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뜸한 일기/자연 156

스페인 고산, 꽃보다 고양이~

해발 1,200m......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별 것인 스페인 해발 고도입니다. 제가 블로그와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많은 분들께 이 고산 날씨를 설명해드렸습니다. 그런데 또 많은 분들이 이 날씨를 한국의 평범한 날씨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설명해도 다들 체감하지 못하시니 한국 날씨와 비슷하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사실은 한국의 기후와는 천지차이인데 말입니다. 일단, 지중해 연안보다 10에서 15도가량이 낮은 온도이며, 밤과 낮의 기온차가 아주 높습니다. 여름에는 스페인 지중해성 기후대의 지역과 비슷하게 작물이 다 말라버리는 특징이 있답니다. 밀과 보리가 여름이면 다 익어 말라버리지요. 도로 가의 풀도 다 말라버려 황량한 느낌이 드는 곳입니다. 고산도 하늘과 가까워 그런지 비가 ..

뒤늦게 찾아온 스페인 고산의 봄, 야생 꽃들판의 아이들

이제 여름이 곧 다가올 시점인데,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는 봄이 활짝 만개한 느낌이랍니다. 아직도 그늘에 서면 서늘한 기운이 남아 좀 춥기도 하지만, 양지는 햇살 가득, 아름다운 꽃과 풀, 작물이 자라나고 있지요. 요즘은 개양귀비꽃, 노란 야생 갓꽃(혹은 겨자꽃), 데이지꽃 등이 활짝 피어나 장관을 이루고 있답니다. 야생으로 펼쳐진 꽃밭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아이들 등하교 할 때마다 지나치는 들판에 감탄의 환호를 지르기도 한답니다. 다~ 보여드릴 수 없어 너무너무 안타깝지만, 요즘 찍어놓은 사진으로 그 분위기 한 번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 아이들 데려오면서 잠시 차에서 내려 이 노란 꽃밭에 들어가 놀아봅니다. ^^ 굉장히 넓게 펼쳐진 야생의 꽃들판이 사진에 다~ 담기지 않았지만 그래도 파란 하늘..

꼬물이 나들이

어미냥이 꼬물이를 데리고 집 앞마당에 나타났어요. 약 2주 정도 된 새끼냥인데 얼마나 귀여운지 몰라요. 지금 잘 걷지도 못하는데 우리 집 장작 창고에서 여기까지 걸어왔어요. 그래 봤자 10미터 정도 될까요? 그래도 어미 따라온 게 얼마나 대단한지! 너무 대견해 보였답니다. 참고로 우리 집 고양이들은 밖에서 자라는 자유냥이랍니다. 장작 창고에 바구니와 먹거리가 있어요. 이번에 태어난 새끼냥~! 아이들이 이름을 한밤이라고 지었어요. 그런데 매번 이름이 바뀌곤 한답니다. 너무나 작은 녀석인데 다리를 후덜덜 떨면서 어미를 따라왔더라고요. 얼마나 느린지 걷다가 멈추기를 여러 번 반복했는데 어미냥들은 기다려주더라고요. 참고로 어미냥이 하나인데 할머니냥까지 보살피고 있어 복수형으로 써봤어요. 모르디라는 줄무늬 고양이..

스페인 고산, 한밤에 내린 우박, 아침에 나가보니...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날씨는 참 변화무쌍합니다. 대체로 건조하고 추운 기후이지만, 하늘과 가까워 그런지 가끔 우박과 소나기가 내립니다. 특히 갑작스러운 우박은 이곳의 전형적인 모습이기도 하지요. 오죽 그랬으면 산 후안 성자의 날에 이곳 주민들은 소원을 비는 민간요법(?)인 행위도 한답니다. 예를 들면 새벽에 일어나 발코니에서 와인 세 잔을 올려 축복하는 일(?)... 자세히는 모르지만 알게 모르게 농가마다 전해지는 작은 이벤트가 있는 듯합니다. 이번 우박은 봄에 찾아온 갑작스러운 우박이라 좀 당황했답니다. 보통은 여름에 찾아오는데...... 어쨌거나 어젯밤 잠자리에서 듣는 천둥 번개 우박 소리에 아무것도 못하고 그냥 겸허히 자연의 경고를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나가 보니...... 애지..

