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뜸한 일기 671

5년 만에 한식 먹는 외국인 남편의 엄청난 식성

한국에서 친구 가족이 스페인 방문하면서 우리 부부가 은근히 기다린 것이 바로 한식당에 가는 일(야호!)이었습니다. 남이 해주는 음식이 더 맛있다고 저는 제가 한식을 하지만, 그렇게 맛나게 느껴지지는 않았답니다. 한정된 재료와 한정된 요리법으로 대충 알아맞히기 요리라고나 할까요? 요리하다 보면 좀 한국처럼 외식할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한탄하기도 합니다. 제일 아쉬운 부분이랄까요? 먹고 싶은 것들이 많아, '밖에만 나가면 분식을 접할 수 있고, 먹고 싶은 식당에서 주문할 수도 있는 일'이 얼마나 좋은데요. 여기는 그런 외식 문화가 왜소하게 발달하여 요리하기 싫은 날에는 곤혹스럽지 않을 수가 없답니다. 한국 친구가 오는 기회를 이용하여 남편은 두 손을 비비면서 "이번에 한국 식당에서 여러 가..

생각의 차이로 나타난 국제커플의 작은 실랑이

이것은 문화의 차이일 수도 있고, 이것은 단지 생각의 차이일 수도 있습니다. 개개인이 생각하는 그런 방식이 달라서 의견이 충돌되는 때도 있습니다. 우리 부부가 바르셀로나에서 겪은 일이 바로 그것입니다. 아이가 많은 우리 가족의 행동이 굼떠 항상 미안하여 한국에서 온 친구 가족에게 먼저 구엘 공원에 가라고 한 뒤 정오 12시에 만나기로 했답니다.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우리는 호텔에서 나와 친구와 만나기로 한 접선 장소를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디아고날(Diagonal) 거리에 있던 호텔이라 한참을 가야 했기에 택시를 타기로 했습니다. 아침 11시 30분 기분 좋게 거리로 나와 택시를 잡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산똘님은 그러네요. 산똘 : 우리가 5인 가족이라 한 택시에 탈 수가 없어. 8인승 택시를 잡아야 할..

바르셀로나에서 아이들과 함께

2014년의 마지막 날과 새해를 우리는 바르셀로나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온 친구 가족이 곧 돌아간다는 의미이기도 하지요. 우리는 다시 바르셀로나로 돌아와 그동안 못 가본 곳을 다니기로 했답니다. ^^큰 아이와의 둘만의 시간을 낼 수 없었던 저는 이번에 아이와 단 둘이 공연을 보러 다녀오기도 했답니다. (물론 친구와 함께 갔지만) 아이와의 둘 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엄마 품이 그리웠던 아이 얼굴이 보이더라고요. 사실, 한국 친구와 딸의 다정한 모습이 무척이나 부러웠는지 우리 큰딸이 어느 날은 펑펑 울면서 이런 소리를 하더라고요. "우리 엄마는 나와 크게 웃지 않아!" 서럽게 우는 아이 모습을 보고 제 마음이 얼마나 아파졌는지 몰랐답니다. 쌍둥이 동생들 보고 그동안 참아왔던 모든 것이 한 번에 폭발하..

'그림 삼매경'에 빠진 딸아이의 그림 노트

만 5세의 딸아이가 요즘 그림 삼매경에 빠졌습니다. 이제는 [뽀로로]가 재미없다면서 한 단계 진화된 [안녕, 자두야]를 보기 시작하면서 그림을 엄청나게 그려대더군요. 아이가 자두 시리즈의 유머와 웃음을 알아들을 정도로 많이 컸는지, 제가 깜짝 놀랄 정도였답니다. 이 아이가 마냥 어리지 않고 이런 재미있는 농담을 알아가니 그저 신기했답니다. [자두야]의 배경이 제 어릴 적 모습이라 저도 같이 깔깔깔 웃으면서 얼마나 즐거운지......아이와 함께 같이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이런 순간들이 즐거웠답니다. 오늘은 아이가 휴대용으로 가지고 다니는 노트를 슬쩍 봤는데 재미있어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한국말로 쓰고 싶은 아이의 열정이 보이기도 합니다. 아이의 별명이 하트 공주일 정도로 하트 모양의 그림을 좋아한답니다. ..

