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뜸한 일기 686

고양이 장식품 속 진짜 고양이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 시골에 살면서 우리의 반려묘는 다 해방(?)이 되었습니다. 해방이라뇨? 도시에 있을 때는 집안에만 갇혀 살았는데요, 시골 오니 코를 킁킁거리면서 자연의 냄새를 맡는 고양이가 안쓰러워 그냥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그런데 고양이가 얼마나 자유롭게 잘 돌아다니던지......! 물론 첫해는 고양이가 집 나가 이틀 정도 들어오지 않은 경우도 있었답니다. 하지만, 잘 돌아와 준 고양이는 그 해부터 계속 자유로운 고양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우리 집고양이는 현재 9마리가 있습니다. 다~ 자유로운 고양이입니다. 제가 오히려 도움을 받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쥐로부터 닭 모이를 지켜주거나 근처의 뱀을 물어 없애는 등...... ⊙◈⊙ 아이들이 학교 가기 위해 부산히 일어나 아침 식사를 먹던 중이..

아이가 만든 요구르트 스펀지케이크, 정말 만들기 쉬워요

주말에 아이들이 한 명씩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쌍둥이 둘째 누리가 아프더니 산드라가 전염이 되어 아팠답니다. 그래서 두 아이가 잠든 사이에 유일하게 멀쩡하던 막내 사라가 엄마와 스펀지케이크 만들기에 도전했답니다. 아이들은 감기에 걸려 콜록콜록 기침과 열에 시달리고 있지요. ㅜ,ㅜ 조용히 하자면서 다락방에 잠든 아이들 깨우지 않으려고 불도 하나만 켜놓고 케이크를 만들었습니다. 지난번에도 말씀드린 요거트 케이크인데 이번에는 조금 레시피를 달리했습니다. 더 촉촉한 레시피로......재료: 요구르트 한 통 꼭 필요하고요. 그 통으로 밀가루 3, 설탕 1+1/2, 올리브 기름 1/2, 달걀 3개, 베이킹파우더 한 봉지 되겠습니다. 큰 그릇 두 개에 하나는 밀가루 + 설탕 + 베이킹파우더를 넣어주고요, 설탕은 기호..

양 떼로부터 포도를 지켜라!

우르르~! 딸랑 딸랑 딸랑~! 어디선가 무리가 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집에서 집중하여 놀던 세 아이가 동시에 함성을 지릅니다. "양 떼다~! 포도를 지키러 가자~!"누가 말하지 않아도 세 아이는 후다닥 신발을 신고 밖으로 또 후다닥 나갑니다. 양 떼 무리는 왜 아이들에게 이런 방어를 받게 되었을까요? 하하하! 재미있게도 여름에는 딱딱하고 익지 않아 녹색이던 포도가 요즘 한창 잘 익어가고 있기 때문이랍니다. 더불어 야생 배도 아주 잘 익어가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양 떼가 지나가고 나면 우리가 먹을 게 없어지기 때문에 아이들이 눈을 켜게 되었습니다. 자고로 아이들이 요즘 제일 좋아하는 간식이 덩굴 덩굴 배나무 위로 자라나 있는 야생 포도이거든요. 아이들이 사랑하는 양 떼이지만 가끔 배려(?) 없는 무리 때문..

재미있는 전통을 만드는 스페인 가족의 클라스(?)

가족 간의 불화는 과연 어떻게 생성될까요? 아마도 서로가 바라는 바를 주장하다 보면 생기는 불화가 가족 간 거리를 멀게 하는 듯합니다. 부모와 자식, 형제자매의 관계, 그 바탕에는 (가족이라도)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깔린다면 불화도 스르륵 사라지지 않을까 합니다. 상대방을 위한다면서 던지는 충고도 좋지만, 저 사람이 어떤 취향이고, 어떤 것을 목표로 살아가는지 인정해주는 시선이 더 중요합니다. 가족 중 남들보다 못하다고 무시하거나 쓸데없이 참여하는 게 충고로 포장되어 상처를 주는 일이 좀 많기 때문이지요. 아무튼, 오늘은 가족에 대한 의미를 되짚어보면서 우리 [참나무집] 식구들이 만들어 가는 재미있는 전통, "가족 캠프" 이야기를 또 이어나가겠습니다. 오~ 지긋지긋하지도 않나? 무슨 가족이 매년 만나서 ..

