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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와 이별'을 고하는 스페인 전통의 카니발

안녕하세요? 그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요즘 봄기운이 조금씩 스며들고 있는 계절입니다. 아니면 저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입춘도 지나고 낮의 길이도 점점 길어지는 게 오묘한 변화를 지금 느끼고 있답니다. 자꾸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엔딩]이 듣고 싶은 요즘입니다. 스페인에서는 요즘 카니발의 시기랍니다. 한국에서는 카니발(Carnival)이라고 알려졌는데요, 스페인에서는 라틴어에 가깝게 카르나발(Carnaval)이라고 합니다. 뜻은 카르네(carne, 고기)와 발레(vale, 잘 있어라, 안녕!)이라는 마지막 인사를 일컫는 말입니다. 한마디로 카니발은 고기와 이별하는 시기라는 것이지요. 오~ 고기와의 이별?! 고기와 이별하는 풍습은 가톨릭 종교를 국교로 삼았던 나라들의 풍습에서 오는 종교적인..

나보다 더 한국인 같은 남편

좀 우울해지는 계절인가 봅니다. 한 달에 한두 번은 우울한 날들이 있는데요,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인간은 마음 안에서 오는 어떤 먹먹함으로 가끔 '가슴앓이'를 하는 것 같습니다. 무슨 앓이인지 정체는 전혀 모르겠는데, 왜인지 모르게 먹먹함으로 한숨이 퍽퍽 나오고 갑자기 외롭고 슬프고 우울해지는 그런 쓸쓸함이 막 파고듭니다. "내가 사춘기 소녀도 아니고,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이런 소리가 절로 나오는 이상한 '가슴앓이'입니다. 설마? 갱년기? 갱년기는 좀 더 늙어야 찾아오는 것 아닌가? 아니면, 벌써 그럴 징조가 다가오는 것은 아닌가? 설마? 라는 말이 나오지만, 이 느낌은 참 소녀적인 감성이라 그런 것 같지도 않습니다. 아무튼, 그러다가도 문득 나오는 소리, "그럼 이 슬픔을 다른 이와 함께 ..

스페인 고산에 살며 '트러플 덕후'된 내 이야기

사실, 트러플을 처음부터 좋아하지는 않았답니다. 한국인인 저에게는 트러플이 어느 외계보다도 낯선 녀석이었지요. 마치 먼 이국의 생소한 단어로만 생각되었답니다. 프랑스 요리의 최고 향신료, 세계 3대 진미라는 타이틀도 이 트러플을 알기 전까지는 몰랐답니다. 아니면, 초콜릿 트러플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했습니다. 그런데 이 트러플은 프랑스어로 트뢰프, 한국어로 서양 송로버섯이었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오해를 하지요. 프랑스산 트러플이 세계 최고야! 라고. 그런데 제가 스페인 고산에 들어와 살면서 보니, 이 트러플은 학명으로 나누어져 프랑스에서 나는 트러플이 이곳에서도 난다는 사실을 알았답니다. 자고로 세계 3대 트러플 생산지가 프랑스 다음으로 스페인이었답니다. 그다음은 이탈리아. 이 최고의 향신료가 이곳에 있..

영국 친구의 임신 계획, 한국인에게는 쇼킹

동과 서의 차이점을 다룬 포스팅에서 많은 분이 서양적 학문을 접하여 서양적 사고를 하고 있다고 의견을 내어주셨는데요, 그 의견을 보고 곰곰이 생각해보았답니다. 과연, 서양적 사고를 하고 있다고 하여 서양인과의 차이가 없을까? 당연히 상당히 많은 문화 차이가 경험적 요소에 의해 결정되는데요, 오늘은 가정을 이루는 결혼에 대한 동과 서의 차이를 다룬 이야기 하나를 하렵니다. 제가 스페인에 처음 와서 놀란 가족 관념에 대한 부분입니다. 한국에서는 서양권 드라마, 영화 등을 자주 봤던 터라 영화에서만 나오던 장면을 직접 목격하니 참 기분이 이상했답니다. 남편이 친구 한 명을 소개해 주었는데요, "이 친구는 훌라니또야! 맹가니따⑴의 딸의 생부지. 그렇다고 같이 사는 것이 아니라 맹가니따가 임신할 수 있도록 그냥 ..