스페인 고산 우리 집 뒷산 산책

스페인 고산은 아직도 쌀쌀한 날입니다. 한국보다 봄이 일찍 오는 듯했는데, 온도가 멈춰버리고 말았어요. 2월에 15도 정도 올라 봄이 벌써 오네~ 반가워했는데 이 온도가 지금 4월에도 어딜 가지 않네요. 그래서 그런지 모든 게 늦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며칠 내내 비가 내려 화려한 꽃을 자랑하던 체리나무는 벌써 꽃잎이 지고 없답니다. 올해 비 때문에 체리가 열리지 않는 건 아닌가 걱정이 들기도 해요. 작년에는 체리가 몇 개밖에 달리지 않아 참 섭섭했거든요. 마침 오늘은 비가 멈춰, 뒷산 산책을 했어요. 쌀쌀한 고산의 바람이 막~ 머리카락을 헝클어줬어요. 진짜 바람 센 곳입니다. 그래서 고개를 떨구니...... 이렇게 바위에 꽃들이 새겨져 있더라고요. ^^ 사실, 꽃이 아니라 이끼이죠? 그런데 꽃에 ..

스페인 고산, 비 온 후 신비한 아침 풍경...

아직도 쌀쌀한 스페인 고산의 날씨이지만, 비 온 후 자연은 더 푸르게 변해갑니다. 오늘은 간단하게 아침에 찍은 풍경 사진 몇 장을 올려보겠습니다. ^^ 주전자 화분에서 자라고 있는 다육이, 보통 겨울에는 말라있다가, 봄에 다시 싹을 틔우더라고요. 온통 물기 머금은 아침 마당...... 추운 고산에서 여전히 잎을 성장시키지 못하고 있는 들깨...... 용써도 자라지 않는 이 작은 잎들..... 😅 카렌듈라 꽃의 싹도 나고 있어요. 작년 아름답게 화단을 장식하던 녀석들이 다시 태어나는 순간. 꽃이 필락말락, 붓꽃은 열심히~ 쑥쑥~ 대를 올리고 있어요. 마당에 웬 잡동사니가 이렇게 많은지...... 자꾸만 늘어가는 잡동사니들도 비에 흠뻑 젖었어요. 이게 다 남편이 수제 맥주 담근다고 벌린 일들...... 😅 ..

안개 낀 스페인 고산, 요즘 파릇한 모습이 좋다 (feat. 들깨)

요즘 안개가 일주일 내내 가시질 않는다. 부슬부슬 내리락 말락 하는 비와, 깊게 깊숙이 넓게 퍼지는 안개가 가득한 날이다. 아침에 일어나 덧문을 열면 물기 머금은 세상이 우릴 맞이한다. 하루가 다르게 푸르게 변하는 모습이다. 안개가 저 언덕에서 조용히 찾아와 깊게 퍼지는 아침이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봄은 항상 이렇다. 내릴 둥 말 둥 한 비...... '4월에는 비가 적게 내리지만 1년 버티기에는 충분한 양이다', 라는 발렌시아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듯이, 이 4월의 비는 자라나는 식물에게는 생명의 비다. 물기 머금고 생명의 씨를 틔우는 식물이 아름답다. 빛이 없으니 좀 어둡지만 포근한 느낌이다. 요즘 민들레 잎을 따다가 샐러드도 해 먹고, 고추장 양념해서 무쳐도 먹는데 잠은 계속 쏟..

