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뜸한 일기/자연 161

8개월의 기다림, 집에서 직접 재배한 느타리버섯

작년 10월 중순, 우리 부부는 집에서도 버섯 재배가 가능한지 실험하기 위해 씨균(종균)을 온라인으로 샀습니다.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은 트러플(truffle)이라는 땅속에서 자라는 서양 송로버섯으로 참 유명한 곳이지요. (하지만 직접 집에서 버섯을 기르기에는 참 손이 많이 가는지라, 땅속에서 나는 버섯을 기르는 게 훨씬 쉬워 보입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버섯은 아이들에게도 참 좋은 산교육이 될 수 있어서 한번 길러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가을 숲속에서는 한창 버섯이 나던 시기였는데, 우리는 버섯이 자라는 생태를 직접 보고 체험하기 위해 한번 도전해봤습니다. 우리가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버섯으로 표고버섯과 느타리버섯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문하여 보니, 표고버섯은 물만 주면 되는 아주 ..

뱀보다 더 무서운 스페인 고산의 양 떼?

날씨도 좋고, 비도 자주 와 풀도 많이 자랐겠다...... 요즘 모든 것이 넉넉한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입니다. 이미 지난번 포스팅을 읽으신 독자님들은 아시겠지만, 요즘 꽃과 풀, 새, 곤충들이 많아 우리의 고산 풍경이 아주 풍성하고 꽉 차 보입니다. 뜨거운 여름이 오면 모든 것이 바짝 말라버리니, 오기 전에 어서 이 풍경을 마음껏 즐겨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무서운 동물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 집 근처의 뱀입니다. 샘가의 물뱀은 독이 없어 그렇게 불안하지는 않지만, 집 근처에 서식하는 뱀은 독한 독을 지니고 있어 항상 경계해야 할 대상이랍니다. 다행히 아직 뱀에게 당해본 적이 없고, 게다가 뱀은 인간을 보면 금방 도망가 버리니, 일상에서 부딪친 부분은 없답니다. 뱀에게 물리면 해야 할 ..

강렬한 꽃들이 빛나는 스페인 고산평야의 들판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날씨가 요즘은 참 좋습니다. 6월의 스페인 고산평야는 이곳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기가 아닌가 싶답니다. 한국에 사는 친구들이 놀러 온다고 하면 계속 6월에 오라고 고집하는 이유도 이 아름다운 모습을 꼭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랍니다. 날씨도 선선하고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으니 얼마나 포근하고 좋아요? 게다가 아름답고도 환상적인 꽃들이 만개하고 있으니 이 또한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좋아할 것으로 생각했지요. 빨랑 놀러와~ 하고 말해도 6월에는 일이 있어 쉽게 휴가를 낼 수 없다네요. 아무튼, 제가 꼭 보여드리고 싶은 스페인 고산의 모습을 여러분께도 보여드릴게요. ^^ 아이들과 들판에 나갔더니 이렇게 지는 꽃이 있었고, 또 피는 꽃이 있었습니다. 지는 꽃은 홀씨를 만들어 하늘..

아이들과 함께 가꾼 6월 우리 집 텃밭

6월 중순, 또 싱싱한 세계로 한 발짝 더 나아가고 있습니다. 녹음이 무척 짙어지는 요즘입니다. 한국은 벌써 무더위로 고생한다는데,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평야는 이제야 추위가 완전히 물러나고 슬슬 더위가 바짝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6월의 우리 집 텃밭도 활력을 받아 조금씩 채소가 성장의 폭을 넓혔습니다. ^^ 우리 집 텃밭의 샘에서 본 고산평야의 풍경이지요. 샘이 있으니 구유가 있고, 구유가 있으니 채소에 물을 댈 수 있는 수조도 있습니다. [참나무집] 가족에게는 아주 전형적인 일상인데 여러분께는 상당히 이국적인 풍경이지요? 양치기 아저씨가 양 떼를 몰고 가는 풍경, 참 평화롭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고산에 몇 주 전부터 계속~ 비가 왔기 때문에 이렇게 자잘한 풀들이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요즘 ..

