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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다는 한국 음식

요즘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은 정말 춥네요. 영하 14도까지 내려가고...... 따뜻한 햇볕이 비추어도 물은 금방 얼어버리니 닭장이나 개, 고양이들 물은 수시로 갈아줘야만 한답니다. ㅜㅜ 게다가 오늘부터 눈이 내린다는데...... 폭설 주의보라고 하는데...... 과연 어떨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조용한데, 갑자기 눈이 내린다니~ (속으로는 좋아, 좋아!) 역시나 이렇게 추운 날에는 뜨끈뜨끈한 국물요리가 최고입니다. 앗~! 벌써 한 송이 한 송이씩 눈이 내리고 있어요!!! 그런데 며칠 전, 한국에서 친구가 미역을 보내주었답니다!!!사실, 우리가 미역을 못 먹어본 지도 꽤 되었네요. 여기가 스페인 고산이다 보니, 미역 구입하기가 참 쉽지 않더군요. 지난번 생일에 미역국도 못 끓여 ..

스페인 고산, 아이들과 장작

해발 1,200m의 분지형 스페인 고산평야는 지금 혹독한 겨울을 맞고 있답니다. 시속 40km에 달하는 거센 바람이 몰아치기 때문에 함부로 밖에 나갈 수 없고 심한 한파가 예상되기 때문에 무척이나 몸을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답니다. 게다가 목요일부터 있을 폭설 주의보도 85% 가능성이 있으니 큰 걱정입니다. 아이들이 '눈이 온다'는 마술 문구에 기분이 썩 좋아 난리가 났지만 말입니다. "너희들, 감기 걸리지 않게 옷 단단히 입고 나가야 해."아빠는 이런 당부를 합니다. "눈이 온다는데 감기 걸려서 눈 구경도 못 하면 안 되잖아?"이 말이 강력한 주술을 거는지 아이들도 옷을 단단히 여미게 되는 요즘입니다. 이런 아이들이 태어나자마자 걷게 되면서 이 고산의 겨울을 위해 집안 일꾼이 되어준 일이 있답니다. 스..

스페인 사람이 손님 초대 시 내오는 음식은 어떤 것이 있을까?

이번 주 스페인 친구 집 점심 식사에 초대되어 간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번 꾸며봤습니다. 스페인 사람들은 손님을 초대했을 때 보통 어떤 음식을 준비하는가에 대한 일상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여기서 살다 보니, 스페인에 사는 한국인 집에 초대되어 가면 보통 김밥 혹은 비빔밥, 잡채, 불고기 등이 주로 나오고요, 인도 친구 집에서는 사모사와 함께 치킨 커리가 으뜸으로 나오더군요. 일본인 친구 집에 가면 이름도 모르겠는 우리와 비슷하지만 다른 달달한 음식들이 나오고요, 대만 친구 집에 가니 물이 아닌 차를 마시면서 식사하는 문화가 참으로 특이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렇다면 스페인 가정에서는 보통 어떤 음식을 손님에게 대접할까요? 물론 일반화할 수 없지만, 비슷비슷한 분위기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보통 손님이 되어..

스페인 친구들이 '도입시급'하다는 한국의 것 두 가지

강풍이 불어대는 날이었습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에도 강추위가 몰려오기 시작했답니다. 다음 주면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간다고 하는데 벌써 떨려옵니다. 오늘은 참 다행으로 구름이 끼지 않고 해가 쨍쨍한 바람 부는 날이었기에 집안에서 고요히 햇살을 받기에는 참 좋은 날이었습니다. 그러다 친구의 점심 초대 덕에 외출도 하게 되었답니다. 친구들은 여러 명이 주말이나 휴가 때 쓸 목적으로 고산의 집 하나를 빌려 사용하고 있었는데요, 이번 주말에 이곳에 올라오면서 우릴 초대하여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답니다. 오랜만에 또 도시 친구들과 잡담할 기회가 있어서 참 좋았네요. 그런데 제가 끼니 또 자연스럽게 한국의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한국에 다녀온 새로운 친구를 만나..

