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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랜드 22

올리브나무도 꽃을 피울까? [산들랜드] 5월의 꽃

스페인 지중해 연안의 5월입니다. 이곳에 이사 온 후 맞이하는 두 번째 봄이지요. 우리 가족은 올리브나무가 수 백 그루가 있는 농장을 구입했는데요, 아직은 본격적인 농장 생활은 하지 않고 있답니다. 물론, 스무 그루를 지금 관리하고 있긴 하지만, 본격적인 올리브 농장을 운영하려면 많은 공부와 경험이 있어야 할 것 같아 천천히 미래를 보면서 나가고 있답니다. 저는 한국에서 자라서 올리브나무는 본 적도 없었어요. 스페인에 살면서 휙휙 지나가는 차 창문 너머로 본 적은 있는데, 이렇게 가까이에서 올리브나무를 관찰할 기회는 없었지요. 그런데 이사 오고 난 후, 올리브나무로 둘러싸인 곳에 살면서 본 올리브나무는 그저 신기하기만 했어요. 생명력이 무지 강해서, 화재가 난 후에도 뿌리만 살면 다시 우후죽순처럼 막..

갑작스러웠던 스페인 대정전, 살다 살다 이런 건 처음...

여러분~ 안녕하세요! 스페인 지중해 연안, 올리브농장에 살고 있는 산들무지개입니다. 지난번 스페인 정전 때문에 한국 뉴스에도 나오고, 우리 가족을 걱정해 주시는 많은 분들이 제 블로그에도 다녀가셨습니다. 저도 아직 자세하게 정전의 원인이 무엇이었고, 어떤 해결점이 있는지는 모르겠고요, 지난 27일 정전 당시의 모습을 우리 일상을 통해 생생히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는 있겠습니다. 일단 제가 작업을 막~ 하고, 영상 편집도 하면서 하루를 본격적으로 (시동 걸고) 컴퓨터로 일을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12시 35분 정도인가? 그즈음... 갑자기 전기가 끊어지고 말았어요. 공부하던 아이들도 공부방에서 나와 "엄마, 아빠~ 전기가 나갔어요!"하고 큰 소리로 알려줬죠. "어? 두꺼비집을 봐야하나? 왜 전기가 나갔..

남편의 큰 손과 나의 큰 손(문화차이)

우리 남편, 산똘님은 손이 큽니다. 그 손이 사용하는 주걱도 크고, 키도 크죠. 그런데 밥은 아가씨처럼 적게 먹어요.정확하게 1인분. 조금도 넘치지 않고, 남기지도 않게 그렇게 밥 먹는 걸 좋아합니다. 물론, 가끔 고기 나오는 날에는 과식을 할 때도 있어요. 산똘님의 아내, 저는 한국인답게 밥은 일단 많이 해야 마음이 놓여요.“혹시” 누가 올지도 모르고, “혹시” 아이들이 더 먹고 싶어힐지도 모르니까요. “혹시” 내가 생각 못 한 변수가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그래서 저는 남편보다 손이 훨씬 작은데 손이 커서 넉넉하게 뭐든 준비해놓습니다. 그래서 남편이 제가 차린 밥상을 보면 가끔 그럽니다.“아니, 온 동네 사람들이 다 와도 되겠는데?”그게 바로 손이 큰 한국인의 특징이지요! 음식 싸서 소풍 가는 날에도..

스페인에서 무화과를 먹고 싶다면, 알아야 할 이름!

안녕하세요?! 언제부터인가 무화과가 감성 인스타샷이나 감성 브이로그에 자주 나오더라고요. 어떻게 무화과가 이렇게 감성적인 과일이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스페인의 올리브농장에 살면서 본 무화과나무는 저에게는 무척 신기한 존재로 다가왔습니다. 이곳에 이사 온 지는 2년 정도 지났는데요, 2년 내내 무화과의 성장을 보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해서 이 블로그로 공유하고자 합니다.  먼저 스페인에서 무화과 과일을 부르는 용어는 두 가지로 존재합니다. 바로 브레바(Breva)와 이고(Higo)!첫 수확의 기쁨, 브레바(Breva)브레바(Breva)는 무화과 품종이 아닌, 무화과나무에서 처음 열리는 첫 수확 열매를 뜻합니다. 하나의 나무에서 1년 기준으로 보면 더 일찍 나오는 열매를 말합니다. 보통 5~6월경..