국제 수다 2017.02.15

스페인 고산, 폭설은 녹아 사라졌지만..

양치기 아저씨는 생애 가장 많은 눈을 보았다고 합니다. 지난번에 내린 폭설이 무려 1m가 넘었으니 참 대단한 양입니다. 바람 때문에 쌓인 곳은 어른 허리까지 왔다니 그 많은 눈 치우는 데에도 여러 날이 걸렸습니다. 현대인은 제설차가 오지 않으면 고립되었다고 아우성이지요. 그런데 그 옛날에는 눈이 오는 즉시, 농가 사람들이 말과 당나귀 등을 데리고 나와 단체로 마을로 향했다고 합니다. "눈이 많이 쌓였으니 우리 인간들이 길을 내기는 쉽지 않았지. 그래서 말이며, 당나귀를 끌고 나와 한 줄로 서서 마을로 향했던 게야. 앞서가는 놈이 힘들면 그 뒤에 오는 동물이 이어받아 앞장섰지. 그런 식으로 줄줄이 순서를 바꾸어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마을에 도달했던 거야. 마을에서 생필품을 사고, 돌아갈 때는 훨씬 쉬워졌..

한국 수저를 점점 더 선호하는 외국인 남편, 왜?

KBS [인간극장] 촬영팀이 스페인 남편이 젓가락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 꽤 놀란 적이 있답니다. “아니, 외국인이 한국인처럼 그렇게 젓가락질을 잘해요? (한국인) 아내를 얼마나 사랑했으면 이렇게 젓가락 사용하는 법도 다 배우셨어요?”이런 질문은 처음 만나는 한국인들이 자주하는 질문이랍니다. 사실, 산똘님은 저를 만나기 전부터 이 젓가락에 큰 관심을 가졌답니다. 자고로 식사를 빨리하지 않고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기 위해 젓가락을 사용했다는 것이지요. 산똘님이 19살 때부터 젓가락을 사용했다면 믿겠습니까? 정말 신기한 사람이지요? ^^* 다른 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부분이 말입니다. 산똘님이 수집한 젓가락입니다. 나무젓가락과 금속젓가락이 대조를 이루죠? 신윤복 단오풍경의 여인이 참 아름다운 한국 나무젓..

소소한 생각 2017.02.12

커피 아니야? 스페인의 신기한 보리차

한국의 보리차는 물을 많이 부어 연하게 우려내어 구수한 맛이 나오는 보릿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스페인에도 이 보리차가 있었습니다!!! '한국인만 보리차를 마시는 줄 알았는데......' 처음에는 이렇게 생각했었죠. 스페인에도 보리차가 있구나~ 그럼 이곳 사람들도 연하게 물에 우려내 물처럼 마실까? 생각했었죠. 그런데 여기서는 신기하게도 완전 다른 방식으로 보리차를 마신다는 걸 알았답니다. 스페인에도 보리차가 있었다니!!!신기한 점은 스페인 사람들은 보리차를 커피와 같은 방식으로 마신답니다. 보리를 아주 새카맣게 토스트 하여 갈아 가루로 판매하는 제품이 많습니다. 물론, 요즘은 이 보리차 마시는 사람들이 많이 줄었지만, 예전에는 커피가 비싸 서민들이 커피 대용으로 이 보리차를 마셨다고 합니..

