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뜸한 일기 691

못 쓰는 합판이 '와인잔 걸이'로 변신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은 우리 손으로 직접 수리하고 지은 집이랍니다. 그래서 집이 울퉁불퉁한 오르가닉 형태의 집이지요. 나름대로 고치고 다듬고, 예쁘게 꾸리긴 하나, 처음에 2인 기준으로 지어진 집이 이제는 5인이 사는 집이 되어 아주 좁게 느껴진답니다. 그래서 수납함도 최고의 결과를 위해 언제나 정리하고 합리적으로 나눈답니다. 이번에도 부피가 상당했던 와인잔을 줄여봤습니다. 와인잔을 수납함에 넣으면 아까운 공간이 너무 많이 소비되는 것 같아 이번에는 와인잔을 텅 빈 공간에 달아봤습니다. 무슨 이야기느냐구요? 와인잔 걸이를 개수대 근처에 설치했답니다. 남편이 손쉽게 만든 와인잔 걸이 보여드릴게요. 먼저 집수리하고 남은 합판을 사용했답니다. 합판이 겹겹이 쌓인 것이 특징인데요, 이 합판은 콘크리트처럼 ..

멜론으로 만든 아빠의 즉흥 인형극

겨울이 혹독한 해발 1,200m의 스페인 비스타베야 고산평야에서는 월동준비를 하는 계절이 다가왔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월동준비라 하여 가을에만 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미리 준비하는데요, 그래도 가을에 하는 일도 있답니다. 나무 장작 난로에 불을 피우기 전, 반드시 굴뚝 청소를 해줘야 하는 일이 그 일 중의 하나랍니다. 물론, 그 후에도 한 달에 한 번은 꼭 굴뚝을 청소해줘야 숯과 진이 쌓이지 않고 난로의 불이 활활 잘 타오를 수가 있답니다. 그래서 우리의 산똘 맥가이버 아빠는 오늘도 지붕에 올라가 긴 청소 기구로 쓱싹쓱싹 굴뚝을 청소합니다. 물론 청소 후에는 이렇게 시커멓게 변하기도 한답니다. 물론, 사진에는 시커먼 부분이 잘 포착되지 않았는데요, 굴뚝 청소 후에는 이렇게 우리를 놀리려고 시커..

우리 동네 아이들이 다 함께 가을을 즐기는 방법

할로윈(핼러윈, 국어사전 외래어 표준법으로 옳은 단어가 핼러윈이라고 하는데 저는 할로윈이라고 쓰겠습니다)이 북미의 문화라고는 하지만, 이 문화가 세계적으로 널리 널리 퍼져 이곳 비스타베야에도 왔습니다. 물론, 할로윈 후 만성절이라는 로마 카톨릭 문화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기도 하죠. 할로윈 다음 날이 만성절인데, 스페인 사람들은 무덤을 찾는답니다. 아무튼, 이 둘의 연관성은 아주 깊다고 봅니다. 죽음과 두려움의 재생, 이것저것 서양의 어떤 신화적 관계가 같이하지나 않나 싶습니다. 그런데 최근의 할로윈 문화는 역시나 미국에서 건너와 이 작은 스페인 마을에도 활력을 줍니다. 매년 이맘때에 항상 여러분께 우리 동네 아이들이 즐기는 할로윈 파티를 보여드렸는데요, 올해는 엄마들이 나서 10월 한 달은 아이들과 함..

요즘 우리 남편은 또다시 공부 중

제 어릴 때 꿈이 무엇인지 아나요? 공부만 하고 사는 것~! ^^ 그렇다고 대단한 수제는 아니랍니다. 중학교 때 아이큐가 138이었는데, 고등학교엘 들어가니 100 이하로 나와 충격받고 수제가 아님을 스스로 인정했지요. 고등학교 사춘기 때 너무 하늘만 보고 공상만 해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아님, 중학교 때 너무 머리를 잘 돌려 그랬기도 하고요. 아무튼, 저는 틈만 나면 배우는 것을 좋아해 평생 공부만 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희망을 품기도 했지요. 그런데 어른이 되니, 공부만 하기에는 이 세상이 어른에게 요구하는 것들이 너무 많아 참 어렵다는 생각을 했지요. 물론, 공부만 하자고 작심하면 할 수 있지만, 돈도 벌어야 하고, 아이들 뒷바라지도 해야 되고, 또 공부하는데 돈도 드니......이제는 배울 수 ..

