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를 할 때마다 남편과 저는 같은 주방에서 완전히 다른 세상을 살아갑니다.남편은 큼직한 손으로 묵직한 주걱을 휘두르며 볶음밥을 뒤집고, 저는 손에 꼭 맞는 작은 주걱으로 재료를 하나하나 돌보듯 볶아냅니다. 한 번은 남편이 제 주걱을 들고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어요.“이걸로 어떻게 요리를 해?”그리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주걱을 내려놓았죠.“내 손에는 너무 작아서 힘을 못 쓰겠어.”저는 웃으면서 대꾸했습니다.“그럼 나는 당신 주걱으로 어떻게 요리를 해?”서로의 도구가 그렇게 다릅니다. ㅋㅋ 서로 손에 맞는 걸 쓰는 게 제일 좋습니다. 그런데 이 ‘크기 취향’은 주걱에서 끝나지 않아요. 남편은 냄비도 크고 무거운 철판 냄비를 좋아해요. 반면, 저는 작은 냄비이거나 크더라도 좀 가볍고 다루기 쉬운 냄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