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뜸한 일기 684

발효 없이 맥주와 올리브유로 즉흥 피자 반죽하기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평야 [참나무집] 가족은 폭설로 인해 장장 6일 정도의 고립 생활을 이어나갔습니다. 그런데 걱정은 금물~! 왜냐하면 그동안 차곡차곡 준비해놓은 비상식량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는 간식과 맛있는 음식을~, 아빠에게는 안주와 손수 만든 수제 맥주를~, 그 위에 영화 한 편을 더하면 두려움 없이 즐거운 고립 시간을 갖습니다. 이것들만 있으면 어디 세상 부러울 것이 있을까요? 오늘은 효모 발효 없이, 이스트 넣지 않고 바로 즉흥 피자 도우를 만들어 먹었던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평소에는 시간도 넉넉하고, 이스트도 있으니 언제나 발효한 피자 반죽을 사용했는데요, 오늘은 발효하지 않고 바로 반죽하여 피자 만들어 먹는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고립 기간 중 이스트가 다 떨어졌을 때 썼..

스페인 고산, 폭설로 고립 중인 우리 집

지난번 포스팅에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고 말씀을 드렸었는데요, 사실 목요일 학교에 다녀온 아이들은 이 눈 소식에 아주 행복했답니다. 오히려 아이들은 이런 걱정을 했었죠. "엄마, 눈이 너무 적게 내려 금방 녹아버리면 어떻게 하지?" 세상에, 역시 세상 험한 꼴은 본 적이 없는 아이들입니다. 아니면, 아이들이라야 가능한 그런 걱정일 테지요. 그렇게 진정할 수 없는 마음으로 잠든 아이들은 그다음 날 "동공 지진~!"이 일었습니다. "엄마! 엄마!" 아이들 방 창문이 열리는 소리와 동시에 들린 마법의 감탄사가 나옵니다. "눈이 엄청나게 쌓였어!" 아마도 잭 프로스트가 나타났나 보네요. (사실 이 잭 프로스트는 이 눈 온 날 밤에 처음으로 본 영화였습니다. 참 이런 우연도 다 있었나~!) 지난주 목요일 저녁의 풍..

남편이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다는 한국 음식

요즘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은 정말 춥네요. 영하 14도까지 내려가고...... 따뜻한 햇볕이 비추어도 물은 금방 얼어버리니 닭장이나 개, 고양이들 물은 수시로 갈아줘야만 한답니다. ㅜㅜ 게다가 오늘부터 눈이 내린다는데...... 폭설 주의보라고 하는데...... 과연 어떨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조용한데, 갑자기 눈이 내린다니~ (속으로는 좋아, 좋아!) 역시나 이렇게 추운 날에는 뜨끈뜨끈한 국물요리가 최고입니다. 앗~! 벌써 한 송이 한 송이씩 눈이 내리고 있어요!!! 그런데 며칠 전, 한국에서 친구가 미역을 보내주었답니다!!!사실, 우리가 미역을 못 먹어본 지도 꽤 되었네요. 여기가 스페인 고산이다 보니, 미역 구입하기가 참 쉽지 않더군요. 지난번 생일에 미역국도 못 끓여 ..

스페인 고산, 아이들과 장작

해발 1,200m의 분지형 스페인 고산평야는 지금 혹독한 겨울을 맞고 있답니다. 시속 40km에 달하는 거센 바람이 몰아치기 때문에 함부로 밖에 나갈 수 없고 심한 한파가 예상되기 때문에 무척이나 몸을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답니다. 게다가 목요일부터 있을 폭설 주의보도 85% 가능성이 있으니 큰 걱정입니다. 아이들이 '눈이 온다'는 마술 문구에 기분이 썩 좋아 난리가 났지만 말입니다. "너희들, 감기 걸리지 않게 옷 단단히 입고 나가야 해."아빠는 이런 당부를 합니다. "눈이 온다는데 감기 걸려서 눈 구경도 못 하면 안 되잖아?"이 말이 강력한 주술을 거는지 아이들도 옷을 단단히 여미게 되는 요즘입니다. 이런 아이들이 태어나자마자 걷게 되면서 이 고산의 겨울을 위해 집안 일꾼이 되어준 일이 있답니다. 스..