스페인 시댁 식구들과 함께한 아이 생일파티

세월은 정말 이렇게 빠르게 흘러갑니다. 우리 큰 딸이 어느새 만8세를 맞았네요. @.@! 그러고 보니, 제가 블로그를 시작할 때 우리 아이들은 유아였지요. 아장아장 걷던 아이들, 이제 이렇게 많이 컸습니다. 초기 블로그 활동 시절부터 제 블로그를 쭉 보아오신 독자님들도 아이가 자라온 성장을 보아오셨으니 마치 이웃집 아이같이 느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말 온라인 세계는 놀라울 뿐입니다. 이번에 우리 가족은 아이 생일을 위해 스페인 시댁에 다녀왔답니다. 아무래도 스페인에서는 가족 중심으로 아이의 소중하고도 중요한 생일이나 성장 단계를 공유하기 때문에 매번 같이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스페인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이 생일 파티를 위해 함께 모이는 문화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물론, 우리 집 사정을 통해서..

스페인 사람들은 쓰고 남은 기름을 어떻게 처리할까?

며칠 전 쓴 포스팅에서 스페인 사람들이 기름을 물 쓰듯 쓴다는 표현을 했는데요, 이것은 단지 강조를 위한 표현으로 '낭비'와는 전혀 무관한 것임을 밝힙니다. 그만큼 스페인에서는 올리브유 생산량이 많아 이 올리브유가 일상에서 많이 쓰인다는 표현으로 썼습니다. 스페인 사람들의 올리브유 사랑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일상에서 많이 쓰입니다. 게다가 우리는 튀겨내는 음식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선입견이 있어 기름에 튀겨내는 스페인 음식이 느끼하다는 선입견도 있습니다. 그런데 가정에서 쓰는 기름은 여러 번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뜻밖에 건강하고 맛있습니다. 스페인, 이탈리아, 모로코, 그리스식 지중해 음식이 세계 인류 무형 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잖아요? 그만큼 원재료에 충실하고 건강하기 때문이지요. 그중 하나가 ..

한국인이 놀라는 스페인 사람들의 희한한 조리법

스페인 고산에 놀러 온 한국 친구와 같이 요리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요리하다 말고, 스페인 대학생과 플랫 공유를 하는 이 친구가 이런 이야길했습니다. "스페인 사람들 가끔 조리할 때 너무 이상해~!" "아니, 왜?" 마침 저는 스페인식으로 또르띠야 데 파따따스(Tortilla de Patatas)라는 스페인식 감자 오믈렛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오믈렛은 먼저 감자를 기름에 볶은 다음 풀어놓은 달걀에 넣어 다시 구워내는 요리랍니다. 제가 팬에 기름을 두르고 감자를 볶고 있는데 그럽니다. 위의 그림처럼 감자 오믈렛을 하는데 이 그림에서도 기름을 잔뜩 넣어 감자를 튀겨내라고 합니다. 우리같은 한국인은 기름을 적당히 넣어 볶거나 굽는 게 다른데 말이지요. "내 플랫 친구들은 감자를 볶는 게 아니라 그냥 기름에..

스페인 아이들의 주관적 행복도가 높은 이유는?

세상은 통계와 자료로 비교, 분석되는 일이 참 많습니다. 특히 한국 사회는 경쟁을 통하여 발전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언제나 비교할 무엇인가를 찾고 거기에 맞춰 자극을 받으면서 나아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소소한 일에서부터 가장 큰 국가적 목표 또한 이 경쟁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요, 그래서 요즈음은 살기 좋은 북유럽이라는 타이틀로 한국에서 유행하듯 통계 상위국의 하나하나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참고할 만한 통계 자료는 좋지만, 그것을 맹신하는 일은 그 뒷 배경을 보지 않고 이해 없이 바라보는 일이라고 본답니다. 실제로 유럽 내에서의 반응은 한국과는 아주 다르거든요. 모든 것은 관계와 관계로 얽혀 하나로 딱 풀이할 수 없는 복잡성을 가지고 있기에 어느 나라가 제일 훌륭하다, 특히 경제적 가치로 보는 일은 경..