날 좋은 날, 화분에 고양이 폈어요~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는 요즘 계속 비가 내렸어요. 그런데 오늘은 잠깐 멈추고 짜잔~ 해가 방긋 인사했답니다. 요즘은 식물을 큰 화분에 옮겨 심는 일이 한창이랍니다. 어제는 들깨를 큰 화분에 옮겨 심었고...... 오늘은 그 화분에 거름을 줬어요. 그런데 저기~~~ 실파 뒤쪽 화분에서 꼼지락 거림이 느껴져 가봤어요. 그랬더니 우리 집 티그레사가 화분 속에 저렇게 둥지를 틀고 있었어요. "뭘 본다냥?! 이런 거 처음이다냥?" 이상한 눈으로 절 쳐다보는 티그레사~ 😂😂😂 화분에 고양이가 폈어요!!! 올해는 무슨 꽃을 심을까? 고민했는데 티그레사가 그럽니다. "올해는 냥이꽃이다냥~!" 여러분~ 오늘도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Copyrightⓒ산들무지개 all rights reserved 산들무지개의..

스페인 고산에 한국인이 살면 생기는 봄 텃밭

아침에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우리 마을 가게 앞 상추 모종이 방긋하고 인사하듯 눈에 들어왔다. 얏호~! 드디어 모종이 나타났다! 반가운 마음에 차를 후다닥 세우고, 누가 싹쓸이라도 할까 봐 바로 가게 앞으로 달려갔다. (나는 왜 이런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거는 걸까?) 마음 같아서는 모종판을 다 사고 싶었으나...... 우리 집 텃밭은 그 모종을 다 받아들일 면적이 부족해 겸손하기로 했다. '15포기만 사야지~!' 우리가 사는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평야의 날씨는 참 이상하다. 아니, 한국의 온화한 온대성 기후와 비교하면 이상한 날씨라는 뜻이다. 따지고 보면 이곳에서는 지극히 정상적인 계절과 날씨일 터니...... 봄이 와도 그렇게 온도가 높게 올라가지 않고 여전히 추..

요즘 우리 집 봄 기운 활짝~ 양 떼가 노리는 내 화단

이제부터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라몬 아저씨가 양 떼를 데리고 목초지를 찾아 봄바람 난 듯 이리저리 헤집고 다닌다. 풀 만난 양들은 녹색에 눈이 멀어 얼마나 빠르게 이동하는지, 라몬 아저씨는 뒤에서 허둥지둥 양 떼를 쫓아 달려야만 한다고 한다. "쉴 틈 없이 얼마나 정신없이 달렸는지......! 내가 앞에 갈 여유를 주지 않아, 언제나 뒤에서 허둥대는 게 요즘 내 몫이야."세상에! 따뜻한 봄 기운 맞은 새싹 솟아오르는 풀에 양들이 얼마나 정신이 없는지......! 겨우내 잃은 입맛이 되살아나 야외에서 이동만~하면 녹색에 눈이 홰엑~ 뒤집어져 닥치는 대로 먹는다. 그러니 요즘 정신을 바짝 차리고 양이 오는 방울 소리가 들리면 정신없이 후다닥 밖으로 뛰어나가야만 한다. 우리 집 화단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건..

자연의 경이로운 말벌집

밖에 나갔다 온 산똘님이 무엇인가를 들고 왔습니다. 자연공원 사무실에서 일하는 환경교육사이자, 테크닉 요원인 남편은 자연에서 흔적을 남기는 것들을 종종 가져와 사무실에 전시하기도 합니다. 어떤 때는 산에서 발견한 산양의 뿔을 가져와 싹~ 씻어 전시 요량으로 깨끗이 청소한 적도 있고요, 어떤 때는 그 징그러운 뱀의 허물을 가져와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사무실로 가져간 때도 있었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만지면 부서질 것 같은 항아리 같은 벌집을 가져왔더라고요. 자세히 보니 무슨 천을 감싼 아주 신비로운 말벌집이었어요. 이 말벌집은 1년 살이, 유럽 말벌이 살다 버린(?) 벌집이라고 하네요. 요즘 아시아에서 온 아시아 말벌이 공격적으로 꿀벌을 잡아먹는다고 해서 참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유럽 말..

