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뜸한 일기 689

스페인 시아버지께서 들깨 화분을 '울보'라고 별명 붙인 사연

올여름 한국 여행 시작하기 전, 집구석구석 정리하고... 닭장이며, 장작 창고며... 우리가 없어도 안전할 수 있게 다 점검하고 수리까지 했었죠. 게다가 올해 우리 집을 지켜줄 친구도 섭외했어요. 닭이며 고양이에게 먹이 주고... 틈틈이 집도 봐줄 친구! 덕분에 올해도 무사히 잘 집을 지킬 수 있었답니다. 친구에게는 한국에서 사 온 선물을 보답했고요. 한국 가기 전, 그래도 제일 걱정되는 일 중의 하나가 제가 키우고 있는 화분 식물이었어요. 텃밭은 이미 포기했고, 그래서 갔다 오니... 상추와 호박, 고추는 다 말라 죽었어요. 아시다시피 스페인은 여름이 너무 건조해 하루만 소홀히 해도 금방 타들어가거든요. 집 봐주는 친구에게 텃밭 봐달라고는 할 수 없었어요. 물도 부족했고... 친구도 워낙 바쁜 산림공무..

포도와 호두가 익어가는 계절

2022년 드디어 길고 긴 코로나 팬더믹의 시대가 어느 정도 해제되었죠? 그 틈을 틈타 우리 가족은 3년 만에 한국에 방문했습니다. 7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딱 두 달의 긴 여행을 마쳤는데요, 처음에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코로나 때문에 무척 두려웠어요. 그런데 막상 여행 시기가 다가오니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또 온 세상이 불안해졌습니다. 저도 이번 여행이 과연 잘하는 일인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는데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글쓴이(산들무지개)는 채널에 달린 댓글을 보며 반응을 살펴봤습니다. 많은 분들이 한국 방문의 환영 인사를 올려주셨어요, 그런데 개중에는 '코로나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오지 말라'는 댓글도 있었어요. 하지만 놀랍게도 대부분은 코로나보다 무더운 여름을 더 많이 걱정해주셨습니다..

올해도 고사리, 스페인 고산에서 온가족 고사리 채취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 제가 이곳에 정착하면서 고사리를 먹기까지는 좀 시간이 걸렸습니다. 사실, 고사리는 한국에서 공수해 와 소비했고, 스페인 지중해성 기후를 보이는 산야는 고사리가 흔하게 있지 않았어요. 한국과는 다른 토양 성질의 스페인 땅(지중해 연안)에는 고사리는 없고, 다른 식물이 자라나고 있었어요. 한국과는 비슷하면서(소나무 숲이 비슷)도 좀 다른 식물 생태군이 차지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제가 쌍둥이를 임신하고 우연히 한국인 태권도 사범님과 식사할 기회가 있었어요. 그때 사범님께서 고사리 볶음을 제게 선보이셨어요. 사범님께서는 스페인에서 30년 이상 살아오신 분이셨고, 이 고사리를 이 근처에서 꺾었다며 정보를 알려주셨어요. "아니! 스페인 고사리도 먹을 수 있어요? 고사리가 있..

또다시 바다로 간 아이들

이번 부활절 방학을 맞이해 우리 아이들이 바다학교 부활절 캠프 학교에 다녀왔습니다. 스페인에서는 부활절 방학이 약 2주간 있는데요, 보통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가거나 이렇게 캠프 활동을 하면서 다른 지역 아이들과 친목을 도모하며 사회성을 기르기도 합니다. 다양한 캠프가 있어서 방학 때 음악, 생존 캠프, 바다학교 캠프, 스포츠 등 정말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답니다. 우리 아이들은 작년부터 바다학교 캠프에 보냈습니다. 재작년에는 숲속 생태학교에 보냈는데, 어쩐지 작년에는 이 바다학교 스포츠를 배우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본격적인 바다 활동을 하게 됐답니다. 카누, 딩기요트, 카약 등 정말 다양한 해양 스포츠를 배웠는데요, 그 이야기는 정말 자세하게 여러분께 이미 포스팅을 했습니다. 다음 포스팅 참고하..