스페인 친구들이 '도입시급'하다는 한국의 것 두 가지

강풍이 불어대는 날이었습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에도 강추위가 몰려오기 시작했답니다. 다음 주면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간다고 하는데 벌써 떨려옵니다. 오늘은 참 다행으로 구름이 끼지 않고 해가 쨍쨍한 바람 부는 날이었기에 집안에서 고요히 햇살을 받기에는 참 좋은 날이었습니다. 그러다 친구의 점심 초대 덕에 외출도 하게 되었답니다. 친구들은 여러 명이 주말이나 휴가 때 쓸 목적으로 고산의 집 하나를 빌려 사용하고 있었는데요, 이번 주말에 이곳에 올라오면서 우릴 초대하여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답니다. 오랜만에 또 도시 친구들과 잡담할 기회가 있어서 참 좋았네요. 그런데 제가 끼니 또 자연스럽게 한국의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한국에 다녀온 새로운 친구를 만나..

스페인 고산, 우리 가족의 (주 중) 도시 나들이

스페인 고산, 해발 1,200m의 마을 사람들은 장 보러 외지에 나갈 때는 하루를 각오하고 가야 한답니다. 도시까지의 거리도 거리이지만, 구불구불한 도로가 참 가는 일을 뎌디게 합니다. 게다가 토요일은 도시 사람들도 쉬기 때문에 마트는 인파로 북적북적합니다. 일요일은 모든 상점이 문을 닫으니 아예 외출할 필요가 없고 말입니다. 토요일을 제외한 주 중에는? 아~! 이거 정말 힘든 상황입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니 그 시간을 이용해 다녀올 수도 있지만, 너무 촉박하여 맘껏 장 볼 수가 없답니다. 우리 가족은 아이들이 일찍 하교하는 수요일에 도시로 장 보러 가는 일이 잦습니다. 오후 3시 수업을 마치면, 그때부터 도시로 쌩~ 하니 달려가 장을 봅니다. 촉박하지만, 그래도 아이들을 데리고 편안하게 장을 볼 수 ..

한국에서 왕새우구이가 된 외국인 사위

참 이제는 결혼 14주년이 되어가는 시점에 정말 스치는 눈빛 하나, 웃음 하나에도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듯이 남편을 알아갑니다. 이것이 오래되어가는 부부의 장점입니다. 비록 국제부부라 하더라도 마찬가지이고요. 그런데 결혼 초기에는 정말 신혼부부라고 해도 국제부부의 단점이 그대로 드러나는 소통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다른 언어를 쓰는 이들의 사고와 문화 차이었지요. 단순하게, 살아온 삶이 달랐던 것이지요. 결혼 초 한국 여행을 하면서 내 나라의 풍습, 습관 등을 알았으면 좋겠다 하여 남편과 강행군 한국 여행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한국적인 것만 골라서 여행을 하는데요, 유적지, 한국의 집, 박물관, 고궁, 사찰 등을 돌면서 한국적인 문화를 보여줬답니다. 당시는 추운 겨울이었는데요... 영하 11..

스페인 고산 가족의 주말 풍경

요즘 주말에 업그레이드된 일이 있었습니다. 불타는 금요일에는 여유롭게 불타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고요, 아빠는 오랜만에 고기 공급을 위해(?) 칠면조를 잡게 되었습니다. 칠면조를 잡은 아빠를 본 누리가 그럽니다. "아빠~, 동물 죽이는 건 나빠."아빠는 멘붕이 와서 차근차근 설명합니다. "그래, 동물 죽이는 건 나쁜데 우리가 키운 자유로운 녀석들은 진정 가치 있는 음식이 된단다."아이가 이 말을 알 리가 없습니다. 갸우뚱하는 딸아이를 보더니, "누리야~! 넌 햄버거 좋아하잖아? 칠면조 햄버거도 좋아하고?""응~!""그것도 동물을 죽여서 만든 거잖아? 그러니 실제로 이런 모습 보고 충격받을 필요가 없어. 세상의 누군가는 이렇게 동물을 죽여서 먹을거리로 만들어야만 하잖아?" 아직 어린 유치원생 누리아는 전혀 ..