스페인 고산, 2월 말 요즘 풍경

여러분~ 안녕하세요? 코로나로 1년 넘게 많은 분들이 사회적 안전 지침으로 지쳐있는 2월입니다. 저도 그렇답니다. 타인과의 접촉을 최대한 피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오랫동안 하다 보니 많은 이들을 만나고 싶고, 함께 식사도 하고 싶어 지는 날들입니다. 우리 시댁 시부모님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하시며, '어서 백신 주사를 맞고 싶다'라고 하소연하십니다. 정말 우리 가족은 엄격하게 사회적 방침을 스스로 지켜온 사례입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 싶다가도 잘하고 있다~ 다시 마음으로 추스리기도 합니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우리 마을에서는 이미 코로나 예방 접종을 시작했는데요, 일단 90세 이상부터 시작하고, 이번 주는 80세 이상 어르신들의 스케쥴이 잡혀 있더라고요. 덕분에 스페인은 코로나 확진자..

스페인 고산의 겨울 샘물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 지난번 내린 눈은 폭설이라고 대대적인 일기예보가 있었어요. 그런데 저에게는 여기서 살면서 본, 두-세 번째로 큰 눈이었답니다. 가장 큰 눈은 쌍둥이 아이들이 아장아장 걷던 때였죠. 진짜 어마어마한 폭설에 나무가 설해를 입어 뚝뚝 부러져버린 거예요!!! 숲이 전부 다 초토화가 될 정도로 큰 눈이었답니다. 이번에는 운이 좋아 50cm 정도밖에 쌓이지 않아 정말 다행이었어요. 어제는 아침에 비가 잠깐 왔는데 그야말로 눈이 다 녹을 정도로 이제 정상에 가까워졌답니다. 눈이 오면 좋은 게 겨우내 얼어붙은 땅에 눈이 천천히 녹아들면서 스펀지처럼 부풀어 오른다는 거예요. 물을 머금은 땅은 봄에 활기차게 싹을 틔우는 식물에게 참 좋은 징조랍니다. 마을 사람들도 이 겨울 눈을 얼..

스페인 고산의 폭설, 고립에서 길이 열리기까지..

여러분~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 식구들은 대설주의보로 약 4일 동안 고립되어 지냈답니다. 이제는 길이 뚫려 무사히 마을과 학교에 갈 수 있지만요, 아직도 길은 얼어붙고 눈은 녹지 않아 좀 고생하고 있답니다. 눈 온 후에는 항상 한파도 같이 닥치기 때문에 날이 어두워질 때는 보일러의 물을 싹 빼고 얼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답니다. 그러면 그동안 있었던 일들, 한 번 풀어볼게요~ 눈이 내린다고 한 첫째날에는 오후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했어요. 천천히 내리기 시작하던 눈이 갑자기 속도를 붙여 빠르게 내리기 시작했죠. 이날은 아이들이 학교에 등교했던 터라 급하게 아이들 데리러 가지 않으면 안 됐답니다. 혹시 길이 끊겨 집에 오지 못하면 어쩌나 싶어서 말이지요. 둘째 날은..

스페인 시골 생활 거의 12년 차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 이곳에서 아이들이 태어나고 자라서 마치 시골에서 평생을 산 느낌이 듭니다. 😳 그런데 오늘 산책하다 보니 저도 시골 생활이 겨우(?) 12년밖에 되지 않는다는 걸 알았네요. 물론 집수리할 때는 도시를 오가며 생활했기에 일상적인 시골 생활은 아니었지요. 잔잔하게 산책하다 보니,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속담이 생각났어요. 제게 시골 생활 10년은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가, 곰곰이 생각하게 되었죠. 제가 사는 스페인 고산은 아직 10년이 지났지만, 강산은 변하지 않았어요. 단지, 트러플 농사가 잘되는지, 이베리아 참나무가 자라는 곳, 곳곳에 철망을 놓아 옛날보다 더 풍경은 나빠졌답니다. 자연스러움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인데 철망을 둘러싼 자연은 좀 보기 흉하죠. 하지만 농가 ..