손이 큰 남편과 작은 주방 도구

요리를 할 때마다 남편과 저는 같은 주방에서 완전히 다른 세상을 살아갑니다.남편은 큼직한 손으로 묵직한 주걱을 휘두르며 볶음밥을 뒤집고, 저는 손에 꼭 맞는 작은 주걱으로 재료를 하나하나 돌보듯 볶아냅니다. 한 번은 남편이 제 주걱을 들고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어요.“이걸로 어떻게 요리를 해?”그리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주걱을 내려놓았죠.“내 손에는 너무 작아서 힘을 못 쓰겠어.”저는 웃으면서 대꾸했습니다.“그럼 나는 당신 주걱으로 어떻게 요리를 해?”서로의 도구가 그렇게 다릅니다. ㅋㅋ 서로 손에 맞는 걸 쓰는 게 제일 좋습니다. 그런데 이 ‘크기 취향’은 주걱에서 끝나지 않아요. 남편은 냄비도 크고 무거운 철판 냄비를 좋아해요. 반면, 저는 작은 냄비이거나 크더라도 좀 가볍고 다루기 쉬운 냄비..

왜 스페인 지중해 연안에는 고사리가 없을까요?

스페인에서 살다 보면, 지역에 따라 풍경은 물론이고 자라는 식물도 확연히 다르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특히 한국인인 저는 더욱 유심히 살펴봤는데요, 제 책, [우리 가족, 숲에서 살겠습니다]에서도 고사리 에피소드 한 꼭지를 다뤘고요, 제 블로그와 유튜브 영상에 여러 번 고사리 관련 이야기를 해드렸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책과 제 채널 고사리 이야기를 참고해 보시길 바랍니다. 새로 이사 온 곳인 지중해 연안에서의 삶도 여러분께 소개하고 있는데요, 아직도 많은 구독자님께서 질문해 주십니다. "요즘 고사리철인데, 왜 고사리 꺾으러 가지 않으세요?"하고 말이에요. 그래서! 한국에선 산길 어디서나 쉽게 보이는 고사리가, 스페인에서는 의외로 흔하지 않다는 사실을 여러분께 알려드리고 싶어요. 특히 지중해 연안에서는..

아이들 양말 구분 전쟁, 결국 엄마의 바느질로 마무리

아이들 양말을 대용량으로 사면 좋은 점이 있죠. 가격도 착하고, 여러 번 신어 금방 헐어도 부족하지 않아 좋더라고요. 그런데 문제는 너무 똑같다는 거예요. 같은 색, 같은 디자인… 누가 누구 건지 구분이 안 가요. 특히 우리 집처럼 딸이 세 명 있는 집안은 더 그렇습니다. 다른 디자인을 사주려고 해도, 요 디자인만 벗어나면 가격이 좀 비싸져... ㅋㅋㅋ 아이들 암묵적 동의 하에 사주게 됩니다. 우리가 알아서 신을게요. 처음에는 이 말을 믿었죠. 자기들끼리 알아서 신는다는 말... 그런데... 한두 달이 지난 며칠 전, 드디어 사고가 났습니다.  "언니가 내 양말을 다 가져가 난 양말이 없어요."중2 된 누리가 섭섭하게 울듯이 다가와 하소연을 합니다. 양말 하나도 본인 것 아니면 안 신는 민감한 시기! 그..