한국의 때 미는 습관에 중독된 남편

사람은 저마다의 환경에 따라 적응할 수 있다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적응을 아주 잘하면서 살아왔다고 생각됩니다. 인도에서 허름한 호텔에서 (직업, 공부 등으로 인하여) 6개월 자취를 하면서 보낸 일에서부터 이곳 고산평야의 쓰러진 집에서 사는 생활까지 저는 적응을 참 잘 해왔는데요, 어디들 가든 그 지방의 풍속과 생활, 음식 등을 거침없이 흡수해왔고 그래서 그리운 한국도 꾹 참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어딜 가나 음식 때문에 고생을 하는데 저는 아무것이나 다 잘 먹고 잘 적응한답니다. 그런데 야생의 달인이 되었다 싶었으나 저에겐 숨겨진 하나의 고집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때밀기입니다. 이태리에는 없다는 이태리타올???를 들고만세 합창...! 우습게 들리는 소리일 수도 있으나 저는 ..

달걀 유효기간 쉽게 알아보는 법

한국 소식을 보니 달걀 대란으로 달걀마저 외국에서 수입된다고 합니다. AI 피해가 상당히 심각하여 2,844만 마리의 닭·오리·메추리 등이 도살처분 되었다고 하네요. 상당히 심각합니다. 그만큼 대규모로 살처분 되고 있고, 매해 크고 작은 피해가 반복하고 있다고 하니 어서 문제가 잘 해결되어 대란이 정상적인 상태로 되었으면 하고 바라봅니다. 오늘은 우리 집의 닭이 낳은 알에 관한 소식입니다.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에서는 암탉과 칠면조를 키우며 암탉이 낳은 달걀을 충당하고 있답니다. 그중 닭장에는 열두 마리의 암탉과 한 마리의 수탉이 있고요, 칠면조 우리에는 세 마리의 칠면조와 다섯 마리의 암탉이 있답니다. 아니, 칠면조 우리에 왜 닭이?! 궁금하시죠? 사실 우리 병아리를 키운 녀석이..

스페인의 연말과 새해를 즐기는 우리 가족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평야에 터를 두른 우리 [참나무집] 가족은 연말과 새해를 도시에서 보내게 되었습니다. 시골에서 평화롭게 보내도 좋을 연말과 새해이지만, 올해는 발렌시아의 시부모님댁에서 도시 생활을 마음껏 즐기기로 했답니다. 스페인은 12월부터 1월까지 평소에는 전혀 없던 특별 마켓이나 페리아(놀이공원 등의 여가 활동 및 작은 마켓) 등이 광장을 중심으로 생겨난답니다. 또한, 평소에는 없던 길거리 음식들도 이 기간에는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가족도 아이들이 어느 정도 컸기 때문에 이런 거리 구경에 나섰답니다. 그럼 그 모습을 함께 나누며 대충 스페인의 연말과 새해 분위기를 함께 보여드리겠습니다. ^^* 우리는 저녁을 즐기기 위해 일찍 지하철을 타고 시내로 나갑니다. 아이들이 도시..