스페인 발렌시아 철새 조류 연구자와 보낸 하루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 살면서 우리 가족은 자연스럽게 자연과 동물, 생태환경에 대해 깊게 생각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스페인 사람인 남편도 자연공원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항상 생물학자, 환경보호가,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연락을 취하며 이런저런 정보를 교환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런 환경 덕분에 우리 집 큰아이도 새 관찰을 시작한 것일지도 모른답니다. 그런데 이번에 조류 연구자인 친구가 발렌시아 알부페라 호수에서 새 동향을 살피기 위한 발찌 채우기를 한다며 우리 가족을 초대했답니다. 이런 기회가 흔하지 않아 다섯 식구 모두~ 어떻게 새 발찌를 채우고 관리하는지 관찰하러 가기로 했답니다. 다음은 관련 글입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새 관찰하던 순간을 기록해 놓은 포스팅입니다. ^^ 2014/10/..

겨울 향해 가고 있는 스페인 고산의 요즘 풍경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 날씨가 무척 쌀쌀하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낮은 점점 짧아지고 스산한 겨울바람이 차갑게 우리 마음을 훑고 지나가죠. 뒷동산은 거센 바람에 짓눌린 억세풀이 마지막 흔적을 남기듯 동면에 들어간 것 같았어요. 따뜻한 봄이 오면 다시 파릇파릇 고개 올려 자라나리라 다짐하듯 말입니다. 뒷동산으로 일몰하는 태양을 바라보니 태양도 후다닥 겨울에 놀라 달아나는 것 같았어요. 그러니 낮이 점점 짧아지지...... 요즘 추운 계절 자꾸 안으로만 들어가려고 하지 누가 밖에 나가 고생한단 말이에요? 하는 듯싶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고산평야는 여전히 길게 늘어지는 햇살을 받고 장엄하게 펼쳐져 있어요. 마른 엉겅퀴풀도 박제된 스페인 고산평야. 그런데 요 녀석들 죽고 나면 이상하게도 근처에 카르도 버..

스페인 폭우, 우리가 사는 고산에 성큼 다가 온 겨울 풍경

스페인은 폭우로 요 며칠 매우 큰 재앙을 맞았답니다. 다행히도 우리가 사는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에는 다른 해와 달리 그렇게 심한 폭우가 내리질 않았습니다. 하지만 발렌시아 지중해 연안에 사는 친구들 경험담을 들어보니 정말 상당한 비가 내렸더라고요. 3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한 해에 내릴 양보다 더 많이 내리는 곳이 스페인이지요, 그래서 그런지 발렌시아 음유시인 라이몬도 이런 소릴 했어요. "우리나라는 비도 내리는 법을 잘 몰라요.적게 내리면 너무 적게 내리고한번 많이 내리면 너무 많이 내린다고요." 어떻게 보면 한국도 그런 것 같기도 한데, 한국보다 더 과장되게 내리는 곳이 이곳이 아닌가 싶어요. 건조한 지중해 기후에 비가 적절히 잘 내려주면 좋으련만 정말 열정적으로 내리다가 마는..... 에헴..

쓸쓸한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는 시간

요즘 아침에 아이들을 학교 보낼 때 제일 먼저 찾는 게 마스크가 됐어요.스페인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가 멀다고 기록을 세우고 있답니다. ㅠㅠ정말 왜 이 정도까지 왔는지 저도 알 수가 없네요.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서는 아직 코로나 여파가 없답니다. 단지, 확진자가 점점 가까운 곳에서 발생하고 지인 중 아는 사람들이 코로나에 걸렸다는 소식을 간혹 듣고 있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정말 시대상이 우울합니다.오늘은 하루 확진자가 2만 5천 명이 넘는 기록을 세웠고요. ㅠㅠ 가을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올해는 그냥 가는 듯합니다. 여름에 비도 적게 와 흉년에다 가을에는 버섯도 나지 않았답니다. 보통 때 같으면 버섯 산행하러 숲이며 들로 찾으러 나섰을 텐데 말이지요. 그렇게 써머 타임도 해제되고 ..