크게 폴짝폴짝 뛰면서 놀자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우리 부부가 큰마음을 먹고 세 아이에게 선물을 해주었습니다. 정말 무게가 엄청나게 나가고 크기가 커서 큰마음 먹고 선물을 하게 된 것이지요. 아직 어리니 이 선물은 아마 평생 갈 것 같기도 하다는 아빠의 말...... ^^ 마침, 친구와 친구 딸도 함께 우리 집에 왔으니 더 신 나는 선물이 될 것 같았네요. 집에 도착하여 큰 선물 상자 세 개에 깜짝 놀란 아이들에게 산타 할아버지가 놓고 갔다고 말하고, 펼쳐보기 시작했답니다. 이것은 무엇이냐? 트람폴린!!! or 트램펄린!!! 산들 양이 낑낑대면서 상자를 열어보고 있습니다. "도대체 산타 할아버지는 왜 이렇게 큰 것을 우리에게 선물한 거야?" 그러자 아빠는 그럽니다. "우리 딸들이 착해서 산타 할아버지가 큰마음 먹고 가져온 것이네." ..

스페인에서 빛난 한국 친구의 감동 선물

시간은 날개를 달지도 않았는데 참 빠르게 날아가고 있습니다. 2014년 마지막 날들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이번 해도 돌이켜보면 참 많은 일이 있었던 해입니다. 즐겁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던 그런...... 하루하루 같으면서도 다른 일상이 지나갔지요. 여러분의 2014년은 어땠나요? 아, 그러고 보니 제가 성탄절 축하 인사도 드리지 못하고 연말 인사도 못 드렸네요. 이맘때가 되면 습관화되어 그런지 이런 축제 분위기가 사람을 들뜨게도 하지요. 사실, 시간은 우리가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아무 상관 없이 흐르는데 말입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한국에서 친구 가족이 놀러 와 정신없는 연말을 보내고 있답니다. ^^아주 즐거운 날들이고, 하루하루가 아까울 정도랍니다. 그래도 여러분, 안부가 궁금하여 짬을 내어 오늘은..

뜸한 일기 2014.12.26

나를 놀라게 한 스페인의 주사기 사용법

무사히 한국 친구가 바르셀로나에 도착하여 즐거운 만남을 갖고 있답니다. 덕분에 저도 6 년 만에 남이 해주는 맛있는 한식을 먹게 되었지요. 사진으로 몇 컷을 찍었는데 그날은 아이들이 열이 있어 집중하여 먹지를 못 했네요. 여기서 오늘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스페인에서 아이들이 아플 때 약 먹이는 신기한 방법이 되겠습니다. 자고로 제가 깜짝 놀란 모습이기도 하답니다. 다름아니라 주사기 사용법이랍니다. 어느 날, 스페인 친구집에 갔다 주사기가 책상 위에 널부러져있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답니다. '혹시, 저 친구 마약하는 것 아니야? !' 하면서 말이지요. 그런데 알고보니 스페인에서는 약을 먹을 때, 숟가락도 아니고, 약 전용 계량스푼도 아닌 바로 주시기로 약을 먹는다고 합니다. 바로 이렇게 설명을..

뜸한 일기 2014.12.23

한국 친구 만나러 바르셀로나 입성

​​우리 가족은 지금, 스페인 고산평야에서 쌩하니 달려 바르셀로나에 도착했습니다. 한국에서 친구 가족이 2주 휴가로 놀러온 것이랍니다. 얼마나 설레고 좋은지 어제는 하루 종일 친구만 기다린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친구가 밤이 되어도 나타나지 않는 거에요. 이거 무슨 일일까? 뒤늦게 온 소식이 프랑크 푸르트에서 게이트가 나뀐 줄 모르고 그만 비행기를 놓쳤다는 겁니다. ㅠㅠ '아이고, 내일 아침에야 만나겠구나.' 안타까운 마음에 또 기다림의 긴 밤을 지내야만 했답니다. 정말 거짓말 보태지 않고 잠을 한 순간도 제대로 자지 못 했네요. 우리가 머물고 있는 호텔은 아주 오래된 건물로 1956년 11월에 문을 연 호텔이랍니다. 외부와는 달리 내부는 현대식으로 깔끔하게 리폼되어 깜짝 놀랐답니다. 들어서자마자..