웃음이 많아 눈가에 주름이 자글자글~

아침에 빵 사러 마을에 가기 싫어 집에서 빵 만들고 피스토 엠빠나다(empanada, 채소 파이)를 만드니 남편이 대단하다고 하네요. "도대체 왜 마을에 가기 싫냐고?! 대단해~, 마을 가는 게 훨씬 편할 것 같은데......?" 사실, 요즘 마을은 축제라 발 디딜 틈도 없이 어수선하여 어딜 못 가는 판국이랍니다. 사람들이 너무 많고 어수선하여...... 그래서 차라리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게 속 편해~ 했지요. 사실, 빵도 남편이 바게트를 좋아해서 바게트 사러 갈 때만 가는데...... 바게트 없으니 그냥 내가 만든 빵이라도 먹으셔~ 했지요. 그랬더니, 그래도 좋다고 헤헤 웃음을~~~~ 눈가에는 주름이 자글자글~~~~ 각종 채소를 다져서 볶다가 믹서가 아닌, 강판에 간 토마토를 넣어 국물이 없을 때까지 ..

남편이 외국인이라는 걸 절실히 실감한 순간

아시는 분은 아시겠고, 모르시는 분은 모르실 우리 부부는 한국 - 스페인 커플로 연을 이룬 부부랍니다. 결혼 생활은 강산이 변하고도 남을 세월을 같이 했고요, (아~~~놔~~~ 나이 많다는 것을 은연중 표현하는 건가요? ^^; 아~~ 땀 나온다...... 사실 마음은 20대 중반 청춘에 머물러 있는 아주 솨아아아라 있는 사람들입니다. ^^*) 같이 이 세월을 지내다 보니, 저는 이 스페인 사람인 남편이 전혀 외국인이라는 느낌을 받지 않았답니다. 뭐 생긴 게 조금(?) 다를 뿐 살다 보니, 마치 한국인처럼 친숙하고 정다운 게 그냥 무의식적으로 국적을 가리지 않게 되었지요. 그것 보면 참 신기합니다. 자라온 환경과 문화, 나라가 다른데도 이렇게 잘 지내는 걸 보니 역시, 인간 마음 깊숙한 곳에는 국경이 없는..

스페인 고산, 동물 사랑하는 우리 집 딸내미들

오~~~ 인터넷이 또 오락가락하고 있습니다. 오늘 오후까지만 해도 인터넷 빵빵 터진다고 엄청나게 좋아했는데 그 시기를 놓치고 나니, 이렇게 현지 시각으로 자정이 넘은 시간에는 또 말썽입니다. 언제쯤 인터넷 빵빵 터질까요? 바르셀로나 갔을 때 제일 좋았던 게 엄청나게 빠른 인터넷 속도였는데...... 하하하! ^^* 한국은 이미 아이들이 개학했다고 하죠? 스페인 고산은? 아직 개학은커녕 방학이랍니다. 제가 시간이 없는 이유도 아이들 보살펴야 하므로 짬을 낼 수 없답니다. 진짜 이번 여름에는 이 사실을 처절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할 일은 태산 같은데 아이들 육아로 뒷전으로 미루어야 할 때가 있다는 것. 하지만, 아이들도 어느새 컸는지 알아서들 잘 놀고 잘 집안일도 도우니 그나마 위안이 된답니다. ^^; 참고..

