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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158

왜 일찍 낳아주지 않았어요?

저는 블로그를 2012년 12월 무렵에 처음으로 시작했습니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서 만 3세인 큰딸과 아직 11개월이 안 되던 쌍둥이를 키우면서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친정 가족들이 우리 사는 모습을 봤으면 싶어서 글과 사진을 올리며 외로움을 달랬습니다. 어찌어찌 블로그에 우리 사는 모습과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기록해갔습니다. 마치 어제와도 같았던 그 시간이 벌써 10년이 돼 가고 있네요. 😆 특히 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지켜봐 주시고 공감하고 소통해주신 많은 블로그 독자님 덕분에 저도 큰 위안과 힐링의 시간을 보냈답니다. 이제 블로그가 쇠퇴의 시기을 겪으면서 저도 그 활동이 뜸해졌습니다. 다음 블로그는 이미 폐쇄되었고... 😭 긴 시간 함께한 다음 블로그의 기록도 백업으로만 남게 ..

스페인 시골의 핼러윈, 어른들이 당황하여 준 것들

여러분~~~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요즘 날씨가 너무너무너무 추워졌어요. 스페인 고산은 스페인답지 않게 너무 추워 눙물이 날 것 같아요. 하하하! 농담이고요. 사실 무지 추워져 난로를 피우게 돼 일이 하나 더 늘어 그렇답니다. 오늘 아침에도 난로 피우면서 이런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히야~~~ 스페인 고산에서 살면 정말 부지런하지 않으면 하나도 할 수 있는 게 없구나!" 그렇습니다. 부지런해야 하루가 잘 굴러가지요! 무슨 윤활유를 제 삶에 뿌린 것처럼 새벽 6시에 일어나 브런치 먹을 때까지 쉴 틈이 없네요. 그리고 브런치 먹고 나면 또 점심까지 쉴 틈이 없고... 저녁에는 (제가 저녁밥을 먹지 않아) 자기 전까지 계속 일입니다. 숙제 도와주고 내 일도 마무리하고...... 정말 나라는 인간! 윤활유 ..

뒤늦게 찾아온 스페인 고산의 봄, 야생 꽃들판의 아이들

이제 여름이 곧 다가올 시점인데,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는 봄이 활짝 만개한 느낌이랍니다. 아직도 그늘에 서면 서늘한 기운이 남아 좀 춥기도 하지만, 양지는 햇살 가득, 아름다운 꽃과 풀, 작물이 자라나고 있지요. 요즘은 개양귀비꽃, 노란 야생 갓꽃(혹은 겨자꽃), 데이지꽃 등이 활짝 피어나 장관을 이루고 있답니다. 야생으로 펼쳐진 꽃밭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아이들 등하교 할 때마다 지나치는 들판에 감탄의 환호를 지르기도 한답니다. 다~ 보여드릴 수 없어 너무너무 안타깝지만, 요즘 찍어놓은 사진으로 그 분위기 한 번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 아이들 데려오면서 잠시 차에서 내려 이 노란 꽃밭에 들어가 놀아봅니다. ^^ 굉장히 넓게 펼쳐진 야생의 꽃들판이 사진에 다~ 담기지 않았지만 그래도 파란 하늘..

남편의 빵~ 터지는 행동, 웃프다

요즘 날씨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는 곧 폭우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고 일기 예보가 전하더라고요. 그래서 오늘도 비에 대비해 지붕과 집 안팎을 살펴보고 있답니다. 스페인은 봉쇄령이 주에 따라 내려지고 있어 앞으로 어떻게 상황이 전개될지 모른답니다. 하루 확진자가 수만 명이 나오니 정부에서도 어쩔 수 없이 강력하게 나오고 있는데요, 시민들은 지난봄의 봉쇄령 이후 또 한 번의 시련 때문에 좀 힘들어하더라고요. 특히 자영업자들은 더 그렇습니다. 그러나저러나 스페인 고산은 여전하답니다. 코로나 전이나 이후나 찾아오는 사람 드물고, 계절마다 변하는 변화에 적응하며 대비해나가는 일은 여전하답니다. 단지, 코로나 때문에 친구나 이웃을 만날 수 없어 더 고립된 느낌이 들기도 하..