뜸한 일기 2014.12.22

5인 우리 가족을 위한 스페인 시댁의 침실 변신

우리 가족의 총인원은 5인. 어딜 가나 식구가 많아, 불편하고 민폐 끼칠까 겁나기도 하답니다. 우리 가족은 다 함께 잠을 잔답니다. 스페인 남편인 산똘님은 아이가 없을 때에는 왜 아이들과 함께 자느냐고 펄쩍 뛰기까지 했답니다. 한국인은 아이가 초등학교 갈 때까지도 옆에서 끼고 잔다고 말이지요. 사실, 아이가 없을 때에는 문화의 상대성을 잘 모르던 시기였기도 하겠지만 말이지요, 아이가 생기고 나니, 요즘은 자신이 아이 없으면 못 잘 정도로 변해있습니다. "한국 육아가 최고야. 어떻게 어린아이를 혼자 재울 수 있어? 아이가 밤에 이불을 젖히고 추워하면 어떻게 할 거야? 아이가 엄마가 보고 싶어 문 열고 한밤중에 엄마 찾으러 가는 모습 상상만 해도 안쓰럽다. 그래서 이제는 한국 육아법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져."..

외국인 남편 취미 모임에 갔다오니 피곤

여러분, 즐거운 주말을 보내셨나요? 우리 가족은 지금 할머니집에 와있습니다. 전기 부족 핑계로 세탁물도 가져왔지만 말이죠. 사실은 산똘님이 벼르고 있던 발렌시아 수제 맥주 협회의 크리스마스 저녁모임에 참가하기위해 왔답니다. 허리도 삐고 가지말까? 했었는데 이미 참석비도 내고 약속도 했으니 미안해서 가기로 했답니다. 처음으로 부부동반이라 산똘님도 은근히 좋아하더라고요. 발렌시아에서 한 컷. 저녁 식사가 10시라고 해서 좀 굶었어요. 참가비가 꽤 돼 훌륭한 음식 즐겁게 먹자, 생각하고 갔죠. 발렌시아 우주선 지하철 역에서 은하철도 (?) 타고 목적지로 향합니다. 발렌시아 무빔 (muvim) 박물관 레스토랑에서 모임이 이루어졌습니다. 우와! 많은 전문가 & 아마추어는 맥주 시식을 먼저하더라고요. 아메리칸 이파..

전기 부족한 우리 가족의 겨울나기

겨울철 우리 집 전기는 풍족하지 않습니다. 겨울은 낮이 짧고 또, 햇살도 강하지 않아 태양광전지에 축적되는 전기는 아주 아껴 써야만 한답니다. 그래서 가끔 구름이 끼고 흐린 날에는 전기를 전혀 사용하지 못할 경우도 있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걱정하실 정도로 그렇게 열악하지는 않습니다. 잘 충전된 바테리는 일 주일 정도 부족함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장기간에 걸친 험악한 날씨에 대비하여 전기를 언제나 아껴 사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위의 댓글은 어느 분이 이런 우리 가족의 삶에 비판적 시각으로 보셨습니다. 선진방식이라고 말씀은 드리지 않았는데에도, 이런 삶에 대해 부정적 시각으로 보셨네요. 한국에서 이런 삶을 사시는 분이 있다면 정부 탓을 한다고 말이지요. 그러나 각자가 선택한 삶에는 뚜렷한 철학..