스페인 고산, 우리 가족의 (주 중) 도시 나들이

스페인 고산, 해발 1,200m의 마을 사람들은 장 보러 외지에 나갈 때는 하루를 각오하고 가야 한답니다. 도시까지의 거리도 거리이지만, 구불구불한 도로가 참 가는 일을 뎌디게 합니다. 게다가 토요일은 도시 사람들도 쉬기 때문에 마트는 인파로 북적북적합니다. 일요일은 모든 상점이 문을 닫으니 아예 외출할 필요가 없고 말입니다. 토요일을 제외한 주 중에는? 아~! 이거 정말 힘든 상황입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니 그 시간을 이용해 다녀올 수도 있지만, 너무 촉박하여 맘껏 장 볼 수가 없답니다. 우리 가족은 아이들이 일찍 하교하는 수요일에 도시로 장 보러 가는 일이 잦습니다. 오후 3시 수업을 마치면, 그때부터 도시로 쌩~ 하니 달려가 장을 봅니다. 촉박하지만, 그래도 아이들을 데리고 편안하게 장을 볼 수 ..

한국에서 왕새우구이가 된 외국인 사위

참 이제는 결혼 14주년이 되어가는 시점에 정말 스치는 눈빛 하나, 웃음 하나에도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듯이 남편을 알아갑니다. 이것이 오래되어가는 부부의 장점입니다. 비록 국제부부라 하더라도 마찬가지이고요. 그런데 결혼 초기에는 정말 신혼부부라고 해도 국제부부의 단점이 그대로 드러나는 소통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다른 언어를 쓰는 이들의 사고와 문화 차이었지요. 단순하게, 살아온 삶이 달랐던 것이지요. 결혼 초 한국 여행을 하면서 내 나라의 풍습, 습관 등을 알았으면 좋겠다 하여 남편과 강행군 한국 여행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한국적인 것만 골라서 여행을 하는데요, 유적지, 한국의 집, 박물관, 고궁, 사찰 등을 돌면서 한국적인 문화를 보여줬답니다. 당시는 추운 겨울이었는데요... 영하 11..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운 현명하게 재채기하는 법

만 5세 누리가 갑자기 재채기합니다. 식탁 앞에서 재채기하니 버릇이 될까 봐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이런 소릴 했습니다. "누리아, 재채기할 때는 손으로 입을 가려야지~!" 그랬더니 큰 아이가 재빨리 엄마에게 이런 소릴 합니다. "엄마, 학교 선생님이 손으로 입을 가리면 안 된다고 했어." 어?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아이가 학교에서 배운 재채기 요령을 엄마에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엄마, 알렉한드로 선생님께서 재채기가 나오면 손으로 입을 막지 말고, 팔꿈치를 굽혀서 팔 안쪽으로 재채기하라고 하셨어." 어?! 사실 처음 들어보는 소리라 조금 어리둥절했습니다. 아니면 제가 시대에 떨어져 새로운 위생법을 잘 모르고 있을 수도 있지요. ▲ 위의 포즈처럼 저렇게 손으로 입을 가리면 안 된다고 하네요. 그럼 어떻게?..

스페인 고산 가족의 주말 풍경

요즘 주말에 업그레이드된 일이 있었습니다. 불타는 금요일에는 여유롭게 불타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고요, 아빠는 오랜만에 고기 공급을 위해(?) 칠면조를 잡게 되었습니다. 칠면조를 잡은 아빠를 본 누리가 그럽니다. "아빠~, 동물 죽이는 건 나빠."아빠는 멘붕이 와서 차근차근 설명합니다. "그래, 동물 죽이는 건 나쁜데 우리가 키운 자유로운 녀석들은 진정 가치 있는 음식이 된단다."아이가 이 말을 알 리가 없습니다. 갸우뚱하는 딸아이를 보더니, "누리야~! 넌 햄버거 좋아하잖아? 칠면조 햄버거도 좋아하고?""응~!""그것도 동물을 죽여서 만든 거잖아? 그러니 실제로 이런 모습 보고 충격받을 필요가 없어. 세상의 누군가는 이렇게 동물을 죽여서 먹을거리로 만들어야만 하잖아?" 아직 어린 유치원생 누리아는 전혀 ..