무언가 달라지고 있는 우리 중학생 딸...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 첫째가 중학교에 입학했어요. 그리고 1/3학기 지날 즈음, 학교에서 체험 학습으로 안도라라는 피레네의 작은 나라로 스키 강습을 다녀왔습니다. 2박 3일의 일정으로 다녀왔는데, 우리 아이는 아주 즐거운 경험이었다며 무지무지 좋아했어요. 그런데 그때부터 아이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그때 동반 교사들은 스키 강습을 받는 아이들 근황이 궁금한 부모를 위해 사진을 올리기 시작했죠. 그런데, 나는 우리 아이의 사진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말았답니다. "아니, 이 아이가 우리 아이야?" 문제의 사진. 가운데 ACDC옷을 입은 우리 큰아이... 아니 하필이면.... 하드 락 그룹... 😂 뭐 정체성이 확고한 사춘기가 돼 가는 아이에게 일어날 수 있는 흔한 모습이겠지요? ..

추운 봄날에도 새 모이 준비해두기

여러분~ 안녕하세요? 요즘 우리나라의 날씨는 어떤가요? 한국에서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남쪽 지방은 꽃도 피고 참 아름답다고 소문이 났더라고요. 아~~~ 부러워라!!! 해외에 있는 저는 그 아름다움을 볼 수 없어서 웁니다. 😭 한국 떠난 지 어언~~~ 아니, 거의 23년!!! 헉~~~ 나이는 묻지 마시고!!! 23년 동안 봄에 고국을 찾은 적이 최근(5년 전 ㅠㅠ) 한 번 있었는데 얼마나 화사하고 눈 부시고 아름답던지...! 정말 감동에...! 감동을 했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강산이 내 고국이라니...! 하면서 감격했었는데, 그때 한국서 투표하고 돌아왔었지요. 정말 그 느낌은 호르몬이 어떤 작용을 해서 만드는 그 아름다운 느낌의 최고급을 달린 느낌이었지요! 황홀경이라고 해야하나... 보통 여성들은 임신했..

해도 안 되는 것이 있구나...

해발 1,200m 스페인 자연공원에 근무하는 남편 산똘님이 퇴근하다 길에서 새 한 미라를 발견했어요. 파닥파닥 날지 못하고 뱅뱅 도는 새가 도롯가에 있었다고 해요. 자세히 보니 머리에 피가 조금 흘렀고, 감긴 왼쪽 눈은 퉁퉁 부어 있었다네요. “세상에! 이 작은 새는 어떤 사고로 이렇게 됐을까?” 산똘님은 지나가는 차에 새가 부딪혀 도롯가에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었어요.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큰 사고(새의 입장에서)를 당할 이유가 없다면서요. 우리 가족은 때 되면 가끔 다친 새를 구조해 와 보살핍니다. 죽은 새를 가져와 관찰한 적도 있었지만, 대부분 구조돼 온 새들은 무사히 잘 살아 돌아갔어요. 작은 보살핌으로 기운 차린 새들은 한두 시간 안에 날아가기도 하고, 며칠 정도 머물다 날아가기도 했어요. 이렇..

땔감 찾아 숲으로 간 우리 가족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 [참나무집] 가족은 유럽 적송 소나무 숲에 땔감을 구하러 갔습니다. 자연공원에서 일하고 있는 남편 덕분에 언제, 어디에 땔감이 있는지 알 수 있어요. 마침 주말이라 쉬는 아이들 잘~ 달래서 공원 관리자분들이 잘라 놓은 나무를 가지러 갔답니다. 마을 사람 누구나 땔감을 가져갈 수 있으니 우리도 이번 주말에 땔감을 가지러 갔습니다. 말라버린 숲의 나무를 잘라 이렇게 현장에 놓아두면 누구나 원하는 사람들이 가져갈 수 있는데요, 우리도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이렇게 땔감을 가지러 간답니다. 요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유럽 물가가 엄청나게 올라 땔감이라도 직접하자고 직접 몸으로 구하게 되었답니다. 그나마 나무를 직접 자르지 않아 다행입니다. 산똘님은 나무 껍질을 벗겨 잘 말..