스페인 고산, 아이들이 사냥꾼에게 남긴 메시지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는 여전히 동화가 존재하는 듯합니다. 동화 속에서나 보는 양 떼며, 양치기, 사냥꾼, 포수가 이곳에서 존재하기 때문이지요. 한국도 마찬가지겠지만, 스페인에서도 철 되면 사냥이 가능한 사냥 기간이 다가옵니다. 아무나 사냥할 수 없고요, 사냥 허가증과 (사냥용) 총기 허가증(실명제) 등이 있어야 가능하답니다. 요즘 사냥 기간이라서 우리 집 근처의 들판이며, 숲에서 총소리가 뻥뻥 울려 퍼집니다. 들에서는 새를 잡기 위해, 숲에서는 멧돼지며 토끼, 산양 등을 잡기 위해 총을 쏩니다. 그러니 평화로운 정적이 흐르다가도 총이 뻥뻥 울려 퍼질 때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기도 한답니다. 사람에게도 총소리 충격이 이렇게 큰데, 숲에 사는 동물들은 이 총소리 때문에 사는 게 참 괴로울 거예요. ..

요즘 시국에 세상과 떨어진 듯한 눈 부신 스페인 고산의 봄, 그리고 아이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는 드디어 꽃이 만발하고 온몸을 펴고 나들이할 수 있는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그동안 비도 많이 내리고 은근히 추워 돌아다닐 수가 없었는데요, 코로나19에, 스페인 봉쇄령에 더 우울하여 외출도 할 수 없었지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날씨가 좋아지니 조금씩 얼어붙었던 마음도 열리고, 새로운 자연의 기운에 우리 가족의 생기도 활짝 열리는 듯합니다. 아쉽게도 이 시국에 여행할 수는 없지만, 지금 우리가 사는 비스타베야 평원은 이 시기가 가장 방문하기에 좋은 시기이랍니다. 바로 꽃이 만발하는 평원이 활짝 반기는 시즌이거든요!!! 그러면 여러분께 사진으로나마 이 풍경 보여드릴게요. 제 책 표지에 있던 꽃밭 사진 기억하실지 모르겠어요. 이제는 아이들이 이렇게 커서 좀 새로운 분위기가..

스페인 고산의 날씨 좋은 날, 요즘 아이들과 하는 일

여러분, 편안한 주말 보내고 계시는가요? 여기는 날씨가 얼마나 따뜻하고 좋은지 봄이 온 것 같은 착각이 입니다. 여기가 어디냐고요? (처음 오신 분을 위해 또 후다닥 소개하자면)여기는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 지역이랍니다. 스페인은 지중해 연안과 내륙의 마세따 (고원) 평원이 있고, 북부에는 갈리시아, 아스투리아스 및 바스크, 까딸루냐 지방이 있어요. 게다가 산세가 무지무지 험한 피레네산맥도 있습니다. 정말 스페인은 얼마나 광활하고 넓은지 지방마다 날씨가 달라지는 특색이 있어요. 그래서 이곳도 해발 1,200m로 다른 연안 지방보다 10도가량 온도가 낮고 추운 곳이지요. 하지만 요즘 날씨를 보니 얼마나 따뜻한지 추위가 느껴지지 않는답니다. 몇 주 전에는 폭설까지 내린 이곳이 언제 그랬냐는 듯 또 ..

[한국 여행기]-09 한국 식당에서는 왜 시키지도 않은 걸 줄까?