한국의 때 미는 습관에 중독된 남편

사람은 저마다의 환경에 따라 적응할 수 있다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적응을 아주 잘하면서 살아왔다고 생각됩니다. 인도에서 허름한 호텔에서 (직업, 공부 등으로 인하여) 6개월 자취를 하면서 보낸 일에서부터 이곳 고산평야의 쓰러진 집에서 사는 생활까지 저는 적응을 참 잘 해왔는데요, 어디들 가든 그 지방의 풍속과 생활, 음식 등을 거침없이 흡수해왔고 그래서 그리운 한국도 꾹 참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어딜 가나 음식 때문에 고생을 하는데 저는 아무것이나 다 잘 먹고 잘 적응한답니다. 그런데 야생의 달인이 되었다 싶었으나 저에겐 숨겨진 하나의 고집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때밀기입니다. 이태리에는 없다는 이태리타올???를 들고만세 합창...! 우습게 들리는 소리일 수도 있으나 저는 ..

한국 교민이 말하는 스페인이 살기 좋은 점 몇가지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 [참나무집] 식구는 겨울 방학을 맞아 발렌시아의 스페인 할머니 집에서 시간을 보냈답니다. 그동안 접해보지 못한 도시 생활에 아이들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지냈습니다. 그동안 못 본 사람들 보는 것도 하나의 일과가 되어서 저는 드디어 한국 교민 친구를 만날 기회를 잡았습니다. 우리가 못 본 지도 1년이 다 된 듯하네요. 한국 교민 친구가 발렌시아에 터를 잡은 지 2년이 넘어가는 시점에서 우리는 스페인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습니다. 공원에서 만나 아이들은 신나게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거나 미로 정원에서 헤매는 동안 오랜만에 우리 말로 수다를 떨자니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답니다. 아이 둘을 스페인 학교에 보내는 친구는 이곳 생활이 이제 많이 적응되었다고 하..

달걀 유효기간 쉽게 알아보는 법

한국 소식을 보니 달걀 대란으로 달걀마저 외국에서 수입된다고 합니다. AI 피해가 상당히 심각하여 2,844만 마리의 닭·오리·메추리 등이 도살처분 되었다고 하네요. 상당히 심각합니다. 그만큼 대규모로 살처분 되고 있고, 매해 크고 작은 피해가 반복하고 있다고 하니 어서 문제가 잘 해결되어 대란이 정상적인 상태로 되었으면 하고 바라봅니다. 오늘은 우리 집의 닭이 낳은 알에 관한 소식입니다.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에서는 암탉과 칠면조를 키우며 암탉이 낳은 달걀을 충당하고 있답니다. 그중 닭장에는 열두 마리의 암탉과 한 마리의 수탉이 있고요, 칠면조 우리에는 세 마리의 칠면조와 다섯 마리의 암탉이 있답니다. 아니, 칠면조 우리에 왜 닭이?! 궁금하시죠? 사실 우리 병아리를 키운 녀석이..