불확실한 요즘 시국에 우리 집 식품 저장실

요즘 코로나와 전쟁 때문에 참 힘든 날들입니다. 당장 우리에게 다가오는 위험은 없지만, 그 불안하고도 안타까운 소식에 저절로 걱정이 앞서고 있어요. 사고와 가치관이 달라 서로를 죽이며 나의 이익을 위해 전쟁을 일으키는... 이 세상이 참 안타깝고 슬픕니다. 이렇게 좋은 평화를 두고 전쟁이라니...! 전쟁으로 돈 버는 작자들도 참 많겠지요. 하지만 전쟁으로 집과 가족, 삶이 황폐해진 이들은 그 무엇으로 보상할 수 있단 말입니까요? 목숨을 잃은 안타까운 삶은 누구를 위해 바쳤단 말입니까? 전쟁 날 때마다 슬퍼집니다. 코로나 때문에 움츠러들었던 우리 삶이 또 전쟁과 정치로 갈팡질팡하고 있습니다. 지구가 하나로 연결돼 있어 전쟁의 여파는 현실에서도 나타납니다. 유럽에서 가스관 차단하고 많은 나라에서 러시아에 경..

내가 '일론 머스크'의 노예(?)가 되다니...! 아니, 고객~ 위성 안테나 사용기

여러분~ 안녕하세요? 우리 가족이 사는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는 음... 아시는 분은 아시고, 모르시는 분은 모르시는... 우리 집 사정을 이야기하자면... 이곳은 전기도, 수도도 쉽게 들어올 수 없는 곳이랍니다. 스페인 땅덩이가 너무 넓어 그런지 마을에서 아주 벗어난 외지에는 아예 전기관이나 수도관이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연결하려면 자비를 들여 장비를 설치해야 하는데 그 비용이 어마 무시하답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태양광판을 설치해 전기를 이용하고, 빗물을 받아 생활수로, 샘물을 받아 식수로 사용한답니다. 그렇게 14년 살아도 전기와 물 때문에 생기는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다만.... 요즘 같은 테크놀로지 시대에 인터넷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건 큰 문제가 되더라고요. 우리가 지금 사..

스페인인이 한국인과 20년 살다보면 생기는 정체성 잃게 되는 순간

한국인과 거의 20년 살면...... 스페인 사람도 스페인 문화의 정체성을 잃습니다. 😂😂😂 그 사람이 누구냐고요? 바로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 산똘님입니다. 아침에 눈을 뜨니 고소한 미역국 냄새가 솔솔 풍겨와 급하게 부엌에 내려갔습니다. 그랬더니 남편이 머쓱하게 웃으면서 아침 식사를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 아침 식사가...... 토스트 하나랑 따끈따끈한 미역국~ 이 미역국은 어제 끓여놓았었지요. 그리고 어젯밤 먹다 남은 김치 몇 조각...... 평소 미역국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아침에 국으로 먹는 모습은 잘 보지 못해 웃음이 나왔어요. 아니면 혼자 몰래 미역국 먹었는지도...... 토스트랑 미역국을 아주 흡족하게 먹고 있는 산똘님 김치도 곁들어 토스트 위에 올려먹고...... 외국인들은 미역국 싫어한다..

