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은 한국-스페인 국적을 소유하고 있는 복수국적자들입니다.
이번에 각 나라의 여권을 만들면서 과연 이 복수국적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궁금해하지 않을 수가 없었답니다. 상징적인 의미로 여권을 만드는 것일까?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답니다. 사실, 한국에 살지 않으니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어도 별 효력이 없을 듯하여 그냥 아이들에게 엄마의 나라를 기억하게 하려고 이렇게 여권을 만든 것이랍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여권을 만들고 나니, 어느 정도 이 복수국적의 의미가 새삼 느껴졌답니다.
다음은 관련 글입니다.
[한서 가족의 한반도 방랑기] - 복수국적 아이들의 한국 여권 만들기
[한서 가족의 한반도 방랑기] - 스페인 (아이) 여권 발급 시 받는 난감한 요구, 한국과는 다른 점이..
먼저 여권을 만들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출생신고가 되어 있어야 하고, 주민등록번호가 발급되어 거주지 등록도 다 마쳤어야 했답니다. 거주지 등록을 하니, 국민보험공단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아이들의 건강보험증을 만들면 좋을 것 같다고 말입니다.
'단 5일 한국에 머물어도 건강보험증을 발급받는 것이 좋을 것 같다'하여 결국 아이들에게 건강보험증도 들어주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한국에 있으면서 사고라도 나면 안 되겠다 생각하여 일단 들긴 했는데, 보험증이 나오고 나니 아~! 이 아이들이 한국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구나, 하고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원한다면, 한국에 와서 학교에 다닐 수 있고, 의료 혜택도 받을 수 있겠구나, 생각했답니다.
앞으로 인구가 노령화되는 한국에서 복수국적을 허용한 의미가 조금씩 이해 가기 시작했답니다. 어쩌면 해외 아동들이 한국에 들어와, 한국을 선택해 살 수 있지나 않을까 하고 말입니다.
아무튼, 그리고 나서 우리는 한국을 떠나는 시점에서 또 갸우뚱하게 되었습니다. 도대체 어떤 여권으로 어떻게 사용해야 하지?
한국 들어올 때는 스페인 여권으로 들어왔는데, 이제 한국 여권이 생겼으니 어떻게 하는 것일까?
공항에 갔을 때 우리는 쉽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복수국적자가 한국에 있을 때는 한국 여권만 사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보딩도, 또 출국 신고할 때도, 다 이 한국 여권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복수국적자가 한국 여권을 사용하지 않고 출입국 신고 시 확인되지 않았을 때 생기는 문제는 예를 들면 위의 건강보험증의 해지를 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답니다. 그래서 국민 공단에서도 출국 후 14일 이내에 신고하여 해지하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행정적 문제들이 생기지 않도록 확실히 해줘야하는 것이 복수국적자들이 해야할 일이랍니다. (혹, 악용될 우려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요.)
자, 그런데 유럽에 돌아갈 때는 어떤 여권을 써야 할까요? 앞서 이야기했듯이 스페인 여권을 사용해야 한답니다.
▲ 유럽 내에서는 이렇게 스페인 여권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우리 네 모녀는 여행을 무사히 마쳤을까요?
네, 무사히 잘 마쳤답니다. 그런데 역시 후유증은 아직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비행기 여행의 후유증이기보다는 한국에서 지낸 그 경험의 후유증이라고 할까요? 예를 들어 아이들이 아침밥으로 밥을 찾는다던
가...... 이모가 보고 싶어 이모~! 하고 운다던가......
그런데 우리는 여행을 아주 즐겁게 했답니다.
아이들이 재미있게 잘 따라줘서 여행하기가 참 수월했습니다.
위의 사진은 인천공항에서 게이트 가기 위해 전철 기다리는 모습
이번에는 아이들 보살피느라 기내 사진은 찍지 못했습니다.
다행으로 기내승무원께서 이렇게 우리에게 기념사진을 한 장 찰칵~! 해주셨네요.
즉석 사진으로 보는 우리 네 모녀입니다.
15시간의 여행을 꿋꿋이 잘 견디어준 아이들이 아빠와 상봉하는 장면입니다.
처음에는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아빠를 보더니, 금세 하하! 하고 웃습니다.
정말 아빠가 내 앞에 있는 거야? 하하! 하하! 하고 말이지요.
그렇게 우리는 무사히 여행을 마치고
지금은 비스타베야 고산평야의 우리 참나무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이곳은 오후만 되면 천둥 번개에 비가 내리기를 여러 번, 인터넷도 오락가락합니다.
아~~~! 한국의 인터넷이 그리워지는 오늘입니다.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한서 가족의 여행기 > 2015년 여름, 한반도 방랑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권V'에서 '아이언맨'까지, 춘천에서 본 것들 (21) | 2015.08.01 |
---|---|
방문 내내 불편했던 제주도 우도 여행 (25) | 2015.07.25 |
한국에서 스페인으로 떠나기 전, 챙기는 것들 (16) | 2015.07.17 |
나는 택시기사로부터 불친절을 당했을까? (22) | 2015.07.16 |
아이들이 한국에서 발견한 놀이 (19) | 2015.0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