요즘 정말 아름다운 스페인 고산의 꽃이 있는 풍경

어제오늘 비가 엄청나게 많이 내렸습니다. 밤에 세차게 쏟아지는 빗소리 때문에 잠에서 펄떡 깨어날 정도로 그렇게 거센 비가 내렸지 뭐에요? 한국에서도 요즘 비가 자주 내린다고 하는데 여기는 일주일 정도 더 비가 내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일기예보가 요즘 딱 들어맞아서 참 신기하기도 합니다. 그러나저러나 지난번에 약속해드린 것처럼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꽃이 만발한 풍경을 보여드리도록 할게요. ^^ 기쁜 마음으로 준비했으니 자연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즐기시길 바랍니다. 비가 그친 틈을 타서 재빨리 나가 사진도 찍고 버섯도 채취하고 그렇게 기회가 닿을 때마다 이 봄을 놓치지 않는 마음으로 사진으로 한번 담아봤습니다. 여러분도 함께 이곳에서 산책하는 기분으로 감상해주시면 아주~ 아주~ 고맙겠습니다. ^^ ..

우리 집 암고양이는 왜 몰래 새끼를 낳았을까?

우리 집 고양이 볼리따가 혼자 몰래 새끼를 낳아 길러서 저에게 데리고 왔습니다. 아직 어린 고양이라 배가 그렇게 부르지도 않았는데, 벌써 새끼를 낳아 막 태어난 꼬물이도 아닌, 어느 정도 자란 애기들을 데리고 왔습니다. 아~! 어쩌다가 혼자 몰래 새끼를 낳았을까요? 처음에는 절 믿지 못해 집 나가 몰래 새끼를 낳은 줄 알고 섭섭했답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보니 생각이 좀 바뀌었습니다. 참고로 우리 집은 고양이를 집안에서 키우지 않고 밖에서 키운답니다. 남편이 고양이털 알레르기가 있어 집안에서 키울 수 없을뿐더러,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자연에서 사는 우리로서는 동물들에게도 가둬 키우는 것보다 풀어서 자유롭게 키우는 게 더 좋을 듯했습니다. 그래서 고양이를 자연에서 놓아두고 키우고 있지요. 그래서..

텃밭의 첫 즐거움을 준 얼갈이배추 수확!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날씨는 여전히 선선하답니다. ^^ 다른 곳과는 다르게 온도가 그렇게 쉽게 올라가지 않네요. 오히려 선선하여 식물 성장이 참 느리답니다. 그런데도 우리 집 텃밭에서 저는 첫 수확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수확이라 하기에는 우스운 솎아주기였지만, 솎은 채소로 맛있는 음식도 해 먹으니 그야말로 첫 수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요즘에는 하루건너 하루 비가 오기 때문에 식물이 쑥쑥 성장할 것 같음에도 기온이 낮아 성장 속도는 정말 더디더라고요. 비 온 후, 나간 텃밭 풍경은 아직도 클 듯 말 듯 얼굴을 내미는 채소를 볼 수 있었습니다. 상추, 고추, 오이, 호박, 쌈 채소 등 우리 집 텃밭 작물은 여전히 이렇게 작습니다. ^^; 그런데 얼갈이배추는 우와~ 낮은 온도에서도 이렇게..

스페인 고산에 늦게 찾아온 봄, 반기는 꽃 행진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봄 풍경을 보여달라고 하신 독자분들을 위한 포스팅입니다. ^^*이곳은 지중해 연안보다 10도 정도가 낮은 기후로, 고산 특유의 추위와 날씨로 봄이 아주 천천히 찾아왔답니다. 다른 곳에서는 꽃이 지고, 이제 여름이 다가올 조짐을 보이는데,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은 이제야 봄꽃이 꽃을 피우며 향기를 전합니다. 봄은 늦었지만, 기다림에 보상이라도 하듯 반기면서 우리에게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요즘 날마다 비가 잠깐씩 내려주는 신기한 일도 벌어져 자라나는 식물에는 또 하나의 기쁜 봄이 되고 있습니다. 아침에 산책하러 나가면서 찍은 봄꽃과 오후 비 온 후 찍은 집 앞 풍경 사진 함께 구경해보시죠~~~ 스페인 고산에 살면서 야생 꽃에 대해 많이 관심이 가는데요..