여러분~~~ 금요일이네요!!! 이상하게 금요일은 한 주의 피로가 확 가시는 날이기도 해요. 정말 신기하죠? 한 주의 피로가 쌓일 대로 쌓인 날이기도 한데, 어쩐지 금요일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그런지 그 피로가 확~ 풀리는 것 같기도 한답니다. ^^ 그래서, 오늘은 가볍게 즐거운 포스팅으로 여러분과 함께할게요. 아시다시피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 사는 우리 한국-스페인 [참나무집] 가족은 올여름에 한국에 두 달 여행을 했습니다. ^^ 이 여행에서 스페인 사람인 남편은 정말 새로운 한국을 많이 접하고 놀라워했습니다. 전과 비교하여 우리네 모습도 많이 바뀌었고...... 우리나라 사람들의 가치관도 빠르게 변화해 놀랐다고 할까요? 저도 한국 가기 전, 요즘 노 키즈존이 전국적으로 늘어난다는 소식에 걱정도 ..

스페인 고산, 가을을 맞는 아이들

가을에 갑자기 찾아온 태풍 '타파'로 한국에 피해가 크다는 소식을 뉴스로 접했답니다. 무사히 피해 복구되었으면 하고요, 스페인에서도 심한 폭우로 큰 피해를 보게 되었는데, 한국이나 스페인 두 나라 모두, 어서 무사히 일상적인 날로 돌아갔으면 하고 바라봅니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가을은 어떨까요? 아시는 분은 아시고, 모르시는 분은 모르시는, 우리가 사는 스페인 고산의 가을 날씨는......전형적으로 비가 많이 내리는 날씨랍니다. 특히 폭우가 많이 내리지요. 일 년 내내 비가 내리지 않다가 가을만 되면 고산 평야에 물이 꽉 찰 정도로 많이, 사정없이 내린답니다. 그래서 저도 폭우, 장마...... 그런 자연재해에 꽤 신경이 쓰인답니다. 그런데 올해는 어찌 되었는지 우리가 사는 고산에 폭우가 내..

한여름밤 마당에서 즐긴 우리 가족의 작은 파티

스페인 고산, 해발 1,200m 우리 [참나무집] 가족은 지금 휴식기에 들어갔습니다. ^^아이들도 여름 방학을 맞았고, 남편도 그렇게 원하던 무급휴가를 받았습니다. 오랜만에 여유롭게 일상을 시작하니 다들 웃음이 넘칩니다. 남편은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여름방학을 휴가로 정했습니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아이들의 유년기에 소중한 추억을 심어주기 위해서 말이지요. 어딜 가나 성수기이지만, 아이들과 함께 소중한 추억과 경험을 쌓는다면 자신을 희생해서도 가려고 합니다. 게다가 1개월 반 월급을 받지 않아도 된다며 이렇게 기쁘게 휴가 신청했답니다. 그렇게 한 결정이 한국 여행입니다! 한국 여행을 결정하고 비행기 티켓도 샀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신났는지 여름밤 갑자기 밖에 파티가 있다며 우리 두 부부를 초대합..

한국말로 놀리는 아이들과 스페인 선생님의 관계

스페인은 이제 방학 기간으로 돌입 일보 직전이랍니다. 내일이면 방학~~~ 그리고 9월 초에 개학한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우리 아이들도 오전 수업만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요, 가끔 집에 오기 싫어서 마을 아이들과 놀고 싶어 한답니다. 신기한 건 요즘 학교에서 마을 아이들이 제게 한국말로 인사를 한다는 겁니다. "안녕~~~!" "안녕~~~!" 더 신기한 건 마을의 이웃도 절 보면 한국말로 인사를 하는 겁니다. "아니욘~~~!"'안녕' 발음을 잘 못 해 '아니욘'으로 들리지만, 그래도 아주 열심이라 기분은 좋습니다. 세 살 아이들도 '안녕~~~'하고 인사하는데 누가 가르쳐줘서 그런 건 아니고, 자연스럽게 우리 아이들과 놀면서 그렇게 발전한 것 같습니다. 세 살배기 스페인 아이가 '안녕~~~!'하고 달려..