달팽이의 침략

마침 스페인 부엌 이야기를 하면서 친구 미리암의 부엌을 보여드렸지요? 그 부엌 이야기는 두 번에 걸쳐 나온답니다. 2015/10/13 - [스페인 이야기/생활, 문화] - 스페인 부엌, 한국과 어떤 점이 다를까? 2015/07/30 - [스페인 이야기/생활, 문화] - 남유럽 감성의 스페인 시골집은 어떤 모습일까요? 요렇게 말이지요. 그런데 오늘 마침 미리암이 우리 참나무집을 방문했답니다. 한 상자의 채소를 잔뜩 가져온 미리암에 우리는 만세~! 하면서 맛있는 양고기 불고기를 해먹었답니다. 앗~! 양고기 불고기 이야기를 하려고 한 것은 아니고...... 그 채소를 정리하면서...... 글쎄 상추와 함께 온 녀석들 군단이 아주 많았다는 것입니다. 친구가 직접 만든 케첩과 호박 볶음입니다. 스페인에서는 반찬을..

주말에 자연공원에서 아이들과 함께한 특별한 경험

우리 [참나무집] 근처에는 발렌시아 사람들의 로망인 페냐골로사산이 우뚝 솟아있답니다. 이곳은 자연공원이며 철새 서식지로 유명하답니다. 또한, 정상은 1,814m로 날씨 좋은 날에는 멀리 지중해 섬까지 보일 정로로 확 트여있답니다. 정상의 한 면은 아름다운 절벽으로 이루어졌고, 다른 한 면은 사람들이 갈 수 있는 길이 있답니다. 절벽에는 퇴적암이 솟아올라 물결처럼 아름답습니다. 게다가 이곳은 암벽 등반가들이 좋아하는 장소이기도 하지요. 저는 주말에 아이들을 동반하고 아침 일찍 이 페냐골로사 자연공원으로 향했답니다. 왜 향했을까요? 가을이라 버섯 천국이라 버섯 바구니 들고 룰루랄라 향했을까요? 다음 링크는 페냐골로사 자연공원과 어떤 관계가 있는 글들입니다~! ^^* 2015/10/08 - [뜸한 일기/자연]..

세심한 외국인 시어머니의 며느리 사랑

한국만 다녀오면 저는 2, 3개월은 우울한 날들을 보낸답니다~! 아마 해외에서 너무 오래 살아 한국에 한 번씩 다녀올 때마다 그 기쁨이 커져서 다녀온 후의 후유증이 커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답니다. 이번에는 6년 만에 한국에 다녀왔는데, 정말 얼마나 신나게 지내다 왔는지, 오자마자 좀 기분이 가라앉아 있었답니다. 하는 일이 잘 안 되는 것처럼 매번 머피의 법칙에 걸려, 부정적인 결과를 많이 가져온 최근의 3개월이었던 같습니다. 게다가 기분이 나쁘니, 건강도 나빠지고...... 아이들에게 화도 잘 내는 모습도 보이기도 했답니다. 정말 너무 미안한 순간이었지요. 스페인에 돌아오니, 스페인의 좋은 모습보다 싫은 모습만 막 보이기 시작했답니다. "아! 정말 징글징글한 스페인이야~!" 하는 마음이 일었습니다. '내..