스페인 시골의 핼러윈, 어른들이 당황하여 준 것들

여러분~~~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요즘 날씨가 너무너무너무 추워졌어요. 스페인 고산은 스페인답지 않게 너무 추워 눙물이 날 것 같아요. 하하하! 농담이고요. 사실 무지 추워져 난로를 피우게 돼 일이 하나 더 늘어 그렇답니다. 오늘 아침에도 난로 피우면서 이런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히야~~~ 스페인 고산에서 살면 정말 부지런하지 않으면 하나도 할 수 있는 게 없구나!" 그렇습니다. 부지런해야 하루가 잘 굴러가지요! 무슨 윤활유를 제 삶에 뿌린 것처럼 새벽 6시에 일어나 브런치 먹을 때까지 쉴 틈이 없네요. 그리고 브런치 먹고 나면 또 점심까지 쉴 틈이 없고... 저녁에는 (제가 저녁밥을 먹지 않아) 자기 전까지 계속 일입니다. 숙제 도와주고 내 일도 마무리하고...... 정말 나라는 인간! 윤활유 ..

스페인 고산의 가을은 '새의 날'과 함께...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가을은 알록달록 화려하지 않지만, 잔잔한 황금색으로 찾아옵니다.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잔잔한 가을이 찾아왔어요. 가을만 되면 저는 클래식 음악이 생각납니다. 어렸을 때 들었던 황금빛 가을과 캐논 협주곡~, 알바노니의 아다지오~ 마음을 저리게 하는 그 감성이 떠오른답니다. 올해도 이런 화창한 날 청소년기에 느꼈던 그 감성을 되살리곤 합니다. 발렌시아 지방의 페냐골로사(Penyagolosa) 자연공원의 예배당이자 수도원인 산 조안 데 페냐 골로 사 수도원의 풍경도 자연 속에 묻어 있습니다. 오늘은 특별한 날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페냐골로사 자연공원의 가을은 '조류의 날' 혹은 '새의 날' 행사로 시작한답니다. ^^ 작년에는 코로나-19로 행사가 없었는데요, 올해는 다시 이..

3일 후에나 먹을 수 있는 연어 요리, 신선한 유럽 생선 저장 요리

며칠 전, 마트 생선 코너에 가니, 연어가 엄청나게 싸게 나와 반 토막 사 왔습니다. 평소 연어 요리는 굽거나 소금을 쳐서 염장하거나, 회처럼 먹기도 했는데요, 오늘은 특별한 연어 요리를 먹고 싶어 저장 음식으로 만들어봤습니다. 한국으로 치자면 연어장이라고 할까요? 약간 발효가 되어야만 먹는데... 에헴... 뭐랄까... 이 연어장은 약 1분 동안 조리해야 하는 연어 요리가 되겠습니다. 그 후에는 3-4일 후 약간 발효가 된 상태에서 먹는답니다. 그럼 유럽에서 생선 저장법으로 먹는 연어 요리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확실히 유럽에서도 생선을 주로 먹는 유럽 나라에 해당합니다. 스페인 사람들도 일부 연어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주 해 먹는데, 어느 나라 레시피인지는 확실히 모르겠어요. 일단 비슷비슷한 저장 ..

동화가 살아있는 스페인 고산의 가을 숲속 버섯 풍경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 또다시 찾아온 버섯의 계절, 가을...... 이곳의 가을 숲은 참 신비스럽고 아름답다. 습기 머금은 숲의 분위기도 그렇지만, 숲에서 나는 숲향이 마음을 정화한다. 나무 사이사이로 들어오는 빛과 새의 노랫소리...... 밖에서 가지고 온 근심 걱정은 이 숲에서는 온전히 저 밖의 걱정거리일 뿐이다. 그냥 숲에 서 있는 하나의 객체로서 존재할 뿐이다. 가을 숲에 요정이 사는지, 마녀가 사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자연에서 자란 우리 아이들은 줄곧 재미있는 이야기를 지어내곤 했다. 끝말 잇기처럼 이야기 잇기랄까? 먼저 이야기를 시작하고, 그 뒤에 또 이야기를 붙여나가는 식이다. 가령... 어느 날 엄마가 아파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아이들은 숲으로 들어가 엄마를 낫게 할 허브를 찾는..