내 행동에 스페인 할머니가 놀란 이유

거센 바람이 시속140킬로미터로 어지럽게 휘황차게 불어대고 있습니다. 인터넷도 오락가락하고 요즘 산전수전 다 겪는 우리 고산의 가족입니다. 그 와중에 우리 부부는 겨울철 채소밭이 어떤가 살펴보러 갔습니다. 또한, 양배추며 브로콜리 등 겨울에 나는 채소를 수확하기 위해서도요. 바람 불고 나면 채소밭이 쑥데밭으로 변하기도 하니 아침 일찍 나섰습니다. 저는 당연히 허리가 삐어 차에서 남편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산똘님은 혼자 오지 않았습니다. 글쎄 꼬장꼬장 스페인 할머니, 마리아 할머니와 함께 오는 것입니다. '아니? 이런 추운 날, 마리아할머니 혼자 밭에서 뭘 하신 거야?'할머니는 당신보다 더 큰 봇따리 두 개를 남편과 나누어 가지고 오십니다. '아! 대단하시다."란 생각을 하자, 마리아할머니는 괄괄..

상상 초월한 외국인 시어머니의 철분 섭취법

몸의 기력이 나빠 허리를 삐었다고 스페인 시어머님께서 걱정하십니다. 그러더니, 서방님 편으로 전기장판을 보내 허리를 따뜻하게 하라며 이런 물건도 챙겨 주셨지요. ^^ 그런데 어머님께서 잘 챙겨 먹어야 한다며 나이 드는 여자들이 잘 챙겨 먹어야 할 것을 알려주셨답니다. "비타민 섭취 잘하고, 특히나 철분 섭취를 잘 해야 해. 여자들은 출산 후에 철분 부족으로 쓰러지는 경우가 많거든. 자연스럽게 철분 섭취하려면 너도 알다시피, 간이나 모르시야(스페인 순대), 소고기, 렌틸콩 수프, 시금치 등을 먹어야지!" 그러십니다. 그런데 제 상상을 초월하는 말씀을 해주셨답니다. "아니면 철제로 된 프라이팬이나 냄비에 음식을 해먹어!" {사진 www.audiotronics.es} "네? 어머니? 그게 무슨 말씀이신가요?"..

아침에 내게 닥친 불운

아침에 일어나 아이들 아침 준비하고 차에 태우려다 허리를 삐걱했어요. 차 시트가 높아서 아이를 들었는데 추위 때문인지 그만 '삐걱' 소리를 내며 주저앉고 말았어요. 허리에서 등을 타고 삐걱 소리가 어찌나 크게 들리던지! 세상이 회용돌이처럼 어지러웠어요. 식은 땀과 신음 소리에 아이들이 놀라 일단 진정하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학교 보내고 왔답니다. 차에서 내려 집까지 걸어가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럽던지 "엄마!" 소리가 절로 나오더군요. 어떻게 침대까지 갔는지. .. 한참 시간이 흐른 후 산똘님이 왔네요. 응급실에 전화하고 이제 병원으로 갑니다. 정신은 멀쩡한데 이 삔 허리가 너무 아프네요. 침침한 소식 전해 죄송하구요, 조만간 나으면 또 포스팅 멋지게 올릴게요. 추운 겨울, 자나깨나 건..

딸을 위해 아침 준비하는 스페인 아빠

우리 집은 아침 식사가 아주 특별하답니다. 달리 특별한 것을 먹어 특별한 것이 아니라, 특별한 마음으로 특별하게 음식을 차려 특별하답니다. 아이들에게 어떤 음식을 줄까, 생각하다 한식과 스페인식으로 나누어 차려주게 되었습니다. 가끔은 아침으로 한식을 먹기도 하지만요, 이른 아침 밥맛없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은 역시나 빵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고산 집 사정으로 매일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마을의 빵집을 왔다 갔다 할 수는 없었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아빠가 매일 저녁 아이들과 빵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긴 겨울 저녁, 밖에 나갈 수도 없는 아이들에게 재미와 동시에 함께하는 일을 만들어주는 즐거움을 나누어주고 싶었나 봐요. 그래서 아빠는 아이들과 저녁 식사와 이렇게 아침에 먹을 빵을 만들기도 한답니..