남편이 측은하게 느껴졌던 밤

한국-스페인 국제결혼 13년 차인 우리 부부는 이제 남매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서로 닮았습니다. 진짜 신기하죠? 서로 다른 나라에서 그것도 다른 문화를 가진 두 사람이, 이렇게 마음이 맞아 살고 있다는 게 가만 생각해보니 참 신기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한국 친구들도 자주 물어봅니다. 스페인 사람하고 사는 게 어떠니? 남편에게는 한국 여자하고 사는 게 어떠니? 하고 물어보지요. "나는 세상의 어떤 사람보다 내 아내가 내 마음과 가장 잘 통하여 아주 잘살고 있다."고 남편은 말합니다. '세상의 어떤 사람보다'라고 강조하면서 말이지요. 그 속에는 세상의 어떤 스페인 사람보다 제가 더 마음이 잘 통한다는 말뜻이 있는 거지요. 결국은 사람은 국가, 인종을 떠나 마음이 맞다는 말을 강조합니다. 어찌 되었건, 며칠 ..

나에게 특별했던 스페인 현지인과의 송년회

한국을 떠나 외국에 산지 여러 해. 여행하건, 현지에 적응해 살건, 많은 부분 한국의 일상의 한 부분이었던 것이 잊히기 마련입니다. 문화와 생활 습관 등이 전혀 다른 나라에서 살다 보니 정말 잊히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답니다. 그래도 세상의 모든 이들은 한 해가 오고, 한 해가 가는 자기 반성적인 날들에 대해선 거의 비슷한가 봅니다. 올해 나는 만족할 만한 일을 했던가, 이웃과 친구, 가족과는 어떻게 지냈는가, 다음 해에는 어떻게 또 보내고 싶은가에 대한 자기반성과 소망 등은 어디를 가나 세계인들의 공통된 마음인가 봅니다. 이번에 저는 스페인 현지인들과 송년회를 했습니다. 물론 스페인이라는 나라에서 사회 구성원의 한 부분이라는 생각을 해발 1,200m의 작은 마을, 비스타베야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하지 못..

스페인 고산, 흐린 겨울날 집에서 하는 일

벌써 3일째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안개와 비, 눈으로 날씨가 흐린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입니다. 그 와중에 주말이 끼어 아이들은 꽤 지루한 휴일을 보냈답니다. 다들 밖에 나가자고 안달이 났지만, 비가 꽤 오니 엄두가 나질 않았답니다. 온 계절 말라 있던 하천에 물이 불어날 정도이니 꽤 많이 비가 내렸습니다. 잠시 이 풍경을 보여드릴게요~ 페냐골로사(Penyagolosa) 자연공원 안, 산 조안(San Joan) 수도원입니다. 남편이 일하러 갔다 눈이 점점 쌓이고 있어 걱정을 많이 했답니다. 이곳에는 전기마저 들어오지 않아 태양광 및 발전기를 이용하여 유지하는데 글쎄, 날이 여러 날 흐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답니다. 발전기에도 문제가 생겨 남편은 고립 직전까지 갔다고 합니다. (이런 일은 자주..

카멜레온보다 변화무쌍한 스페인 남편의 일상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은 겨울이라고 해서 할일이 적어지지는 않더군요. 오히려 월동준비를 철저히 하기 위해 조금 더 몸을 움직여야만 했답니다. 낮이 짧아졌으니 더욱더 말입니다. 게다가 온 가족이 다 함께 모이는 연말과 새해가 다가오는군요. 그러니 더욱 바빠졌습니다. 그전에 날씨 좋을 때 빨리 해결해야 할 일들은 다~ 해결해야 하니 말입니다. 특히 장작 패기와 나무 자르기 등은 날 좋은 날을 선택해야 하기에 정신이 없답니다. 그 와중에 산또르(산을 좋아하는 똘똘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제가 붙여준 스페인 남편의 애칭입니다)님은 역시나 쿵쾅쿵쾅 할 일 많은 자신의 직무에 묵묵합니다. ^^* 마치 카멜레온 저리 가라는 정도로 매일 매일 새로운 일들을 해내고 있습니다. 아빠가 학교에 나타났다!!..

