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자연

스페인 발렌시아 철새 조류 연구자와 보낸 하루

산들이 산들무지개 2020. 12. 8.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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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 살면서 우리 가족은 자연스럽게 자연과 동물, 생태환경에 대해 깊게 생각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스페인 사람인 남편도 자연공원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항상 생물학자, 환경보호가,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연락을 취하며 이런저런 정보를 교환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런 환경 덕분에 우리 집 큰아이도 새 관찰을 시작한 것일지도 모른답니다. 

그런데 이번에 조류 연구자인 친구가 발렌시아 알부페라 호수에서 새 동향을 살피기 위한 발찌 채우기를 한다며 우리 가족을 초대했답니다. 


이런 기회가 흔하지 않아 다섯 식구 모두~ 어떻게 새 발찌를 채우고 관리하는지 관찰하러 가기로 했답니다. 





일단 우리 가족이 방문한 스페인 발렌시아의 알부페라 호수를 소개해 보도록 할게요. 


알부페라(Albufera) 호수는 아랍어에서 유래했고  البحيرة (al-buḥayra), ‘el lago’ 즉, '호수'라는 뜻이랍니다. 이 호수는 바다와 이어지는 자연석호이며, 염분이 있는 호수랍니다. 근처에는 얕은 논이 많은 벼 생산지이기도 하답니다. 아랍어로 쓰인 시에는 자주 이 호수를 '태양의 거울'로 표현하기도 했다네요. 


1986년부터 발렌시아 지역 정부가 지정한 자연공원이며, 동물 보호 구역이며, 철새 도래지, 철새보호구역이랍니다. 


한국으로 치자면 강릉의 경포호수와 비슷한데 이 알부페라는 자연스럽게 논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크기가 어마어마하답니다. 경포호는 둘레가 4.3km라 하는데 이 호수는 정확한 둘레를 확인하지 못할 정도로 해마다 수량에 따라 달라진답니다. 대략 표면이 23,94 km²이며, 223 km² 면적의 논으로 둘러싸여 있지요. 평균 수심은 1m 정도로 그렇게 깊지가 않답니다. 그래서 이곳에서 볼 수 있는 배는 아주 얕은 바닥을 지니고 있지요. 


위의 사진은 호수가 아닌 논의 일부와 관개 수로입니다. 



일단 친구, 아나 발렌틴 씨의 초대로 도착한 조류 보호 구역에 들어갔습니다. 

그곳에서 이미 준비해간 장화로 갈아 신고요, 

아나 발렌틴(조류 연구자) 씨의 안내로 새를 포획하고 새의 정보를 담을 수 있는 

발찌를 끼우는 일을 관찰할 수 있었답니다. 




우리가 갔던 곳은 알부페라 호수 연안으로 얕게 물이 잠긴 곳으로 일부는 개방돼 있어 많은 방문객이 

자전거를 타거나 말을 몰며 여유를 즐기더라고요. 

자연공원 속에 있는 보호구역으로 엘 탄캇 데 라 삐빠(El Tancat de la Pipa: la gran reserva de la Albufera)입니다. 



사진 photos: https://www.valenciabonita.es/2017/10/05/el-tancat-de-la-pipa-la-gran-reserva-de-la-albufera/


어때요? 호수와 바다, 논의 모습을 어느 정도 짐작하실 수 있겠죠? 

위의 사진의 노란 점이 우리가 머물렀던 곳이랍니다. 

호수가 거의 이런 논으로 둘러싸여 있답니다. 



자, 이제 우리는 이곳에서 이미 설치해 놓은 새포획망에 새가 걸렸는지 확인하러 갑니다. 




촘촘하고도 부드러운 망에 여러 종류의 새들이 걸려들었더라고요. 

세심한 손놀림으로 새를 안전하게 풀어내고요...



먹이가 많은 습지인 새 보호구역이다 보니 정말 다양한 새가 걸려들었답니다. 


물론, 아나 발렌틴 씨의 말을 들어보면, 계절이 변하는 봄과 가을에 가장 종류가 다양한 새들이 걸려든다고 합니다. 

