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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찾아온 불청객, 걱정 한 바가지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평야는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산과 산으로 연결된 와이파이 안테나가 다 태양광 전지로 작동하기 때문에 인터넷은 여전히 오락가락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온종일 오프라인으로 생활했답니다. 한 잡지사에 원고 마감 하루를 앞둔 저는 불안한 걱정으로 하루를 보냈지요. 물론 원고는 이미 다 써놓았는데,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으니 이렇게 마음을 졸일 수밖에요. 그런데 제 마음을 더 졸인 사건 하나가 있었답니다. 그것도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비 오는 밤의 어느 날이었지요. 밖에 나갔던 남편이 무엇인가를 봤다면서 놀라워하고 있었답니다. 도대체 무엇일까? 남편은 노루가 우리 집에 먹을 것을 찾으러 왔다네요. 설마? 노루가 이곳까지 왔겠어? 그러다 우연히 보게 된 녀석은 아주 순한 양이었습..

김치 때문에 외국인 남편이 덩실덩실 춤춘 이유

지난번 포스팅에 한국 동생이 보내준 두부김치찌개라는 음식 상품 덕분에 우리 부부는 한동안 먹어보지 못한 김치 찌개를 시식하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남편 몰래 혼자 먹을까 하다가 진짜 섭섭해할 남편 얼굴이 떠올라 그러질 못했습니다. 그러다 퇴근하고 온 남편과 알콩달콩 나누어 먹게 되었답니다. 사실, 우리 집에서는 그동안 김치를 못 먹은 지 거의 두 달이 되어간다는 사실. 김치에 목말라 하던 우리 부부는 아이들 몰래 먹었습니다. 하긴 아이들이 아직 어려 (이렇게) 매운 김치찌개는 전혀 못 먹기에 이번에는 아예 안심하고 먹었습니다. 동생에게 받은 제품이 위의 것인데요,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런 국물 요리에 좀 놀라기도 했습니다. 봉지를 뜯으니 육수와 건더기, 두 봉지로 또 나뉘더군요. 그 감촉이 물컹..

스페인 고산에 한국 동생이 보내온 소포

이게 또 얼마 만인가요? 사실, 스페인에서 소포 받기가 점점 어려워져 소포 받는 일이 점점 줄어들었답니다. 가능하면 안 받는 선에서 해결하려고 부단히도 애썼습니다. 왜냐하면, 유럽연합 외의 국가에서 오는 모든 소포에 선물이라도 세금이 달려오기 때문에 그 세금 폭탄 맞을까 봐 받지 않기로 한 것이지요. 그런데 요즘 누리가 '까만 스파게티'가 먹고 싶다고 난리입니다. 까만 스파게티? 하하하! 다름이 아니라 짜장면입니다. 이 까만 스파게티를 먹어보지 못한지 어언 몇 개월, 이 아이의 조그만 배도 그 빈자리를 느끼고 있었나 봅니다. 그래서 영상 통화로 시작된 이모와의 대화에서 이모가 자비롭게 한턱 내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한국 물건을 보내준다는 겁니다. 누리는 영상 통화 다음 날, 일어나자마자 까만 스파게티..

한국인이 생각하는 스페인 남자에 대한 환상과 오해

요즘 스페인에 여행 오시는 우리나라 사람들 인구수가 아주 많아졌습니다. 전과 비교하여 단체여행이든, 개인여행이든 많은 분들이 스페인에 다녀간 경험이 있으시더라고요. 그리고 제 블로그에 찾아오시는 많은 분들도 이미 스페인 여행을 하셨고요. 물론, 아직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많은 분이 스페인에 관하여 물어보십니다. 그중 단연 제가 신기하게 생각한 것은 "스페인 남자"에 대한 것입니다. 스페인 남자 하면 어쩐지 정열적이고 여자를 유혹하는 기술이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어떤 분은 스페인 남자는 가슴에 털 많고 마초적인 남자라고 정의를 하셨어요. ^^ 또, 어떤 분은 돈 키호테(Don xijote) 식의 중세 기사풍의 로꼬(loco, 정신 나간 사람)? 많은 분이 환상..