분장 놀이하는 쌍둥이와 고양이

아~~~ 요즘 참 여러 일이 있었죠? 개인적으로 스페인 고산에 살면서 스페인 테러 상황 때문에 여러모로 심적인 고통을 겪었네요. 바르셀로나 테러와 스페인의 정치 상황 덕에 좀 희한한 며칠을 보냈답니다. 게다가 제가 기고하는 월간지에 실을 기사를 위해 바르셀로나 대학교 정치학 교수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테러와 까딸루냐 분리 독립이 참 인상깊게 다가오더군요. 아무쪼록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오늘은 이런 일을 모두 뒤로 하고 소소한 일상의 재밌는 이야기를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요즘 쌍둥이 아이들이 분장 놀이에 재미를 들였는데 연극과 춤, 정말 다양한 활동으로 재미있게 놀더라고요. 프리다 칼로 같은 누리아와 해비메탈 같은 사라 이 두 아이가 둘만의 분장만 한 것이 아니더라고요. 우리 새끼 고양이까지 분장. 산..

아내 휴가 보내고 독박육아(?) 중인 스페인 친구

전에도 말씀해드렸지만 스페인 사람들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가족이라고 생각한답니다. ^^*해마다 있는 청소년 지표 조사에서도 '가족'이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고 조사되는 바입니다. 사춘기 아이들에게 있어 이성 친구도 아니고, 대학진학도 아닌, '가족'이라니...... 그만큼 사회 자체가 가족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말을 해도 과언이 아니랍니다. 연애하다가도 결혼을 하면 스페인 사람들은 참 가정적으로 변합니다. 부부 사이의 가사와 육아는 더욱 그렇고요. 이번에 우리 [참나무집]에 친구가 아이 둘을 데리고 놀러 왔습니다. 이 친구는 2년 전부터 집에서 가사일을 하고 아이들을 직접 키우고 있답니다. 그게 뭐 어떤가요? 하고 물으실 분을 위해...... 그런데 이 친구는 남자 사람 친구랍니다. ^^ ..

아이를 울게 한 아빠의 여름방학 선물

여름방학이 되어 좋은 추억을 선물해주고 싶다던 산똘님은 몇 달 전부터 아이들에게 해줄 선물 마련에 고심했습니다. 방학이니 특별한 추억 생기면 좋겠다면서 말입니다. 그래서 선택한 선물은 으음~ 큰 아이는 운이 좋아 받을 수 있었지만, 작은 쌍둥이 아이들은 그만 운이 나빠 받질 못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선물을 받은 큰 아이는 선물 받은 날부터 울기를 반복합니다. 눈물이 그렁한 날도 있었고, 설레어 기분이 상승한 날도 있었으며, 걱정으로 잠을 한숨도 못 잔 날도 있었습니다. 아이는 선물을 받고도 처음이라 어쩔 줄 몰랐습니다. ▲ 아이는 아빠의 선물 때문에 펑펑 울었습니다.아빠는 무슨 심보로 아이를 울리면서까지 이런 선물을 했을까요? 스페인 사람인 남편은 어릴 때 자신이 경험한 선물을 아이에게 해주고 싶었..

외국인 남편이 스페인 요리에 넣은 한국 재료는?

스페인은 왜 여름이 기냐고요~ 6월 20일 방학을 맞은 아이들이 9월 11일에 개학을 하니 정말 알 만하죠? 너무 길어요~ ㅜㅜ 대신 겨울 방학이 없으므로 뭐 이 정도야 잘 참을 수는 있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커가면서 활동력과 호기심이 더 많아지니 부모가 옆에서 도와주고 같이 해줄 일이 참 많은 것도 사실이랍니다. ^^; 그래서 엄마도 아이들과 같은 동심으로 같이 놀아줘야 할 일이 많아 한편으로는 즐겁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해야 할 일 때문에 부담도 되고 그렇습니다. 오늘도 그랬습니다. 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은 산또르 님 덕분에 제가 아이들을 데리고 수영장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래, 남편. 아이들은 내가 데리고 가겠다, 수영장에! 대신, 남편. 네가 해라, 점심은! 물을 피해 좋다는 얼굴을 하던 남편이 ..