스머프 집, 동화의 빨간 독버섯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 페냐골로사 자연공원에는 어김없이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스페인의 가을은 재미있게도 버섯 산행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버섯 산행이라......시시하고 재미없을 것 같나요? 버섯 산행? 제가 이곳에서 살면서 본 풍경은 이 버섯 산행이 꼭 한국에서 봄철, 나물 찾아 산으로 들로 산행하는 풍경과 아주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스페인에서는 대중화되어 있는 야외 활동이 버섯 산행이 되겠습니다. 지난해에 제가 아주 재미있는 버섯 산행 관련 글을 썼는데요,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제목을 클릭하시면 짜잔~ 하고 해당 포스팅으로 옮겨가니,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 아주 재미있게 쓴 글이니 읽어보시면 된답니다. 혹시, 가을에 이곳을 찾으시는 분들이 있다면 이런 소소한 산행도 아주 즐거울 ..

오랜만에 딸과 단둘이 외출~

아이 어금니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아직 유치가 빠지지 않았는데, 어금니에 충치라니~!!! 치과 선생님이 아직 1년은 더 버텨야 하니 꼭 충치 치료를 하라고 하네요. 그래서 첫째 산드라를 데리고 (우리 집 식구들 이를 상세히 알고 있는) 발렌시아 치과에 다녀왔답니다. ^^* 어제 포스팅에 왜 발렌시아 기차역에 갔는지 이제 설명을 했습니다. 아이와 단둘이 하는 여행에 기분이 참 좋아졌어요. 쌍둥이 동생들 때문에 언제나 엄마를 홀로 차지할 수 없는 이 아이가, 엄마 손 꼭 잡고 나들이하는 모습이 참 마음을 콩닥 뛰게 하였네요. 일단 차로 기차역이 있는 카스테욘으로 갔습니다. 그곳에 주차하고 우리는 여행 기분이 들게 기차를 타고 발렌시아에 갔습니다. 표를 구입하는 동안 아이는 사진기로 자기 리포트를 합니다. 엄..

남편이 점점 한국인으로 변해가는 것일까?

여러분, 안녕하세요?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저는 전에 비해 블로그에 자주 들를 수 없어 이렇게 오랜만에 블로그로 인사드리는 것 같아요. 불과 어제도 포스팅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그만큼 소통을 위한 답글이 늦어져서 그런 것 같기도 하네요. 요즘 일이 바빠져 저는 우리 집 채소밭에 전혀 신경을 쓸 수가 없었답니다. 그런데 이틀이 멀다 하고 산똘님은 제게 남편이 '풀'이라고 말했던 채소를 갖다 줍니다. ㅠ,ㅠ 참 재미있게도 스페인 사람인 남편이 전에는 동물이나 먹는 '풀'이라고 했던 무청에 반하여 매일 무를 솎으면서 무청을 가져온답니다. "아깝잖아~!" 이런 소릴 하면서 말입니다. 아니, 이 남자가 풀이라고 했던 채소가 그냥 버려지는 것이 아깝다면서 한 보따리 가져올 때마다 전 놀랍니다. "과연,..

참나무집의 일상, 고산평야에서 맞는 자연과 동물

빨리빨리 나와~! 신나는 포스팅 거리 줄까? 한국에서 대박 날 포스팅!!! 남편이 더 신나 저를 막 부릅니다. 왜? 뭐가 대박 날 포스팅 거리야? 응, 양떼 중 늙은 양이 죽어서 누워 있는 모습이야. 헉?! 남편? 그게 어째서 대박 날 포스팅이야? 가끔 스페인 남편은 이렇게 아내의 블로그에 올릴 포스팅을 줄기차게 제안하기도 한답니다. 그런데 한국인이 좋아할 것 같지 않은 소재만 잔뜩 줍니다. 왜 한국인은 이런 이국의 생활모습에 관심을 두지 않느냐고 말하며 남편이 좀 걱정스럽게 간섭합니다. "아니야, 아니야...... 우리 독자님들 엄청나게 좋아해......" 라고 말은 했지만...... 동물과 자연 관련 이야기는 그다지 인기가 없다는 것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닌데...... 그래도 남편은 지극히 자연적인 ..