추운 계절에 먹는 스페인식 ' 렌틸콩 수프'

오늘부터 여긴 세찬 바람과 비가 동반하여 추위가 바로 코앞에 다가왔습니다. 물론 아직 영하로 내려가진 않았지만, 비 온 후에는 기온이 뚝 떨어져 나갈 것 같아 아주 걱정이 되기도 한답니다. 여기가 어디 이느냐고요? 여기는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입니다. 지중해 해안의 마을보다 10도 정도가 차이가 나 몹시 추운 곳이지요. 이런 추운 날에는 스페인 사람들도 보통 따뜻한 국물 요리를 먹더라고요. 특히 추울 때는 체력을 향상하고 열량이 많은 음식을 먹어줘야 한다고들 하네요. 그래서 보통 이곳에서는 걸쭉한 영양분 철철 넘치는 렌틸콩 수프(Sopa de rentejas)를 합니다. ^^ 산똘님이 만드는 렌틸콩 요리는 그렇게 걸쭉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한국인 입맛에는 딱~!인 음식입니다. 보통 스..

우리 부부가 여행한 나라의 공중화장실 체험담

안녕하세요? 오늘은 좀 즐거운 날인가요? 시국이 시국이다 보니, 세상일이 마음 같지 않다는 느낌입니다. 이런 날에 웃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했던 긴급 상황에 펼쳐진 나라별 화장실 체험기를 올리겠습니다. 저는 경험하면서도 독특하고 이색적인 즐거움으로 참, 혼자만 알고 있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오늘 흥밋거리로 여러분께 이 글을 날립니다~. 참고로, 이 경험담은 일반인이 경험할 수 있는 부분들을 제시했으며, 거의 부분적이라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가령, 인도의 오성급 호텔 화장실은 한국의 여느 화장실과 비교도 안 될 만큼 훌륭한 부분이 있듯이 말입니다) 그리고 독특하다 생각한 나라만 여기서 적어봤습니다. 인도 저와 스페인 남편이 인도 여행을 할 때입니다. 자전거 여행가였던 남편이 어느 날 인도에 있던 절 ..

여행 이야기 2016.11.22

갓 구워낸 빵은 '위험'하다(?)는 스페인 사람들

스페인 사람들의 빵에 대한 고집, 정말 신기해요... 저는 스페인에 오래 살면서 보아온 신기한 행동 습관에 항상 의문을 제기해왔습니다. 한국에서는 전혀 의심 없던 것들이 이곳에서는 날개를 달고 의심스러웠으니 말입니다. 신혼 초에 말이죠, 슈퍼마켓에서 파는 막 구워나온 빵을 즐겨 사 먹었습니다. 빵이 나올 시간대에 가서 따끈따끈 모락모락 맛있는 빵을 집으면서 냄새도 맡고 으아~ 좋아라, 감탄하면서 사옵니다. 사오자마자 집에서 아침으로 툭 떼서 먹는 그 맛은 참 좋지요. 그런데 남편, 산똘님은 언제나 "난 식으면 먹을게." 하는 겁니다. 어느 날은 아래층의 할머니와 슈퍼마켓에서 마주했습니다. 따끈한 빵을 집어 드는 저에게 할머니는 그러셨습니다. "에구구! 따뜻한 빵 먹으면 안 돼~! 소화 안 돼!" 에잉? ..

아이 있는 국제부부가 매료된 한국의 식당, 왜?