스페인 할머니, 할아버지가 아이들을 유혹하는 방법

오랫동안 할머니, 할아버지를 못 본 아이들이 이번에는 할머니집에 갔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스페인서는 한 달에 한 번은 꼭 가족은 봐야하므로 그다지 오래 못 본 것도 아니랍니다. 그런데도 시어머니께서는 역시나 언제 아이들이 오느냐고 손꼽아 기다리십니다. 이번에 간 아이들 할머니집에 작은 변화가 생겼더라고요. ^^*다름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자던 방에 아이들만 잘 수 있도록 침대 세 개가 딱~ 들어가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자기 침대 생겼다고 이렇게 신나할 줄 꿈에도 생각 못 했네요. ^^; 각자 침대 하나씩 꿰차고 좋다고 한 할머니집입니다. 이번에는 할머니가 아이들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했네요. 지난번 여행 다녀오시면서 사 온 여행지 티셔츠네요. ^^누리, 사라, 산드라 좋다고 난리입니다. 각자 마음에 든..

둥지에서 떨어진 새, 집에서 키울 수 있을까?

해발 1,200m의 스페인 비스타베야 마을 시청에 갔습니다. 아이들 여름 수영 강습에 등록하기 위해서이지요. 여름이라 그런지 상큼하고 발랄한 분위기가 풍기는 게 참 마을 골목을 들어서는 일이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골목에 들어서자마자 건물의 높은 둥지에서 떨어진 (유럽) 칼새(vencejo, Apus apus)를 보고야 말았습니다. 아직 날지 못하는 어린 새끼새가 날개를 퍼덕이면서 벽에 달라붙어 있더라고요. 언뜻 보아서 제비처럼 생겨 '이거 참 난감하네~'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왜냐하면, 제비는 땅에 내려앉으면 다시 날 수가 없는 것을 어디서 들어서 제비와 비슷한 칼새도 이곳에 그냥 두었다가는 고양이 먹잇감이 되고야 말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어미 새도 땅에 내려앉질 않기 때문에 먹이를 먹을 ..

스페인 고산의 자전거 산책, 화보가 따로 없구나!

여러분, 오늘도 잘 지내셨습니까?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 비스타베야 평야는 요즘 변화무쌍한 날씨 덕에 여름인지 가을인지 모를 그런 풍경을 자아내고 있답니다. 덥다가도 추워서 옷을 좀 더 입어야 하며, 하늘은 푸르다가도 갑자기 먹구름이 끼어 아주 신비로운 풍경을 연출한답니다. 게다가 요즘 아이들은 이미 여름방학을 맞아 매일 들로 산으로 쏘다니는 게 일이 되었습니다. 엄마가 그래서 더 바빠진 요즘입니다. ㅜㅜ 그래도 아이들과 즐겁게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지요? 아이들과 함께 자전거 산책을 한 풍경, 화보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오늘 여러분께 소개할게요. 하늘의 변덕이 우릴 도와 아름다운 모습이 나온 것 같아요. 자전거를 타고 가던 아이들은 잠시 멈추어 무엇인가를 발견하면 이렇게 관찰..

황금빛 물결 넘치는 스페인 고산의 밀밭

하늘은 파랗고 들판은 황금빛으로 물든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평야입니다. ^^*어제 카카오스토리 채널로 사진 두 장을 올렸었는데요, 많은 분께서 '힐링'의 기운을 받으시고 좋아해 주셨습니다. 제 마음이 아주 뿌듯하고 기뻤답니다. 사진 두 장이 이렇게 좋은 기운을 드릴 수 있어 말이지요. 높고 푸른 하늘에 풍덩 빠지신 분들께 오늘 더 빠져보시라고 몇 장 더 올릴게요. 게다가 그 사진을 못 보신 우리의 블로그 독자님께도 요즘 스페인 고산의 풍경을 선사하겠습니다.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 비스타베야 평야는 요즘 빈센트 반 고흐(Vincent Willem van Gogh)의 밀밭 풍경을 연상케 하는 아주 전원적인 모습으로 방문객을 매혹하고 있답니다. 며칠 후면 7월인데 이렇게 밀밭, 보리밭이 황..