드디어 텃밭 가동하는 스페인 고산의 봄

해발 1,200m 우리 가족이 사는 스페인 고산은 지중해 연안의 해변 도시보다 약 10도 정도가 낮습니다. 그래서 봄도 조금 늦게 찾아온답니다. 지금 막 싹이 트고 파릇파릇해졌다고나 할까요? ^^ 한국은 정말 화려하게 봄이 찾아오는데 이 스페인 고산은 아주 소소하게 작은 꽃에서부터 봄이 시작된답니다. 물론, 하얀색 체리꽃이 화려하게 듬성듬성 반기기도 하지만 말이지요. 이렇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혹독한 겨울은 결국 봄을 맞고 마네요. 역시, 계절의 순환은 진리입니다. ^^그래서 우리 가족도 텃밭으로 요즘 매일 향하고 있답니다. 텃밭! 겨우내 잊혔던 이 텃밭을 다시 풀 가동해야지요!!! 4월 중순부터 부지런히 오가면서 텃밭 관리에 들어갔는데, 아이들도 좀 커서 그런지 열심히 엄마를 도와주는 게 참 기특했습..

죽은 듯 늘어져 있던 고슴도치, 잠시 후 일어난 일

봄이 오는 소리가 어디선가 들리는 오후 저녁, 우리는 텃밭으로 향했습니다. 새싹이 움트는 소리가 들리는 듯 겨울바람도 조용해지며 그 소리에 귀 기울이는 듯했습니다. 이제 겨울은 달아나는 것일까요? 햇볕도 더 따스하고, 낮도 더 길어졌습니다. 봄에 심을 작물을 생각하면서 텃밭 가는 길 위, 우리는 우물가(?)에서 무엇인가를 발견했습니다. 사실은 샘가라고 해야 하는데, 우물처럼 물을 받아놓은 구유 통이 있기에 우물이라고 그냥 임의로 단어가 흘러나왔습니다. 동물에게는 분명 우물이 되는 것이니까요. 멀리서 봤을 때는 어떤 동물이 웅크리고 있는 듯했습니다. 가까이서 보니 정말 동물이었어요! 그런데 평소에 흔히 보지 못했던 동물인 고슴도치가 시련에 잠긴 듯 그렇게 세월 앞에서 축 늘어져 있었습니다. 어떤 사연이 있..

스페인 고산, 눈 때문에 4일째 고립 중인 우리집

여러분~!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우리는 아시다시피 눈이 펑펑 내려 [참나무집]에서만 갇혀 있었답니다. 작년에 비하면 이건 눈도 아니지만, 그래도 눈은 눈이라 제설차가 다녀가야만 했답니다. 이럴 줄 알고 미리 비상식량을 비축해놓아 우린 전혀 걱정 없이 4일을 잘 지냈답니다. 내일 무사히 길이 열리면 다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듯해요. (앗! 그럴 줄 알았다면 음식 사진도 많이 찍고 할 걸~ 하지만, 우리의 일상을 다 보여드릴 수는 없지요. ^^;) 그래도 눈이 내린 풍경은 사진으로 담아보았는데 한번 구경하실래요? 스페인에도 눈이 내린다고? 하면서 놀라시는 분이 계시는데, 제가 사는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서는 매년 눈이 내려준답니다. 지중해 연안보다 10~15도 정도..