스페인 고산, 아이들이 사냥꾼에게 남긴 메시지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는 여전히 동화가 존재하는 듯합니다. 동화 속에서나 보는 양 떼며, 양치기, 사냥꾼, 포수가 이곳에서 존재하기 때문이지요. 한국도 마찬가지겠지만, 스페인에서도 철 되면 사냥이 가능한 사냥 기간이 다가옵니다. 아무나 사냥할 수 없고요, 사냥 허가증과 (사냥용) 총기 허가증(실명제) 등이 있어야 가능하답니다. 요즘 사냥 기간이라서 우리 집 근처의 들판이며, 숲에서 총소리가 뻥뻥 울려 퍼집니다. 들에서는 새를 잡기 위해, 숲에서는 멧돼지며 토끼, 산양 등을 잡기 위해 총을 쏩니다. 그러니 평화로운 정적이 흐르다가도 총이 뻥뻥 울려 퍼질 때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기도 한답니다. 사람에게도 총소리 충격이 이렇게 큰데, 숲에 사는 동물들은 이 총소리 때문에 사는 게 참 괴로울 거예요. ..

저녁에 갑자기 쏟아져 내린 스페인 고산의 우박

2개월 내내 비가 올뚱말뚱하더니...... 어제저녁에 갑자기 하늘에서 천둥 번개 동반한 우박이 내리기 시작했답니다. 우와~!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날씨는 정말 변화무쌍합니다. 올여름에는 진짜 끈질기게 비가 내려주지 않아 모든 게 말라 죽는 듯하더니 어제는 비가 한두 방울 떨어지더니 갑자기 우박이 우두두 소리를 내면서 떨어지는 겁니다. 한국에서는 유난히 올여름 태풍 소식이 많아 걱정을 많이 했는데... 스페인 고산에서는 비가 전혀 오지 않아 또 걱정했답니다. (그나저나 태풍 '마이삭' 소식에 저도 걱정이네요. 모두들 무탈하시죠?) 해가 지고 갑자기 구름이 몰려오더니 이렇게 우박이 한차례 떨어진 후, 큰 빗방울이 뚝뚝 떨어져 홍수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하늘에서는 번개가 그칠 줄 모르고요. ..

가을이 벌써 온 듯한 스페인 고산의 요즘 풍경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 가족은 요즘 산행을 자주 한답니다. 아시다시피 산똘님이 자연공원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자연학습이 있는 날에는 언제나 이 기회를 이용한답니다. 게다가 산똘님이 피레네산맥에서 1박 2일 비박하자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저 같은 경우에는 체력 향상을 위해 더 산행을 자주 하게 되었지요. 😅 이번이 마지막 여름 방학 자연학습이었는데......어쩐지 가을 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기더라고요. 사실 여기는 해발 1,200미터라 지금 기온이 상당히 뚝 떨어져 진짜 쌀쌀한 정도로 추워졌답니다. 하지만, 고산의 여름이 너무나 잔혹하게 건조하고 뜨거워 대지의 풀과 꽃이 마른 것이랍니다. (가을 추위에 잎이 누렇게 변한 게 아님을 알려드립니다)자, 그럼 우리 가족과 함께 자연..

시골 고양이가 아이에게 고맙다며 가져온 이것, "아이 식겁"

해발 1200미터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에서는 고양이를 키우고 있답니다. 많은 분이 왜 강아지를 키우지 않아요? 하고 물어보시는데...... 사실은 강아지는 손이 많이 가고, 또 여행을 좋아하는 우리 가족에게는 강아지를 맡아 키워줄 사람을 찾는 일이 여간 쉽지 않아 강아지는 키우지 않고 있답니다. 대신, 자유롭고 독립적인 고양이를 키우고 있어요. 음식만 잘 챙겨주면 며칠 외출하고 와도 알아서 잘 지내 참 다행이랍니다. 언뜻 보기에는 고양이를 방치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절대 방치하는 게 아니랍니다. 시골 고양이 대부분이 자유롭게 오가는 환경이라 이왕 시골 사는 것이라면 야생 본능을 키우며 사는 게 맞는 것 같아 풀어놓고(?) 자유롭게 키우고 있답니다. 그래서 오는 단점이라면 단점...... 오..