어느 겨울 쌍둥이 아이들이 아직 아기였던 시기입니다. 우리 집 식구는 오랜만의 외출을 시도했답니다. 근처 사리온(Sarion) 이라는 마을의 국제 트러플 박람회에 참석하기 위해 길을 떠난 것이죠. 스페인의 비스타베야는 트러플의 생산지이므로 저에게도 이 새로운 음식 재료는 호기심으로 다가왔답니다. 오늘 트러플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 길 위에서 만난 어처구니없게도, 우리 식구가 어떤 식당에서 차별을 받아 떠오른 이야기이랍니다. 다름이 아니라, 점심시간 무렵이었답니다. 우린 한적하고 넓어 보이는 식당에서 점심을 하기로 하고 그곳에 들렸습니다. 그러자 그곳의 직원이 우리를 유심히 쳐다보는 것입니다."몇 명이세요?""우린 총 다섯 명인데, 아마도 두 명 반, 그러니까 우리 부부와 큰딸이 점심..

국제 수다 2016.11.18

스페인 초등학교 급식, 한국과 어떻게 다를까?

스페인 초등학교의 급식은 주마다 학교마다 다양한 형태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무상 급식이 유료 급식으로 바뀌기도 하고, 유료이지만 정부 보조로 반 유료 급식으로 변하기도 하고...... 뭐 이런저런 이유로 학교 급식이 유료로 많이 변했답니다. 제가 말하는 학교는 사립이 아닌 공립학교를 말하는 것입니다. 스페인에서는 사립 초등학교에도 아이들이 많이 다니기 때문에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여기서는 공립을 말씀드립니다. (사립은 아시다시피 국제학교에서부터 아주 다양한 계열의 사립이 있으므로 그 사정을 확연히 알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 비스타베야 초등학교의 급식은 유료 급식인데 정부 보조로 급식의 절반만 내면 된답니다. 물론, 베카(Beca, 장학금 일종의 경제 도우미)를 받는 학생들은 무료 급식을 이용하고 있..

집 장작 난로로 구운 도자기 접시

부족한 환경에 불평하지 말고 그 환경에 맞게 방법을 찾으라~! 이 말이 어느새 제 모습이 되었습니다. 지금 자랑하는 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환경에 적응하는 방법으로 제게 주술을 건 진실이랍니다. 이곳은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평야로 도시까지 가려면 1시간 차를 몰고 구불구불한 산을 타고 나가야만 합니다. 그래서 제약적인 일들이 아주 많답니다. 제가 스페인에서 도자기를 공부하고 도자 작업을 해왔는데요, 스페인 고산에 들어와 아이들을 키우면서 그동안 이 작업을 수월하게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제 가마는 가스 가마인지라 프로판 통을 구하는 일이 이곳에서는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환경에 적응한 방법이 일단 장작으로 도자기를 굽는 실험을 하게 되었답니다. ^^* 그래서 제가 어느덧 장작 ..

한국은 고추장, 스페인은 마늘 소스

스페인 국민 소스 '알리올리(Alioli)' 스페인에서는 아주 쉽게 볼 수 있는 소스입니다. '알리올리(alioli, 스페인어)'는 발렌시아어와 까딸루니아어의 마늘(All) 과 기름(oli)에서 온 합쳐진 단어로 아호아세이떼(ajoaceite)라고도 합니다. 물론 발렌시아와 까딸루니아에서는 아이올리(Allioli)라고 합니다. 스페인의 대표적인 소스로 여러분이 아시는 마요네즈도 스페인에서 나온 소스랍니다. 스페인 지중해의 마요르카 지방에서 만들어져 마요네사(mayonesa)라고 하던 걸 영문화권 사람들이 발음을 못 하여 마요네즈로 정착한 것이랍니다. 그 마요네즈와 비슷한 소스가 바로 알리올리랍니다. 그런데 단어 속에 마늘이 포함된 것처럼 이 소스에도 마늘을 넣어 마늘 마요네즈 알리올리가 되겠습니다. 진짜..