스페인 고산에 내리는 눈, 걱정 반 설렘 반

아침에 눈이 왔다고 아이들은 옷을 입는 둥 마는 둥 서둘러 밖에 나갑니다. @.@!!! 우와~! 엄마, 눈이다! 눈!!! 정신없이 나간 아이들은 물론 엄마가 허락하지 않아 다시 들어와야만 했지만요, ^^ 아이들은 오랜만에 쌓인 눈에 기뻐서 함성을 질렀답니다. 하지만, 아이들 아빠인 산똘님은 걱정이 앞섰습니다. "일기 예보에 3일 더 이런 눈이 내린다고 하네~!" 아하! 그래서 어젯밤에 차를 가까운 포장도로(우리 집에서 700m 떨어진 곳) 옆에 주차하고 왔네요. 혹시 눈이 많이 내리더라도 제설차가 포장된 길은 열어주지 않겠느냐고...... ^^; 아침에 일어나 보니, 거짓말처럼 소복소복 함박눈이 쌓여가고 있었습니다. 이런 포근한 느낌의 눈 정말 좋죠? ^^제일 먼저 생각난 일이 "오~! 오늘은 오징어 썰..

퇴근 후 조금씩 나무해오는 남편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는 여전히 장작 뗄감을 사용하는 농가가 많습니다. 물론, 스페인에서도 외곽의 거주지나 별장 등에서는 여전히 벽난로를 사용하는 곳이 많답니다. 하지만, 모두가 장작을 마련하기 위해 나무하러 가지는 않는답니다. 대부분, 나무하는 농가에서 땔감을 사 오는 게 흔한 일상의 모습이지요. 하지만, 우리가 사는 [참나무집] 가족은 나무하러 가끔 산으로 간답니다. 우리 소유의 산이 없으니, 언제나 산림감시원의 허락이 떨어진 마른 나무만 잘라 장작을 사용할 수 있답니다. ^^ 그래서 대부분의 나무가 둘레가 크고 넓은 소나무가 많답니다. 작년에는 설해목(雪害木)이 많이 생겨, 이웃 아저씨네 나무를 정리하면서 굵은 참나무를 많이도 잘라 썼답니다.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가지가 부러진 나무가..

겨울만 되면 '세탁 고민'에 빠지는 스페인 고산

겨울은 누구에게나 험한(?) 계절입니다. 추워서, 꽁꽁 얼어서, 먹을 게 부족해서...... 동물들은 더 험한 겨울을 맞고 있겠죠? 그래서, 시골 사시는 분들은 더 이 계절에 대한 감성이 깨어날 것 같습니다. 역지사지가 되어 나도 모르게 동물 걱정하는 모습을 보면, 역시! 자연 안에 살아봐야 우리 인간이란 존재가 얼마나 작은 생태계의 한 부분이란 걸~ 실감할 수 있습니다. ^^ 예전에 어떤 분이 제게 용기(?)를 내라고 적어주신 댓글 하나가 떠오른답니다. "스페인 고산에서 고생이 많습니다. 항상 인내하시며 행복하게 그곳에서 오래 사세요~!" 라고...... 얼핏 듣기에는 참 좋은 말씀입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면, 삶을 누리는 자유는 나의 몫이고,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은 이 행복을 위해 '인내'라는 ..

스페인 고산의 월동준비, 온 가족 연중행사

요즘 낮이 점점 짧아지면서 해가 떠 있는 시간 동안 해야 할 일들이 너무 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 어쩐지 할 일은 많은데 시간은 부족하여 그 안에 모든 것을 해야 하기에 이렇게 블로그에 올릴 글도 촉박하게 시간을 내 쓰고 있네요. 그러나저러나 이 현상은 겨울이 다가온다는 징조이죠? 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려면, 역시나 월동준비를 해야 합니다. 요즘 같은 도시형 세상에서는 월동준비가 굳이 필요한 일은 아니지요? 한국에서는 김장이 그나마 월동준비에 해당하는 연중행사이지만,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에서는 이것저것 준비해야 할 일들이 많답니다. 무슨 일이냐고요? 많은 이야기를 이미 블로그에 써놓았기에 나중에 천천히 읽어보시길 바라고요, 그 많은 일 중 하나가 장작을 패고 말리는 일이랍니다. 왜..