폭우로 고립 직전까지 간 스페인 고산의 우리 가족 탈출기

휴우우우우! 이 이야기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지금 막 집에 도착하여 이것저것 살펴보다 마음을 가다듬고 글을 씁니다. 아직 해가 쨍쨍 내려주지 않아 우리 집 태양광 전지는 겨우 50%의 전기만 충전되었답니다. 지난주 내내 해가 떠주지 않은 데다가 사흘 전부터 내린 폭우로 우리 집 전기는 바닥을 보았기 때문이지요. 오늘 오전에만 하루 땡~ 해가 떠주어 그나마 50%라는 전기량을 확보할 수 있었답니다. 그런데 스페인 고산에 폭우로 고립되다니 말도 안돼요! 하실 분을 위해 잠시 설명을 하자면, 이곳의 고산평야는 분지형으로 되어있답니다. 그래서 노아의 방주처럼 그런 배 타입 평야를 이루는 것이지요. 문제는 배는 안전하겠지만, 이 분지는 물이 고여 제시간에 빠져나가 주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랍니다. ..

로맨스 꽝인 외국인 남편의 선물 수준

비가 주르륵 주르륵 하늘의 작은 공간 공간은 다 채운 듯 내리고 있습니다. 어두컴컴한 세상이 지배하니 아침이 온 것인지, 저녁이 된 것인지 시계가 없다면 시간 관념도 잃어버리기 직전입니다. 그런데도 저는 꿋꿋하게 아이들 아침 먹이고 학교 보내고 왔습니다. 스페인 고산의 우리 집 태양광 전지는 바닥을 보여 냉장고도 멈추어버렸습니다. 일단, 오늘은 포스팅을 포기하자고 생각한 찰나, 산똘님이 남겨놓은 메모가 눈에 띄더군요. "전기가 바닥났지? 회사로 와! 회사에서 컴퓨터 사용할 수 있잖아?"그러면서 위로의 반가운 메모로 지금 산똘님이 일하는 자연공원 산속 회사에 와있습니다. 그런데 이곳 사정도 그다지 밝지만은 않네요. 이곳도 곧 태양광 전지가 바닥이 날 것 같네요. "빨랑빨랑 글 써! 이제 곧 바닥이 날 테니..

고산에 비가 주르륵!

주룩주룩 비가 내리는 스페인 고산의 비스타베야 마을산 조안 데 페니아골로사 학교에 아이들을 데려다 주는 비 내리는 아침이다. 학교 가기 전 사진 한 방~~~ 아이들도 좋다고 웃어준다. 일단은 비가 내리니 좋잖아.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니까...... 집으로 돌아오는 길 위의 풍경을 사진으로 찍어봤다. 비가 오면 안개로 덮이는 고산 가을도 지나가고......이제는 긴 겨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밤새 내린 흰 눈이 오는 비에 녹아내린다. 일단 집으로 가자. 태양광 전지가 바닥났지만, 그래도 따뜻한 집이 그래도 최고이니까.......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 참나무도 비가 반갑구나. 사실 우리도 너무 반가워.비가 오면 빗물 받아 쓰는 우리 집 물탱크가 빵빵해지니 말이야. 그까짓 태양광 전지 며칠 사용하지 않아..

내가 아플 때 외국인 남편이 준비하는 음식

아! 여러분 저는 요즘 머리가 너무 아파요. 감기 바이러스에 걸려 하루하루 버티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답니다. 신기하게도 이번 감기는 머리가 아픈 것이 특징일 정도입니다. 아프니 아무것도 하기 싫고 밥맛도 없고......그런데 더 특이한 이번 감기는 먹고 싶은 것이 많다는 것입니다. 아니, 먹고 싶지 않으면서도 먹고 싶은 것이 있고, 그렇다고 많이 아프지도 않으면서도 머리가 지끈지끈한 것이 미치겠습니다. 역시 인간은 병에서도 희한한 감정을 달고 사는가 봅니다. 제가 아프니 요리마저 하고 싶지 않답니다. 요리도 아이들 때문에 하지 아이들이 없었다면 에잉...... 정말 그냥 침대에서 푹 쉬고만 싶은 생각이 든답니다. 그런데...... 침대에 들어가면 먹고 싶은 생각이 나 또 죽을 맛이랍..