만들기 쉽고 맛좋은 호두 맥주빵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 폭설이 내렸습니다. 며칠 동안 고립되는 바람에 비상식량으로만 지냈는데요, 우리는 이 고립 안에서 창조적인 요리로 꽤 머리를 써야만 했답니다. 물론 요리는 손으로 하지만, 한정된 재료로 무엇인가를 해야 하기에 머리로 아이디어를 짜내지 않으면 안 되었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우리 집 빵 이스트가 똑! 떨어지고 말았답니다. 그럼 어떤 빵을 해 먹을까? 하다가 알아낸 ‘맥주빵’ 우와~! 이거 반갑다! 우리 남편이 수제 맥주를 담그는 장인이기에 집에는 맥주가 쌓여(?) 있었지요. 그래서 맥주빵을 만들어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호두와 가끔 건포도도 넣어 그 맛을 더 가미했는데요, 맛보니 아이들이 엄청나게 좋아하는 대박의 빵이었습니다. 물론 어떤 분은 맥주의 알코올 성분 때문에 꺼려하..

스페인 고산에 방문한 친구가 가져온 한국 음식

여러분,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무사히 설 연휴 잘 마치고 정상적인 일상으로 복귀하셨는지요?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에는 설과 함께 그냥 인터넷 안테나가 불통 나 조금 고생(?)을 했답니다. 대신 설을 같이 보내자고 찾아온 한국 친구 덕분에 아주 흐뭇한 날들이었습니다. 발렌시아에 유학하는, 우리 부부의 친구가 한국에 다녀온 후, 설을 같이 보내자고 무엇인가를 바리바리 싸 들고 왔답니다. 그냥 '한국 사람으로 설을 같이 보내자'는 말만으로도 그렇게 설렐 수가 없더라고요. 그렇게 우리는 이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서 접해보지 못한 한국 식품을 보고 입이 떡 벌어지게 되었답니다. 참 신기하죠? 세월이 어느새 이렇게 좋아졌나 싶기도 하고, 그동안 이곳에서는 하늘의 별 따기 만으로만 생각했던 일들이..

스페인 부부들 심지어 명절에도 반반씩 분담

안녕하세요? 즐거운 설 연휴를 맞고 계십니까? 오늘 저도 한국에서와 같은 설 기분에 젖어 있습니다. 스페인 발렌시아에 사는 한국 친구가 설음식 바리바리 싸 들고 이곳에 온다고 하니 무척 설렙니다. 이곳이 어디 이느냐구요? 바로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평야입니다. 오늘은 설 때문에 시댁에 가지 않겠다는 한국 며느리가 늘어난다는 기사를 접하고, 스페인 사정은 어떤지 곰곰이 생각하여 포스팅으로 써봅니다. 과연 유럽 남부 스페인 사람들은 어떤 모습일까요? 스페인은 2009년부터 '양성평등 비율'을 공표하여 정부에서나, 직장에서나 여성의 비율을 남성 수준과 동등하게 늘이려는 노력을 많이 해왔습니다. 당연히 가사분담도 반반씩, 남성의 책임도 조금씩 느는 추세랍니다. 물론, 아직도 분발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스페인 남편도 반한 겨울철 위문품 '한국 고무장갑'

얼마나 밖에서 놀았으면 아이의 손등이 추위에 터져서 그렇게 애처롭게 보일까요? 화들짝 놀라며 요즘 아이들도 손등이 트네~, 하고 감탄을 하는데, 다시 생각하니, 아니! 우리 아이가 사는 곳이 스페인 고산의 시골 마을이니 추운 겨울에 손 트는 것은 당연하지! 싶습니다. 고사리손 등에 로션을 발라주면서 아! 역시 아이들은 시간 가는 줄, 추운 줄 모르고 그렇게 노는구나, 싶었답니다. 어릴 적, 엄마가 해 저물어가는 늦은 저녁에, 얘야~! 얘야~! 밥 먹어라! 하던 고함 소리가 갑자기 생각납니다. 아! 내 아이도 지금 해가 저물어가는 것도 모르고 그렇게 정신없이 밖에서 추위 아랑곳하지 않고 노는구나, 싶었답니다. 튼 손등을 위한 올리브 오일 사용법은? 2016/03/03 - [뜸한 일기/자연] - 추운 계절 ..

