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결혼하여 매해 결혼기념일을 챙기며 그 사랑을 돈독히 확인하는 행사를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린 어떻게 된 것인지 그런 결혼기념일은 기억 속에 없는 듯도 하답니다. 우리 결혼이 정말 장난과 같이 법정에서 판사의 심판을 받고 한 결혼이라서 그럴까요? "당신은 이 파하로(새)와 결혼을 하겠습니까?" 당시 우리 결혼을 집행하신 판사님이 저에게 스페인어로 물었던 질문이었습니다. 제가 말을 못 알아듣고 엉뚱하게 눈만 두 눈 크게 뜨고 웃고 있으니, 판사님이 그러시더군요. "그냥, 네에-하고 말만 하면 됩니다."그 말에 남편과 저는 빵 터지며 웃었던 기억이 난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시던 증인들, 바로 저희 시부모님이십니다. 못마땅하신 얼굴로 우릴 째려보셨는데요, 사실, 그 두 분은 저희 부부가 전통적인 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