남편이 부업하고 얻어 온 위험한 음식들

스페인 나무꾼 산똘님의 부업 행진은 아시는 분은 다 아시는 전설적인 이야기이죠? 스페인 고산에서 부업이라? 네, 부업은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사실 부업이라기보다는 이웃을 위한 크고 작은 소소한 일들이지요. 이웃 어르신을 도와준다거나 이웃의 와이파이 안테나를 설치해준다든가 하는 작은 마을에서 있음 직한 일들이지요. 그렇게 보상도 마찬가지랍니다. 직업 구하기가 밤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운 작은 마을에서 과연 어떤 보상을 받아올까요? 힘 좀 쓰는 남정네들에게는 노동교환으로 대신하고, 엄마들에게는 하루 아이들 봐주세요, 하고 부탁을 합니다. 상대방의 특성에 따라 그 보상 형태도 달라진답니다. ^^* 그러고 보니 남편이 너무 재미있네요. 돈을 벌어오는 것이 아니라, 이웃 간의 정을 벌어오는 것이니 말이지요. 이번..

[한끼식사] 아빠가 호박으로 만든 두 가지 요리

아이들이 싫어하는 호박이 풍년을 이루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채소밭에 가지 못 했더니 이제 마지막 호박이 크게, 더 크게 달리더니 메가급 크기로 늘어나 우릴 반기고 있었습니다. 물론 다른 채소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헉?! 이 일을 어쩌나...... 이 큰 호박을 어떻게 해야 하나...... 제철 음식을 시기 놓치고 버리면 안 되니 또 우리는 어떤 식으로 먹어야 하나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맨날 반찬으로 만들어 병조림에 저장할 수도 없고, 워낙 번거로운 일이라 말이지요. 그렇다고 또 건조하여 저장할 수도 없고, 너무 많이 건조시켜서 나중에 먹을 때 또 넘쳐나고...... 그랬다가...... 전 까마득히 잊어버리며 요즘 한국 드라마에 푹 빠져 있었습니다.스페인 고산 인터넷 환경이 정말 좋지 않아 끊어지기를 여..

엄마와 딸의 놀이~

메~ 롱~! 아이와 엄마가 즐겁게 페페아저씨 안경 쓰고 놀고 있어요. 페페아저씨와 눈, 코, 입이 똑같은 안경이니 우리 아이들도 페페아저씨 안경이라고 부릅니다. ㅋㅋ 정작 요즘 페페아저씨 건강은 좋지 않답니다. 아흐~! ㅠ,ㅠ 어서 원기회복하여 우리 집에 자주 놀러왔으면 좋겠네요. ☞ 스페인 고산평야의 무지개 삶, 카카오스토리 채널로 소식 받기~ 여러분, 즐거운 주말 되세요~! 그래서 이런 짧은 글로 즐겁게 재미나게 살자고...... 아자! 외치고 있어요. 앗! 이제부터 우리 가족은 얼굴 노출을 자재하기로 했답니다. 워낙 세상이 험하여...... 많은 이해 바랍니다. 즐거운 하루하루 되세요. 저는 또 신나는 글을 연구 많이 하여 찾아뵙게요. 근데 어떤 글을 써야하지? 무척 고민...... 알고 싶은 것 ..

집에서 직접 빵 만들면서 알게 된 사실 몇 가지

오~! 세상에는 해보지도 않고 미리 겁내는 일들이 아주 많습니다. 크든 작든 모르는 일들 앞에서는 언제나 '내가 생각하는 어떤 관념'이 개입하여서 하기를 주저하게 된답니다. '이 일은 이러이러하니 안 돼~!', '이 일은 어쩐지 너무 피곤할 것 같아 안 돼~!' 등등...... 제게는 "빵 만드는 일"이 그 일에 해당되었답니다. 어쩐지 빵은 제과점에서만 사 먹어야 할 것만 같고, 빵 만드는 일은 엄청나게 어려운 일 같고...... 또, 레시피도 복잡하고, 발효하고 부풀리는 시간도 많고, 반죽도 엄청나게 잘해야 할 것 같은 것이 베이킹이었답니다. 그러나, 여러분~! 베이킹을 해보고 나니, 우리가 보통 가지고 있는 선입견은 역시 선입견일 뿐이었답니다. 세상에는 참으로 다양한 베이킹 쿠킹 레시피가 있고, 또 ..