'한국 엄마 수업 최고!'라는 스페인 아이들의 성탄절 장식품

오늘은 정신없이 바빴던 하루 바로 한국 엄마의 재능기부 날이 있는 시간입니다. 이번에는 남편도 오겠다고 하네요. 점심이 끝난 후에 수업이 막 시작하기 때문에 스페인 남편은 도시락을 학교에서 먹겠다고 부탁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아침에 채소볶음 라면과 두부를 싸서 학교로 향했습니다. 어때요? 좀 맛있어 보이나요? ^^굴 소스 넣고 막 볶아낸 볶음 라면인데 산똘님이 학교 식당에서 군침을 흘리면서 먹더라고요. 아무튼, 저는 아이들을 데리고 수업이 있는 교실로 향했습니다. 이번에는 점토로 크리스마스트리를 장식할 물건을 만들기로 했답니다. 이미 과정을 아시는 분이 많으셔서 생략을 많이 하고, 일단 장식할 물건을 점토로 빚은 후, 집에서 장작 난로로 구워냈습니다. 재를 다 털어내고 이제 예쁘게 색칠하고 끈을 매어 장..

한국 주부 뺨치는 남편의 장보기

토요일에도 직장에 나가 일하던 남편이 퇴근하자마자 스페인 발렌시아 수제 맥주 협회 파티장으로 향했습니다. 즐겁게 놀다 오라고 자유를 주고 저는 세 아이를 돌보면서 기다렸습니다. 작년에 갔는데 올해는 아이 셋을 맡길 때가 없어 제가 보기로 했습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이날은 수제 맥주 경연 대회 상을 수여하는 날이기 때문에 남편은 무척이나 즐거워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이 산또르님은 수제 맥주의 장인이거든요. 자신이 마실 맥주는 직접 담그고, 또 자신의 맥주 실력이 어느 정도까지 갈 것인지 확인할 겸, 자주 맥주 대회에 참가하기도 한답니다. 맛난 맥주를 만들어 전문가가 인정하는 상을 받는 것은 참 큰 행복이 아닐 수 없지요. 유러피언 맥주 대회 심사 위원으로 갔지만, 맥주 장인으로 참가하는 의의도 대단한 ..

아침이 아름다운 스페인 고산의 요즘 겨울 풍경

아직 해가 뜨기 전, 조용히 잠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와봅니다. 닭장에는 벌써 분주하게 아침을 시작하는 요란한 무리의 소음이 들립니다. 고양이도 마중 나와 제 뒤를 따릅니다. "너희들은 안 춥니?"마치 부스스한 머리카락을 넘기듯 고양이 녀석들도 기지개를 한껏 켜고 귀찮다는 듯 따라나섭니다. 고산평야의 대지에는 얇은 홑이불을 덮은 듯 안개가 한 층으로 펼쳐져 있습니다. 그 길을 따라 천천히 아침 산책에 나섰습니다. 나무나 풀에 내려앉아 눈처럼 된 서리를 상고대라고 하는데 이런 서리꽃이 차가운 공기 속에서 피었습니다. 아이들이 일어나면 아주 좋아할 풍경입니다. 맨살에 그냥 서리 맞았지만 예쁜 눈꽃으로 내려앉았어요. 가을에 말라버린 꽃이 요정의 유리구두처럼 빛나는 서리 꽃으로 변하고 말았네요. 사진으로 보니..

스페인 고산, 전력이 끊기는 고립(?) 상황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의 농가는 대부분 태양광 전지를 사용한답니다. 상황에 따라 풍력 발전기와 병행해서 사용하는 곳도 있고, 워낙 외진 곳이라 편의 시설이 들어오지 못하는 곳도 많답니다. 아시다시피 우리 [참나무집]도 그런 상황입니다. 태양광 전지에 의존해 살기 때문에 우리에겐 해가 아주 소중한 존재입니다. 그런데 또 해만 떠주면 안 될 중요한 요소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에겐 하늘에서 내리는 비 또한 소중하기 때문이지요. 우리는 비를 받아 물저장 탱크에서 물을 끌어내 생활용수로 사용한답니다. 휴우우~! 그러니 해 뜨면 비가 안 와 섭섭하고, 비가 오면 또 해가 뜨지 않아 섭섭한 그런 희한한 상황이 되고 맙니다. 이번에 우리는 일주일 넘게 비 내리는 상황을 맞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비가 내려..