비가 안 오면, 물값을 내야 하는 스페인 고산 생활

올해는 참 비가 적게 내렸습니다. 보통 이맘때면 폭우가 쏟아져 한바탕 피신을 해야 할 처지인데 말입니다. 올해는 오는 둥, 마는 둥, 산에는 버섯도 나지 않았고, 샘에는 물도 적게 흐르고 있습니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서의 계절은 비에 따라 구분되는 듯도 하는데...... 어찌 올해는 구분할 여지가 없습니다. 우리 [참나무집] 가족이 사는 스페인 고산의 농가에서는 대부분 빗물을 받아 생활합니다. 아니, 지금 어느 시대에 빗물을?! 하고 의문을 가지실 분도 있지만, 이곳의 전통적인 물 공급 방법은 이 "빗물 받아서 사용하기"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R자가 들어가는 달에만 빗물을 저수탱크에 받아 사용한다는 것이지요. 1월(Enero), 2월(Febrero), 3월(Marzo), 4월(Abril),..

고양이 장식품 속 진짜 고양이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 시골에 살면서 우리의 반려묘는 다 해방(?)이 되었습니다. 해방이라뇨? 도시에 있을 때는 집안에만 갇혀 살았는데요, 시골 오니 코를 킁킁거리면서 자연의 냄새를 맡는 고양이가 안쓰러워 그냥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그런데 고양이가 얼마나 자유롭게 잘 돌아다니던지......! 물론 첫해는 고양이가 집 나가 이틀 정도 들어오지 않은 경우도 있었답니다. 하지만, 잘 돌아와 준 고양이는 그 해부터 계속 자유로운 고양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우리 집고양이는 현재 9마리가 있습니다. 다~ 자유로운 고양이입니다. 제가 오히려 도움을 받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쥐로부터 닭 모이를 지켜주거나 근처의 뱀을 물어 없애는 등...... ⊙◈⊙ 아이들이 학교 가기 위해 부산히 일어나 아침 식사를 먹던 중이..

둥지에서 떨어진 새, 집에서 키울 수 있을까?

해발 1,200m의 스페인 비스타베야 마을 시청에 갔습니다. 아이들 여름 수영 강습에 등록하기 위해서이지요. 여름이라 그런지 상큼하고 발랄한 분위기가 풍기는 게 참 마을 골목을 들어서는 일이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골목에 들어서자마자 건물의 높은 둥지에서 떨어진 (유럽) 칼새(vencejo, Apus apus)를 보고야 말았습니다. 아직 날지 못하는 어린 새끼새가 날개를 퍼덕이면서 벽에 달라붙어 있더라고요. 언뜻 보아서 제비처럼 생겨 '이거 참 난감하네~'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왜냐하면, 제비는 땅에 내려앉으면 다시 날 수가 없는 것을 어디서 들어서 제비와 비슷한 칼새도 이곳에 그냥 두었다가는 고양이 먹잇감이 되고야 말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어미 새도 땅에 내려앉질 않기 때문에 먹이를 먹을 ..

스페인 고산의 자전거 산책, 화보가 따로 없구나!

여러분, 오늘도 잘 지내셨습니까?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 비스타베야 평야는 요즘 변화무쌍한 날씨 덕에 여름인지 가을인지 모를 그런 풍경을 자아내고 있답니다. 덥다가도 추워서 옷을 좀 더 입어야 하며, 하늘은 푸르다가도 갑자기 먹구름이 끼어 아주 신비로운 풍경을 연출한답니다. 게다가 요즘 아이들은 이미 여름방학을 맞아 매일 들로 산으로 쏘다니는 게 일이 되었습니다. 엄마가 그래서 더 바빠진 요즘입니다. ㅜㅜ 그래도 아이들과 즐겁게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지요? 아이들과 함께 자전거 산책을 한 풍경, 화보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오늘 여러분께 소개할게요. 하늘의 변덕이 우릴 도와 아름다운 모습이 나온 것 같아요. 자전거를 타고 가던 아이들은 잠시 멈추어 무엇인가를 발견하면 이렇게 관찰..