[한끼식사] 한국인 입맛에 딱~! 연어오븐구이

어제 예고해드린 데로 오늘은 연어로 만든 한 끼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제가 요리 블로거가 아니므로 좀 서툴러서 매번 요리 포스팅을 할 때마다 좀 미안하기도 하답니다. 정확하게 계량을 하지 않아 대충대충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지요. ^^* 솔직히 집에서 요리하다 보면 습관이 되어 제멋대로 입맛 손맛 습관맛에 소금, 마늘 등을 넣는 경우가 있답니다. 그런데 오늘은 정확하게 제가 사용한 분량을 기억해내서 여러분과 함께 [참나무집 한 끼 레시피]를 공유하겠습니다. 오늘 여러분께 소개해드릴 한 끼는 지난 번 스페인 수퍼마켓 생선코너에서 구입한 연어를 가지고 한 연어오븐구이가 되겠습니다. 스페인 사람들이 주로 즐겨 먹는 스타일인데 그 중 스페인에서 대중적으로 쓰이는 소스를 발라 오븐에 구워냈답니다. 그럼 기억력을..

세상 앞으로 나아갈 아이들, 그리고 소망 하나

저녁 오손도손 다섯 식구가 둘러앉아 밥을 먹습니다. 먹보인 누리가 먹고 또 먹고, 밥을 더 달라고 합니다. 이렇게 밥 잘먹고 그냥 먹는 모습만 봐도 좋은 아이가 또 밥을 달라고 합니다. 세상에 태어나 이렇게 밥 잘먹는 아이가 또 있을까? "나도 어렸을 때 우리 부모님보다 두 배는 더 먹었던 적이 있었어. 이것은 시작일 뿐이야."남편은 이런 소리로 제 놀라움을 없앱니다. 누리는 앞으로 더 밥 달라고 할 것이며, 이제는 양을 늘려 식탁에 밥을 올려야한다는 것이 진리였습니다. 아이들이 둘러앉아 열심히 먹는 모습과 시리아 난민 아이들이 겹쳐집니다. 남편이 한 숨을 쉬면서, 어린 아이들이 바다 건너 죽어간 모습을 보며 애처로워합니다. 눈에 아른아른 거리는 난민들...... 너무 멀다고 남의 일 같이 느껴지지가 않..

스페인 고산, 동네 수영장에서 꼬맹이 친구 생일 맞이

3개월간 보지 못한 우리 아이들의 친구 생일이었답니다. 카야도 방학을 맞아서 할머니집이 있는 벨기에에 갔다가 금방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생일 초대를 받고 우리는 비스타베야 마을 수영장으로 향했습니다. 해발 1200m의 비스타베야 수영장~! 옛날에는 추워서 물에 들어갈 생각도 못 했던 곳인데 3년 전부터 수영장 물을 따뜻하게 데워 그나마 수영장에서 노는 재미가 더해졌습니다. 그래서 춥지 않게 놀 수 있게 되었지요. 비스타베야의 소박한 수영장에서 마을의 몇 안 되는 아이들이 올망졸망 모여 생일 파티를 했답니다. 카야는 우리가 도착하기 전, 수영장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주차하지도 않았는데 싱글벙글 반가운 웃음으로 아이들을 불러대기 시작했죠. 우리 아이들도 "카야~!"하고 반갑게 이름을 불렀습니다. 얼마..

겨울철 대비 아이들과 솔방울 줍기

밤늦게 작업하다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새벽 5시에 잠들었다가 후다닥 아침에 일어나 아이들을 깨우고 또 하루를 시작한다. 피곤한 다크 서클이 눈 밑에 까맣게 타들어 가는 듯했다. 햇살이 눈 부시다. 오늘은 할 일이 많은 날이다. 아침에는 마을 빵집에서 일용할 빵도 사야 하고, 장도 봐야 하고, 무엇보다 비 오기 전에 숲 속에서 솔방울을 주워와야 한다. 여름내 바삭바삭 건조된 큰 불쏘시개용 솔방울이 비 때문에 젖으면 안 되니 비 오기 전에 이것들을 확보해야 한다. 아직 겨울이 오지 않았지만 월동 준비로 솔방울은 필수로 마련해둬야 한다. 철저히 준비해야 올해도 멋지게 겨울을 나지~!!! 어찌 됐든 피곤함은 뒤로 미루고 아직 방학인 아이들을 데리고 빨리 움직여야만 했다. 자, 얘들아~! 숲 속으로 산책..

