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산들랜드 13

오븐에 구운 돼지안심과 김치 조합 최고

제가 최근에 돼지고기 안심 부위를 양념에 재워 오븐으로 구워봤는데요, 너무 맛있어서 여러분과 공유합니다. 돼지고기 안심 부위를 구입하시고, 간단하게 양념 발라 하루 정도 냉장고에 재워놓은 후 오븐에 굽기만 하면 된답니다.  양념은 올리브오일, 머스터드(저는 머스터드가 없어서 바르지 않고 다른 재료만 사용했습니다), 신선한 로즈메리 잘게 잘라서 함께 발라주고, 마늘도 다져 바르고, 후추와 소금으로 간이 배게 합니다.   그런 후, 200도 예열한 오븐에 20분 정도 굽다가 오븐을 열어 뒤집어 준 후 다시 10분에서 15분 정도 구웠어요.    오븐에서 막 나온 야들야들 맛있는 안심구이~!!! 너무 야들야들 맛있어서 깜짝 놀랐답니다. 텁텁하지 않고 부드러워 수육 대신 먹어도 아주 맛있지요. 오븐 수육이라는 ..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공간, 우리 집 다락방 - 주부로서 엄마로서 갖지 못했던 공간, 드디어 갖습니다!

우리 집 다락방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입니다. 처음 이 집에 이사 왔을 때는 단순히 짐을 쌓아두는 창고로만 쓰일 줄 알았던 곳이, 지금은 나만의 아늑한 쉼터이자 창작의 공간이 되었지요. 나무 계단을 올라가 뻥 뚫린 다락방으로 들어가면 속이 뚫리는 듯 좋습니다. 또 나를 반기는 건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삼각형의 창문... 이곳에 있으면, 세상의 소음이 잦아들고 오롯이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습니다.  ▲ 나의 일터이자 나의 작업공간, 내 생각을 정리하는 공간... 이사 온 후, 나만의 공간을 가질 수 있는 특권을 누리게 됐습니다. "나에게도 나만의 공간이 생기다니...!"그동안 엄마로 살면서 내 것은 없었는데, 이사 온 후 오로지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 참 좋습니다.  다락방 한쪽에는 ..

우리 집에 거주하는 불청객

우리의 [산들랜드]를 산책하다 보면 토끼굴이 가끔 보입니다. 진짜 스페인이 토끼의 땅이라는 어원(페니키아어로 '토끼'를 뜻하는 '스팬'(span)에서 스페인이라는 명칭이 나왔다는 설)에서 지어진 것을 증명이라도 하려고 토끼가 이곳저곳에서 튀어나옵니다. 지중해 연안의 우리 집 올리브농장에는 토끼가 정말 많습니다. 그런데 지나가다 보면 토끼굴이 다양한 형태로 보이곤 합니다. 이 작은 구멍들은 숨겨놓은 비밀의 문처럼 나를 끌어당기곤 합니다. 무엇이 그 안에 있을까? 토끼가 뛰어들어갔을 것 같은 그 굴은 어두웠고, 입구 주변엔 부드러운 흙이 가득 쌓여 있습니다.   ▲ 아침에 유심히 바라본 토끼굴 입구보드라운 흙이 카펫처럼 깔려 있는 생소한 느낌이 들면서 상상의 세계로 빠져들어갔어요.  여러분들은 어땠을지는 모..

스페인 폭우로 풍경 완전히 변해 버린 우리 집

정말 작년에는 상상도 못 했던 풍경이 펼쳐지고 있어요. 한 달 전에만 해도 먼지가 풀풀 나던 마른땅에 이렇게 푸른 식물이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아침에 밖을 보니 어젯밤 비 그치고 눈부신 햇살 좋은 날이 시작되었어요.   엄청난 폭우로 산악지대에서 흘러나온 물은 마른 하천을 덮고 아주 거세게 아래로 흘러갔는데요, 우리 집 마른 하천은 지금 강 아래 둑에 갇혀 저수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와~!!! 집 앞에 호수라니!!! 이 얼마나 낭만적인 풍경인가요!!! 위의 사진은 다락방에서 보이는 저수지 모습입니다. 물론 낭만적인 감정만 든 건 아니랍니다. 이거... 여름에 모기가 창궐하면 어떻게 하지? 걱정도 생겼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겨울로 향해 가는 계절. 아직 모기는 없어 다행입니다. 미리 내년 여름을 걱정..