황금빛 물결 넘치는 스페인 고산의 밀밭

하늘은 파랗고 들판은 황금빛으로 물든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평야입니다. ^^*어제 카카오스토리 채널로 사진 두 장을 올렸었는데요, 많은 분께서 '힐링'의 기운을 받으시고 좋아해 주셨습니다. 제 마음이 아주 뿌듯하고 기뻤답니다. 사진 두 장이 이렇게 좋은 기운을 드릴 수 있어 말이지요. 높고 푸른 하늘에 풍덩 빠지신 분들께 오늘 더 빠져보시라고 몇 장 더 올릴게요. 게다가 그 사진을 못 보신 우리의 블로그 독자님께도 요즘 스페인 고산의 풍경을 선사하겠습니다.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 비스타베야 평야는 요즘 빈센트 반 고흐(Vincent Willem van Gogh)의 밀밭 풍경을 연상케 하는 아주 전원적인 모습으로 방문객을 매혹하고 있답니다. 며칠 후면 7월인데 이렇게 밀밭, 보리밭이 황..

지금 한창 아름다운 스페인 고산 풍경 (feat. 고양이와 아이들)

정말 또 오랜만에 포스팅을 올립니다. 한국에 다녀온 이후, 자꾸 글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사실 요즘 글이 뜸한 이유는 책 집필을 하고 있어 ㅠ,ㅠ 좀 어렵습니다...... 책 출판이 자꾸 늦어지는 이유는 좀 잘하고 싶은 욕심이랄까...... 그런데 자꾸 글이 잘 써지지 않아 좀 초조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직 책이 출간되지 않았다고 서운해하지 마세요. 좀 늦게 나올 것 같아요. ^^; 그 와중에 눈을 돌려 하늘을 보니, 푸르고 맑고 들판에는 여러 야생화가 우릴 즐겁게 반깁니다. 스페인 고산은 다른 곳보다 좀 뭐든 늦게 찾아옵니다. 여긴 인제야 추위가 물러가고 따뜻한 기운이 스며드는 듯합니다. 이런 아름다움을 여러분과 함께 공유하고자 최근에 고산 들판을 돌아다니면서 찍은 아름다운 풍경을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스페인 고산에 찾아온 평화로운 봄

해발 1,200m의 스페인 비스타베야 고산평야는 봄이 아주 늦게 찾아옵니다. 오히려 계절 변화가 뚜렷하지 않아 어느샌가 여름으로 홱~ 지나가 버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주 세심하게 눈여겨봐야 한답니다. 저는 아이들을 데리고 가까운 곳에 산책을 다녀왔답니다. 봄을 느끼기 위해서 말입니다. 아침부터 일어난 아이들은 소풍을 가자고 난리였습니다. 그래서 아주 간단한 간식을 바구니에 담아 뒷산으로 올랐답니다. 양 떼가 다니는 길목으로 올랐습니다. 돌길이지만 양과 염소 무리는 이 길을 매일매일 걸어 풀을 뜯으러 다니지요. 조금 오르다 보면, 시야가 훤히 보이는 풍경과 바람 소리가 들립니다. 곳곳에는 작은 꽃이 피어올라 들에서 우릴 반깁니다. 조금만 더 오르자고 아이들에게 말했더니, 인내심 없는 사라가......더 ..

스페인 고산, 폭설은 녹아 사라졌지만..