요즘 시스투스꽃 시즌인 스페인 지중해 연안

와~! 요즘 스페인 지중해 연안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워요. 매일매일 감탄하면서 저는 이 봄을 지내고 있답니다. 아시다시피 처음 이사 온 해의 봄은 가뭄으로 이런 풍경을 접할 수 없었지요. 모든 게 메마르고 가시 있고 좀 황막한 풍경이었는데요, 작년 가을의 폭우와 올봄의 비로 이렇게 푸르고 풍성하게 변했습니다! 처음엔 메마른 곳인 줄 알고 무척 슬펐답니다.하지만 그 슬픔은 올해 던져버렸습니다!!! 매일 새로운 하루가 눈부신 꽃과 함께합니다. 생애 처음으로 본 꽃도 아주 많습니다. 매번 새로운 꽃과 식물을 관찰하고 알아가는 재미도 엄청나네요. (이런 풍경이 계속되기를 소망하지만, 언제나 변하는 기후와 계절에 순응하여 다시 건조해지는 계절도 져버리지 않겠습니다) 오늘은 집 근처 차 타고 ..

스페인 지중해 연안, 올리브 농장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우리 가족 이야기

스페인의 지중해 연안에 자리 잡은 우리 올리브 농장인 [산들랜드]는 사계절 내내 올리브나무 특유의 색깔로 덮여 있습니다. 그런데 가지치기 시즌이 되면 분주하고 생기 넘치는 곳으로 변모하는데요, 사실은 이곳에 이사 온 지 거의 2년 정도 지난 지금에서야 올리브나무의 가지를 자를 용기가 생겼습니다. 마침내 올리브 가지치기에 도전한 남편은 이 농장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지요.    올리브 가지치기는 단순한 농사일이 아니라, 나무의 건강과 다음 수확을 결정짓는 중요한 작업이라서 쉽게 다가갈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요 2년 동안, 산똘님(스페인 남편)은 근처 조합에도 가보고 올리브 농장 운영하는 사람과의 교류를 통해 어느 정도 독학으로 올리브 수확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올리브 농장을 운영하는 ..

오븐에 구운 돼지안심과 김치 조합 최고

제가 최근에 돼지고기 안심 부위를 양념에 재워 오븐으로 구워봤는데요, 너무 맛있어서 여러분과 공유합니다. 돼지고기 안심 부위를 구입하시고, 간단하게 양념 발라 하루 정도 냉장고에 재워놓은 후 오븐에 굽기만 하면 된답니다.  양념은 올리브오일, 머스터드(저는 머스터드가 없어서 바르지 않고 다른 재료만 사용했습니다), 신선한 로즈메리 잘게 잘라서 함께 발라주고, 마늘도 다져 바르고, 후추와 소금으로 간이 배게 합니다.   그런 후, 200도 예열한 오븐에 20분 정도 굽다가 오븐을 열어 뒤집어 준 후 다시 10분에서 15분 정도 구웠어요.    오븐에서 막 나온 야들야들 맛있는 안심구이~!!! 너무 야들야들 맛있어서 깜짝 놀랐답니다. 텁텁하지 않고 부드러워 수육 대신 먹어도 아주 맛있지요. 오븐 수육이라는 ..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공간, 우리 집 다락방 - 주부로서 엄마로서 갖지 못했던 공간, 드디어 갖습니다!

우리 집 다락방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입니다. 처음 이 집에 이사 왔을 때는 단순히 짐을 쌓아두는 창고로만 쓰일 줄 알았던 곳이, 지금은 나만의 아늑한 쉼터이자 창작의 공간이 되었지요. 나무 계단을 올라가 뻥 뚫린 다락방으로 들어가면 속이 뚫리는 듯 좋습니다. 또 나를 반기는 건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삼각형의 창문... 이곳에 있으면, 세상의 소음이 잦아들고 오롯이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습니다.  ▲ 나의 일터이자 나의 작업공간, 내 생각을 정리하는 공간... 이사 온 후, 나만의 공간을 가질 수 있는 특권을 누리게 됐습니다. "나에게도 나만의 공간이 생기다니...!"그동안 엄마로 살면서 내 것은 없었는데, 이사 온 후 오로지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 참 좋습니다.  다락방 한쪽에는 ..