외국인 남편이 신세계 발견한 '한국의 아파트'

제 블로그에 오시는 많은 분께서 스페인이라는 나라에 대한 호기심을 자주 보여주셨습니다. 그런데, 사는 집안 풍경이나, 청소하는 법, 음식, 사는 모습 등에 대한 소소한 질문들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역시나 사람은 거창하게 궁금한 점보다는 사람 사는 모습에 대한 일반적인 궁금증이 더 크나 봅니다. 돌아가는 스페인의 정치 상황보다는 이웃 할머니의 민간요법이 오히려 더 재미있고 궁금한 것은 우리의 일상과 가깝기 때문이라고 생각되었답니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스페인 사람들도 해외에 나가면 역시나 일상적인 이국의 사는 모습에 대단한 관심을 보인답니다. 스페인 사람인 제 남편도 예외는 아니랍니다. 한국에 다녀올 때마다 놀라는 모습이 역시나 외국인이라는 걸 그때만큼 실감한 적도 없었지요. 남편이 두고두고 회자하는 한국의..

국제 수다 2017.01.03

스페인의 연말과 새해를 즐기는 우리 가족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평야에 터를 두른 우리 [참나무집] 가족은 연말과 새해를 도시에서 보내게 되었습니다. 시골에서 평화롭게 보내도 좋을 연말과 새해이지만, 올해는 발렌시아의 시부모님댁에서 도시 생활을 마음껏 즐기기로 했답니다. 스페인은 12월부터 1월까지 평소에는 전혀 없던 특별 마켓이나 페리아(놀이공원 등의 여가 활동 및 작은 마켓) 등이 광장을 중심으로 생겨난답니다. 또한, 평소에는 없던 길거리 음식들도 이 기간에는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가족도 아이들이 어느 정도 컸기 때문에 이런 거리 구경에 나섰답니다. 그럼 그 모습을 함께 나누며 대충 스페인의 연말과 새해 분위기를 함께 보여드리겠습니다. ^^* 우리는 저녁을 즐기기 위해 일찍 지하철을 타고 시내로 나갑니다. 아이들이 도시..

자잘하게 아프면 곤란한 스페인 의료제도

스페인의 의료제도는 전에 이야기했듯이 스페인 국민들이 아주 자랑스러워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금으로 거둬낸 예산을 주 정부가 나누어 운영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서민들은 병원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제도이지요. 국립, 공립 병원이 그렇게 정부 예산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실제로는 병원에서 돈을 낼 필요가 없답니다. 게다가 주 정부에 따라 어떤 곳은 보편적 의료제를 시행하여 외국인도 응급상황에서는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2015/04/17 - [스페인 이야기/시사, 정치] - 스페인에서 병원 한 번 가기 어렵네요 물론 위의 포스팅은 단점에 관한 글이지만 장점도 아주 많답니다. 큰 병이 걸릴 경우는 대부분 아주 빠르게 치료가 되기도 한답니다. 예를 들면 우리 시아버님께서는 암을 조기 발견하여, 한 달..

남편이 측은하게 느껴졌던 밤

한국-스페인 국제결혼 13년 차인 우리 부부는 이제 남매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서로 닮았습니다. 진짜 신기하죠? 서로 다른 나라에서 그것도 다른 문화를 가진 두 사람이, 이렇게 마음이 맞아 살고 있다는 게 가만 생각해보니 참 신기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한국 친구들도 자주 물어봅니다. 스페인 사람하고 사는 게 어떠니? 남편에게는 한국 여자하고 사는 게 어떠니? 하고 물어보지요. "나는 세상의 어떤 사람보다 내 아내가 내 마음과 가장 잘 통하여 아주 잘살고 있다."고 남편은 말합니다. '세상의 어떤 사람보다'라고 강조하면서 말이지요. 그 속에는 세상의 어떤 스페인 사람보다 제가 더 마음이 잘 통한다는 말뜻이 있는 거지요. 결국은 사람은 국가, 인종을 떠나 마음이 맞다는 말을 강조합니다. 어찌 되었건, 며칠 ..