스페인 고산의 꽃밭 & 일상

햇살이 포근한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입니다. ^^요즘 이곳에는 또 꽃이 천지를 이루고 있답니다. 매일 저녁 산책하러 나가는데 그냥 대지 내음과 햇살이 환상적으로 감각을 자극합니다. 얼마나 좋은지......! 아이들도 산책하는 이 시간을 즐기더라고요. (매년 같은 풍경이지만 또 다른 풍경, 같은 일상이지만 또 다른 일상) 아이들은 커가고 우리 부부는 더 늙어가는 게 다른 느낌이지요. 어느덧 아기 티를 벗은 아이들이 성큼성큼 앞을 걸을 때는 참, 가는 세월 못 막는다는 말 실감합니다. 올해도 꽃밭에서 꽃구경해야죠~~~ 우리의 연중 행사 꽃 속에서 꽃(아이) 찾기!!! 숨바꼭질과 같은데 숨는 곳은 꽃밭! 그렇게 꽃 속에 숨은 아이들이 행복한 추억을 쌓아 가는 날입니다. 카메라 빌려주니 사진도 찍고......

봄이 되니 또다시 찾아온 손님들

스페인 고산 해발 1200m 비스타베야 평원을 누비는 우리의 양치기, 라몬 아저씨는 또다시 봄 맞아 양 떼를 몰고 들판을 거닐고 있습니다. 라몬 아저씨는 새벽에 빵집을 운영하셨는데요, 올해부터 목축업에만 전념하기로 하셨답니다. 그래서 요즘 한가해져 아주 좋아하십니다, 시간이 남아돈다고 말이지요. 빵집은 이웃 마을에서 이사 온 두 형제가 인수해 운영하고 있는데, 빵이 참 맛있더라고요. ^^ 그래서 이번에는 양 떼와 유유히 오셔서 아주 오래 머물다 가셨답니다. 또다시 몰려온 우리의 봄 손님들...하지만...... 우리 집 화단의 예쁜 꽃을 위해 온 식구가 나가 이 손님들을 맞아야 합니다. 요즘 한창 예쁘게 피어오르는 야생 카네이션 아기 양이 엄마 따라 졸졸 울어대는데 얼마나 귀엽던지요! 오후의 햇살 받은 양..

파란 하늘, 아이들이 쑥쑥 자란다

여러분, 그동안 편안히 잘 지내셨나요? 저는 정신없이 지냈답니다. 산똘님이 계속 주말에 집을 비우면서 제가 아이들 봐줬는데, 남편의 몫이 빠지니 정말 일이 많았답니다. 그 와중에 잡지 원고 송고도 해야 했고..... 눈이 충혈될 정도로 정신이 없었네요. 그런데 왜 산똘님이 자꾸 주말에 빠졌냐고요? ^^* 남편이 취미('취미'라고 쓰고 이제는 '전문인'라고 말한다)로 하는 수제맥주가 승승장구하는지....... 이번에도 수제 맥주 대회에서 상을 거머쥐고 말았답니다. 그래서 상 타러 그곳으로 향했던 것이지요!!! ^^ 축하, 축하!!! 그런데 매번 갔다 올 때마다 선물로 수제 맥주 기념 반팔티를 저에게 선사합니다. (ㅜ,ㅜ 난감하네~~~ 하지만, 집에서 편안하게 잘 입고 있답니다.) 그렇게 안부를 알려드리면서..

남편이 요즘 아이에게 가르치는 것

즐거운 주말 보내셨나요? ^^* 스페인 고산평야에는 봄이 왔는지 날씨가 아주 따뜻하여 깜짝 놀랐답니다. 날씨가 점점 풀리면서 밖에서 활동하기에 참 좋습니다. 하지만 이게 봄의 작은 속임수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러다 훅하고 다시 겨울 추위가 덮칠 수도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날씨가 따뜻하다고 맘 놓을 수는 없답니다. 확실한 봄이 오기 전까지는 집안도 따뜻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또 감기에 걸려 온 식구가 골골댈 수도 있으니 말이죠. 이번에 남편이 집안 난로에 불을 지필 때마다 아이에게 여러 방법으로 피우는 법을 가르쳐줍니다. 화목난로에 불을 피울 때 여러 방법이 있다면서 가르쳐줍니다. 마른 나뭇가지를 꺾어 차곡차곡 쟁여놓은 다음 불을 피우고 그 위에 패놓은 장작을 올리는 방법을 설명해줍니..