우리 집에 거주하는 불청객

우리의 [산들랜드]를 산책하다 보면 토끼굴이 가끔 보입니다. 진짜 스페인이 토끼의 땅이라는 어원(페니키아어로 '토끼'를 뜻하는 '스팬'(span)에서 스페인이라는 명칭이 나왔다는 설)에서 지어진 것을 증명이라도 하려고 토끼가 이곳저곳에서 튀어나옵니다. 지중해 연안의 우리 집 올리브농장에는 토끼가 정말 많습니다. 그런데 지나가다 보면 토끼굴이 다양한 형태로 보이곤 합니다. 이 작은 구멍들은 숨겨놓은 비밀의 문처럼 나를 끌어당기곤 합니다. 무엇이 그 안에 있을까? 토끼가 뛰어들어갔을 것 같은 그 굴은 어두웠고, 입구 주변엔 부드러운 흙이 가득 쌓여 있습니다.   ▲ 아침에 유심히 바라본 토끼굴 입구보드라운 흙이 카펫처럼 깔려 있는 생소한 느낌이 들면서 상상의 세계로 빠져들어갔어요.  여러분들은 어땠을지는 모..

스페인 폭우로 풍경 완전히 변해 버린 우리 집

정말 작년에는 상상도 못 했던 풍경이 펼쳐지고 있어요. 한 달 전에만 해도 먼지가 풀풀 나던 마른땅에 이렇게 푸른 식물이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아침에 밖을 보니 어젯밤 비 그치고 눈부신 햇살 좋은 날이 시작되었어요.   엄청난 폭우로 산악지대에서 흘러나온 물은 마른 하천을 덮고 아주 거세게 아래로 흘러갔는데요, 우리 집 마른 하천은 지금 강 아래 둑에 갇혀 저수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와~!!! 집 앞에 호수라니!!! 이 얼마나 낭만적인 풍경인가요!!! 위의 사진은 다락방에서 보이는 저수지 모습입니다. 물론 낭만적인 감정만 든 건 아니랍니다. 이거... 여름에 모기가 창궐하면 어떻게 하지? 걱정도 생겼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겨울로 향해 가는 계절. 아직 모기는 없어 다행입니다. 미리 내년 여름을 걱정..

아빠가 자신의 낮잠 시간에 들리는 아이의 피아노 소리에 벌컥...! 응원하는 이유

오늘의 포스팅 제목: 아빠가 자신의 낮잠 시간에 들리는 아이의 피아노 소리에 벌컥...! 응원하는 이유(블로그 상단에서 제목 일부가 보이지 않아, 오해하실까 봐 전체 제목을 달아봅니다)   산똘님은 매일 점심 식사 후 정해진 일과처럼 낮잠을 잡니다. 아시다시피 산똘님은 스페인 사람이고, 이 아빠는 스페인 문화의 일부인 시에스타(siesta)를 정말 잘 챙기는 진정한 스페인인이지요. 😂 그는 노곤해진 몸을 이끌고 침대에 누워 레이스 커튼 사이로 스며드는 따스한 햇살을 바라보며 눈을 감곤 합니다. 그런데 낮잠에 깊게 빠져 잠들기도 전에 항상 딸아이의 피아노 소리에 눈을 실눈처럼 뜨곤 합니다.  저는 그런 남편을 볼 때마다 속으로 이야기하죠. '아~ 괴롭겠다, 잠을 못 자서...'막내 사라는 늘 이 시간대에..

스페인서는 안 통하는 말 "우울해서 빵 샀어~"

작년인가... 엄청나게 유행하던 MBTI 유형 중 F(감정형)인지, T(사고형)인지 반응을 보기 위한 유행이 많았었죠? 그중 하나가 "우울해서 빵 샀다"는 말에 듣는 이가 어떻게 반응하느냐 하는 것이었어요.  여담으로 제가 이 말을 들었을 때 했던 반응은..."우울한데 왜 빵을 살까?" 였어요. 우울하면 빵을 사는 행동이 너무 이상했던 것이었죠. 그런데 스페인 사람인 남편도 이 소리를 듣고 같은 반응이었습니다. 우울한데 왜 빵을 사지???  여러분~ 짐작하셨겠지요? 스페인에서는 이 빵이 주식이기 때문에 빵과 우울의 연관성이 별로 없다는 것!생각해 보니 한국에서는 달달한 빵과 크림 들어간, 당 당기는 먹음직스러운 빵들이 참 많잖아요? 아마, 그래서 '우울해서 빵을 샀어~'라는 표현을 해도 이상하지 않지요...