나를 뜨악하게 했던 스페인의 쌀 씻는 법

초등학교 요리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때가 5학년이었는데요, 학교 가사실에서 밥을 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쌀은 절대로 박박 문질러서 씻으면 안 된다. 영양가 많은 쌀눈이 다 떨어져 나가면 좋지 않아. 적어도 세 번만 손으로 훨훨 부드럽게 씻어줘!" 하시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어린 나이에 왜 쌀을 그렇게 씻으면 안 되는지 그제야 이해하게 되었지요. 시간이 또 쌀 씻던 그 순간처럼 휘리릭 흘러 어느새 엄마가 되었습니다. 오늘은 이 쌀 씻는 문화와 역사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도대체 이 쌀 씻는 것은 누가 언제, 어떻게, 어떤 경로로, 어떤 이유로 이렇게 시작했을까, 궁금했던 겁니다. 그런데 문헌에 이런 사소한 것들은 역사로 남아 있지 않습니다. 아무리 찾아도 없는 이 쌀 씻는 문화는 종이에 기록..

짜장밥 아니야, 남편이 만드는 스페인식 오징어먹물 밥 요리

아로즈 네그로(Arroz negro) 오징어 먹물 밥 요리 여러분은 새카만 먹물 빠에야(Paella)를 드셔 보셨나요? 이곳에서는 "아로즈 네그로"라고 하니 꼭 기억해두세요. 오징어의 맛이 그대로 담겨있는 새카만 밥!전 처음엔 깜짝 놀랐지 뭐에요. 마치 외국인이 짜장밥 보고 놀라는 것처럼 말입니다. [준비 재료] 파에야 철판도 필요하지만, 먼저 음식에 들어갈 재료를 살펴보면요, 이번에는 4인분 기준의 재료입니다. 300g 쌀750ml 생선 육수1 양파갑오징어 큰 것, 혹은 먹물 주머니 달린 오징어1스푼 파프리카 가루(산똘님은 오늘 넣지 않았어요.)뼈 없는 모둠 생선 조각들(기호에 따라)올리브 기름소금4 먹물 주머니(스페인에서는 먹물 주머니를 마트에서 팔기도 해요.) 여기엔 마늘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나중..

요즘 아이들과 대화하는 게 재밌다

세 아이의 엄마. 그동안 어떻게 아이들을 키웠는지...... (내가 봐도 내가) 참 대단하게 여겨지기도 합니다. 순간 힘들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지나고 나니, 참 정신없이 지난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과 같이 할 일이 많아져 더 재미있어요. 최근엔 쌍둥이 두 녀석이 자전거를 드디어 터득하여 우리 네 모녀는 들판 자전거 산책하러 자주 나간답니다. 지는 저녁 해를 바라보면서 쓩쓩 달리는 그 신선함. 아이들도 재밌다면서 '자전거 산책'이라는 마법의 단어가 나오면 할 일을 두고 바로 밖으로 뛰어나간답니다. 그런데 요 녀석들이 요즘 말도 늘어 절 재밌게 해주네요. 사용하던 물건에 배터리가 없어 작동하지 않으면 사라는 그러네요. "엄마, 와이파이가 터지지 않아 작동하지 않는 거야.""인터넷이 ..

한국 공중목욕탕에 같이 간 외국인 여교수의 반응

제 스페인 교수님은 참 많이 열려있으신 분입니다. 평소에도 외국인 제자들을 둔 터라 아주 다양한 다국적 문화에 익숙하신 분이었습니다. 지금은 제가 스페인의 도자기 대학교를 졸업했지만, 아직도 연락하며 지내고 있는 교수님이시랍니다. 친구보다 더한 우정이 깊어가는 사이랄까요? 그분과 있었던 일화입니다. 우리는 한국 도자 비엔날레에 초대되어 같이 갔습니다. 그때에도 교수님은 '한국 음식만 먹으라 해도 난 살아남을 수 있어!' 하시면서 한국 음식을 아주 좋아하셨죠. 그런데 이 교수님이 "문화적 충격"이라고 한 한국의 공중목욕탕 광경이 있었답니다. 그것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외국인들이 한국을 오가면서 즐긴 문화 중의 하나가 바로 이 공중목욕탕 문화라고 생각됩니다. 지난번 미국 코미디언, 코난이 스티븐 연과 한국의..