한국 며느리가 시부모님과 함께 보낸 주말 이야기

지난주 이상하게 감기에 걸려 몸이 축 늘어지면서 피곤한 하루하루를 보냈답니다. ^^; 진짜 수영장에서 수영 오래 하고 나오면 생기는 그 느낌이 코와 머리, 목에서 나는 듯했답니다. 누군가에게 얻어맞은 듯 몸도 무겁고..... 그렇게 모든 게 귀찮은 느낌이 나기 시작했죠. ^^; 그런데 여러분께서 긍정적이고 좋은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신 덕분에 매우 매우~ 매우~~~~ 감동하여 힘을 더 보태기로 했답니다. 조금씩 심장에서 상큼 에너지가 주입되어 칙칙폭폭 가동하기 시작했거든요. 여러분의 응원 댓글 하나가 이렇게 큰 힘을 주는 걸 또 느끼게 된 하루입니다. 거짓말 아니고, 정말 큰 힘이 되었답니다. 세상에!!! 좋은 생각만 하면서 살기에도 짧은 이 세상, 이렇게 나쁜 에너지 어서 떨쳐버리고 좋은 독자님과 좋은 ..

아이들이 저지른 일에 남편이 혼내지 않은 이유

새벽 일찍 일어나 외출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남편이 오늘 쉬는 날이라 둘이 오붓(?)하게 도시에 나가 장보기를 했지요. 다름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곳은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이라 보름마다 장을 꼭 봐야만 하는 환경에 있답니다. 오늘의 주된 장보기는 남편의 사륜구동 오토바이 부품을 사러 가는 것이었습니다. 3년 전, 잦은 고장으로 마구간에 넣어두고 고친다고 하면서, 자꾸 미루더니 며칠 전에 다시 살펴볼 수 있었답니다. 그래서 오늘 장보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사건은 이렇게 시작됩니다.며칠 전, 마구간에 갔던 남편이 심각한 얼굴로 돌아오며 하는 소리가 청천 날벼락이었습니다. "세상에! 누가 내 오토바이 주유구에 흙을 잔뜩 넣어놨어!!!" 정말 듣고도 믿지 못할 말을 남편이 하는 겁니다. 아니, 누가 우..

아내가 두 그릇씩이나 먹은 남편의 요리

며칠 전 포스팅에서 산들무지개가 감기에 걸렸다고 말씀드렸죠? 컨디션이 좋아서 그냥 소소하게 지나가려나 했는데, 안타깝게도 이삼일 조금 앓았답니다. ^^; 그래서 주말에 시댁 식구들이 마련한 제 생일 파티에 참석하지 못했어요. 어쩌다 참석하여 모두에게 바이러스 옮기면 안 되니 주인공인 제가 빠지고 우리 [참나무집] 식구들이 다 가게 되었습니다. "아니, 아픈 사람 두고 어떻게 다 갈 수 있어요?" 하고 물어보실 수도 있어요. 우리 시어머니도 오지 말라고 하시며 남편에게 아내 건강 챙겨주라고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스페인 시댁 일곱 살 조카도 같이 생일 파티를 해서, 실망을 주면 안 될 것 같아 우리 식구를 다 보냈습니다. 덕분에 저는 혼자 조용한 시간도 갖고 이것저것 새롭게 계획도 짜고 나름대로 의미 있는..