소소한 생각 2024.10.16

"한국인이라 당하는 편견???" 스페인 수영장에서 겪은 일

아시는 분은 아시고, 모르시는 분은 모르시는... 요즘 제가 수영을 나가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고산 올라가기 전에는 수영을 계속 다녔는데요, 고산에서는 물도 찾을 수 없고, 가까운 수영장이 1시간 30분 거리에 있어 다니기가 무척 부담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고산에서는 수영을 전혀 하지 못했어요. 물론 여름에 마을 수영장이 열려, 가끔 가기는 했지만, 수영 강습과는 좀 다른 여름 나기 휴가 스타일의 수영장이라 실질적인 수영 연습은 하지 못했답니다. 그렇게 고산에서 살면서 수영을 못한 지는 15년이 넘는 것 같아요. 하~! 이 나이!!! 😅 마냥 20대 중반 같은데... 신체는 벌써... 오십을 향해 가고 있으니...  그래서 이번에 새로 이사 온 곳에서 수영을 다시 시작하는데요, 처음에는 무척 적응하기..

소소한 생각 2024.10.10

요즘 스페인 우리 집 [산들랜드]에 비도 안 내리는데 땅이 촉촉한 이유

요즘 아침마다 산들랜드를 산책하고 있어요. 스페인 지중해 연안은 올해 계속 가뭄이라 몇 주 전 내린 비로 새록새록 싹이 오르고, 말랐던 식물이 푸르게 변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비가 내린 후... 몇 주가 지났는데도 여전히 다시 비는 내리지 않더라고요. 속으로 몇 번만 더 비가 내리면 여긴 정글이 될 텐데... 하고 은근히 기우제를 지닙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아침마다 땅을 밟는데 촉촉합니다. 아침 이슬이 자주 맺혀 그러는지... 땅이 촉촉하니, 신발에 계속 흙이 묻더라고요. 그러다 유심히 땅을 관찰해 보니... 글쎄 땅에 거미줄이 촘촘히 얽혀 있는 겁니다! 그것 참 신기하군...! 몇 년 전 사막에서 거미줄 원리를 이용해 네트를 만들어 물을 모으는 일화를 얼핏 들은 게 생각나... 손을 탁 치면서 그..

요즘 남편이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는 이유

스페인 사람인 아이들 아빠, 그의 머리카락이 한국형 아줌마 파마머리를 넘어 살짝 머리산발이 돼 가고 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굵은 곱슬머리라 여자인 저도 가끔 그런 굵은 웨이브가 부러울 때도 있는데요, 그 부드러운 웨이브가 조금만 더 자라면 그 상태를 유지 못하고 산발이 돼 버리기 일쑤입니다. 남편은 그러기 직전, 평소 같으면 머리를 잘라달라고 난리입니다. 매번 제게 바리깡(?), 이발기를 갖다 주면서 부탁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무슨 일인지 머리 깎아달라는 말 없이 조용히 지나갑니다. 왜 이렇게 조용할까? 머리 깎을 때도 됐는데...... 참지 못하고 이제 머리 잘라 달라고 할 때인데...???  한참 지나도 남편은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습니다. 아, 왜 그럴까......  알고 보니, 청소년이 된 첫째 ..