아빠가 자신의 낮잠 시간에 들리는 아이의 피아노 소리에 벌컥...! 응원하는 이유

오늘의 포스팅 제목: 아빠가 자신의 낮잠 시간에 들리는 아이의 피아노 소리에 벌컥...! 응원하는 이유(블로그 상단에서 제목 일부가 보이지 않아, 오해하실까 봐 전체 제목을 달아봅니다)   산똘님은 매일 점심 식사 후 정해진 일과처럼 낮잠을 잡니다. 아시다시피 산똘님은 스페인 사람이고, 이 아빠는 스페인 문화의 일부인 시에스타(siesta)를 정말 잘 챙기는 진정한 스페인인이지요. 😂 그는 노곤해진 몸을 이끌고 침대에 누워 레이스 커튼 사이로 스며드는 따스한 햇살을 바라보며 눈을 감곤 합니다. 그런데 낮잠에 깊게 빠져 잠들기도 전에 항상 딸아이의 피아노 소리에 눈을 실눈처럼 뜨곤 합니다.  저는 그런 남편을 볼 때마다 속으로 이야기하죠. '아~ 괴롭겠다, 잠을 못 자서...'막내 사라는 늘 이 시간대에..

스페인서는 안 통하는 말 "우울해서 빵 샀어~"

작년인가... 엄청나게 유행하던 MBTI 유형 중 F(감정형)인지, T(사고형)인지 반응을 보기 위한 유행이 많았었죠? 그중 하나가 "우울해서 빵 샀다"는 말에 듣는 이가 어떻게 반응하느냐 하는 것이었어요.  여담으로 제가 이 말을 들었을 때 했던 반응은..."우울한데 왜 빵을 살까?" 였어요. 우울하면 빵을 사는 행동이 너무 이상했던 것이었죠. 그런데 스페인 사람인 남편도 이 소리를 듣고 같은 반응이었습니다. 우울한데 왜 빵을 사지???  여러분~ 짐작하셨겠지요? 스페인에서는 이 빵이 주식이기 때문에 빵과 우울의 연관성이 별로 없다는 것!생각해 보니 한국에서는 달달한 빵과 크림 들어간, 당 당기는 먹음직스러운 빵들이 참 많잖아요? 아마, 그래서 '우울해서 빵을 샀어~'라는 표현을 해도 이상하지 않지요...

소소한 생각 2024.10.16

"한국인이라 당하는 편견???" 스페인 수영장에서 겪은 일

아시는 분은 아시고, 모르시는 분은 모르시는... 요즘 제가 수영을 나가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고산 올라가기 전에는 수영을 계속 다녔는데요, 고산에서는 물도 찾을 수 없고, 가까운 수영장이 1시간 30분 거리에 있어 다니기가 무척 부담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고산에서는 수영을 전혀 하지 못했어요. 물론 여름에 마을 수영장이 열려, 가끔 가기는 했지만, 수영 강습과는 좀 다른 여름 나기 휴가 스타일의 수영장이라 실질적인 수영 연습은 하지 못했답니다. 그렇게 고산에서 살면서 수영을 못한 지는 15년이 넘는 것 같아요. 하~! 이 나이!!! 😅 마냥 20대 중반 같은데... 신체는 벌써... 오십을 향해 가고 있으니...  그래서 이번에 새로 이사 온 곳에서 수영을 다시 시작하는데요, 처음에는 무척 적응하기..

소소한 생각 2024.10.10

요즘 스페인 우리 집 [산들랜드]에 비도 안 내리는데 땅이 촉촉한 이유

요즘 아침마다 산들랜드를 산책하고 있어요. 스페인 지중해 연안은 올해 계속 가뭄이라 몇 주 전 내린 비로 새록새록 싹이 오르고, 말랐던 식물이 푸르게 변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비가 내린 후... 몇 주가 지났는데도 여전히 다시 비는 내리지 않더라고요. 속으로 몇 번만 더 비가 내리면 여긴 정글이 될 텐데... 하고 은근히 기우제를 지닙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아침마다 땅을 밟는데 촉촉합니다. 아침 이슬이 자주 맺혀 그러는지... 땅이 촉촉하니, 신발에 계속 흙이 묻더라고요. 그러다 유심히 땅을 관찰해 보니... 글쎄 땅에 거미줄이 촘촘히 얽혀 있는 겁니다! 그것 참 신기하군...! 몇 년 전 사막에서 거미줄 원리를 이용해 네트를 만들어 물을 모으는 일화를 얼핏 들은 게 생각나... 손을 탁 치면서 그..

요즘 남편이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는 이유

스페인 사람인 아이들 아빠, 그의 머리카락이 한국형 아줌마 파마머리를 넘어 살짝 머리산발이 돼 가고 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굵은 곱슬머리라 여자인 저도 가끔 그런 굵은 웨이브가 부러울 때도 있는데요, 그 부드러운 웨이브가 조금만 더 자라면 그 상태를 유지 못하고 산발이 돼 버리기 일쑤입니다. 남편은 그러기 직전, 평소 같으면 머리를 잘라달라고 난리입니다. 매번 제게 바리깡(?), 이발기를 갖다 주면서 부탁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무슨 일인지 머리 깎아달라는 말 없이 조용히 지나갑니다. 왜 이렇게 조용할까? 머리 깎을 때도 됐는데...... 참지 못하고 이제 머리 잘라 달라고 할 때인데...???  한참 지나도 남편은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습니다. 아, 왜 그럴까......  알고 보니, 청소년이 된 첫째 ..