스페인 고산, 폭설로 고립되었던 6일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 며칠 전 폭설로 고립 중인 우리 집에 관한 글을 올렸죠? 다들 걱정 많이 해주셨는데요, 우리 가족은 무사히 이 위기를 잘 넘겼답니다. 드디어 제설차가 와 해방되었습니다!!! 걱정해주신 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고작 6일 고립된 게 무슨 자랑거리에요? 라고 하실 분도 있으나, 사실 6일 고립은 고립도 아닙니다. 실제 고립으로 겪은 큰 문제는 없었기 때문이지요. 미리 비상식량도 준비해놨겠다, 아이들에게 보여줄 영화도 마련해놨겠다, 간식거리도 준비했겠다, 아빠가 만든 수제 맥주도 있겠다, 문제는 전혀 없었습니다. 문제라면, 역시나 마음~! 이 마음이란 녀석은 고립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조금 걱정이 되더라고요. 언제 고립에서 벗어날까? 이러다 고립 상태가 죽~ 이어지는 것은 아닐..

발효 없이 맥주와 올리브유로 즉흥 피자 반죽하기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평야 [참나무집] 가족은 폭설로 인해 장장 6일 정도의 고립 생활을 이어나갔습니다. 그런데 걱정은 금물~! 왜냐하면 그동안 차곡차곡 준비해놓은 비상식량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는 간식과 맛있는 음식을~, 아빠에게는 안주와 손수 만든 수제 맥주를~, 그 위에 영화 한 편을 더하면 두려움 없이 즐거운 고립 시간을 갖습니다. 이것들만 있으면 어디 세상 부러울 것이 있을까요? 오늘은 효모 발효 없이, 이스트 넣지 않고 바로 즉흥 피자 도우를 만들어 먹었던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평소에는 시간도 넉넉하고, 이스트도 있으니 언제나 발효한 피자 반죽을 사용했는데요, 오늘은 발효하지 않고 바로 반죽하여 피자 만들어 먹는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고립 기간 중 이스트가 다 떨어졌을 때 썼..

스페인 고산, 폭설로 고립 중인 우리 집

지난번 포스팅에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고 말씀을 드렸었는데요, 사실 목요일 학교에 다녀온 아이들은 이 눈 소식에 아주 행복했답니다. 오히려 아이들은 이런 걱정을 했었죠. "엄마, 눈이 너무 적게 내려 금방 녹아버리면 어떻게 하지?" 세상에, 역시 세상 험한 꼴은 본 적이 없는 아이들입니다. 아니면, 아이들이라야 가능한 그런 걱정일 테지요. 그렇게 진정할 수 없는 마음으로 잠든 아이들은 그다음 날 "동공 지진~!"이 일었습니다. "엄마! 엄마!" 아이들 방 창문이 열리는 소리와 동시에 들린 마법의 감탄사가 나옵니다. "눈이 엄청나게 쌓였어!" 아마도 잭 프로스트가 나타났나 보네요. (사실 이 잭 프로스트는 이 눈 온 날 밤에 처음으로 본 영화였습니다. 참 이런 우연도 다 있었나~!) 지난주 목요일 저녁의 풍..