대파 안 파는 스페인서 기가 막히게 맛있는 채개장 만들기

스페인에 대파가 없다니? 그게 말이 됩니까?- 말이 됩니다. 아니, 그럼 칼솟(calsot)은 무엇인가요? - 그건 대파로 먹는 게 아니라 제철에만 구할 수 있는 특별식이지요.  그럼 평소에는 대파를 전혀 구할 수 없다는 건가요? - 그렇습니다. 물론, 아시아 마트에서는 대파를 구할 수 있지요. 그런데 아시아마트가 큰 도시에만 있어 작은 도시에 사는 우리 같은 사람은 대파를 직접 길러먹을 수밖에 없습니다.  오? 그래요? 저는 대파가 스페인에 엄청나게 흔하게 많이 파는 줄 알았어요. 그럼 댁에서도 대파를 직접 길러 드시나요? - 네~ 그렇습니다. 운이 좋아 삼동파라는 파를 구해 지금 열심히 개체수를 늘리면서 대파 부자가 되려고 합니다. 스페인식 쪽파인 야생 에스칼로니아(escalonia, 샬롯의 일종으로..

스페인이지만, 추석 음식은 해 먹자(지난 추석에 해 먹은 음식)

스페인은 추석 개념의 명절이 없습니다. 성인의 날 관련된 명절은 있지만, 이런 농사 관련 명절은 없는 듯해요. 어쨌거나 우리는 명절 즈음하여 정서적 안정감(?)을 위해 약소하지만, 그래도 추석을 보내는 의미로 몇 가지 전 요리를 해 먹었습니다. 한국과 먼 스페인이라는 나라에서 그래도 우리의 정서를 경험하라고 아이들과 남편에게 선보였습니다. 송편도 만들까 생각했는데, 실제로 맵쌀가루랑 소나무 잎도 다 구해놨는데... 그날 차바퀴가 펑크 나는 사고가 있어 계획한 일은 물 건너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간단하게 명절 음식을 해 먹었어요.  차바퀴 펑크 에피소드가 궁금하신 분들은 유튜브 영상을 심심하실 때 보세용~~~ https://youtu.be/z2QUeUmFxB4 외국에서 추석 음식을 조금이라도 해 ..

스페인 새집 이사 온 후 40대 후반부 끝에서 다시 시작하는 운동

그동안 뭘 하나 결심하는데 얼마나 큰 고민을 하고 살아왔는지 모릅니다. 매번 하나를 결심할 때 얼마나 따지고 재는지... 얼마나 용기가 나지 않았는지... 얼마나 망설이는 부분이 많았는지 모릅니다. 제삼자의 눈으로 보면 별 것 아닌 것 가지고 쓸데없이 고민만 많습니다. 그게 이 글쓴이입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좀 더 수월해져 쉽게 결정 내리고 결심하는 부분들도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제가 너무 오래 고산에서 살아 그런지, 이사 오고 난 후 세상 밖으로 나가는 일이 예전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남편이 옆에 동행해 줘야 나가는 것은 아닌지, 너무 의존적이 돼 가는 건 아닌지... 걱정이 앞섭니다. 이사 온 곳은 한 번도 살아본 적이 없는 곳이라 스스로 모험하고, 살피며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괜히..

소소한 생각 2024.09.27

아침저녁 산책하기 좋은 요즘 지중해 연안의 9월 날씨

해발 1,200m 고산에 살다가 해발 140m 지중해 연안 도시 외곽으로 이사 온 지 일 년이 조금 넘어갑니다. 고산에서 아랫마을로 이사와 가장 좋은 점은 역시나 날씨입니다. 옛집은 고지대라 바람 세고, 강렬하다 못해 혹독한 목초지로 항상 추운 느낌이 들던 곳이었죠. 일 년에 두 달을 제외하고는 항상 난로를 피워야 하는, 추운 곳이었어요. 그런데 이 아랫마을은 아주 온화하고 따뜻해 움츠리지도 않고 가볍게 지낼 수 있는 곳입니다. 일 년에 딱 두 달 정도만 난로를 피워도 괜찮은 곳이에요. 그 정도로 따뜻해 무지 좋습니다. 하지만, 여름은 너무 덥고 건조해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었습니다.  7월과 8월은 고산 집에 가서 여름을 나도 아주 좋겠습니다. 하지만 올해 고산 마을은 아랫마을과 같이 물부족 사태로 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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