부르면 달려오는 고양이

고양이가 태어날 때부터 사람 손을 타면 얼마나 믿고 의지하는지 모른다... 어미 고양이와 함께 새끼 고양이를 키우면 인간에게 경계심이 사라져 다행이다. 자기를 해치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언제나 무심한 듯, 방심(?)한 듯 자기 삶에만 열중한다. 그런 모습이 좋다. 너무 귀찮게 하지 않고 옆에서, 꾸준히 옆에서 지켜보고 자기 존재를 알리는 고양이들..... 들러붙지 않고 그저 몇 거리 공간을 두고 나 여기 있소~ 하는 안정감...... 사람도 그렇다. 나는 이상하게도 처음에는 줄 것 다 내주는 사람보다 평소에도 거리를 두지만, 나 여기 있소~ 신임과 안정감을 주는 사람이 더 좋다. 처음에 푹 빠져 내게 올인하며 이것저것 참견하는 사람보다 좀 차갑지만, 거리를 두고 내가 정말로 무엇이 필요한지 조언해주고, ..

시어머니의 반려동물 사랑법

시부모님이 고양이 두 마리를 구출했다. 5년 전 마지막 반려견이 죽을 때 다시는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겠다고 장담을 하셨는데 이번에는 고양이 두 마리를 구출해 집안에 들였다. 반려동물이 싫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그 책임이 막중해 늙은 나이에 제대로 키우지 못할 것 같다는 의미를 담고 말이다. 수십 년 동안 세계동물보호협회의 일원으로 후원과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두 분의 동물 사랑은 참 대단하다. 그동안 키웠던 반려동물은 전부 다 유기견과 유기묘, 제일 약하고 못 생기겨 사람들이 찾지 않는 동물들이었다. 마지막 유기견 루니는 어릴 때 구출돼 평생 함께 살았는데, 겁이 너무 많아 항상 사람들을 피해 숨어 지냈다. 제일 약하고 못생기고 겁도 많은 친구라 반려견 찾는 사람들이 제일 꺼려한 개였다고 한다. 그런데..

아이의 취미를 지지해주니 엄마도 힐링한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 벌써 가을이 찾아왔어요. 너무 일찍 온 것 같아 여름을 제대로 맛보지 못해, 우리 가족은 아랫마을 주말여행을 다녀왔답니다. 지중해 연안의 발렌시아는 아직도 무더운 여름이었지만, 알부페라(Albufera) 논에는 벼가 무르익어 가는 모습이 벌써 가을이 온 듯했어요. 발렌시아(Valencia)는 지중해 연안이라 우리가 사는 고산보다 15도 정도 온도가 높아 아직 서늘한 느낌은 들지 않아 여름도 맛본 듯했고, 가을도 분위기로 즐긴 듯했답니다. 이번 여행은 첫째 아이의 새관찰을 위한 여행이었는데요, 다양한 종류의 새를 보여주기 위해 바닷가 옆 호수와 늪지대, 논을 구경하고 왔지요. 숲의 새와 늪지대의 새가 다르기 때문에 아이에게는 참 좋은 여행이 아니었나 싶었어요. 사실 저도 두..

허브 말리는 스페인 고산, 소소한 행복 하나

지중해 기후의 스페인은 허브 천국이다. 사방팔방 한국에서 보지 못한 다양한 종류의 허브가 아무 곳에나 피어있다. 건조해서 그런지 이 허브향도 얼마나 진한지 모른다. 처음 스페인에 왔을 때 친구가 산에 있는 허브를 꺾어다 차를 끓여준 게 무척 인상 깊었다. 또한, 파에야를 다 하고 나면 향을 주기 위해 근처 로즈메리를 잘라서 밥 위에 김 쐬주기도 해서 참 독특하구나, 싶었다. 심지어 스페인 사람들은 이 허브차를 아주 좋아하는데, 마시는 것 뿐만 아니라 치료용으로 눈을 씻기도 하고, 애완동물의 구석구석을 닦아주기도 하는 모습이 참 신기하다. 또한 허브를 물에 풀어 목욕하는 사람도 있고, 허브차의 증기를 마시며 감기를 치료하는 사람도 있다. 스페인 사람들에게 이 허브는 아주 중요하다. 그런데 허브를 아무 때나..