때로는 남편에게 한 수 배우는 아이 훈육하는 법

아침에 학교 간다고 아이들 깨우면 아이들은 기분 좋게 일어나기도 하지만, 기분 나쁘게 일어나 심술부리는 적도 있습니다. 쓸데없이 화를 내고 옷이 마음에 안 든다고 떼를 부리다 보면 학교에 늦는 일은 다반사죠. 우리 세 아이 중 하나가 그렇게 말썽을 피워 정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랍니다. 특히 아주 잘 입고 다니던 옷을 그날 아침에는 왜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는지, 제가 준비한 옷을 입고 가기 싫다고 불만과 투정, 떼를 부리면...... 으악!!! 아무리 착한 엄마도 머리 뚜껑 열리면 압력 증기가 팍팍 올라와 날아가기 일보 직전이랍니다. 그 아이 때문에 다른 두 아이가 학교에 늦어 수업이 어려워지니 더 곤란하고요. 우리는 그야말로 그룹으로 움직여야 하는 특수한 상황에 있기 때문..

생일을 양력으로 고정하니 생긴 스페인 시댁의 변화

아침부터 휴대폰에서 진동을 울리며 메시지가 들어왔습니다. "생일 축하한다!" 시아버지에 이어 시어머니께서도 개인적으로 톡을 날려주셨습니다. "생일 축하한다!"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그날 아침, 누리 치과 치료를 위해 도시에 가느라고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침부터 축하 메시지를 받아 그런지 기분이 참 상쾌하더라고요. 주차장 찾기가 어려운 도시에서 한 번에 주차장까지 차지하니 기분이 무척 좋아졌죠. 그런데 치과에서 시간을 뒤로 늦추겠다며 전화를 걸어옵니다. 치과 사정이 어쩔 수 없어서 그렇게 하라고 저도 기분 좋게 승낙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시간이 남아돌게 되었죠. "누리야, 우리 발렌시아 가도 시간이 남아서 좀 기다려야 할 것 같아."차를 주차하고 기차를 타고 발렌시아로 가는 길이었죠. 우리 ..

남편이 아이들과 다툰다

주말에도 일하는 남편이, 아침에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톡을 날려왔습니다. 좋은 아침이라며 보내온 톡에는 재미있는 사진 한 장이 있었지요. "어? 이거 뭐지?" 하며 읽어보니 미소가 방긋 제 얼굴에서 스쳐 지나갔습니다. 내용은......독일 셰퍼드와 도베르만, 고양이가 죽었습니다. 그들은 무엇을 믿는지 알고 싶어 하는 신과 마주하게 되었죠. 셰퍼드가 먼저 말했습니다. "저는 제 주인에 대한 (흔들림 없는) 규율과 훈련, 충성심을 믿습니다." "좋아" 신이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내 오른쪽에 앉아라." 그리고 나서 신은 도베르만에게 물었습니다. "저는 제 주인의 사랑과 배려, 보호를 믿습니다." "아하!" 신이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내 왼쪽에 앉아라." 그런 다음, 신은 고양이를 바라봤습니다. 그리고 물었습..

아이들 대화 듣고 폭소한 이유

세 아이가 쫑알쫑알~ 겨울 방학이라고 모여서 서로 대화를 나누더라고요. 아직 어린 초등학생들이 무슨 이야기꽃을 그렇게나 많이 피웠는지, 훈훈하게 서로 싸우지도 않고 대화하는 모습을 보니 참 좋았습니다. 이게 세 자매의 수다방이라는 것이겠죠? 엄마는 일하다가도 아이들 표정 살펴보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어떤 때는 좋아서 서로 깔깔깔 웃고, 어떤 때는 심각해지기도 하는 것이 역시, 아이들도 나름대로 좋고 나쁜 소식에 영향을 받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 누리가 엄마에게 갑자기 이런 소식을 전합니다. "엄마, 우리 음악 선생님 앞으로 우릴 가르치지 않으실 거야."우리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알레한드로 음악 선생님이 아이들을 가르치지 않는다니뇨? 깜짝 놀라서 아이에게 되물었습니다. "아니, 왜? 음악 선생님이 이제..