국제 수다 2016.11.10

스페인 하몽(Jamón)이 국민 음식이 된 진짜 이유

겨울이 슬슬 다가오면서 스페인 시골 사람들은 하몬(Jamón)을 만들 날짜를 정합니다. 육류를 다루기에 상하지 않는 좋은 계절이 겨울이기 때문이지요. 이 하몬 만드는 날에는 전통적으로 일년 내내 먹는 저장 음식을 만드는 날입니다. 그래서 온 집안 식구가 김장 김치를 담그는 것처럼 대가족, 대노동을 한답니다. 살아있는 돼지를 잡고 갈라서 소시지를 만들고, 남은 다리 짝으로는그 유명한 스페인식 마른 생햄, 하몬을 만듭니다. 여러분이 알고 계신 '하몽'이라는 단어는 스페인식 발음으로는 '하몬'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라 마딴사(La Matanza)'는 스페인 전통의 '돼지 잡는 날'이 되었습니다. 위의 사진은 집에서 직접 한 하몬입니다. ^^* 2014/11/25 - [뜸한 일기/먹거리] - 집에서 직접 염장..

스페인 부모가 아이들에게 단호하게 가르치는 것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핀란드 교육 방식이며 독일 교육 방식에 대단히 환호합니다. 어쩐지 선진국의 교육 방식이 우리가 따라야 할 그런 방침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저는 아이를 낳기 전에는 전혀 이런 교육 방식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답니다. 그러다 아이를 낳고 어떻게 해야 인성 바르게 잘 키울 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유심히 다른 나라의 교육 제도에도 큰 관심이 갔답니다. 스페인이 다른 나라와 비교하여 훌륭한 교육 체계를 갖추었는지 저는 잘 모른답니다. 학교 교육 과정도 그렇게 경쟁적이지 않고, 교육 체계는 한국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면이 있거든요.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그런 대부분 체계는 비교 분석하기에 이른 것 같아 감히 교육에 대한 글은 쓰지 못합니다. 교육도 상대적이라 절대적 기..

남편이 처음에는 의아해한 한국의 체험 문화 하나

작년에 갔던 한국 여행의 한 일화입니다. ^^* 스페인 사람인 남편은 한국에 갈 때마다 새로운 것 하나씩 터득하면서 온몸으로 그 즐거움을 표현했는데요, 작년에 친구들과 머물면서 있었던 제주에서의 경험도 참 독특하게 다가왔나 봅니다. 특히 제주 곳곳에서 실시하는 어장 체험에서는 처음에 상당히 놀랐답니다. 제주에 사는 친구 덕분에 우리는 단체로 어장 체험을 두 군데 갔습니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 장소인데 남편은 처음에 상당히 의아해했답니다. "아니~ 다들 못 사는 것도 아니고, 왜 바닷가에서 게를 잡고 조개를 캐려고 하는지 몰라~" 하면서 말입니다. 하하하! 이것은 남편의 생각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스페인에서는 일반인이 누구도 이런 게잡이나 조개 캐기 같은 경험을 하지 않기 때문이랍니다. 대신 낚시는..

스페인 살면서 언어 때문에 생기는 이중 고초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저는 대학과정과 같은 스페인 도자기 학교를 4년간 공부했습니다. 동시에 공립언어학교 6학년 과정을 다 마쳐서 스페인어에 어느 정도 실력이 붙었다 생각됩니다. 문제는 스페인의 몇몇 다른 주와 마찬가지로 발렌시아도 공용어가 스페인어와 발렌시아어라는 것입니다. 스페인에서 공식 언어로 채용된 언어는 카스티야어(스페인어), 갈리시아어, 바스크어, 까딸루냐어, 그리고 발렌시아어입니다. 까딸루냐어는 발렌시아어와 거의 비슷합니다. 약간의 단어만 다르고 거의 같다고 보면 된답니다. 발렌시아어가 약간 더 부드럽고 까딸루냐어는 약간 억센 소리가 나기도 하지요. 그래도 같은 언어라고 보면 된답니다. 예전에 까딸루냐와 발렌시아가 같은 지방색을 가진 왕국이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발렌시아는 조금 다르답니다. ..