요즘 나의 기분 좋은 화분 텃밭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여름 채소는 아시다시피 풍성하지 않습니다. 비가 적게 내려 건조하고 마른 날씨의 이 고산 여름은 채소보다 곡류 재배에 유리하지요. 지금 스페인 고산은 밀과 보리의 수확 시기랍니다. 그래서 이곳의 여름은 수확의 계절이고, 가을이 돼서야 겨울을 대비한 채소를 심지요. 양배추 모종이라든가, 대파, 시금치 같은 부류 등 말이지요. 오늘은 우리 집 화분 텃밭 채소 수확 소식을 알려드려요. 텃밭 작물은 어렵지만 물을 매일 줄 수 있는 화분 채소는 만세! 만만세! 를 부르며 수확하고 있답니다. 물론, 충분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마른땅에 단비 같은 느낌의 채소 수확은 큰 즐거움을 준답니다. 올해는 어딜 가지 않아 집에서 화단이며, 화분이며 적당하게 물을 주며 키울 수 있어 무지 좋답니..

해외 생활 20년 만에 영혼 갈아~ 처음으로 한국 토종 반찬 해 먹기...!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서 드디어 깻잎 간장 장아찌를 담갔습니다!!! 박수~~~ 스페인에 와서 20년 동안 처음으로 직접 들깨를 심고, 깻잎을 수확해 장아찌로 했는데, 생각보다 감격이 대단합니다~~~ 그러게 여태껏 어찌 살아왔는지 모르겠어요~ 외국에서 한국 채소를 심고 수확해 먹는 일이 정말 정말 어려운데, 이 밤낮 온도차가 심하고, 추운 곳에서 깻잎이라니!!! 정말 깻잎을 수확할 때마다 매번 놀라고 있습니다. ^^ (사실 여러 해 들깨 심는 일에 실패해 포기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성공했습니다~!!!) 화분에서 무럭무럭 잘 자라는 녀석도 있고, 화분에서 자라지 않는 녀석도 있는...... 그야말로 짐작이 어려운 들깨! 노지 들깨는 20cm를 넘지 못했고, 화분 들깨도 자라는 녀석들만 잘 ..

너무 더운 스페인 고산, 새구조하기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에서 키우는 동물은 많지 않지만, 야생 동물은 가끔 보고 있답니다. 수많은 곤충과 들판에서 콩콩콩 뛰는 토끼와 노루, 염소 등... 심지어 밤에는 여우와 너구리까지...! 다양한 야생 동물을 볼 수 있답니다. 오늘은 장작 나르는 일을 돕던 아이들이 갑자기 난리입니다. 길에서 어린 새끼 새를 봤다면서 말이지요. 특히 새덕후인 산드라는 조심히 어린 새를 주워 살펴봅니다. "작은 푸른박새야~!" 유심히 살펴보면서 걱정입니다. 이 작은 새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또 구조센터에 갖다줘야 할까...... 하지만, 첫번째 해야 할 일을 아빠는 서슴지 않고 말해줍니다. "일단 이 근처에 새 둥지가 있는지 찾아보자꾸나." 자연공원에서 근무하는 교육사인 아빠는 바로 해결..