스페인에서 육류를 '상온' 저장하는 방법

채소를 이용한 반찬을 상온에서 저장하는 법에 이어 오늘은 육류 저장법을 여러분께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사실, 이 육류 저장법은 아주 간단한 저장법이랍니다. 스페인에서는 전통적으로 이런 저장법으로 지금까지 육류를 아주 잘 저장해왔고, 지금도 간간이 시골에서는 이런 저장법으로 일 년을 버티기도 한답니다. 스페인에는 여러 가지의 육류 저장법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아는 '하몬(하몽, jamón)'과 같은 부티파라(Butifara) 종류는 염장법으로 건조하게 말려 상온에서도 문제없이 즐길 수 있는 저장법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공장이나 조합 등 시설이 잘되어있는 곳에서 만들며, 현지인도 이런 부티파라를 냉장고에 저장하고 먹는답니다. 물론 상온에 저장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저장 케이스(?)가 있어야 합니다. 전통적인 대..

반찬~, 상온에서 오래 저장하는 방법

반찬을 1년 동안 저장하는 방법이 있다면 믿으시겠어요? 정말 반찬을 냉장고에 넣지 않고 그렇게 오랫동안 저장할 수 있단 말인가요? 믿을 수 없어! 그렇게 오래 저장하고도 반찬을 먹을 수 있단 말인가요? 정말 믿을 수 없어! 하고 놀라실 분들이 아주 많다고 봅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에서는 이 방법을 그다지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저장방법은 그래도 고전으로 이미 등극한 지 오래되었답니다. 뭔지 짐작이라도 하셨나요? 네! 맞습니다. 한국에서는 보통 잼을 저장할 때 사용하는 방법 즈음으로만 알고 있는 병조림 저장법입니다. 병조림 저장법은 1781년 프랑스 요리사이자 제조업자인 니콜라 아페르가 발명했습니다. 영국인은 자기들이 발명했다고 억지 광고를 내긴 했지만, 공식적으로는 니콜..

아빠가 버리려던 물건, 장난감으로 변신~!

제 블로그에 자주 오시는 분은 이미 눈치채셨듯이 산똘님은 참 손재주가 뛰어납니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해서 그런지 여러모로 신기한 발명품도 많고, 이것저것 아이디어가 풍부해 산똘님 집안에서도 무슨 문제가 생기면 문제 해결 도우미로 그를 부른답니다. 그러니 이것저것 할 일이 많은 사람입니다. 마을에서도 무슨 일 생기면 "산또르~~~!" 하면서 달려오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 그래서 우리 모녀는 피곤할 때도 있지만 어쩌겠어요? 아빠의 장점이니 우리는 그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답니다. 그런 아빠가 오늘은 아주 오래된 상자를 집에 가져왔습니다. 마을 창고에 보관해두고 열어보지 않은 상자였는데요, 아주 심각한 얼굴로 제게 그럽니다. "이거 대학교 일 학년 때 만든 프로젝트 과제물이었어~. 지금 뭐 쓸모..