스페인 코로나 재확산 위기 중 여름 숲속 산책

여러분~! 안녕하세요? 한국에는 지금 물난리로 많은 피해가 났다고 뉴스에서 들려오네요. 아무쪼록 큰 피해가 없기를 바라면서 스페인에서 소식 전해드릴게요. 스페인은 뉴스에서 보셨듯이 프랑스, 독일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재확산세를 이루고 있답니다. 봉쇄령이 내려졌던 때와 달리 휴가철이라 다들 느슨해져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쓰기가 잘 지켜지고 있지 않답니다. 게다가 도시 사람들이 휴가철을 맞아 고향으로 내려가거나 여행을 떠나면서 더 확산세에 속도가 붙는 듯합니다. 여러 마을에서 축제를 금지하고 모임을 금지했음에도 타도시에서 온 무증상 감염자의 접촉으로 작은 마을에서도 확진자가 속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랍니다. 게다가 나이 어린 젊은이들의 확진 사례가 더 많아져 휴가철의 안전수칙이 더 필요해졌답니다. 스페..

스페인 고산의 요즘 날씨, 덥다! 더워!

여러분~! 안녕하세요?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평야 [참나무 집]의 산들무지개입니다. 요즘 한국에는 물난리가 났다고 뉴스에서 소식을 들었어요. 뉴스 화면에서 보니 과연 물이 많이 불어 다들 힘드시겠구나, 걱정이 되었답니다. 아무쪼록 큰 피해 없이 다들 무사히 이 물난리를 피해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런데 지구 반대편 스페인에서는 물을 전혀 볼 수 없는 가뭄으로 요즘 걱정이랍니다. 제가 사는 스페인 고산은...... 그늘 온도가 어제는 39도나 올라가 있더라고요. 밤낮 기온 차가 심해 밤에는 선선하고 좋은데 낮에는 뜨거운 태양과 사하라 사막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 대지가 바짝 말랐답니다. 거의 2달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아 깜짝 놀랐어요. 올봄에는 비가 정말 많이 내렸는데 이렇게 흔적 없이 건조해..

해발 1200m 곡식이 익어가는 스페인 고산의 초여름 풍경과 텃밭 개간

작년 한국 가족 여행을 하면서 약 두 달 반 동안 텃밭이 방치돼 이웃에게 운영하라고 바통을 넘긴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샘이 있는 텃밭은 없고...... 우리 집 뒷마당의 아주 오래 방치된 밭을 개간하여 텃밭으로 사용하기로 했답니다. 지금 뭘 심기에는 너무 늦었지만, 그래도 늦어도 시작하면 뭐라도 될 것 같아 텃밭을 개간해봅니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초여름은 아주 뜨겁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늘은 무지 서늘하지요. ^^; 남편과 둘이서 수년 동안 방치된 밭을 농기계로 돌리고, 돌을 치우면서 개간을 했습니다. 닭장에 있는 거름도 모조리 가져와 오래된 점토질 토양과 섞어줬답니다. 여러분은 어릴 때 찰흙으로 무엇인가를 만든 적 있죠? 그 찰흙이 굳으면 얼마나 딱딱한지 아실 거예요. 그것..