나에게 특별했던 스페인 현지인과의 송년회

한국을 떠나 외국에 산지 여러 해. 여행하건, 현지에 적응해 살건, 많은 부분 한국의 일상의 한 부분이었던 것이 잊히기 마련입니다. 문화와 생활 습관 등이 전혀 다른 나라에서 살다 보니 정말 잊히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답니다. 그래도 세상의 모든 이들은 한 해가 오고, 한 해가 가는 자기 반성적인 날들에 대해선 거의 비슷한가 봅니다. 올해 나는 만족할 만한 일을 했던가, 이웃과 친구, 가족과는 어떻게 지냈는가, 다음 해에는 어떻게 또 보내고 싶은가에 대한 자기반성과 소망 등은 어디를 가나 세계인들의 공통된 마음인가 봅니다. 이번에 저는 스페인 현지인들과 송년회를 했습니다. 물론 스페인이라는 나라에서 사회 구성원의 한 부분이라는 생각을 해발 1,200m의 작은 마을, 비스타베야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하지 못..

스페인 고산, 흐린 겨울날 집에서 하는 일

벌써 3일째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안개와 비, 눈으로 날씨가 흐린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입니다. 그 와중에 주말이 끼어 아이들은 꽤 지루한 휴일을 보냈답니다. 다들 밖에 나가자고 안달이 났지만, 비가 꽤 오니 엄두가 나질 않았답니다. 온 계절 말라 있던 하천에 물이 불어날 정도이니 꽤 많이 비가 내렸습니다. 잠시 이 풍경을 보여드릴게요~ 페냐골로사(Penyagolosa) 자연공원 안, 산 조안(San Joan) 수도원입니다. 남편이 일하러 갔다 눈이 점점 쌓이고 있어 걱정을 많이 했답니다. 이곳에는 전기마저 들어오지 않아 태양광 및 발전기를 이용하여 유지하는데 글쎄, 날이 여러 날 흐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답니다. 발전기에도 문제가 생겨 남편은 고립 직전까지 갔다고 합니다. (이런 일은 자주..

외국인 교수 부부가 기억하는 한국의 신기한 점

스페인 사람들은 '꽃보다 음식'이라고, 정말 '음식'에 살고 '음식'에 죽는 듯합니다. 그래서 손님 집 초대받아 갔을 때도 대체로 후식이나 와인 등 같이 즐길 수 있는 '먹을거리'를 가지고 간답니다. 누가 손님 집에 꽃을 사 갔다고 하면, '우와! 미쿡물 먹었나 봐.' 할 정도로 이상하게 생각한답니다. 한국의 이천 도자 비엔날레에 스페인 교수님들과 함께 초대되었을 때입니다. 우리는 대부분 음식을 근처 식당에서 해결했습니다. 물론 아침은 호텔에서 해결하구요. 호텔에서 해결하는 것이 천만다행이었습니다. 젓가락 사용하시느라 참 고생 많으셨네요... 호텔의 아침 식사는 거의 서양식 뷔페 음식이라 아무 문제가 없었답니다. 다만, 한쪽에는 아침 백반이 준비된 곳도 있어서 우리 교수님들이 의아해하시기도 했답니다. 한..

국제 수다 2016.12.18

카멜레온보다 변화무쌍한 스페인 남편의 일상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은 겨울이라고 해서 할일이 적어지지는 않더군요. 오히려 월동준비를 철저히 하기 위해 조금 더 몸을 움직여야만 했답니다. 낮이 짧아졌으니 더욱더 말입니다. 게다가 온 가족이 다 함께 모이는 연말과 새해가 다가오는군요. 그러니 더욱 바빠졌습니다. 그전에 날씨 좋을 때 빨리 해결해야 할 일들은 다~ 해결해야 하니 말입니다. 특히 장작 패기와 나무 자르기 등은 날 좋은 날을 선택해야 하기에 정신이 없답니다. 그 와중에 산또르(산을 좋아하는 똘똘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제가 붙여준 스페인 남편의 애칭입니다)님은 역시나 쿵쾅쿵쾅 할 일 많은 자신의 직무에 묵묵합니다. ^^* 마치 카멜레온 저리 가라는 정도로 매일 매일 새로운 일들을 해내고 있습니다. 아빠가 학교에 나타났다!!..