[한끼식사] 밭에서 수확한 채소들 다 모여라~

아주 늦게 모종을 심은 듯했는데 어느새 우리 채소밭은 많은 것들을 식탁에 선사했습니다. 한국 다녀온 후 7월 늦게 심은 모종들이 속속 자라나면서 무서운 성장 속도를 보이며 무섭게 열매를 맺었습니다. 아~ 정말 수확한 채소가 얼마나 많은지...... 처치 곤란이지만 우리는 이 채소를 아주 감사한 마음으로 저장하고 먹기로 했습니다. 요즘 보름 내내 비가 와줘서 적당한 시간에 채소밭에 갈 수 없었는데, 우와, 이렇게 풀밭이 되고 말았어요. 그래도 풀밭이어도 엄청난 양의 열매가 주렁주렁~! 화려하게 잎을 펼치면서 쭉쭉 뻗어나는 호박 덩쿨~! 남편이 아끼고 아끼는 홉스(맥주의 쓴 맛을 내는 열매) 열매도 올해도 어김없이 맺혀가고 있습니다. 한 살 더 먹은 아이는 올해도 달팽이를 손 위에 올려놓고 유심히 관찰하고 ..

아빠와 함께 숲 속 산행에서 배운 것

오늘도 이야기를 써나갑니다. 요즘 저는 외로운 우주에 떨어진 고아처럼 애타게 수신호 기다리는 심정으로 글을 써나가는 느낌이 듭니다. 예전만큼 블로그가 활성화되지 않은 이유도 있겠지만 요즘 현대인이 공감하는 내용과는 먼 이야기 때문에 그런지 제 블로그가 특별히 눈에 들어오지 않나 봐요. 방문객도 적고, 스스로 노력하는데, 노력하는 만큼 기대치가 돌아오지도 않고...... 제 블로그가 아주 특별하다는 것을 스스로 자가 애착 가지면서 매번 이야기를 쓰는데 어쩐지 한국 다녀온 이후에 이렇게 블로그에 실리는 글들이 큰 빛을 발하지 않네요. 그래서 너무 슬프네요. 그래도 당당히 이야기하지만, 제 블로그는 빛나는 블로그입니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지만 제 포스팅 하나하나 빛나는 내용이 많음을 여기서 표명하는 바입니다...

스페인 고산에 센세이션 일으킨 한국에서 가져온 물건

광복절 휴가 잘 보내셨나요? 여기는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답니다. 몇 차례 인터넷이 끊기는가 하면, 몇 차례 기온이 뚝 떨어져 산에서 익어가는 산딸기가 익지 않고 멈춰버려 아이들의 마음을 애타게 하고 있습니다. 한 일 주일만 있으면 산딸기를 따 먹을 수 있을 텐데...... 이 일 주일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저러나 우리는 한국에 다녀온 후, 채소밭에 늦은 감이 있었지만 새 모종을 심었습니다. 오이와 호박, 고추 등등 7월에 심었는데 한 달이 훌쩍 지나 글쎄 엄청난 양의 채소를 우리 식탁에서 맛볼 수 있게 되었답니다. 신기해요. 채소가 한 달만에 그렇게 부쩍 자란다는 것이...... 어제는 오이를 이십 여개를 따왔습니다. 우리 쌍둥이 딸 누리가 오이를 보더니, "으음, (혀를 내밀며 맛있다는 제스쳐..

아이들이 물에서 배워야 할 확실한 생존법

아이들이 여름 방학을 맞아 마을의 '여름 학교(escola d'estiu)'에 다니고 있습니다. 스페인의 여름 학교는 마을 시청에서 담당하며 모니터 요원들이 아이들을 상대로 '한 철 같이 놀아주는 행사'입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배우는 것을 보면, 만들기, 색칠하기, 동네 산책하기, 산행, 공놀이, 화분에 씨 심기, 그리고 수영이 있습니다. 여름 한 철에만 시행하는 여름 학교는 4주간 지속하는데요, 아침 10시에서부터 오후 2시까지 적당하게 아이들에게 놀이를 제공한답니다. 그래서 엄마들도 좀 편하게 있을 수 있죠. ^^ 이 이야기를 왜 하느냐면, 우리 아이들이 수영장에서 노는 모습을 보고 갑자기 아이들이 알아야 할 생존법이 떠올라 그랬습니다. 젊었을 때 저는 안전불감증이 있었습니다. 수영할 줄도 모르..

스페인에서 아이 이가 빠졌을 때 어떻게 할까요? 지붕에 던질까요?