시래기 무침 먹어본 남편의 반응, '스페인에도 똑같은 것 있어!'

신세계 발견한 한국 반찬 재료, '무'라고 여러분께 소개해드린 적이 있지요? 제가 사는 발렌시아 주에서는 이 '무'를 시원하게 육수를 내는 데에만 사용한답니다. 일부러 먹으라고 해도 먹지 않는 사람이 많은 곳이고요, 채소 가게에 가면 무청을 뺀, 무만 딸랑 파는 곳도 대부분이랍니다. 운이 좋아 무청도 같이 있으면 서둘러 자르지 말고 같이 주세요! 하곤 했었지요. 그만큼 발렌시아에서는 사람들이 무청도 안 먹고, 무도 안 먹으니 무가 무슨 소용이 있나, 그냥 무(無)로 돌아가 버리고 맙니다. 아니지, 우리의 고산에서는 당나귀에게 던져지는 것이 무가 되겠습니다. 그러다 지난번에 우리 집 채소밭에서 재배한 무를 엄청나게 뽑게 되어 깍두기도 하고..... 또, 무청을 말려 시래기로도 만들었지요. 집에서 말린 시래..

집에서 직접 염장 건조한 하몽을 먹기까지

지난번, EBS 세계견문록, [아틀라스] 편, [스페인 맛에 빠지다] 방송을 위해 우리 고산 평야의 이웃은 똘똘 뭉쳐 스페인의 전통적인 "라 마딴사(La matanza, 돼지 잡는 날)" 행사를 했습니다. 이날에는 돼지를 잡아 스페인식 소시지, 순대, 실온 저장고기 등 다양한 형태의 고기 저장을 하는데요, 보통 이런 날 빠질 수 없는 고기 저장이 바로 그 유명한 '하몽(Jamón, 스페인산 생햄)이 되겠습니다. 이날에도 우리는 하몽을 만들었답니다. 그런데 하몽은 염장하여 건조하는 기간이 기므로, 그 결과는 바로 볼 수 없답니다. 최소한 6개월이 지난 후부터 먹을 수 있다는데요, 상태에 따라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답니다. 요즘 한국에서도 하몽을 직접 만들어, 수입하지 않고 공급받을 수 있다는 소..

스페인 놀이터와 당나귀 아빠

스페인 고산은 우울 모드의 하늘로 들어갔습니다. 땅에 아주 낮게 깔린 회색빛 하늘이 우리를 움츠러들게 한답니다. 아빠는 오늘도 열심히 장작을 팼고, 세 아이들은 다 감기에 걸려 골골골 집에서 원기 회복을 하고 있지요. 저도 덕분(?)에 깨어있는지도 모르게 머리가 윙윙, 정신이 없답니다. 그래도 겨울은 다 이런 것이겠지요? 추우면 집에서 몸을 녹이고, 좀 날씨가 좋다 싶으면 잽싸게 하늘 구경하는 것... 그런데 어제오늘, 이곳은 안개 자욱한 어둠의 날들이 계속되네요. ㅠ,ㅠ아마 머지않아 이곳의 태양광 전지도 바닥이 나는 것은 아닌가 겁나기도 하답니다. 제 답글이 없다면 이점을 알아주시면 아주 감사드리겠습니다. 여기 날씨가 나빠 태양광 전지에 의존하는 우리 가족은 전기를 아주 아껴야 하기 때문에 말이지요. ..

스페인 고산에 도착한 선물, 우정 그리고 사랑

제가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블로그는 다름 아니라, 이 블로그를 쉼터라고 생각하며 같이 소통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키우는 것이랍니다. 저는 공감 많이 받는 인기 블로거가 되고 싶지도 않고, 더 유명해져서 블로그에 많은 이들이 찾아오는 것도 원하지 않습니다. 그저 소소하게 하루하루 이야기를 써가면서 현재 이 순간을 느끼는 그런 소통을 하고 싶답니다. (비록 가끔 공감 눌러 주세효~하고 독촉을 하기도 하지만, 좀 읽어주세요, 라는 의미로 받아주시면 될 것이고용, 애교투.) 어떤 분은 방송에도 출연한 인기 블로거야, 그래서 좀 거만해! 하실 수도 있으시나...... 사실, 솔직히 말씀드려, 이곳(스페인 고산)은 아무도 인기를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 전혀 유명세 탈 기회가 없습니다. 그런데 좀 외..