어미냥이 4종 세트 새끼 고양이 데리고 우리 집에 놀러왔어요!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 집] 고양이들은 자연에서 자유롭게 지내는 자유냥이랍니다. 도시에 살 때는 집에서 고양이를 키웠는데 시골에 오니 자연스럽게 밖에 내놓고 키우게 되더라고요. 게다가 남편이 고양이 털 알레르기로 고생을 너무 심하게 해서 어쩔 수 없이 또 야외에서 키우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야외에서 키운다고 고양이가 도망가지는 않는답니다. 매번 먹이 주고, 귀 청소 해주고 다쳤을 때는 치료도 해주며 그렇게 키우고 있답니다. 그럼 우리 집고양이들이 사는 곳은 어디냐고요? 바로 닭장 옆 장작 창고랍니다. 그곳에 포근한 보금자리를 마련해놓고 고양이들은 자유롭게 오가며 지내고 있답니다. 그런데 한 달 전 새끼 고양이가 네 마리나 태어났답니다.이번에도 고양이 입양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나 언제까지 ..

스페인에서는 양 떼가 목초지 이동 중 양이 새끼를 낳으면 어떻게 할까?

양이 무리와 함께 이동하다 목초지 길에서 새끼를 낳으면 어떻게 할까요? 저 푸른 초원 위, 그림 같은 집을 짓고가 아니라, 그림 같은 집이 있고......그 옆 목초지에는 유유히 양 떼가 풀을 뜯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런 풍경은 누구나 한번은 TV 다큐멘터리나 영화, 혹은 잡지, 소설 속에서 접했을 풍경입니다. 양치기는 나무 그늘에 누워 유유히 떠가는 구름을 지켜본다거나, 챙이 넓은 모자로 얼굴 덮고 한가하게 낮잠 자는 모습, 여러분은 정말 쉽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참 세상 평화로운 풍경이죠? 생각할 시간이 많아 그런지 제가 사는 스페인 고산 사람들도 양치기를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더라고요. 실제로 우리 마을 양치기 중 한 명인 라몬 아저씨도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는지.....

요즘 시국에 세상과 떨어진 듯한 눈 부신 스페인 고산의 봄, 그리고 아이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는 드디어 꽃이 만발하고 온몸을 펴고 나들이할 수 있는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그동안 비도 많이 내리고 은근히 추워 돌아다닐 수가 없었는데요, 코로나19에, 스페인 봉쇄령에 더 우울하여 외출도 할 수 없었지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날씨가 좋아지니 조금씩 얼어붙었던 마음도 열리고, 새로운 자연의 기운에 우리 가족의 생기도 활짝 열리는 듯합니다. 아쉽게도 이 시국에 여행할 수는 없지만, 지금 우리가 사는 비스타베야 평원은 이 시기가 가장 방문하기에 좋은 시기이랍니다. 바로 꽃이 만발하는 평원이 활짝 반기는 시즌이거든요!!! 그러면 여러분께 사진으로나마 이 풍경 보여드릴게요. 제 책 표지에 있던 꽃밭 사진 기억하실지 모르겠어요. 이제는 아이들이 이렇게 커서 좀 새로운 분위기가..

후다닥 지나가는 달, 2월에 아이들과 한 주말 산책

2월은 정말 빨리도 지나가는 듯합니다. 세월이 금방 지나가는 건 바쁘게 살았다는 증거일 수도 있고......아니면 정말로 빨리 지나갔다는 거겠죠.....^^스페인, 제가 사는 곳의 2월은 날씨가 따뜻합니다. 아랫마을에는 한국의 매화와 비슷한 아몬드나무꽃이 한창 피었고요.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은 봄이 온 듯하면서도 매년 폭설이 4월에 내리니 이런 기운에 속으면 안 된답니다. 주말에는 자연공원에서 근무하는 아빠를 보기 위해 우리 네 모녀는 가끔 자연공원에 들른답니다. 아빠 덕분에 강제 산책도 하고, 산행도 하는 느낌이지만, 항상 자연에 나가면 기분이 좋아지는 건 사실이지요. 페냐골로사(Penyagolosa) 자연공원에 방문하면 제일 먼저 볼 수 있는 게 산 조안 데 페냐골로사(San Joan d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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