'한국 엄마 수업 최고!'라는 스페인 아이들의 성탄절 장식품

오늘은 정신없이 바빴던 하루 바로 한국 엄마의 재능기부 날이 있는 시간입니다. 이번에는 남편도 오겠다고 하네요. 점심이 끝난 후에 수업이 막 시작하기 때문에 스페인 남편은 도시락을 학교에서 먹겠다고 부탁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아침에 채소볶음 라면과 두부를 싸서 학교로 향했습니다. 어때요? 좀 맛있어 보이나요? ^^굴 소스 넣고 막 볶아낸 볶음 라면인데 산똘님이 학교 식당에서 군침을 흘리면서 먹더라고요. 아무튼, 저는 아이들을 데리고 수업이 있는 교실로 향했습니다. 이번에는 점토로 크리스마스트리를 장식할 물건을 만들기로 했답니다. 이미 과정을 아시는 분이 많으셔서 생략을 많이 하고, 일단 장식할 물건을 점토로 빚은 후, 집에서 장작 난로로 구워냈습니다. 재를 다 털어내고 이제 예쁘게 색칠하고 끈을 매어 장..

무척이나 부러운 스페인 사람들의 친화력

해발 1,200m 스페인 페냐골로사(Penyagolosa) 자연공원에서 근무하던 남편이 좋은 소식을 전해옵니다. "오늘 회사에서 다니 미켈을 만났어!" 다니 미켈(Dani Miquel)은 발렌시아 포크송 자작곡 가수랄까요? 옛이야기를 재구성하거나 동화, 전설 등을 노래로 표현하는 가수랍니다. 어린이들 사이에서는 단연 인기! 마치 뽀로로 대통령처럼 어린이 세계에서는 노래 대통령으로 통하는 가수입니다. 물론 발렌시아, 까딸루냐에서 말이지요. 발렌시아어로 노래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 사람들은 잘 모른답니다. 저도 상당히 그 가수의 노래를 좋아합니다. 아무튼, 휴가 중이던 가수는 작은 비스타베야 마을의 어린이들을 위해 깜짝 콘서트를 하기로 했답니다. 그래서 그날 연주가 진행되기로 한 도서관으로 향했습니다. 마침,..

스페인 사람들이 밥하기 귀찮을 때 해먹는 음식 하나

한국에서는 한 끼 식사 만들기 귀찮을 때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거나 냉동 음식을 데워 먹기도 합니다. 스페인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전통적으로 스페인 사람들이 먹었던 음식은 아주 간단합니다. 의외의 조합이라 저도 처음엔 이것이 음식이 될까 싶었던 방식이었지요. 라면만큼이나 쉽게 만드는 스페인 음식은 다름이 아니라 바게트 빵조각 + 3분 삶은 달걀 + 소금 + 파프리카 가루 +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입니다. 참 간단한 조합입니다. 먼저 바게트를 잘게 잘게 잘라 큰 그릇에 넣습니다. 달걀은 3분 이상 삶으면 절대로, 절대로 안 된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흰자만 조금 익으면 된다고 하네요. 조심스럽게 잘 껍질 윗부분을 까서 작은 찻숟가락으로 떠서 빵 위에 올려줍니다. 그럼 빵이 노른자를 흡수합니다. 소..

한국 주부 뺨치는 남편의 장보기

토요일에도 직장에 나가 일하던 남편이 퇴근하자마자 스페인 발렌시아 수제 맥주 협회 파티장으로 향했습니다. 즐겁게 놀다 오라고 자유를 주고 저는 세 아이를 돌보면서 기다렸습니다. 작년에 갔는데 올해는 아이 셋을 맡길 때가 없어 제가 보기로 했습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이날은 수제 맥주 경연 대회 상을 수여하는 날이기 때문에 남편은 무척이나 즐거워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이 산또르님은 수제 맥주의 장인이거든요. 자신이 마실 맥주는 직접 담그고, 또 자신의 맥주 실력이 어느 정도까지 갈 것인지 확인할 겸, 자주 맥주 대회에 참가하기도 한답니다. 맛난 맥주를 만들어 전문가가 인정하는 상을 받는 것은 참 큰 행복이 아닐 수 없지요. 유러피언 맥주 대회 심사 위원으로 갔지만, 맥주 장인으로 참가하는 의의도 대단한 ..