살림의 고수가 울고 갈, 남편이 아끼는 물건

아이들 육아에 정신없다가 요즘 아이들이 학교 가면서 이제 숨을 돌리기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쌍둥이 육아가 어떻게 어떤 방향으로 흘러왔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잘 자라서 학교에 들어가니 그저 반갑기만 하답니다. 첫째가 학교에 다녀와 아빠에게 소곤소곤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아빠, 왜 엄마는 케이크 만들 줄 몰라?""에잉? 왜냐하면 엄마는 동생들 키우니까 바빠서 못 만든 거야. 대신 아빠가 케이크 자주 만들어주잖아." "응, 그런데 엄마는 잘하는 게 뭐야?""아이고, 이 녀석! 엄마는 아주 똑똑해. 수학이랑 과학을 아주 잘해." 듣고 있다 보니 마음에서 퍽 하는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아~! 엄마가 그동안 바빠 한식 외에 해준 것이 없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뭐, 다행히도 아빠가 알아서 잘 요리를 해주..

우리 아이들 학교 점심시간에 몰래 가보니..

여러분, 잘 지내셨나요? 저도 아주 잘 지냈답니다. 우리는 발렌시아 시댁에 다녀왔습니다. 또, 발렌시아에 (직업상) 임시 거주하시는 한국분 가족도 만나뵙고 왔답니다. 얏호! 덕분에 아주 즐거운 시간을 가졌답니다. 오신 지 얼마 되지 않아 도움을 드리고 싶어 만났는데요, 짧은 기간, 서바이벌하시는 능력이 대단하셔서 몇몇 스페인어 단어도 이미 알고 있으시더라구요. 산똘님은 대단하시다면서 놀라기도 했답니다. "한국인은 정말 빨리 배워!"하면서...... 그리고 어제 늦은 밤에 집에 도착했답니다. 짐을 풀고 이것저것 정리하고 있었으므로 잠시 후에 쓰고 싶었던 [살림의 고수가 울고 갈 남편의 물건] 관련 포스팅을 쓸게요. 기대해주세요. 오늘은 지난주 아이들이 학교에서 점심을 잘 먹나 너무 궁금하여 몰래 가서 봤던..

비싼 향수 고집하는 외국인 남편에게 한 소리, 충격받은 것은 아니겠지?

짠돌이 남편, 산똘님은 평소에 마트에 가도 '살림의 고수가 울고 갈 정도'로 꼼꼼하게 제품, 가격을 비교하면서 장을 보는 사람이랍니다. 그런 사람이 돈을 아끼지 않고 투자하는 것 하나가 있는데요, 저도 몰랐던 것인데...... 바로 '향수'랍니다. 남편이 지금 쓰는 향수를 2년 전에 구입했던가요?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우리 집에 아주 잘 생긴 친구가 놀러 왔다 간 적이 있답니다. 아주 잘 생겨서 영화배우 같다며 제가 산똘님께 이야기한 적이 있었답니다. 그 결과였던가, 남편은 친구 옆에서 괜히 바짝 붙어 킁킁 냄새까지 맡는 듯했답니다. 알고 봤더니 남편은 이 친구의 향이 아주 마음에 들어 어떤 향수를 쓰느냐고 묻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혹시 영화 배우 같다는 제 말에 질투가 나서 향까지 훔쳐 가고 싶어 그..