스페인 아이들의 재미있는 모금 활동

우리는 불우한 이웃이나 불우한 환경에 처한 세계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성금 모금을 하거나 기부를 합니다. 다 아무 대가 없이 돈을 내는 방법이지요. 실제로 제가 어렸을 때는 학교에서 성금 모금한다고 쪽지를 전달하면 그에 해당하는 돈을 낸 적이 있었습니다. 요즘은 세월이 많이 변해 아주 다양한 방법으로 기부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지요? 요즘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보급으로 애플리케이션, SNS 기부, 게임 등의 새로운 기부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답니다. 물론 행동으로 성금 모금하는 단체도 있습니다. 다 의미 있는 성금 모금 방법입니다. 스페인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도 예외 없이 매달 성금 모금 활동을 하거나 기부 활동을 한답니다. 그런데 가만 보니, 집에서 돈을 걷어가는 방식이 아니라, 모금 활동을 위해 특별한 ..

남편이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다는 한국 음식

요즘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은 정말 춥네요. 영하 14도까지 내려가고...... 따뜻한 햇볕이 비추어도 물은 금방 얼어버리니 닭장이나 개, 고양이들 물은 수시로 갈아줘야만 한답니다. ㅜㅜ 게다가 오늘부터 눈이 내린다는데...... 폭설 주의보라고 하는데...... 과연 어떨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조용한데, 갑자기 눈이 내린다니~ (속으로는 좋아, 좋아!) 역시나 이렇게 추운 날에는 뜨끈뜨끈한 국물요리가 최고입니다. 앗~! 벌써 한 송이 한 송이씩 눈이 내리고 있어요!!! 그런데 며칠 전, 한국에서 친구가 미역을 보내주었답니다!!!사실, 우리가 미역을 못 먹어본 지도 꽤 되었네요. 여기가 스페인 고산이다 보니, 미역 구입하기가 참 쉽지 않더군요. 지난번 생일에 미역국도 못 끓여 ..

스페인 고산, 아이들과 장작

해발 1,200m의 분지형 스페인 고산평야는 지금 혹독한 겨울을 맞고 있답니다. 시속 40km에 달하는 거센 바람이 몰아치기 때문에 함부로 밖에 나갈 수 없고 심한 한파가 예상되기 때문에 무척이나 몸을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답니다. 게다가 목요일부터 있을 폭설 주의보도 85% 가능성이 있으니 큰 걱정입니다. 아이들이 '눈이 온다'는 마술 문구에 기분이 썩 좋아 난리가 났지만 말입니다. "너희들, 감기 걸리지 않게 옷 단단히 입고 나가야 해."아빠는 이런 당부를 합니다. "눈이 온다는데 감기 걸려서 눈 구경도 못 하면 안 되잖아?"이 말이 강력한 주술을 거는지 아이들도 옷을 단단히 여미게 되는 요즘입니다. 이런 아이들이 태어나자마자 걷게 되면서 이 고산의 겨울을 위해 집안 일꾼이 되어준 일이 있답니다. 스..

스페인 사람이 손님 초대 시 내오는 음식은 어떤 것이 있을까?

이번 주 스페인 친구 집 점심 식사에 초대되어 간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번 꾸며봤습니다. 스페인 사람들은 손님을 초대했을 때 보통 어떤 음식을 준비하는가에 대한 일상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여기서 살다 보니, 스페인에 사는 한국인 집에 초대되어 가면 보통 김밥 혹은 비빔밥, 잡채, 불고기 등이 주로 나오고요, 인도 친구 집에서는 사모사와 함께 치킨 커리가 으뜸으로 나오더군요. 일본인 친구 집에 가면 이름도 모르겠는 우리와 비슷하지만 다른 달달한 음식들이 나오고요, 대만 친구 집에 가니 물이 아닌 차를 마시면서 식사하는 문화가 참으로 특이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렇다면 스페인 가정에서는 보통 어떤 음식을 손님에게 대접할까요? 물론 일반화할 수 없지만, 비슷비슷한 분위기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보통 손님이 되어..