제주도에 우리 참나무집 가족을 보기 위해 한달음에 달려온 한국 가족을 보내려고 공항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한라봉이 그렇게 유명하다 하여 우리는 맛난 끝무렵 귤을 까 먹으며 작별의 인사를 했는데요, 아이가 갑자기 귤을 한 입 물더니 조용합니다. 무엇인가 이상한 표정으로 말입니다. 며칠 전부터 밥도 잘 먹지 않더니 그 전 날에는 이가 흔들린다며 호소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날 귤 한 조각 먹자마자 이렇게 그만 이가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울기보다는 아주 기뻐했습니다. 드디어 라똔시또 페레즈(ratoncito Pérez)가 온다고 말입니다. 어릴 때 저희 할머니께서는 지붕 위에 훌~ 하고 던지셨습니다. "까치야, 까치야, 헌 이 물고 새 이 다오~!" 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스페인에서는 이 라똔 ..

아플 때 언제나 함께하는 스페인의 '부부애'

새벽부터 일찍 일어난 우리 부부는 두 손을 꼭 잡고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CT 뇌 검사' 날이었기 때문이랍니다. 남편은 회사의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내를 위해 하루 휴가를 내고 같이 동참해주었습니다. 저희가 사는 스페인 고산에서 병원 한 번 다녀오기가 아주 어려울 정도로 멀리 떨어져있기 때문에 남편은 아내를 위해 손수 손과 발이 되어주었습니다. 이 포스팅을 쓰면서 생각하니, 스페인 사람들의 부부애는 참 남다르단 생각이 일었습니다. 다른 곳에서 살아보지 않아 다 비교할 수는 없지만 제가 살아본 인도, 네팔, 동남 아시아, 한국 등과 비교해보니 아주 많이 다르단 느낌이 일었답니다. 결혼을 하고 처음으로 시부모님을 보살필 기회가 왔을 때에도 스페인의 부부 문화에 좀 의아해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시..

우리 집에 다시 찾아와 준 반가운 꿀벌~!

지난 해, 우리 집 꿀벌 두 통이 완전히 전멸하였습니다. 너무 슬퍼서 감히 말할 수 조차 없었던 소식이었죠. 말벌이 공격을 해서 몇이 죽더니(말벌이 꿀벌을 잡아먹습니다) 어떤 집단이 침범하여 (애벌레를 막 낳아놓더니) 다 전멸되었었지요. 한마디로 집단 죽음을 당한 꿀벌 왕국이었습니다. 요즘 지구에서는 꿀벌이 많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은 아시는 분은 다 아실 겁니다. 그래서 이 현실이 우리 집에서도 나타나 얼마나 충격이었는지 모릅니다. 지구 환경에 가장 중요한 이 꿀벌들의 활동이 사라지는 날, 인류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지요. 그래서 작년 오바마 대통령도 긴급 회의를 열어 이것에 관한 사태의 심각성을 이야기하기도 했답니다. 저희 부부가 이 스페인 고산에 들어와 살면서 꿀벌통 하나를 소유하게 되었습니다. ..

우리 마을에 온 일인 광대 아저씨

입소문을 타고 마을 광장에서 광대 아저씨 쇼가 있다고 소식을 전해들었습니다. 스페인에서 가끔 보는 광경이기도 하답니다. 아직도 동심을 잃지 않은 어른들이 스스로 자발적으로 아이들을 위해 행사하는 일 말입니다. 아무 목적없이 그저 순수한 마음으로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는 사람들이 은연 중에 있어 참 반갑고 고맙기도 하답니다. 한국 같았으면 부끄러워서라도 앞에 나서지 못할 것 같은데, 우리 마을에서 만난 어른들은 그런 것이 없었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도서관에서 노래와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학교로 직접 찾아가 노래해주는 사람도 있고, 자기 밭으로 불러 채소이야기와 함께 놀아주는 아저씨도 있고요...... 그러고 보면 스페인 사람들이 아이들과 놀아주는 방식은 참 다양합니다. 스페인 발렌시아주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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