대파 안 파는 스페인서 기가 막히게 맛있는 채개장 만들기

스페인에 대파가 없다니? 그게 말이 됩니까?- 말이 됩니다. 아니, 그럼 칼솟(calsot)은 무엇인가요? - 그건 대파로 먹는 게 아니라 제철에만 구할 수 있는 특별식이지요.  그럼 평소에는 대파를 전혀 구할 수 없다는 건가요? - 그렇습니다. 물론, 아시아 마트에서는 대파를 구할 수 있지요. 그런데 아시아마트가 큰 도시에만 있어 작은 도시에 사는 우리 같은 사람은 대파를 직접 길러먹을 수밖에 없습니다.  오? 그래요? 저는 대파가 스페인에 엄청나게 흔하게 많이 파는 줄 알았어요. 그럼 댁에서도 대파를 직접 길러 드시나요? - 네~ 그렇습니다. 운이 좋아 삼동파라는 파를 구해 지금 열심히 개체수를 늘리면서 대파 부자가 되려고 합니다. 스페인식 쪽파인 야생 에스칼로니아(escalonia, 샬롯의 일종으로..

스페인이지만, 추석 음식은 해 먹자(지난 추석에 해 먹은 음식)

스페인은 추석 개념의 명절이 없습니다. 성인의 날 관련된 명절은 있지만, 이런 농사 관련 명절은 없는 듯해요. 어쨌거나 우리는 명절 즈음하여 정서적 안정감(?)을 위해 약소하지만, 그래도 추석을 보내는 의미로 몇 가지 전 요리를 해 먹었습니다. 한국과 먼 스페인이라는 나라에서 그래도 우리의 정서를 경험하라고 아이들과 남편에게 선보였습니다. 송편도 만들까 생각했는데, 실제로 맵쌀가루랑 소나무 잎도 다 구해놨는데... 그날 차바퀴가 펑크 나는 사고가 있어 계획한 일은 물 건너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간단하게 명절 음식을 해 먹었어요.  차바퀴 펑크 에피소드가 궁금하신 분들은 유튜브 영상을 심심하실 때 보세용~~~ https://youtu.be/z2QUeUmFxB4 외국에서 추석 음식을 조금이라도 해 ..

스페인 새집 이사 온 후 40대 후반부 끝에서 다시 시작하는 운동

그동안 뭘 하나 결심하는데 얼마나 큰 고민을 하고 살아왔는지 모릅니다. 매번 하나를 결심할 때 얼마나 따지고 재는지... 얼마나 용기가 나지 않았는지... 얼마나 망설이는 부분이 많았는지 모릅니다. 제삼자의 눈으로 보면 별 것 아닌 것 가지고 쓸데없이 고민만 많습니다. 그게 이 글쓴이입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좀 더 수월해져 쉽게 결정 내리고 결심하는 부분들도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제가 너무 오래 고산에서 살아 그런지, 이사 오고 난 후 세상 밖으로 나가는 일이 예전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남편이 옆에 동행해 줘야 나가는 것은 아닌지, 너무 의존적이 돼 가는 건 아닌지... 걱정이 앞섭니다. 이사 온 곳은 한 번도 살아본 적이 없는 곳이라 스스로 모험하고, 살피며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괜히..

소소한 생각 2024.09.27

아침저녁 산책하기 좋은 요즘 지중해 연안의 9월 날씨

해발 1,200m 고산에 살다가 해발 140m 지중해 연안 도시 외곽으로 이사 온 지 일 년이 조금 넘어갑니다. 고산에서 아랫마을로 이사와 가장 좋은 점은 역시나 날씨입니다. 옛집은 고지대라 바람 세고, 강렬하다 못해 혹독한 목초지로 항상 추운 느낌이 들던 곳이었죠. 일 년에 두 달을 제외하고는 항상 난로를 피워야 하는, 추운 곳이었어요. 그런데 이 아랫마을은 아주 온화하고 따뜻해 움츠리지도 않고 가볍게 지낼 수 있는 곳입니다. 일 년에 딱 두 달 정도만 난로를 피워도 괜찮은 곳이에요. 그 정도로 따뜻해 무지 좋습니다. 하지만, 여름은 너무 덥고 건조해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었습니다.  7월과 8월은 고산 집에 가서 여름을 나도 아주 좋겠습니다. 하지만 올해 고산 마을은 아랫마을과 같이 물부족 사태로 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