한-서 국제 부부의 삼천포 빠지는 조상 이야기

어쩌다가 우연히, "정말 우연히" 미운 오리새끼인지, 미운 우리새끼인지 하는 방송 클립 영상 하나를 보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몰라서. 어떤 내용인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는 그 프로그램은 잘 모르지만, 이비자(Ibiza)라는 말에 시선이 가서 보게되었습니다. 그 영상은 개그맨 박수홍이 이비자(IBIZA)에서 신나는 클러버 모습을 보여줘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너무 웃겨서 배꼽 잡고 웃었는데...... 암튼 모르는 사이에 세월이 이렇게 흘러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이들의 모습을 보니 흐뭇하더군요. 아무튼, 오늘 이야기는 그분 이야기가 아니라 이비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비자는 스페인의 발레아레스(las islas Baleares) 제도에 속하는 한 섬이지요. 마요르카(Mallorca), 메노르카(..

요즘 매일 숲으로 등교하는 스페인 아이들

날 좋은 이 계절, 학교에서도 새로운 교육 환경을 위해 해발 1,200m의 스페인 산 조안 데 페냐골로사 초등학교는 숲으로 교실을 옮겼답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요즘 아이들의 수업은 '자연공원'이라는 테마 수업을 하게 되었으니 과연 숲에서 어떤 공부를 할까요? 아이들이 모인 숲은 페냐골로사(Parc Natural de Penyagolosa) 자연공원입니다. 자연공원이 테마이기는 하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생태적인 환경과 지리, 자연과학, 사회와 환경, 만들기 등 다양하게 배울 수 있더군요. 아이들은 먼저 숲에서 관찰하는 법을 배운답니다. 1 제곱미터의 영역 안에 얼마나 많은 생태계의 흔적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지요. 그냥 스쳐 가면 모를 숲 일부를 가만히 그곳에서 유심히 관찰하다 보면 뜻밖의 흔적을 발..

한-서 국제부부의 주말 풍경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은 지금 막 따뜻해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양지는 뜨겁고 음지는 여전히 추운 편입니다. 요즘은 난로를 피우지 않아 그런지 더욱 집 안에 있기가 힘들어집니다. 돌집이라 그런지 서늘하게 추우므로 움직이지 않고 있으면 얼어버리기 쉽답니다. 마침 컴퓨터 앞에서 꼼짝하지 않고 있었던 터라 제 몸도 으슬으슬 추워졌습니다.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밖에서 광합성을 하자고 나가 봄기운을 마음껏 즐겼답니다. 지난주에 한꺼번에 도착한 잡지. 제 독자님이 신청해주셔서 잘 읽고 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스페인은 정말 우편 시스템이...... 절 눈물 나게 합니다. ㅠㅠ주간 시사잡지인데 도착이 제멋대로입니다. ^^; 업데이트는 고상하고 항상 뒷북치기 일쑤입니다. 이 밀린 잡지를 다 읽으면서 광..

지금 한창 아름다운 스페인 고산 풍경 (feat. 고양이와 아이들)

정말 또 오랜만에 포스팅을 올립니다. 한국에 다녀온 이후, 자꾸 글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사실 요즘 글이 뜸한 이유는 책 집필을 하고 있어 ㅠ,ㅠ 좀 어렵습니다...... 책 출판이 자꾸 늦어지는 이유는 좀 잘하고 싶은 욕심이랄까...... 그런데 자꾸 글이 잘 써지지 않아 좀 초조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직 책이 출간되지 않았다고 서운해하지 마세요. 좀 늦게 나올 것 같아요. ^^; 그 와중에 눈을 돌려 하늘을 보니, 푸르고 맑고 들판에는 여러 야생화가 우릴 즐겁게 반깁니다. 스페인 고산은 다른 곳보다 좀 뭐든 늦게 찾아옵니다. 여긴 인제야 추위가 물러가고 따뜻한 기운이 스며드는 듯합니다. 이런 아름다움을 여러분과 함께 공유하고자 최근에 고산 들판을 돌아다니면서 찍은 아름다운 풍경을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스페인 고산에 찾아온 평화로운 봄