크리스마스 선물 준비하는 스페인 가족의 치밀함

12월만 되면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해야 하기에 저는 가끔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뭘 해야 하고, 어디에서 어떻게 뭘 사야 할지 고민이 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선물을 사러 대형 마트에라도 가면 워낙 복잡하여 정신이 하나도 없답니다. 그래서 차라리 미리 선물을 느긋하게 준비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런데 저만 그런 게 아니라, 우리 스페인 식구들 전부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긴, 갑자기 아이들이 6명이니 이 아이들 선물을 준비하는 게 장난이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11월 중순부터 아이들 선물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아이들이 정말 원하는 선물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이었답니다. 무조건 장난감 가게에 가서 선물을 골라 사 오는 것은 의미가 없게 느껴졌기..

스페인에서 맛보는 단돈 '2유로'짜리 트러플 요리

믿을 수 없어요! 단돈 2유로라뇨? 1유로에 12월 1일 기준, 현재 1,240원 정도 합니다. 그럼 2유로는 2,480원입니다. 아니, 2,480원으로 트러플 요리를 맛볼 수 있다고요? 그 비싼 세계 3대 진미가 겨우 3,000원도 안 된다고요? 믿으실 수 없으나 믿게 해드릴 포스팅을 오늘은 올려봅니다. 서양 송로버섯, 트러플(Truffle). 여러분은 박근혜 청와대 오찬으로 더 잘 알고 있는 비싼 버섯이지요. 청와대 호화 오찬이라며 큰 논란이 되었던 그 버섯이랍니다. 전기료 누진제 등으로 서민들은 허리를 조르는 상황에 청와대의 호화 향신료 트러플 요리는 국민에게 절망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당시 청와대에서 사용한 버섯은 중국 윈난 성에서 산 싼(?) 버섯이라고 하네요. 그런데 이름이 ..

한밤중에 찾아온 불청객, 걱정 한 바가지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평야는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산과 산으로 연결된 와이파이 안테나가 다 태양광 전지로 작동하기 때문에 인터넷은 여전히 오락가락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온종일 오프라인으로 생활했답니다. 한 잡지사에 원고 마감 하루를 앞둔 저는 불안한 걱정으로 하루를 보냈지요. 물론 원고는 이미 다 써놓았는데,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으니 이렇게 마음을 졸일 수밖에요. 그런데 제 마음을 더 졸인 사건 하나가 있었답니다. 그것도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비 오는 밤의 어느 날이었지요. 밖에 나갔던 남편이 무엇인가를 봤다면서 놀라워하고 있었답니다. 도대체 무엇일까? 남편은 노루가 우리 집에 먹을 것을 찾으러 왔다네요. 설마? 노루가 이곳까지 왔겠어? 그러다 우연히 보게 된 녀석은 아주 순한 양이었습..

김치 때문에 외국인 남편이 덩실덩실 춤춘 이유

지난번 포스팅에 한국 동생이 보내준 두부김치찌개라는 음식 상품 덕분에 우리 부부는 한동안 먹어보지 못한 김치 찌개를 시식하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남편 몰래 혼자 먹을까 하다가 진짜 섭섭해할 남편 얼굴이 떠올라 그러질 못했습니다. 그러다 퇴근하고 온 남편과 알콩달콩 나누어 먹게 되었답니다. 사실, 우리 집에서는 그동안 김치를 못 먹은 지 거의 두 달이 되어간다는 사실. 김치에 목말라 하던 우리 부부는 아이들 몰래 먹었습니다. 하긴 아이들이 아직 어려 (이렇게) 매운 김치찌개는 전혀 못 먹기에 이번에는 아예 안심하고 먹었습니다. 동생에게 받은 제품이 위의 것인데요,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런 국물 요리에 좀 놀라기도 했습니다. 봉지를 뜯으니 육수와 건더기, 두 봉지로 또 나뉘더군요. 그 감촉이 물컹..