이번에 우리가 가장 많이 본 새는 모기를 잡아먹는 모스키테로(Mosquitero común)와 마르틴 페스카도르(Martin Pescador)였습니다. 모스키테로는 한국명으로 검은다리솔새라고 하고, 치프차프솔새라고도 하며 학명은 Phylloscopus collybita입니다. 마르틴 페스카도르는 한국어로 물총새(Alcedo atthis)라고 합니다. 

(저도 이날 처음으로 이름을 알게 된 새랍니다)



위의 사진에는 검은다리솔새가 걸려들었는데요, 보시다시피 발찌를 이미 착용하고 있었어요. 

이미 과거에 이곳을 다녀간 새로 이 발찌 번호를 보고 어떻게 성장했는지 연구할 수 있다고 합니다. 



포획망에서 구출한 새는 작은 천주머니에 넣습니다. 




이번에 아이들이 연구자들 도우미가 되어 이렇게 새를 소중하게 주머니에 넣어 이동했답니다. 



일반인은 정말 어떻게 저 망에서 구출할까 싶을 정도로 어려운 느낌이었는데

역시 몇 년을 이런 과정을 거친 연구자들은 금방 망에서 풀어주더라고요. 



요즘 가장 많이 보인다는 검은다리솔새랍니다. 

아주 작고 귀여운 녀석이었어요. 



누리와 사라, 산드라 모두 적극적으로 도왔답니다. 




아나 발렌틴 씨는 이 과정에서 소리를 지르거나 대화를 하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인간의 목소리가 너무 크면 새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입니다. 



또한, 새를 만질 때는 손을 깨끗하게 문지른 후 혹은 씻은 후, 머리 위아래로 살살 만져주라고 하더라고요. 

우리 손에 있는 병균이 옮을 수도 있다고 꼭~ 유의해서 만지라고 했습니다. 




천주머니에 넣어 온 새를 이렇게 모아 놓고 

하나둘 풀어서 치수를 재고, 성별 확인, 무게, 가슴의 살집이 있는지 없는지 등을 

확인해주는 작업이 남았습니다. 



오늘은 현장 데이터 채집이며, 발목에 발찌를 채워 새의 이동 경로 및 성장 환경 속도 등을 적는 실습의 날이라고 합니다. 



각종 도구와 문서가 있더라고요. 

물론, 이날 채집한 데이터를 디지털 데이터로 다시 작업해야 하는 일이 있지만 말입니다. 



새 발찌를 채우고 확인하고 몇 살인지까지 아는 조류연구자들이 정말 대단하더라고요. 

가슴의 색깔이나 다리의 색~ 혹은 깃털의 개수 등으로 새의 성장 지점을 알아 기록했습니다. 



무게를 잴 때는 이렇게 머리를 안으로 박고 무게를 재더라고요. 

귀여운 꽁지 보세요~ 😆



물총새를 관찰하는 모습입니다. 



요 녀석에게도 발찌를 채우고, 무게 재고 여러 가지 기록을 하더라고요. 




새에 관심이 아주 많은 산드라에게도 얼마나 큰 교육이 됐는지......!

산드라에게 쉴 새 없이 정보를 주시는 연구자님들이 아주 흐뭇해하시는 듯했어요. 



깃털이 빠지고 새 깃털이 생기는 지점 등을 자세하게 아이에게 설명해주시더라고요. 

저는 비전문인이라 들어도 잘 모르겠던데 산드라는 아주 척척 스펀지처럼 흡수했습니다. 



무척이나 신기하고 신났던, 그리고 평화로웠던 외출이었습니다. 

조류연구자의 초대로 가 본 발렌시아의 알부페라, 이 코로나 시국에 정말로 큰 위로가 되었답니다. 

참 아름다운 발렌시아가 숨겨놓은 명소가 아닌가 싶습니다.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시고요, 추운 계절 따뜻한 일 많기를 바랍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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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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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산들

스페인 해발 1200미터의 고산 마을, 비스타베야에서 펼쳐지는 다섯 가족의 자급자족 행복 일기세 아이가 끝없이 펼쳐진 평야를 향해 함성을 지르며 뛰어나간다. 무슨 꽃이 피었는지, 어떤 곤충이 다니는지, 바람은 어떤지 종알종알 이야기를 멈추지 않는 아이들은 종종 양 떼를 만나 걸음을 멈춘다. 적소나무가 오종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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