스페인 친구들이 '도입시급'하다는 한국의 것 두 가지

강풍이 불어대는 날이었습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에도 강추위가 몰려오기 시작했답니다. 다음 주면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간다고 하는데 벌써 떨려옵니다. 오늘은 참 다행으로 구름이 끼지 않고 해가 쨍쨍한 바람 부는 날이었기에 집안에서 고요히 햇살을 받기에는 참 좋은 날이었습니다. 그러다 친구의 점심 초대 덕에 외출도 하게 되었답니다. 친구들은 여러 명이 주말이나 휴가 때 쓸 목적으로 고산의 집 하나를 빌려 사용하고 있었는데요, 이번 주말에 이곳에 올라오면서 우릴 초대하여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답니다. 오랜만에 또 도시 친구들과 잡담할 기회가 있어서 참 좋았네요. 그런데 제가 끼니 또 자연스럽게 한국의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한국에 다녀온 새로운 친구를 만나..

스페인 고산, 우리 가족의 (주 중) 도시 나들이

스페인 고산, 해발 1,200m의 마을 사람들은 장 보러 외지에 나갈 때는 하루를 각오하고 가야 한답니다. 도시까지의 거리도 거리이지만, 구불구불한 도로가 참 가는 일을 뎌디게 합니다. 게다가 토요일은 도시 사람들도 쉬기 때문에 마트는 인파로 북적북적합니다. 일요일은 모든 상점이 문을 닫으니 아예 외출할 필요가 없고 말입니다. 토요일을 제외한 주 중에는? 아~! 이거 정말 힘든 상황입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니 그 시간을 이용해 다녀올 수도 있지만, 너무 촉박하여 맘껏 장 볼 수가 없답니다. 우리 가족은 아이들이 일찍 하교하는 수요일에 도시로 장 보러 가는 일이 잦습니다. 오후 3시 수업을 마치면, 그때부터 도시로 쌩~ 하니 달려가 장을 봅니다. 촉박하지만, 그래도 아이들을 데리고 편안하게 장을 볼 수 ..

한국에서 왕새우구이가 된 외국인 사위

참 이제는 결혼 14주년이 되어가는 시점에 정말 스치는 눈빛 하나, 웃음 하나에도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듯이 남편을 알아갑니다. 이것이 오래되어가는 부부의 장점입니다. 비록 국제부부라 하더라도 마찬가지이고요. 그런데 결혼 초기에는 정말 신혼부부라고 해도 국제부부의 단점이 그대로 드러나는 소통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다른 언어를 쓰는 이들의 사고와 문화 차이었지요. 단순하게, 살아온 삶이 달랐던 것이지요. 결혼 초 한국 여행을 하면서 내 나라의 풍습, 습관 등을 알았으면 좋겠다 하여 남편과 강행군 한국 여행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한국적인 것만 골라서 여행을 하는데요, 유적지, 한국의 집, 박물관, 고궁, 사찰 등을 돌면서 한국적인 문화를 보여줬답니다. 당시는 추운 겨울이었는데요... 영하 11..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운 현명하게 재채기하는 법

만 5세 누리가 갑자기 재채기합니다. 식탁 앞에서 재채기하니 버릇이 될까 봐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이런 소릴 했습니다. "누리아, 재채기할 때는 손으로 입을 가려야지~!" 그랬더니 큰 아이가 재빨리 엄마에게 이런 소릴 합니다. "엄마, 학교 선생님이 손으로 입을 가리면 안 된다고 했어." 어?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아이가 학교에서 배운 재채기 요령을 엄마에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엄마, 알렉한드로 선생님께서 재채기가 나오면 손으로 입을 막지 말고, 팔꿈치를 굽혀서 팔 안쪽으로 재채기하라고 하셨어." 어?! 사실 처음 들어보는 소리라 조금 어리둥절했습니다. 아니면 제가 시대에 떨어져 새로운 위생법을 잘 모르고 있을 수도 있지요. ▲ 위의 포즈처럼 저렇게 손으로 입을 가리면 안 된다고 하네요. 그럼 어떻게?..