아빠의 희생이 돋보였던 크리스마스 놀이 동산

시간이 이렇게 후다닥 지나가 버리고 마네요. 또 한 해가 이렇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나이가 드니 이렇게 시간이 빨리 흐르다니......! 또 나이가 드니 어쩐지 20대에 느끼지 못한 어떤 "깊음"이란 느낌도 알게 되고요. 동시에 '마무리'하는 자세에 대한 생각도 자주 드는 세월입니다. 미리미리 마음 잡으면서 부끄럼 없는 생활이 되도록 노력한답니다. 요즘은 날씨가 추워지고 날도 짧아지니 괜스레 마음이 안으로 움츠러드네요. 하지만, 아이들 셋을 키우는 엄마이다 보니, 정말 정신이 없는 날들입니다. (그래서 블로그에 매일매일 글 올리는 일이 참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피곤하다 보니, 다음날로 미루고 또 미루니......) 할 이야기는 아주 많은데 그걸 풀 시간이 없어 여러분께 소개해드리지 못한 에피소드와 여행담..

아빠 생각하며 먹은 아침 식사

며칠 전 문제를 주던 우리 암탉들이 결심했는지 드디어 알을 낳기 시작했습니다. 어휴~~~ 말을 마세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음에 자세히 영상과 함께 이야기하고요. 요점은 글쎄 우리 암탉들이 3개월 전부터 알을 낳기를 거부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전부~ 다~ 시위라도 하듯 말이지요. 하긴, 시위하는 날이 추워지는 일조량이 적어지는 계절이었기에 우연으로 알을 낳지 않은 계절과 겹쳤을 수도 있답니다. (닭은 일조량이 적으면 알을 낳지 않거든요. 그래서 양계장에서 밤낮으로 환하게 불을 켜두지요. 알 많이 낳게 하기 위해서...) 드디어 저 날, 우리는 닭장에서 알을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3개월 만에 알을 낳아줘 얼마나 고마웠는지...... 아이가 하는 소리가 "엄마, 나 트러플 갈아올린 달걀 후라이가 먹고 ..

남편의 외출

주말 아침, 발렌시아에 볼일이 있어 간다는 남편이 마지막 집 점검을 합니다. 마침, 월요일 누리의 치과 치료도 있어 누리와 함께 떠나게 되었지요. 그래서 집안에 남은 사람은 저와 우리 두 딸, 이렇게 세 모녀가 남게 되었습니다. 장작도 집에 쌓아두고 가고...... 우리 고양이들에게도 인사하고...... 월요일 누리 치과 치료 끝나는 대로 올라온다는 남편. 그 전날, 사라에게 호통친 게 마음이 아팠는지, 사라에게 당부의 말과 함께 포근하게 안아줍니다. "엄마 말 잘 듣고 있어야 해. 크리스마스도 곧 다가오는데 말 잘 안 들으면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가져오지 않을 수도 있어." 아이도 그 말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어제의 호통은 생각지도 않습니다. 집에 구성원 둘이 쑥~ 빠지고 나니 참 허전하고 쓸쓸하네요...

초등생 아이들을 아침에 스스로 일어나게 한 방법

아직 어린 초등학교 1학년생, 4학년생인 우리 아이들이 아침에 잠에서 일어날 때마다 고생입니다. 큰아이는 이마에 뽀뽀해주면 어느 정도 반응하고 일어나는데요, 쌍둥이 동생들은 엄마의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습니다. 시간 맞춰 깨워도 20분이 흐른 후에야 엉기적엉기적 일어나는 척을 합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알아서 스스로 일어날 수 있을까? 아직 어려서 일찍 깨우는 것이 미안하기도 하고, 그래도 사회생활에 적응하려면 작은 사회인 학교에 가야 하니..... 아이들도 일상의 반복되는 일에 적응해야만 하지요. 그렇게 고민하다, 예전에 제 친구가 스페인에 살다가 귀국하면서 제게 주고 간 알람 시계가 생각났습니다. 요즘은 이런 알람 시계를 쓰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 작동되는지 안 되는지도 모른 상태에서 방치하고 ..