아침이 아름다운 스페인 고산의 요즘 겨울 풍경

아직 해가 뜨기 전, 조용히 잠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와봅니다. 닭장에는 벌써 분주하게 아침을 시작하는 요란한 무리의 소음이 들립니다. 고양이도 마중 나와 제 뒤를 따릅니다. "너희들은 안 춥니?"마치 부스스한 머리카락을 넘기듯 고양이 녀석들도 기지개를 한껏 켜고 귀찮다는 듯 따라나섭니다. 고산평야의 대지에는 얇은 홑이불을 덮은 듯 안개가 한 층으로 펼쳐져 있습니다. 그 길을 따라 천천히 아침 산책에 나섰습니다. 나무나 풀에 내려앉아 눈처럼 된 서리를 상고대라고 하는데 이런 서리꽃이 차가운 공기 속에서 피었습니다. 아이들이 일어나면 아주 좋아할 풍경입니다. 맨살에 그냥 서리 맞았지만 예쁜 눈꽃으로 내려앉았어요. 가을에 말라버린 꽃이 요정의 유리구두처럼 빛나는 서리 꽃으로 변하고 말았네요. 사진으로 보니..

스페인 치즈, 청국장 냄새 저리가라네~

스페인 발렌시아는 이번 주 공휴일이 이틀이나 되었답니다. 모호하게도 화, 목요일 쉬게 되어 어디 멀리 놀러 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집에 있기에는 무료한 시간이 되었는지, 도시에 있던 친구들이 비교적 가까운 우리 집에 놀러 왔답니다.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스페인 사람들은 손님이 되어 초대되어 갈 집에 꼭 먹을거리를 바리바리 싸 들고 온답니다. 이번에도 친구들이 먹을 것을 아주 많이 싸 왔는데요, 역시나 사람은 먹고 대화하는 그 기본에 충실한가 봅니다. 그런데 한 친구가 머뭇머뭇하면서 제게 내놓은 것이 있답니다. "어어...... 어...... 미안한데, 내가 우리 동네 치즈를 좀 사 왔어." "아니, 뭐가 미안해? 우리 가족은 치즈를 엄청나게 좋아해." 그런데 그 친구가 머뭇거리면서 하는 말이, "좀 심한..

스페인 고산, 전력이 끊기는 고립(?) 상황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의 농가는 대부분 태양광 전지를 사용한답니다. 상황에 따라 풍력 발전기와 병행해서 사용하는 곳도 있고, 워낙 외진 곳이라 편의 시설이 들어오지 못하는 곳도 많답니다. 아시다시피 우리 [참나무집]도 그런 상황입니다. 태양광 전지에 의존해 살기 때문에 우리에겐 해가 아주 소중한 존재입니다. 그런데 또 해만 떠주면 안 될 중요한 요소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에겐 하늘에서 내리는 비 또한 소중하기 때문이지요. 우리는 비를 받아 물저장 탱크에서 물을 끌어내 생활용수로 사용한답니다. 휴우우~! 그러니 해 뜨면 비가 안 와 섭섭하고, 비가 오면 또 해가 뜨지 않아 섭섭한 그런 희한한 상황이 되고 맙니다. 이번에 우리는 일주일 넘게 비 내리는 상황을 맞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비가 내려..

