요 누리야 잘먹고 푹쉬면 좋아질꺼야 ㅎㅎ 저 어제 서점갔다가 ㅎㅎ 산들님 책 한권 남은거 사왔어요 ^^
답글
잘읽을께욥~ -
누리아. 안녕?
답글
이렇게 인사하려는데 팔을 다쳤네.
그동안 잘 지냈느냐고 물으려 했더니 팔을 다쳤네.
엄마가 아빠가 깜짝 놀라 가슴이 두근 두근 했겠네.
누리덕분에 엄마 아빠는 자식이 아프면
부모는 얼마나 가슴이 아픈지 다시 깨닫게 되었을지도 몰라.
이맘은 아마도 누리아가 나중에 아주 어른이 되었을때 알 수 있을거야.
그러니 누리는 아픈 중에도 중요한 일을 해낸거지.^^
누리아. 빨리 나아서 집 주변에 핀 꽃 구경해야지. -
다니던 직장이 없어지고 1년이 다 되어 가네요.
답글
어렵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리 허망하게 무너질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습니다.
평생 다니던 곳이어서 많이 놀라고 실망하고 미치도록 슬펐습니다.
안팎으로 힘든 1년 여의 시간이었습니다.
산들님에게 댓글도 하나 달지 못하다니...
하지만 떨쳐 내고 이제 새로운 곳으로 갑니다.
보잘 것 없지만 새 직장 생겨서 갈 곳도 있고 그럭 저럭 살아가려 합니다.
산들님. 그동안 못 단 댓글 이제부터 조금씩 달아 볼께요.^^
이제 이곳은 곧 개나리가 피려 한답니다.
그래서 몇 년을 벼르고 기다렸던 책을 한 권 사려고 한답니다.
책이 나왔다네요. 나중에 독후감을 올려 볼까도 생각 중입니다.
누리아. 빨리 나아지도록 노력합시다.^^-
아아아아아~~~~~!!!
이렇게 큰 소리 지르면서 비단강 님 댓글에 기뻤습니다. ^^* 그동안 큰 일에 대한 길고 긴 고민의 시기를 무사히 잘 거치셨네요!!! 큰 응원도 못 해드리고 묵묵히 어떻게 지내시나 마음으로만 응원해드렸는데.......
이렇게 다시 찾아와 주셔서 얼마나 고맙고 또 기쁜지 모른답니다. ^^*
세상에 보잘 것 없는 것이 어디 있겠어요? 다~~~ 그 자리에서 그 자리를 빛내는 그 역할이 있는걸요!!! 그래서 새 직장 구하신 걸 정말 축하드립니다. 제 일처럼 아주~~~ 아주~~~ 기쁘답니다.
그러니 항상 건강 유의하시고요, 비단강 님 가정에서도 항상 즐거운 일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예쁜 개나리꽃 활짝 피는 봄날 또 표지만큼 예쁜(?) 책을 읽으신다니 무척 기대가 됩니다. ^^
항상 응원합니다!!!
-
-
Cris 2019.03.31 09:17
누리아 퇴원 축하해요!!♡
답글
잘먹으니 뼈가 철썩 잘 붙어서 더 단단해질겁니다. 역시 엄만 아이 입으로 밥들어갈 때가 제일 행복한 거 같아요. 산들님 맘고생 많이하셨겠어요. 이제 꽃피는 봄이니 세 아이들 모두 신나게 뛰어놀겠네요. 상상만해도 제가 다 신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