스페인 고산, 꽃보다 고양이~

해발 1,200m......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별 것인 스페인 해발 고도입니다. 제가 블로그와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많은 분들께 이 고산 날씨를 설명해드렸습니다. 그런데 또 많은 분들이 이 날씨를 한국의 평범한 날씨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설명해도 다들 체감하지 못하시니 한국 날씨와 비슷하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사실은 한국의 기후와는 천지차이인데 말입니다. 일단, 지중해 연안보다 10에서 15도가량이 낮은 온도이며, 밤과 낮의 기온차가 아주 높습니다. 여름에는 스페인 지중해성 기후대의 지역과 비슷하게 작물이 다 말라버리는 특징이 있답니다. 밀과 보리가 여름이면 다 익어 말라버리지요. 도로 가의 풀도 다 말라버려 황량한 느낌이 드는 곳입니다. 고산도 하늘과 가까워 그런지 비가 ..

너무 알뜰한 절약왕 남편~ 😅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 터를 잡은 우리 부부는 자연에서 '자연친화적인 삶'을 살려고 무지 노력하며 산답니다. 자연과 환경을 생각하면서 적당하게 소비하며, 되도록이면 환경오염하지 않고 살고자 노력하고 있지요. 어떻게 보면 환경 오염이라는 게...... 이 소비의 항목에서 가장 큰 노력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일단 소비하지 않아도 되는 물건은 소비하지 않으면 그만큼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은 건 당연한 사실이지요. 그래서 소비를 줄이고, 물건을 재사용하려고 항상 노력합니다. 여기서 재활용이 아닌, 재사용을 우리는 더 의미 있게 생각한답니다. 재활용이 좋긴 하지만, 소비를 많이 해서 재활용할 물건이 훨씬 많아지는 것보다 재활용할 물건은 없어지고, 재사용할 물건이 많아진다면 더 쓰레기가 줄어든다고 생각..

스페인 고산에서 한국식 쌈채소라니...! 드디어...!

여러분~ 안녕하세요?!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도 드디어 여름이 찾아왔습니다. 날이 갈수록 더워지며......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방학을 맞이했습니다! 아흐~~~ 아이들은 엄청나게 좋아하지만, 엄마는 또다시 바쁜 삼시세끼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물론, 남편 산똘님도 절반의 삼시세끼 준비에 돌입했지만 말입니다. 스페인 학교는 6월 23일 정도에 여름 방학에 들어가고, 9월 초, 9월 7-8일 정도에 개학입니다. 아시다시피 스페인도 9월 초에 학년이 바뀌어 새 학년으로 바뀌지요. 이번에 산드라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9월이 되면 중학생이 된답니다. (한국 시스템보다 6개월 앞서 갑니다) 그래서 이 여름이 아이에게는 참 중요한 인생 변화의 한 순간이기도 하답니다. 방학도 했겠다, 이번에 친구네 가족을 초대..

뒤늦게 찾아온 스페인 고산의 봄, 야생 꽃들판의 아이들

이제 여름이 곧 다가올 시점인데,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는 봄이 활짝 만개한 느낌이랍니다. 아직도 그늘에 서면 서늘한 기운이 남아 좀 춥기도 하지만, 양지는 햇살 가득, 아름다운 꽃과 풀, 작물이 자라나고 있지요. 요즘은 개양귀비꽃, 노란 야생 갓꽃(혹은 겨자꽃), 데이지꽃 등이 활짝 피어나 장관을 이루고 있답니다. 야생으로 펼쳐진 꽃밭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아이들 등하교 할 때마다 지나치는 들판에 감탄의 환호를 지르기도 한답니다. 다~ 보여드릴 수 없어 너무너무 안타깝지만, 요즘 찍어놓은 사진으로 그 분위기 한 번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 아이들 데려오면서 잠시 차에서 내려 이 노란 꽃밭에 들어가 놀아봅니다. ^^ 굉장히 넓게 펼쳐진 야생의 꽃들판이 사진에 다~ 담기지 않았지만 그래도 파란 하늘..

