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뜸한 일기/부부 99

매번 아이의 저금통을 깨는 아빠, 왜?

오늘 아빠가 또 딸에게 나른 나른한 목소리로 부탁합니다. "오늘 한 번만 또 저금통을 깨자! 응?" 아니, 이 산똘님이 또 뭣 때문에 아이의 저금통을 깨자고 꼬시고 있을까요? 장면이 뻔히 연출되는 것이 우스워 저는 그냥 키득 키득거렸습니다. 아이에게서 허락을 받아내는 것이 어려운 일, 남편은 옆에서 또 부탁합니다. "아빠가 오늘 마을에서 맥주를 팔아야 하는데 글쎄 잔돈이 없어. 작은 동전들 말이야. 산들이 너 저금통에 이런 동전이 많아서 아빠가 좀 써야겠는걸? 그럼 나중에 이것보다 더 많은 돈을 가져와 산들이 저금통에 다시 넣어줄게. 잠깐만 빌려주면 안 될까?" 아이는 계산을 하는 듯 눈을 굴렸습니다. "아빠, 이 돈은 내 돈인데, 안 될 것 같은데......" "어.... 어.... 그래? 사실은 아빠..

뜸한 일기/부부 2014.10.13 (26)

열정이 만들어낸 남편의 '수제맥주' 독학(獨學) 일지

때는 자고로 2012년. 남편은 스페인의 경제가 휘청하던, 위기의 시기에 [에스빠뇰 포르 엘 문도(Español por el mundo)]라는 스페인 사람들이 세상 밖에서 사는 이야기를 보게 된답니다. 특별히 시청하게 된 에피소드는 한 에스빠뇰이 한국 제주도에서 하우스 맥줏집을 차리고 맥주라는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는 내용이었습니다. 스페인 남편은 두 눈에 하트가 뿅뿅 박히면서 "우와! 찾았다! 내가 할 일은 바로 이거야!" 했던 것이지요. 속으로는 한국 사람들 맥주 좋아하니 스페인에서 회사 잘리면 한국 가겠다고 결심하면서 이런 맥주 열정이 침입하게 된답니다. 이렇게 뿅 반하여 맥주 공부를 시작하게 된답니다. 아내의 잔소리 그렇게 하여 남편은 홀로 독학을 하게 되었답니다. 저는 속으로 과연 수제 맥주를 할..

뜸한 일기/부부 2014.10.06 (18)

스페인 남편이 저장실에 달아놓은 이 음식, 살벌하네

오지화되어가는 스페인 고산의 우리 집에는 음식 저장실이 굉장하답니다. 혹시나 한 사건이 일어날 때를 대비해, 가령 폭설이나 폭우로 고립되는 경우가 생길 때 말입니다. 그럴 경우에 대비해 여러 가지 저장 음식 및 대비&대용 음식을 비축해놓는답니다. 그런데 어제인가요? 평소에 없던 어떤 뭉뚝한 것이 저장실에 걸렸습니다. 음식을 꺼내려고 왔다 갔다 하다가 부딪치기 일쑤인 이것이 너무 불편했답니다. 저는 산똘님이 또 무슨 실험을 하기 위해 갖다놓은 어떤 물건인 줄 알았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어요. 내 어깨에 뭉뚝한 이것이 부딪칠 때마다 도대체 뭐길래 이렇게 아플까? 아휴! 이런 복잡한 곳에 이 뭉뚝한 것을 왜 달아놨지? 하면서 좀 불편해했는데요, 오늘 드디어 이것의 정체를 알았습니다. 정말 못 말리는 스페인..

뜸한 일기/부부 2014.10.04 (20)

눈 감고 음식 먹으라는 남편, 너무 했다

요즘 수확철이라 들로, 산으로 자주 다니면서 여러 가지 먹거리를 수확하고 있답니다. 얼마 전에는 야생배를 따다가 병조림으로 만들었고, 개암 열매를 따서 잘 건조시키고 있고요, 야생 딸기와 야생의 가을 버섯을 캐고, 따고, 자르고, 손질하고, 채집하고, 말리고...... 정말 정신없이 지내고 있답니다. 그런데 이런 야생 음식은 완벽하게 멀쩡한 것이 없답니다. 다 구멍 나고, 흠집 있고, 벌레 끼고...... 말 그대로 야생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지요. 그러면 전 또 투덜이가 댑니다. 아흐! 정말 손질하기 어렵네. 남편은 그런 나를 보면서 매번 이런 소릴 합니다. "뭘? 새가 쪼아 구멍 난 열매는 그야말로 가장 맛있는 거야!" 동물도 가장 맛있는 것이 무엇인지 안다는 남편의 이론이었습니다. 새도 보는 눈이 있..