'며느리 치과비는 내가 낼게' 외국인 시어머니의 당찬 포효

우리 집 아이들 아빠는 이가 시도 때도 없이 고장(?)이 나 석 달에 한 번은 꼭 치과에 간답니다. 우리가 가는 발렌시아의 치과는 가족 3대 치과의와 가족 3대 고객(?) 관계로 집안 사정을 뻔히 아는 그야말로 가정적인 치과랍니다. 그래서 함부로 다른 곳에는 갈 수 없는 관계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이 치과는 발렌시아에서도 알아주는 곳으로 주로 상류층이 가는 곳이랍니다. 헉?! 상류층? 지금은 가격이 많이 내리고 경쟁이 심해져 일반 치과와 비슷한 수준이 되었지만 말이지요, 제가 초창기 정착 때에는 좀 그랬답니다. 그러니 저 같은 외국인이 그런 치과에 가는 일은 그곳에서 상상도 되지 않던 때였습니다. 그때 당시 회상하자니 그렇지요. 발렌시아 시내의 한 모습피카소 판화 전시회가 있는 반카하(Ban caixa..

외국인 남편의 블로그 조언? 블로그 참견?

회사 다녀온 남편이 오랜만에 오늘의 블로그 이야기는 무엇이냐고 물어보네요. "오늘은 재미없는 스페인 정치 이야기야." 그랬더니, 이 사람이 과장할 정도로 놀라면서 그럽니다. "아이고! 그런 이야기는 재미없어서 많은 방문객을 받을 수 없어! 그냥 다른 이야기를 써!" 아니, 내 블로그 내가 한다는데 왜 나서서 그러냐고 반문을 했죠. 최근엔 제 블로그에도 잘 들어오지 않으면서 말입니다. 지나가는 이웃과 친구에게는 제 블로그, 침 튀겨가면서 이야기하는데요, (그래서 부끄럽기도 하답니다.) 일이 당최 바빠 들어올 수 없다는 남편이 급작스럽게 이런 질문을 하니 신기하기도 했답니다. "차리리 외국인 남편 이야기를 써!" 헉? ㅠ,ㅠ "외국인 남편의 활약상 말이야!" 아니, 무슨 활약을 한다고? 요즘 들어 활약하는 ..

스페인 고산, 우리 부부가 수확한 '무'로 김치와 시래기 완결!

아! 여러분, 주말을 잘 보내셨나요? 우리 부부는 열심히 김치 담그느라 또 휴일 시간을 후다닥 보냈답니다. 요즘 남편이 '김치병'에 걸려 김치 담그는 데에 열을 올리고 있답니다. 스페인식 채소 절임과 한국식 발효 음식, 김치의 조화로 채소밭에서 나는 모든 채소는 김치로 담그자고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사실, 한국식 발효 김치가 더 입맛 당기는 것은 사실이고, 또 자기가 담그는 식초 절임이나 소금 절임은 이제 질렸다고 한국식으로 먹자고 난리입니다. 지난번 브로콜리로 김치를 담근다고 엄청 희한하게 절 보더니, 김치 맛이 좋았는데 이제는 모든 채소로 김치 담그자고 난리입니다. 요즘 육아가 좀 수월해지니 이제야 저도 살림에 신경을 쓸 수 있어, 지난번에는 근대 김치도 만들었는데 남편이 굉장히 좋아하더라구요. ..

맥주 좋아하는 남편 덕에 이런 맥주도 마시다니?!

스페인 남편인 산똘님은 맥주를 직접 담그는 브루마스터(Brew-master)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그는 맥주의 역사와 이론, 레시피 등 이제는 전문가 수준으로 올라가 버려 심지어, 다른 동네에서 수제 맥주를 만드는 초짜들까지 다 연락을 해온답니다. 다양한 맥주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아 언제나 신기한 맥주 맛보기, 맛있는 맥주 맛보기, 엄청 놀라운 맥주 만들기, 등을 시도하고 있답니다. 저도 곁에서 덕분에 아주 잘 얻어먹고 배워나가고 있답니다. 그런데 제가 엄청나게 싫어한 맥주를 맛보았답니다. 지금도 헉! 소리가 나면서....... 속에서 울렁울렁한 기운이 막 올라온다는...... 보드카가 잔뜩 들어간 러시안 임페리얼 스타웃(Rusian Imperial Stout)도 아니고, 위스키 향 많이 나는 포터(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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