꼬물이 나들이

어미냥이 꼬물이를 데리고 집 앞마당에 나타났어요. 약 2주 정도 된 새끼냥인데 얼마나 귀여운지 몰라요. 지금 잘 걷지도 못하는데 우리 집 장작 창고에서 여기까지 걸어왔어요. 그래 봤자 10미터 정도 될까요? 그래도 어미 따라온 게 얼마나 대단한지! 너무 대견해 보였답니다. 참고로 우리 집 고양이들은 밖에서 자라는 자유냥이랍니다. 장작 창고에 바구니와 먹거리가 있어요. 이번에 태어난 새끼냥~! 아이들이 이름을 한밤이라고 지었어요. 그런데 매번 이름이 바뀌곤 한답니다. 너무나 작은 녀석인데 다리를 후덜덜 떨면서 어미를 따라왔더라고요. 얼마나 느린지 걷다가 멈추기를 여러 번 반복했는데 어미냥들은 기다려주더라고요. 참고로 어미냥이 하나인데 할머니냥까지 보살피고 있어 복수형으로 써봤어요. 모르디라는 줄무늬 고양이..

스페인 고산, 한밤에 내린 우박, 아침에 나가보니...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날씨는 참 변화무쌍합니다. 대체로 건조하고 추운 기후이지만, 하늘과 가까워 그런지 가끔 우박과 소나기가 내립니다. 특히 갑작스러운 우박은 이곳의 전형적인 모습이기도 하지요. 오죽 그랬으면 산 후안 성자의 날에 이곳 주민들은 소원을 비는 민간요법(?)인 행위도 한답니다. 예를 들면 새벽에 일어나 발코니에서 와인 세 잔을 올려 축복하는 일(?)... 자세히는 모르지만 알게 모르게 농가마다 전해지는 작은 이벤트가 있는 듯합니다. 이번 우박은 봄에 찾아온 갑작스러운 우박이라 좀 당황했답니다. 보통은 여름에 찾아오는데...... 어쨌거나 어젯밤 잠자리에서 듣는 천둥 번개 우박 소리에 아무것도 못하고 그냥 겸허히 자연의 경고를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나가 보니...... 애지..

스페인 고산에서 깻잎과 고사리라니...!

지지난 주, 가족과 함께 고사리 채취하러 숲으로 갔습니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은 봄이 아주 늦게 오기 때문에 5월 중순이라도 고사리 순은 쉽게 볼 수 있답니다. 원래는 고사리가 잘 나지 않는 지중해성 기후이지만, 북쪽 기슭 습진 골짜기에는 간간히 고사리가 나기 때문에 마음 잡고 다녀올 수 있었지요. 스페인 사람들은 고사리를 먹지 않는답니다. 피레네 산맥 쪽 카탈루니아 지방 사람들은 고비를 먹는다고 해요. 하지만, 어떻게 요리하는지 직접 보지는 못해서 어떤 식으로 채취하고 관리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비스타베야 마을 사람들은 고사리에 독성이 있다고 방목할 때 꽤 조심을 하더라고요. 소가 고사리 뜯어먹고 죽었다는 루머가 언제부터 퍼졌는지는 모르지만, 농가 사람들은 소 방목할 때 좀 신경을 쓰는 ..

몇 해 전, 한국 방송 출연하고 스페인에서 스타가 된 남편, 한류 제대로 실감~!

여러분 안녕하세요? 스페인의 산들무지개입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고, 모르시는 분은 모르시는 스페인 사람인 남편, 산똘님의 직업은 현재 '환경 교육사´입니다. 물론, 공식적으로 직함이 가끔 바뀌기도 하지만, 자연공원의 홍보와 기술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테크닉 요원이기도 합니다. 자연공원에 관련된 이런저런 여러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산똘님은 최근에 '장애인을 위한 등산 행진'이라는 프로젝트를 마쳤습니다. 이미 그 사연은 지난 포스팅으로 전해드렸는데요, 무사히 행사를 마쳐 지금은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자원봉사자 구하는 일이 어려워 사방팔방 발로 뛰며 지원자를 알아봤다지요. 그런데 이렇게 행사를무사히 마치고 와 저도 아주 기뻤답니다. 그런데 산똘님이 행사 마치고 와 아주 상기된 얼굴로 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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