뜸한 일기/부부 2014.10.01 (28)

차 천장 들어내는 남편은 못 말리는 맥가이버

스페인 고산에 정착하면서 우리는 스스로 해내는 능력을 발휘하게 되었습니다. 이곳은 도시와는 거리가 너무너무 먼 곳이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스페인은 한국과는 달리 배달 문화도 없고, 대행 문화도 없으니 말입니다. 대행 업자가 있다 해도 가격이 어마어마어마......! 그래서 우린 스스로가 맥가이버가 되거나 슈퍼맨이 되어야만 하지요. 그래서 남편은 자신의 수제 맥주를 만들 보리나 밀의 분쇄기(미니 자동 방아)를 직접 만들기도 했지요. 제 블로그를 자주 찾아주시는 분들은 이미 이 사진을 기억하실 겁니다. ^^ 최근엔 요런 요상한 전기 물건도 만들었습니다. 맥주를 발효하는 과정에서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주는 조절계라고 합니다. 헉? 이런 것을 어떻게 만들까? 아무튼, 머리가 잘 돌아가야 할 것 같은데......집..

뜸한 일기/부부 2014.09.30 (12)

남편이 내 휴대폰 요금 보고 깜짝 놀란 이유

우리 집 휴대폰은 특이한 방법으로 알아낸 회사 라인을 쓴다. 친구의, 친구의, 친구 소개로 알아낸 이 통신 회사는, 유럽 에어라인(Europe Airlines)이라는 (유럽 작은 도시들 연결) 항공 회사의 한 라인이다. 회사 이름도 너무 재미있다. 이름 하야 페페폰! Pepephone!(페페는 남자 이름이다.) 내가 쓰던 통신 회사는 스페인의 유명 회사, 텔레포니카(Telefónica)였다. 그런데 육아로, 아이들 때문에 정신없는 관계로 거의 휴대폰을 잊고 살아서 매달 요금을 내면서도 너무 아까웠다. 기본요금과 유지비 그런 것들이 배보다 배꼽을 더 크게 하여 요금이 '사용하는 것에 비해 많이' 나왔다. 그런 나를 불쌍하게 본 남편, 전화를 쓰지도 않고 이렇게 많은 돈을 통신 회사에 지불할 수 없다는 그런..

뜸한 일기/부부 2014.09.13 (8)

다정한 스페인 남편의 추석 선물(?)

오늘 간만으로 블로그가 아주 한가해졌다. 추석 연휴라 블로그 방문객이 화악 줄었다. 호호 웃으면서 "이거 참 한가하네..." 혼잣말이 나왔다. "그래, 가끔 블로거도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거야."하면서 해외블로거의 그 외로움을 외롭지 않도록 합당한 마법을 부렸다. 그랬더니 정말 외롭지 않았다. 아니, 이곳에서는 명절 분위기가 아예 나지 않는 관계로 관심을 두지 않으면 전혀 명절임을 실감할 수가 없다. 우리가 사는 곳은? 스페인 고산의 한 평야. 주말에 추석 음식을 준비하는 일 없이 나는 아이들 학교 용품을 준비했다. 이곳은 9월이 학교 시작이니 준비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마침 남편도 오늘 쉬는 날이라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면서 우린 추석 이야기를 했다. "엄마, 오늘밤 우리 달님한테 소원을 빌자..

뜸한 일기/부부 2014.09.09 (21)

남편이 아이를 챙길 때 여자는 행복을 느낀다

정말 신기한 것은 남편과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일상적으로 만나는 소소한 일과 행동이 행복으로 이끈다는 것이다. 전에는 뭘 달성하지 못하여 안달 난 사람처럼 산 것 같은데, 지금은 그저 모두가 자연스럽게 세월을 사는 모습이 눈에 선하게 들어온다. 특히 남편과 아이들의 관계를 보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내 아이가 사랑받아 그런가? 물론 남편의 아이이기도 하지만, 아빠에게서 사랑받는 모습을 보니 여자들은 특별한 감성에 젖는 것도 같다. 이 특별한 감성은 모성애와 사랑, 행복인가? 아이들이 아빠에게서 사랑 받는 모습을 지켜보는 모든 여자들은 나처럼 행복을 느낄 것 같은데...... 유니버셜한 이 사랑의 감정 말이다. 요즘 육아에 지친 나...... 잠시 쉬라는 듯 남편은 내가 하던 일을 한다. 아이들 간식..

뜸한 일기/부부 2014.09.01 (15)

아침마다 메모로 대화하는 외국인 남편

국제 부부를 보는 시선이 참 따갑게 느껴진다. 이렇게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셋이나 낳았는데도 어떤 사람들은 우리를 불편한 시선으로 본다. 마음이 착잡하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지만 소수의 사람들 때문에 이런 커플들은 심리적으로 힘들어한다. (아.... 다음 블로그에서 당한 어떤 악플러 때문에 이 티스토리 블로그에서도 주절이 주절이하는구나.) "우리가 뭐?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사랑하고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어 사는데 말이야." 이런 소리가 절로 나온다. 세상은 소수의 잘못된 사람의 결정으로 전쟁이 일기도 했고, 인종 학살이 있기도 했다. 그래서 이런 소수라지만 한을 품은 사람이 무서운 것이다. 앗! 오늘 할 이야기는 그것이 아니었지. 남편의 이야기다. 언제나 대화로 모든 집안팎의 일을 결정하..

뜸한 일기/부부 2014.08.16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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