스페인 고산 가족의 주말 풍경

요즘 주말에 업그레이드된 일이 있었습니다. 불타는 금요일에는 여유롭게 불타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고요, 아빠는 오랜만에 고기 공급을 위해(?) 칠면조를 잡게 되었습니다. 칠면조를 잡은 아빠를 본 누리가 그럽니다. "아빠~, 동물 죽이는 건 나빠."아빠는 멘붕이 와서 차근차근 설명합니다. "그래, 동물 죽이는 건 나쁜데 우리가 키운 자유로운 녀석들은 진정 가치 있는 음식이 된단다."아이가 이 말을 알 리가 없습니다. 갸우뚱하는 딸아이를 보더니, "누리야~! 넌 햄버거 좋아하잖아? 칠면조 햄버거도 좋아하고?""응~!""그것도 동물을 죽여서 만든 거잖아? 그러니 실제로 이런 모습 보고 충격받을 필요가 없어. 세상의 누군가는 이렇게 동물을 죽여서 먹을거리로 만들어야만 하잖아?" 아직 어린 유치원생 누리아는 전혀 ..

한국의 때 미는 습관에 중독된 남편

사람은 저마다의 환경에 따라 적응할 수 있다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적응을 아주 잘하면서 살아왔다고 생각됩니다. 인도에서 허름한 호텔에서 (직업, 공부 등으로 인하여) 6개월 자취를 하면서 보낸 일에서부터 이곳 고산평야의 쓰러진 집에서 사는 생활까지 저는 적응을 참 잘 해왔는데요, 어디들 가든 그 지방의 풍속과 생활, 음식 등을 거침없이 흡수해왔고 그래서 그리운 한국도 꾹 참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어딜 가나 음식 때문에 고생을 하는데 저는 아무것이나 다 잘 먹고 잘 적응한답니다. 그런데 야생의 달인이 되었다 싶었으나 저에겐 숨겨진 하나의 고집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때밀기입니다. 이태리에는 없다는 이태리타올???를 들고만세 합창...! 우습게 들리는 소리일 수도 있으나 저는 ..

한국 교민이 말하는 스페인이 살기 좋은 점 몇가지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 [참나무집] 식구는 겨울 방학을 맞아 발렌시아의 스페인 할머니 집에서 시간을 보냈답니다. 그동안 접해보지 못한 도시 생활에 아이들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지냈습니다. 그동안 못 본 사람들 보는 것도 하나의 일과가 되어서 저는 드디어 한국 교민 친구를 만날 기회를 잡았습니다. 우리가 못 본 지도 1년이 다 된 듯하네요. 한국 교민 친구가 발렌시아에 터를 잡은 지 2년이 넘어가는 시점에서 우리는 스페인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습니다. 공원에서 만나 아이들은 신나게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거나 미로 정원에서 헤매는 동안 오랜만에 우리 말로 수다를 떨자니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답니다. 아이 둘을 스페인 학교에 보내는 친구는 이곳 생활이 이제 많이 적응되었다고 하..

달걀 유효기간 쉽게 알아보는 법

한국 소식을 보니 달걀 대란으로 달걀마저 외국에서 수입된다고 합니다. AI 피해가 상당히 심각하여 2,844만 마리의 닭·오리·메추리 등이 도살처분 되었다고 하네요. 상당히 심각합니다. 그만큼 대규모로 살처분 되고 있고, 매해 크고 작은 피해가 반복하고 있다고 하니 어서 문제가 잘 해결되어 대란이 정상적인 상태로 되었으면 하고 바라봅니다. 오늘은 우리 집의 닭이 낳은 알에 관한 소식입니다.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에서는 암탉과 칠면조를 키우며 암탉이 낳은 달걀을 충당하고 있답니다. 그중 닭장에는 열두 마리의 암탉과 한 마리의 수탉이 있고요, 칠면조 우리에는 세 마리의 칠면조와 다섯 마리의 암탉이 있답니다. 아니, 칠면조 우리에 왜 닭이?! 궁금하시죠? 사실 우리 병아리를 키운 녀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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