스페인 고산, 우리 가족이 추운 계절을 맞는 방법

스페인은 지난주부터 서머타임제가 해지되고 이제 본격적인 겨울 시간대로 왔습니다. 낮이 점점 짧아지고 밤이 점점 길어지는 추운 계절이 다가온다는 신호이지요. 벌써 낮이 짧아져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어둑어둑해져 더는 야외활동은 할 수 없답니다. 그런데 이 추워지는 계절, 우리 가족은 알아서들 잘 추운 계절 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아침, 저는 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난 저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신문 보는 습관으로 인터넷 신문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좋은 소식은커녕, 죄~다 까도 까도 나오는 최순실 게이트에 화가 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한국에 있는 우리 국민들은 얼마나 마음 아프고 화나고 배신감에 빠져 있을까, 얼마나 충격일까? 제가 더 걱정되었지요. ..

한국인 엄마 수업에 열광한 스페인 고산 초등학생들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오늘 새로운 마음으로 또 블로그 글쓰기에 임합니다. 어제까지 정신이 무지 없었거든요. 우리 셋째 사라가 다쳐서 꿰매는 관계로 식겁했지 뭡니까? 오늘은 마음이 안정되어 정신을 가다듬고 글을 씁니다. 하하하! ^^ 지난번 예고해드렸던 스페인 학교의 한 달 재능기부 이야기를 오늘은 완결하겠습니다. 저는 한 달 동안 7일 2시간씩 아이들에게 점토 수업을 했답니다. 총 14시간 + 과외 활동(점토 굽기, 축제에서 팔기 등)을 같이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프로젝트 발표회 때 아이들이 어느 수업이 가장 좋았느냐는 선생님 질문에 다들 이야기를 하더군요. "점토 수업요!!!" 은근히 감동이 스며드는 것이~~~ 동네 아이들이 이렇게 좋아했구나! 싶었습니다. 여기는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

스페인 고산, 응급 치료는 어디서?

"엄마! 사라가 자전거에서 넘어져 다쳤어. 빨리 가봐!" 누리가 헐레벌떡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재촉합니다. 밖에서는 하늘이 무너져내리라 우는 사라가 보입니다. 다리를 절뚝거리면서 시야에 잡히는데 얼굴에는 피범벅이지 뭡니까? 아이 아빠는 마침 마을에서 볼일을 보고 있었습니다. 급한 마음에 아이들 부둥켜안고 집 안으로 들어가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일단 상처 부위를 살피고 피를 닦고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조사를 했습니다. "사라! 얼굴 말고 어디 아픈 데는 없어?" 울음을 그친 사라에게 말을 걸었지만, 사라는 얼굴이 무척 아프다고 하네요. 상처를 자세히 닦고 보니 입술 위쪽이 움푹 파인 것이 정말 크게 다쳤습니다. 찢어졌다고 하는 표현이 맞겠어요. 살짝 1cm 정도가 찢어져 피가 그렇게 많이 흐른 것입니다. ..

스페인 시어머니의 44년 된 가구 & 소소한 유지법

우리 시어머니는 아주 검소하십니다. 그렇다고 짠순이는 아니시랍니다. ^^*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건강'이라고 하실 정도로 건강에 관한 좋은 먹을거리는 아끼지 않는 편이랍니다. 그도 그럴 것이 시어머님이 40세 되던 해에 갑상샘암에 걸려 많은 세월, 투병 생활을 해오셨기 때문이기도 하답니다. 지금은 말끔히 없어졌지만, 그 흔적은 남아 언제나 건강에 대해선 철두철미하게 음식 조절 및 소금, 콜레스테롤 조절 등을 하신답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스페인 사람인 시어머니께서 가르쳐주신 몇몇 합리적인 가구 유지법 등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뭐 대단한 게 아니라 어떻게 시어머님이 시집오시면서 준비한 가구를 지금까지 유지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랍니다. 건강한 사람이 소비문화에 흔들리지 않고 강단 있게 자신만의 색깔을..