스페인 고산에 한국 동생이 보내온 소포

이게 또 얼마 만인가요? 사실, 스페인에서 소포 받기가 점점 어려워져 소포 받는 일이 점점 줄어들었답니다. 가능하면 안 받는 선에서 해결하려고 부단히도 애썼습니다. 왜냐하면, 유럽연합 외의 국가에서 오는 모든 소포에 선물이라도 세금이 달려오기 때문에 그 세금 폭탄 맞을까 봐 받지 않기로 한 것이지요. 그런데 요즘 누리가 '까만 스파게티'가 먹고 싶다고 난리입니다. 까만 스파게티? 하하하! 다름이 아니라 짜장면입니다. 이 까만 스파게티를 먹어보지 못한지 어언 몇 개월, 이 아이의 조그만 배도 그 빈자리를 느끼고 있었나 봅니다. 그래서 영상 통화로 시작된 이모와의 대화에서 이모가 자비롭게 한턱 내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한국 물건을 보내준다는 겁니다. 누리는 영상 통화 다음 날, 일어나자마자 까만 스파게티..

추운 계절에 먹는 스페인식 ' 렌틸콩 수프'

오늘부터 여긴 세찬 바람과 비가 동반하여 추위가 바로 코앞에 다가왔습니다. 물론 아직 영하로 내려가진 않았지만, 비 온 후에는 기온이 뚝 떨어져 나갈 것 같아 아주 걱정이 되기도 한답니다. 여기가 어디 이느냐고요? 여기는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입니다. 지중해 해안의 마을보다 10도 정도가 차이가 나 몹시 추운 곳이지요. 이런 추운 날에는 스페인 사람들도 보통 따뜻한 국물 요리를 먹더라고요. 특히 추울 때는 체력을 향상하고 열량이 많은 음식을 먹어줘야 한다고들 하네요. 그래서 보통 이곳에서는 걸쭉한 영양분 철철 넘치는 렌틸콩 수프(Sopa de rentejas)를 합니다. ^^ 산똘님이 만드는 렌틸콩 요리는 그렇게 걸쭉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한국인 입맛에는 딱~!인 음식입니다. 보통 스..

집 장작 난로로 구운 도자기 접시

부족한 환경에 불평하지 말고 그 환경에 맞게 방법을 찾으라~! 이 말이 어느새 제 모습이 되었습니다. 지금 자랑하는 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환경에 적응하는 방법으로 제게 주술을 건 진실이랍니다. 이곳은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평야로 도시까지 가려면 1시간 차를 몰고 구불구불한 산을 타고 나가야만 합니다. 그래서 제약적인 일들이 아주 많답니다. 제가 스페인에서 도자기를 공부하고 도자 작업을 해왔는데요, 스페인 고산에 들어와 아이들을 키우면서 그동안 이 작업을 수월하게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제 가마는 가스 가마인지라 프로판 통을 구하는 일이 이곳에서는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환경에 적응한 방법이 일단 장작으로 도자기를 굽는 실험을 하게 되었답니다. ^^* 그래서 제가 어느덧 장작 ..