양치기 아저씨는 생애 가장 많은 눈을 보았다고 합니다. 지난번에 내린 폭설이 무려 1m가 넘었으니 참 대단한 양입니다. 바람 때문에 쌓인 곳은 어른 허리까지 왔다니 그 많은 눈 치우는 데에도 여러 날이 걸렸습니다. 현대인은 제설차가 오지 않으면 고립되었다고 아우성이지요. 그런데 그 옛날에는 눈이 오는 즉시, 농가 사람들이 말과 당나귀 등을 데리고 나와 단체로 마을로 향했다고 합니다. "눈이 많이 쌓였으니 우리 인간들이 길을 내기는 쉽지 않았지. 그래서 말이며, 당나귀를 끌고 나와 한 줄로 서서 마을로 향했던 게야. 앞서가는 놈이 힘들면 그 뒤에 오는 동물이 이어받아 앞장섰지. 그런 식으로 줄줄이 순서를 바꾸어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마을에 도달했던 거야. 마을에서 생필품을 사고, 돌아갈 때는 훨씬 쉬워졌..

스페인 고산, 폭설로 고립되었던 6일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 며칠 전 폭설로 고립 중인 우리 집에 관한 글을 올렸죠? 다들 걱정 많이 해주셨는데요, 우리 가족은 무사히 이 위기를 잘 넘겼답니다. 드디어 제설차가 와 해방되었습니다!!! 걱정해주신 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고작 6일 고립된 게 무슨 자랑거리에요? 라고 하실 분도 있으나, 사실 6일 고립은 고립도 아닙니다. 실제 고립으로 겪은 큰 문제는 없었기 때문이지요. 미리 비상식량도 준비해놨겠다, 아이들에게 보여줄 영화도 마련해놨겠다, 간식거리도 준비했겠다, 아빠가 만든 수제 맥주도 있겠다, 문제는 전혀 없었습니다. 문제라면, 역시나 마음~! 이 마음이란 녀석은 고립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조금 걱정이 되더라고요. 언제 고립에서 벗어날까? 이러다 고립 상태가 죽~ 이어지는 것은 아닐..

스페인 고산, 폭설로 고립 중인 우리 집

지난번 포스팅에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고 말씀을 드렸었는데요, 사실 목요일 학교에 다녀온 아이들은 이 눈 소식에 아주 행복했답니다. 오히려 아이들은 이런 걱정을 했었죠. "엄마, 눈이 너무 적게 내려 금방 녹아버리면 어떻게 하지?" 세상에, 역시 세상 험한 꼴은 본 적이 없는 아이들입니다. 아니면, 아이들이라야 가능한 그런 걱정일 테지요. 그렇게 진정할 수 없는 마음으로 잠든 아이들은 그다음 날 "동공 지진~!"이 일었습니다. "엄마! 엄마!" 아이들 방 창문이 열리는 소리와 동시에 들린 마법의 감탄사가 나옵니다. "눈이 엄청나게 쌓였어!" 아마도 잭 프로스트가 나타났나 보네요. (사실 이 잭 프로스트는 이 눈 온 날 밤에 처음으로 본 영화였습니다. 참 이런 우연도 다 있었나~!) 지난주 목요일 저녁의 풍..

아침이 아름다운 스페인 고산의 요즘 겨울 풍경

아직 해가 뜨기 전, 조용히 잠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와봅니다. 닭장에는 벌써 분주하게 아침을 시작하는 요란한 무리의 소음이 들립니다. 고양이도 마중 나와 제 뒤를 따릅니다. "너희들은 안 춥니?"마치 부스스한 머리카락을 넘기듯 고양이 녀석들도 기지개를 한껏 켜고 귀찮다는 듯 따라나섭니다. 고산평야의 대지에는 얇은 홑이불을 덮은 듯 안개가 한 층으로 펼쳐져 있습니다. 그 길을 따라 천천히 아침 산책에 나섰습니다. 나무나 풀에 내려앉아 눈처럼 된 서리를 상고대라고 하는데 이런 서리꽃이 차가운 공기 속에서 피었습니다. 아이들이 일어나면 아주 좋아할 풍경입니다. 맨살에 그냥 서리 맞았지만 예쁜 눈꽃으로 내려앉았어요. 가을에 말라버린 꽃이 요정의 유리구두처럼 빛나는 서리 꽃으로 변하고 말았네요. 사진으로 보니..