해발 1,200m의 스페인 비스타베야 고산평야는 봄이 아주 늦게 찾아옵니다. 오히려 계절 변화가 뚜렷하지 않아 어느샌가 여름으로 홱~ 지나가 버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주 세심하게 눈여겨봐야 한답니다. 저는 아이들을 데리고 가까운 곳에 산책을 다녀왔답니다. 봄을 느끼기 위해서 말입니다. 아침부터 일어난 아이들은 소풍을 가자고 난리였습니다. 그래서 아주 간단한 간식을 바구니에 담아 뒷산으로 올랐답니다. 양 떼가 다니는 길목으로 올랐습니다. 돌길이지만 양과 염소 무리는 이 길을 매일매일 걸어 풀을 뜯으러 다니지요. 조금 오르다 보면, 시야가 훤히 보이는 풍경과 바람 소리가 들립니다. 곳곳에는 작은 꽃이 피어올라 들에서 우릴 반깁니다. 조금만 더 오르자고 아이들에게 말했더니, 인내심 없는 사라가......더 ..

스페인 친구가 김치를 담그는 이유

여러분, 정말 또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그동안 며칠은 인터넷 불통으로, 또 며칠은 원고 마감으로 일이 있어 블로그에 포스팅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절 잊으신 건 아니시죠? 요즘은 다들 어디 봄바람 맞아 놀러 가시는지 절 방문해주시는 분들이 약간 줄어든 느낌도 있답니다. 좋은 현상입니다. 봄바람 맞으며 계절의 향기에 취해보는 일은 참 좋은 일이지요. 오프라인을 즐기는 삶이 진정 즐거운 삶이니 말입니다. 오늘 저도 도시에서 온 스페인 현지인 친구들 덕분에 아주 즐거웠답니다. 물론, 지금 암 투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친구 때문에 마음이 좀 아프기도 하지만 말이에요. 이번에 방문한 스페인 친구들과 점심 바베큐를 해 먹었습니다. 암으로 투병 중인 친구의 좋은 소식을 가지고 와 반가웠지요. 한국식으로 쌈장과 ..

'여성의 날'은 없어져야 한다는 남편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이었죠? 어제는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서 "엄마, 축하해~! 오늘은 여성의 날이야." 그러더군요. 그래서 우리 네 모녀는 "그래, 다 함께 축하하자~!"하면서 부둥켜안고 방방 뛰었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남편이 지그시 눈을 감으면서 우리 세 딸을 안으며 그러더군요. "여성의 날이 없어지는 때가 왔으면 좋겠어."남편이 세 딸을 안으면서 축하해주는 줄 알았는데, 남편은 씁쓸한 얼굴로 이런 말을 하더군요. "아빠, 왜?"호기심을 이기지 못한 세 딸이 묻습니다. "너희들이 컸을 때는 여성의 인권이 신장해서 이렇게 일부러 날 잡아 축하하는 날이 오지 않았으면 해서 그래~!" 딸 가진 아빠의 마음일까요? 아빠는 우리 딸들이 마음껏 능력을 발휘하고 차별 없는 세상에서 살았으면 하..

스페인 고산에 뒤늦게 찾아온 '도깨비'

참, 이제서야~이제서야 도깨비가 정령 스페인 고산에 찾아왔더이까.......사실은 며칠 전,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을 들으면서 무작위로 나타나는 유튜브 리스트에 도깨비 OST, Stay with me가 나오는 겁니다. 한 번 들으니 노래가 착착 마음속에 들어오면서 도대체 이 노래는 무엇인가? 궁금해졌습니다. 알고 보니, 한국에서 그렇게 유행했던 [도깨비]라는 드라마였다는 것이죠. 사실, 한국에서 유행할 때 지인들께 전화하면, 항상 그러는 겁니다. "내가 나중에 다시 전화할게~ 지금 [도깨비] 봐야 해~!"했던 겁니다. 앗! 요즘도 드라마 때문에 모든 일을 뒤로 미루는 일이 있구나! 싶었어요. ^^* 그것참! 오랜만에 느끼는 신선한 느낌이었습니다. 드라마에 빠지는 일~! 스페인 고산에도 찾아온 도깨비 ..