한국은 고추장, 스페인은 마늘 소스

스페인 국민 소스 '알리올리(Alioli)' 스페인에서는 아주 쉽게 볼 수 있는 소스입니다. '알리올리(alioli, 스페인어)'는 발렌시아어와 까딸루니아어의 마늘(All) 과 기름(oli)에서 온 합쳐진 단어로 아호아세이떼(ajoaceite)라고도 합니다. 물론 발렌시아와 까딸루니아에서는 아이올리(Allioli)라고 합니다. 스페인의 대표적인 소스로 여러분이 아시는 마요네즈도 스페인에서 나온 소스랍니다. 스페인 지중해의 마요르카 지방에서 만들어져 마요네사(mayonesa)라고 하던 걸 영문화권 사람들이 발음을 못 하여 마요네즈로 정착한 것이랍니다. 그 마요네즈와 비슷한 소스가 바로 알리올리랍니다. 그런데 단어 속에 마늘이 포함된 것처럼 이 소스에도 마늘을 넣어 마늘 마요네즈 알리올리가 되겠습니다. 진짜..

짜장밥 아니야, 남편이 만드는 스페인식 오징어먹물 밥 요리

아로즈 네그로(Arroz negro) 오징어 먹물 밥 요리 여러분은 새카만 먹물 빠에야(Paella)를 드셔 보셨나요? 이곳에서는 "아로즈 네그로"라고 하니 꼭 기억해두세요. 오징어의 맛이 그대로 담겨있는 새카만 밥!전 처음엔 깜짝 놀랐지 뭐에요. 마치 외국인이 짜장밥 보고 놀라는 것처럼 말입니다. [준비 재료] 파에야 철판도 필요하지만, 먼저 음식에 들어갈 재료를 살펴보면요, 이번에는 4인분 기준의 재료입니다. 300g 쌀750ml 생선 육수1 양파갑오징어 큰 것, 혹은 먹물 주머니 달린 오징어1스푼 파프리카 가루(산똘님은 오늘 넣지 않았어요.)뼈 없는 모둠 생선 조각들(기호에 따라)올리브 기름소금4 먹물 주머니(스페인에서는 먹물 주머니를 마트에서 팔기도 해요.) 여기엔 마늘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나중..

요즘 아이들과 대화하는 게 재밌다

세 아이의 엄마. 그동안 어떻게 아이들을 키웠는지...... (내가 봐도 내가) 참 대단하게 여겨지기도 합니다. 순간 힘들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지나고 나니, 참 정신없이 지난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과 같이 할 일이 많아져 더 재미있어요. 최근엔 쌍둥이 두 녀석이 자전거를 드디어 터득하여 우리 네 모녀는 들판 자전거 산책하러 자주 나간답니다. 지는 저녁 해를 바라보면서 쓩쓩 달리는 그 신선함. 아이들도 재밌다면서 '자전거 산책'이라는 마법의 단어가 나오면 할 일을 두고 바로 밖으로 뛰어나간답니다. 그런데 요 녀석들이 요즘 말도 늘어 절 재밌게 해주네요. 사용하던 물건에 배터리가 없어 작동하지 않으면 사라는 그러네요. "엄마, 와이파이가 터지지 않아 작동하지 않는 거야.""인터넷이 ..

스페인 살면서 언어 때문에 생기는 이중 고초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저는 대학과정과 같은 스페인 도자기 학교를 4년간 공부했습니다. 동시에 공립언어학교 6학년 과정을 다 마쳐서 스페인어에 어느 정도 실력이 붙었다 생각됩니다. 문제는 스페인의 몇몇 다른 주와 마찬가지로 발렌시아도 공용어가 스페인어와 발렌시아어라는 것입니다. 스페인에서 공식 언어로 채용된 언어는 카스티야어(스페인어), 갈리시아어, 바스크어, 까딸루냐어, 그리고 발렌시아어입니다. 까딸루냐어는 발렌시아어와 거의 비슷합니다. 약간의 단어만 다르고 거의 같다고 보면 된답니다. 발렌시아어가 약간 더 부드럽고 까딸루냐어는 약간 억센 소리가 나기도 하지요. 그래도 같은 언어라고 보면 된답니다. 예전에 까딸루냐와 발렌시아가 같은 지방색을 가진 왕국이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발렌시아는 조금 다르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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