스페인 고산, 전력이 끊기는 고립(?) 상황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의 농가는 대부분 태양광 전지를 사용한답니다. 상황에 따라 풍력 발전기와 병행해서 사용하는 곳도 있고, 워낙 외진 곳이라 편의 시설이 들어오지 못하는 곳도 많답니다. 아시다시피 우리 [참나무집]도 그런 상황입니다. 태양광 전지에 의존해 살기 때문에 우리에겐 해가 아주 소중한 존재입니다. 그런데 또 해만 떠주면 안 될 중요한 요소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에겐 하늘에서 내리는 비 또한 소중하기 때문이지요. 우리는 비를 받아 물저장 탱크에서 물을 끌어내 생활용수로 사용한답니다. 휴우우~! 그러니 해 뜨면 비가 안 와 섭섭하고, 비가 오면 또 해가 뜨지 않아 섭섭한 그런 희한한 상황이 되고 맙니다. 이번에 우리는 일주일 넘게 비 내리는 상황을 맞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비가 내려..

한밤중에 찾아온 불청객, 걱정 한 바가지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평야는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산과 산으로 연결된 와이파이 안테나가 다 태양광 전지로 작동하기 때문에 인터넷은 여전히 오락가락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온종일 오프라인으로 생활했답니다. 한 잡지사에 원고 마감 하루를 앞둔 저는 불안한 걱정으로 하루를 보냈지요. 물론 원고는 이미 다 써놓았는데,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으니 이렇게 마음을 졸일 수밖에요. 그런데 제 마음을 더 졸인 사건 하나가 있었답니다. 그것도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비 오는 밤의 어느 날이었지요. 밖에 나갔던 남편이 무엇인가를 봤다면서 놀라워하고 있었답니다. 도대체 무엇일까? 남편은 노루가 우리 집에 먹을 것을 찾으러 왔다네요. 설마? 노루가 이곳까지 왔겠어? 그러다 우연히 보게 된 녀석은 아주 순한 양이었습..

집 장작 난로로 구운 도자기 접시

부족한 환경에 불평하지 말고 그 환경에 맞게 방법을 찾으라~! 이 말이 어느새 제 모습이 되었습니다. 지금 자랑하는 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환경에 적응하는 방법으로 제게 주술을 건 진실이랍니다. 이곳은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평야로 도시까지 가려면 1시간 차를 몰고 구불구불한 산을 타고 나가야만 합니다. 그래서 제약적인 일들이 아주 많답니다. 제가 스페인에서 도자기를 공부하고 도자 작업을 해왔는데요, 스페인 고산에 들어와 아이들을 키우면서 그동안 이 작업을 수월하게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제 가마는 가스 가마인지라 프로판 통을 구하는 일이 이곳에서는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환경에 적응한 방법이 일단 장작으로 도자기를 굽는 실험을 하게 되었답니다. ^^* 그래서 제가 어느덧 장작 ..

아빠 없는 날, 스페인 고산에 내린 우박과 비

아빠는 뮌헨에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우리 네 모녀는 주말도 평소와 다름없이 지냈는데요, 특히, 월요일에 있을 수업을 위해 점토를 재활용하는 작업을 아이들과 함께했습니다. 해발 1,200m의 청청한 스페인 고산의 가을 하늘은 높고, 햇볕은 따뜻하고 아주 좋은 날들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글쎄 천둥 번개 날벼락을 동반한 비가 엄청나게 내렸답니다. 비만 오면 다행이지만, 이 날은 우박까지 함께 왔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인터넷 무선 안테나가 고장나 이렇게 포스팅을 올리지 못했답니다. 얼마나 놀랐던지...... 갑작스럽게 날벼락 맞는 기분이 바로 이런 기분이란 걸 느끼게 해 준 날이랍니다. 그럼 그날의 이야기를 한 번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침을 느긋하게 먹고 아이들과 함께 점토 재활용 작업에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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