이제 남편이 부담해야 하는 일

아침에 일어나 보니, 또 남편이 아이에게 줄 허브티를 만들어놓고 회사에 갔습니다. 그러고 보니, 딸바보 아빠의 걱정은 온통 아이들뿐인 것 같습니다. 그에 보답하듯 아이들은 아빠만 찾고 있고요. 정말 신기하죠? 한밤중에 누리가 일어나 "아빠! 아빠!"하는 소리를 내더라고요. 왜 그럴까? 일단 아빠를 찾았으니 아빠가 일어나 아이들 방에 가봅니다. 그렇게 잠에서 깨어나 뒤척이던 저는 모른 척했죠. 그랬더니, 남편이 침대에 와 조용히 속삭이면서 이런 말을 하고 사라지더라고요. "누리가 악몽을 꾼 것 같아. 누리 잠들 때까지 같이 누워서 재워놓고 올게." 헉?! 이 말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엄마 바라기인 누리마저 이제 아빠를 찾는다니 말입니다. 처음에는 얼마나 섭섭했는지 모릅니다. 우리 아이가 엄마를 ..

즐거운 토요일에 아이들의 놀이터인 숲에 갈 수 없는 사연

여러분, 편안한 주말 보내고 계시는가요? 덕분에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 가족들도 잘 지내고 있답니다. 오늘은 해도 좋고, 하늘도 파란 게 정말 기분 좋은 하루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즐거운 토요일에 우리 집 근처의 숲에 갈 수가 없게 되었답니다. 왜 갈 수 없느냐고요? 이상하게도 이곳은 동화 속에나 나올 것 같은 에피소드가 현실화하는 곳이기에..... 으음~~~ 이곳은 지금 사냥이 시작되는 시기입니다. 스페인에서도 사냥 기간이 따로 있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카스테욘 지역은 7월 말부터 2월 말까지 사냥이 가능하답니다. 주로 사냥하는 날은 정해져 있는데요, 금,토,일로 되어 있고 사냥할 동물의 종류에 따라 또 날짜별로, 계절별로 나뉘기도 하더라고요. 참고로 스페인에서는 덫이나 올가..

매년 자기 생일에 직접 케이크 만드는 아이들

11월 1일이었던 오늘은 스페인에서는 만성절, 국경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았지요.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으면 제일 바쁜 사람은 역시나 엄마. ^^; 오늘도 정신이 없었습니다. 1일 1 포스팅, 일주일에 5일 포스팅을 기본으로 하도록 노력하는데, 글이 올라오지 않으면 인터넷 불통이거나, 아이들 뒷바라지하거나, 손님이 왔거나, 잡지사 원고 마감일이라는 것을 알아주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아이들 때문이었지만, 이렇게 밤이 되어 후다닥 글을 올리고 꿈나라로 갈 생각이랍니다. 다름이 아니라, 쌍둥이 아이들이 마을 아이들과 생일 파티를 위해 올해도 또 자기 생일 케이크를 직접 만들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역시나, 아빠의 도움으로 말이지요. 이거 동영상으로 다~ 찍었는데 너무 바빠서 편집을 못 했습..

스페인 남편이 한국 육포를 먹는 상상 초월하는 방법

여러분, 오늘도 건강히 잘 지내십니까?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는 비가 주르룩~, 기온도 뚝 떨어져 으시으시한 핼러윈과 만성절을 맞고 있습니다. ^^ 갑자기 뚝 떨어진 기온에 아이들도 코를 훌쩍이면서 이 변하는 계절에 적응하고 있는데요, 딸바보 아빠는 감기 걸리지 말라고 아침 일찍 일어나 우리에게 줄 육수를 해놓고 회사에 가기도 한답니다. 스페인 사람들은 이런 육수를 미리 해놓고, 필요할 때마다 소면을 넣어 끓여 먹기도 하고, 추운 계절에는 감기 예방을 위해 따뜻한 국물 요리를 선호하기도 한답니다. 그런 남편의 이야기, 오늘 시작하겠습니다. 남편이 집에서 맥주를 담근다는 소식에 주위의 한국 친구들이 우리 집에 놀러 올 때마다, 가끔 한국 안주를 사 오곤 합니다. 마른오징어, 쥐포, 땅콩 과자,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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