자기 손으로 직접 생일 케이크 만드는 아이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 쌍둥이 아이들이 만5세 생일을 맞았답니다. ^^* 우와~ 5년 동안 어떻게 키운 것이지? 이런 소리가 절로 나오는 쌍둥이 육아에 대한 추억도 잠시, 매번 아빠는 아이들과 함께 생일 케이크를 만든답니다. 우리 아이들이 학교 아이들과 함께 즐길 생일 케이크 만들기는 이제 우리 집 전통이 되어버리고 말았답니다. 이번에는 엄마가 색다른 케이크를 만들까? 한번 물으니 싫답니다. 아빠와 함께 만드는 비스킷 케이크가 좋다면서 이 케이크 = '생일 케이크'라는 의미까지...... 학교 아이들에게도 [참나무집] 생일 케이크가 각인되어 비스킷 케이크를 무지무지 기다린다는 소식까지 접하게 된답니다. 아이들도 자기 손으로 직접 만드는 케이크이니 그 애정도 남다르고, 그렇게 노력하여..

콜카타에서 먹은 새우커리를 떠올리며 만든 카레덮밥

2005년을 마지막으로 인도에 가보지 못했는데요, 저는 인도에서 배운 요리를 집에서도 간혹 하기도 한답니다. ^^* 그런데 인도 특유의 그 맛을 살리기 위해 아주 많이 노력하지만 역시나 현지에서 먹는 것만큼 그렇게 맛나지는 않답니다. 언제나 그 지방 특유 음식이라면 그 지방에서 먹는 게 최고인 듯합니다. 그런데 캘커타(콜카타)에서 먹은 새우커리 덮밥은 역시나 제 뇌리에 강하게 남아 지금은 제가 아주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가 되었답니다. 콜카타에서 마더 테레사 하우스 자원봉사를 하면서도 저는 근처 조조 레스토랑을 자주 드나들었답니다.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는데 시크교 아저씨가 운영하는 그 조조 레스토랑의 별미는 새우 카레 덮밥이었답니다. 몬순 날씨와 도미토리의 침대 그리고 조조 아저씨네 새우 덮밥, 마더 테..

가족 행사는 꼭 해야 하는 시부모님

스페인 사람과 결혼하여 스페인 살면서 스페인의 가장 인간적인 면을 꼽으라고 하면 가족에 관한 사항이랍니다. 가족의 구성원의 크고 작은 일은 남의 일이 아닌, 진짜로 내 일이 되고 마는 신기한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그렇다고 가족이기는 하지만, 충고와 염려로 혹은 오지랖으로 삶을 이래라, 저래라 하지는 않습니다. 아들이 멀리 떨어져 섭섭하지 않으냐는 지난번 한국 방송팀 질문에 시아버지께서는 그러셨습니다. "아들이 선택한 삶인데 아들이 행복하다면 나도 행복합니다. 아들이 필요하다 싶은 부분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도우면서 그렇게 먼 거리이지만 서로 가까이 온정을 나누면서 살아야죠. 우리도 그 거리를 존중하면서 살아요."하시면서 섭섭하지 않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최근 쌍둥이 아이들 생일이 곧 다가오게 되었습니다...

스페인 사람들에게는 인기 없는 흰밥, 그럼 어떤 요리를?