스페인 남편이 현지인들에게 소개한 '한국 막걸리'

스페인에서 살면서 본 가장 기억에 남는, 이곳 사람들의 호기심 풀기 방법의 하나는 '모여서 진지하게 대화 나누기'였습니다. 여행을 다녀오면 여행 다녀온 곳에 대한 이야기를, 김치가 만들고 싶으면 김치 담글 줄 아는 사람 찾아가 진지하게 배우기, 하몬(Jamon, 스페인식 생햄)을 만들고 싶으면 전문가에게 다가가 진지하게 같이 만들기 등...... 뭐든 자신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직접 몸으로 뛰고 진지하게 대화하고 배우는 자세가 가장 인상적으로 남았습니다. 그런데 제 스페인 남편인 산똘님이 맥주를 담그고 이제는 국제 대회에서 심사위원으로 갈 정도로 실력을 키워 현지 이웃들에게 소문이 났답니다. 이웃들은 언제나 그 맥주의 세계가 궁금하여 시음회를 하자고 부탁을 해왔습니다. 그러다 드디어 날짜가 잡히..

나보다 더 한국인 같은 남편

좀 우울해지는 계절인가 봅니다. 한 달에 한두 번은 우울한 날들이 있는데요,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인간은 마음 안에서 오는 어떤 먹먹함으로 가끔 '가슴앓이'를 하는 것 같습니다. 무슨 앓이인지 정체는 전혀 모르겠는데, 왜인지 모르게 먹먹함으로 한숨이 퍽퍽 나오고 갑자기 외롭고 슬프고 우울해지는 그런 쓸쓸함이 막 파고듭니다. "내가 사춘기 소녀도 아니고,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이런 소리가 절로 나오는 이상한 '가슴앓이'입니다. 설마? 갱년기? 갱년기는 좀 더 늙어야 찾아오는 것 아닌가? 아니면, 벌써 그럴 징조가 다가오는 것은 아닌가? 설마? 라는 말이 나오지만, 이 느낌은 참 소녀적인 감성이라 그런 것 같지도 않습니다. 아무튼, 그러다가도 문득 나오는 소리, "그럼 이 슬픔을 다른 이와 함께 ..

스페인 고산에 살며 '트러플 덕후'된 내 이야기

사실, 트러플을 처음부터 좋아하지는 않았답니다. 한국인인 저에게는 트러플이 어느 외계보다도 낯선 녀석이었지요. 마치 먼 이국의 생소한 단어로만 생각되었답니다. 프랑스 요리의 최고 향신료, 세계 3대 진미라는 타이틀도 이 트러플을 알기 전까지는 몰랐답니다. 아니면, 초콜릿 트러플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했습니다. 그런데 이 트러플은 프랑스어로 트뢰프, 한국어로 서양 송로버섯이었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오해를 하지요. 프랑스산 트러플이 세계 최고야! 라고. 그런데 제가 스페인 고산에 들어와 살면서 보니, 이 트러플은 학명으로 나누어져 프랑스에서 나는 트러플이 이곳에서도 난다는 사실을 알았답니다. 자고로 세계 3대 트러플 생산지가 프랑스 다음으로 스페인이었답니다. 그다음은 이탈리아. 이 최고의 향신료가 이곳에 있..

스페인 고산, 폭설은 녹아 사라졌지만..