나를 괴롭게 만든 스페인의 과자 하나

정말 이럴 수가 있는지...... 이렇게 같이 산 지 15년이 되어가건만 산똘님은 이 입맛에 대해선 한 번도 양보하고 있지 않으니...... 괴롭고 괴롭도다! 도대체 산들 씨가 무엇 때문에 괴롭다고 하는지 여러분 짐작이나 하실까요? 저는 스페인에 살면서 음식이 다 맛있고, 좋아서 최고야! 하면서 아주 잘 먹었는데요, 가끔 제 입맛에는 영~ 궁합이 맞질 않는 음식을 보면 기절할 때가 있습니다. 아니, 먹다가 불편하여 입으로 꾹꾹 쑤셔 넣는 경우 말입니다. 대부분 요리는 잘 참을 만한데, 요것 하나만큼은 정말 참을 수가 없습니다. 바로 '기름'의 사용 빈도가 빈번한 스페인 음식에 관한 것입니다. 흑흑!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스페인에서는 이 기름에 대하여 아주 관용 하답니다. 식물성 기름인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크리스마스 선물 준비하는 스페인 가족의 치밀함

12월만 되면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해야 하기에 저는 가끔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뭘 해야 하고, 어디에서 어떻게 뭘 사야 할지 고민이 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선물을 사러 대형 마트에라도 가면 워낙 복잡하여 정신이 하나도 없답니다. 그래서 차라리 미리 선물을 느긋하게 준비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런데 저만 그런 게 아니라, 우리 스페인 식구들 전부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긴, 갑자기 아이들이 6명이니 이 아이들 선물을 준비하는 게 장난이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11월 중순부터 아이들 선물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아이들이 정말 원하는 선물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이었답니다. 무조건 장난감 가게에 가서 선물을 골라 사 오는 것은 의미가 없게 느껴졌기..

스페인에서 맛보는 단돈 '2유로'짜리 트러플 요리

믿을 수 없어요! 단돈 2유로라뇨? 1유로에 12월 1일 기준, 현재 1,240원 정도 합니다. 그럼 2유로는 2,480원입니다. 아니, 2,480원으로 트러플 요리를 맛볼 수 있다고요? 그 비싼 세계 3대 진미가 겨우 3,000원도 안 된다고요? 믿으실 수 없으나 믿게 해드릴 포스팅을 오늘은 올려봅니다. 서양 송로버섯, 트러플(Truffle). 여러분은 박근혜 청와대 오찬으로 더 잘 알고 있는 비싼 버섯이지요. 청와대 호화 오찬이라며 큰 논란이 되었던 그 버섯이랍니다. 전기료 누진제 등으로 서민들은 허리를 조르는 상황에 청와대의 호화 향신료 트러플 요리는 국민에게 절망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당시 청와대에서 사용한 버섯은 중국 윈난 성에서 산 싼(?) 버섯이라고 하네요. 그런데 이름이 ..

'초코파이'라고 우기는 스페인 남편의 간식, 이유 있네~

저는 한국을 떠나온 지 너무 오래되어 가끔 어릴 적 추억에 휩싸여 어릴 때 먹었던 것들을 생각하기도 합니다. 어릴 때 먹었던 그 "초코파이"는 잊을 수가 없답니다. 샌도가 50원 할 때, 초코파이는 100원이었던 시절에 유년기를 지냈지요. 고사리손으로 조심히 아껴서 먹던 초코파이가 생각이 나고요, 가끔 중, 고등학교 때에는 좋아하는 선생님께 수줍게 편지와 초코파이를 선물로 주던 때도 생각이 났지요. 그러고 나서 시간이 흐르니 초코파이는 그저 기억 속에서 사라져버렸다가 이렇게 아이들을 낳고 진짜 아줌마가 되니 왜 이리 생각이 나는지요? 몇 주 전에 우연히 중국 가게에 갔다가 초코파이를 발견하고 대단히 좋아했는데요, 너무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 사오지 않은 것이 후회되어 며칠을 아쉬워했습니다. 그런 모습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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