유럽의 유일한 쌀 생산지 중의 하나인 스페인! 그래서 어쩐지, 한국인은 스페인에 오면 입맛이 착착 감긴다고 하는데요(물론 지역에 따라, 환경에 따라, 입맛에 따라 고생하신 분들도 있으시지만 말이죠, 여기서 말씀드리는 부분은 '대체로'에 해당된답니다. ^^), 정작 스페인에서는 이 밥 요리는 한국과는 조금 다르답니다. 그것이 무엇인가 하면, 스페인 사람들은 흰밥을 환영하지 않는다는 것이랍니다. 아니 제대로 이야기하자면, 흰밥이 인기가 없습니다. 아니, 쌀 나는 곳에서 밥을 먹지 뭘 먹는 것이야? 하실 분도 계시는데요, 네......! 맞습니다. 밥은 먹는데, 흰밥 형태로 먹지 않는 것이 이 스페인 밥 요리의 특징이랍니다. 제가 처음 스페인에 와 정착할 때 어떤 현지인이 그러시네요. "뭐? 흰밥을 먹어? 우..

스페인에서도 난리 난 한국 화장품

아니, 나 원 참~ 세상에 화장품 이야기를 할 줄 꿈에도 생각 못 했네요. 그것도 화장품을 별로 쓰지 않는 일인이 말입니다. 물론, 외출할 때는 단정하게 화장을 하고 나가지만, 화장품이 재미있다며 글을 쓰게 되는 일은 없을 줄 알았답니다. 지난번 마드리드에 갔을 때의 일입니다. 남편과 산책을 하다 희한한 화장품 가게를 발견했지요. 그런데 그곳에는 "Cosmética Coreana"라고 적혀 있는 겁니다. 우와~! 한국 화장품이 스페인까지 왔단 말이야? 호기심에 그 가게 앞에서 서성대며 구경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나가는 스페인 여자들이 그러네요. "여기가 바로 재미있는 한국 화장품 가게야~!" 어? 재미있는 한국 화장품? 그런데 반응이 엄청나게 좋더라고요. 아니, 노랑머리의 서양 여자들이 줄줄이 들..

국제 수다 2016.10.21

스페인 고산 아이들과 함께 만든 향 (엄마 수업)

엄마의 재능기부 수업이 점점 그 몫을 넓혀갔습니다. 일단, 저는 우리 마을 아이들과 점토로 작은 그릇을 빚어왔습니다. 그런데 그 그릇을 빚은 이유는 약용 식물과 허브 등을 담을 용도로 빚은 것이랍니다. 그 부분은 제가 맡았지만, 벌써 우리 아이들은 자연으로 들어가 다양한 허브를 탐색했답니다. 지중해의 스페인은 강렬한 허브가 존재하는데요, 토미요(Tomillo, 백리향, 영어로 타임thyme이라고 합니다.), 라반다(Lavanda, 라벤더, 고유 한국말이 없네요.), 살비아(Salvia, 샐비어, 이 단어도 고유 한국말이 없습니다. 마편초과의 향기로운 식물이라네요. 또 치질약으로 좋다네요. ^^*), 오레가노(Oregano, 박하의 일종), 이에르바 루이사(hierbaluisa, 레몬 향이 강한 허브) 등..

해외생활 중 인종차별이라고 우겼던 나의 경험담

스페인에서 엉뚱하게 인종차별이라고 오해했던 부분들 요즘 온라인상의 많은 해외 여행자와 이민자들의 코멘트를 보면 인종차별에 대한 부분이 상당히 뜨겁게 다가옵니다. 그런데 어떤 것은 순전히 오해로 온 경우도 있고, 소통의 부족으로 생겨난 것도 있습니다. 저도 정착 초기에 그런 경우를 많이 겪었답니다.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 소소한 작은 것들이 소통의 부족에서 오는 오해와 엮여서 상당한 스트레스였습니다. 심각한 부분도 있었고, 웃지 못할 우발사건으로 끝난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 부분을 오늘 다섯 가지로 나누어볼게요, 좀 길더라도 인내심 갖고 읽어주시면 아주 감사하겠습니다! ① 거리에서 모르는 이들이 나에게 큰소리로 외쳐댔어요 스페인에서 정착 초기에 경험한 풍경인데요, 지금은 뭐 다 그러려니 면역이 되었습니다. ..

국제 수다 201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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