양치기 아저씨는 생애 가장 많은 눈을 보았다고 합니다. 지난번에 내린 폭설이 무려 1m가 넘었으니 참 대단한 양입니다. 바람 때문에 쌓인 곳은 어른 허리까지 왔다니 그 많은 눈 치우는 데에도 여러 날이 걸렸습니다. 현대인은 제설차가 오지 않으면 고립되었다고 아우성이지요. 그런데 그 옛날에는 눈이 오는 즉시, 농가 사람들이 말과 당나귀 등을 데리고 나와 단체로 마을로 향했다고 합니다. "눈이 많이 쌓였으니 우리 인간들이 길을 내기는 쉽지 않았지. 그래서 말이며, 당나귀를 끌고 나와 한 줄로 서서 마을로 향했던 게야. 앞서가는 놈이 힘들면 그 뒤에 오는 동물이 이어받아 앞장섰지. 그런 식으로 줄줄이 순서를 바꾸어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마을에 도달했던 거야. 마을에서 생필품을 사고, 돌아갈 때는 훨씬 쉬워졌..

스페인 시댁 식구들과 함께한 아이 생일파티

세월은 정말 이렇게 빠르게 흘러갑니다. 우리 큰 딸이 어느새 만8세를 맞았네요. @.@! 그러고 보니, 제가 블로그를 시작할 때 우리 아이들은 유아였지요. 아장아장 걷던 아이들, 이제 이렇게 많이 컸습니다. 초기 블로그 활동 시절부터 제 블로그를 쭉 보아오신 독자님들도 아이가 자라온 성장을 보아오셨으니 마치 이웃집 아이같이 느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말 온라인 세계는 놀라울 뿐입니다. 이번에 우리 가족은 아이 생일을 위해 스페인 시댁에 다녀왔답니다. 아무래도 스페인에서는 가족 중심으로 아이의 소중하고도 중요한 생일이나 성장 단계를 공유하기 때문에 매번 같이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스페인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이 생일 파티를 위해 함께 모이는 문화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물론, 우리 집 사정을 통해서..

만들기 쉽고 맛좋은 호두 맥주빵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 폭설이 내렸습니다. 며칠 동안 고립되는 바람에 비상식량으로만 지냈는데요, 우리는 이 고립 안에서 창조적인 요리로 꽤 머리를 써야만 했답니다. 물론 요리는 손으로 하지만, 한정된 재료로 무엇인가를 해야 하기에 머리로 아이디어를 짜내지 않으면 안 되었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우리 집 빵 이스트가 똑! 떨어지고 말았답니다. 그럼 어떤 빵을 해 먹을까? 하다가 알아낸 ‘맥주빵’ 우와~! 이거 반갑다! 우리 남편이 수제 맥주를 담그는 장인이기에 집에는 맥주가 쌓여(?) 있었지요. 그래서 맥주빵을 만들어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호두와 가끔 건포도도 넣어 그 맛을 더 가미했는데요, 맛보니 아이들이 엄청나게 좋아하는 대박의 빵이었습니다. 물론 어떤 분은 맥주의 알코올 성분 때문에 꺼려하..

스페인 고산에 방문한 친구가 가져온 한국 음식

여러분,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무사히 설 연휴 잘 마치고 정상적인 일상으로 복귀하셨는지요?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에는 설과 함께 그냥 인터넷 안테나가 불통 나 조금 고생(?)을 했답니다. 대신 설을 같이 보내자고 찾아온 한국 친구 덕분에 아주 흐뭇한 날들이었습니다. 발렌시아에 유학하는, 우리 부부의 친구가 한국에 다녀온 후, 설을 같이 보내자고 무엇인가를 바리바리 싸 들고 왔답니다. 그냥 '한국 사람으로 설을 같이 보내자'는 말만으로도 그렇게 설렐 수가 없더라고요. 그렇게 우리는 이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서 접해보지 못한 한국 식품을 보고 입이 떡 벌어지게 되었답니다. 참 신기하죠? 세월이 어느새 이렇게 좋아졌나 싶기도 하고, 그동안 이곳에서는 하늘의 별 따기 만으로만 생각했던 일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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