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해외생활 337

졸업 후, 4년 만에 받은 스페인 학교 졸업장, 늦게 받은 이유

2011년 여름, 쌍둥이를 임신하고 언어 공립 학교에서 스페인어 과정을 듣던 저는 마지막 시험을 보았습니다. 공립 학교라 이 시험에서 합격하면 당연히 졸업 증서를 받고 유용하게 쓰일 수 있었답니다. 그래서 시험장에 들어갈 때 두 아이에게 "아자! 우리 다 함께 시험 잘 보는 거야!" 하면서 스스로 파이팅을 외치고 들어갔습니다. (첫째 임신 때에는 운전면허시험을 보면서 같은 소리를 했었지요.) 발로 쿵쿵 차던 아이들이 시험 보는 시간에 얼마나 조용하던지, 괜찮아? 속으로 묻기까지 했었지요. 그래서 당당히 Nivel avanzado에 합격하여 졸업증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주우욱 흘러 4년이 어느덧 지났네요. 잊고 있던 졸업장이 후다닥 생각이 나더라고요. 마침 생각하니 제 이-메일에 학교 행정..

시어머니의 건망증

지난 번 발렌시아 시댁에 갔을 때, 제가 깜빡하고 실내화를 가져가지 않았답니다. 시댁에서 야외 신발을 신을 수도 없고...... 그런 제 모습을 보셨는지, 시어머니께서 제게 실내화를 내어주셨답니다. 어머님이 쓰시던 것인데, 감사하다면서 신발을 신는데....... 오? 제 한 발이 너무 무거운 겁니다. 왜 이렇게 신발이 무거워? 이상하다.... 하면서 다시, 다른 한 발을 신었습니다. 그런데 그 발도 엄청나게 무거운 것입니다. 아, 이렇게 실내화가 무거운 것은 처음이야...... 하면서 실내화 속을 살펴봤더니 오? 무슨 작은 복주머니 같은 것이 두 개가 신발 안에 나란히 들어있는 것입니다. 복주머니를 살짝 열어보니, 이것 참! 각종 보석이 번쩍번쩍 빛나며 있었습니다. 아하하하하! 어머니! 심 봤어요. 여기..

봄 맞아 우리 집에 온 손님들

하루가 다르게 온도가 급상승하면서 아주 화창한 날씨를 보이는 해발 1200미터의 스페인 고산입니다. 부활절 기간이라 아이들은 일찍 방학을 맞았답니다. 스페인에서는 부활절 방학이 있거든요. 그래봤자 길지는 않고, 약 12일 정도랍니다. 아이들은 화창한 봄 맞아 마음껏 뛰어놀기에 좋답니다. 집에 들어올 생각을 않는 아이들은 이 봄햇살에 피부가 까무잡잡 건강색으로 돌변하고 말았답니다. 역시, 하늘과 바람과 같이 사는 아이들입니다. ^^ 그렇다면 직장 다니는 사람들도 휴가를 맞았냐고요? 그렇지는 않답니다. 그런데 샌드위치 휴가라고 축제 맞추어 휴가 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이 부활절 기간에는 여행하며 즐기는 투어리스트들이 아주 많답니다. 덕분에 산똘님은 페냐골로사 자연공원 방문객들로 넘쳐 나 열심히 일을 하게..

어떤 악플러는 불쌍하더라

봄이 오니 이런가, 마음이 싱숭생숭...... 멀리서 보니 모든 것이 다른 눈으로 보인다. 새록새록 돋는 새싹의 향기로움, 변화하는 계절 앞에서 내 개인사는 그리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자연 일부에 포함된 나, 이 자연 안에서 흘러가고 바라보는 한갓 미생물 같은 인간이라는 존재. 멀리서 보면 그렇게 보인다. 우주에서 보면 난 한 티끌 안에도 포함되지 않겠지? 이 우주는......거대한 수영장에 소금이라는 작은 알갱이 행성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고 하던데....그 알갱이 속에 더 작은 미세한 알갱이가 바로 나다. 오늘은 눈 부신 햇살 속에 내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었다. 너무 빛나는 이 빛......봄이 오고, 시간은 가고, 세월 앞에서 우리는 다 허물어져 가겠지...... 나중에 난 이 빛을 보고 꿈을 꾸..

소소한 생각 2015.04.03

스페인 국민요리 기구와 시어머니의 집밥

여러분, 그동안 안녕하셨나요? 저는 며칠 시댁에 다녀왔답니다. 남편과 아이들이 무지 아파서 뒷수발 하느라 너무 긴장한 나머지 에너지 소모를 많이 했었나 봐요. 시댁 가자마자 그 긴장이 다 풀려 그냥 잠 실컷 자고 해주시는 밥 먹고 그렇게 편히 쉬다 왔답니다. 에고고...... 한국 가족 한 명 없는 이곳에서도 외국인 시댁이라도 이렇게 가족이 되니, 가족 앞에서 긴장이 풀리는 것이 그냥 신기하기만 하답니다. 역시나 인간은 인종과 나라를 떠나 인간적 사랑이 묻어나면 이런 가족적인 그 애정을 느끼나 봐요. 이런 가족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감사할 따름이랍니다. 긴장이 확 풀어져 며칠 포스팅을 하지 않았는데, 마치 몇 백년은 지나가버린 느낌이랍니다. 갑자기 날씨도 화창하니 좋아져 완전히 다른 ..

아픈 남편, 칭얼대는 아들

어느 독자님이 그러셨습니다. 아들이 아프면, '왜 그러지? 얘가 약한 아이인가 보다.' 하시면서 '보약이라도 한 번 해줘야겠다.' 보통 어머니들은 이런 생각을 하신다네요. 그런데 남편이 좀 피곤하고 아프기라도 하면, '저거 보약 해줘도 안 나아?'하고 화를 내신다고....... ^^ 그런데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아이들이 아플 때는 한없이 처량하여 안아주고 어루만져 주고 사랑해, 뽀뽀도 해주는데, 남편이 아프기라도 하면, '아! 왜 아프고 난리야? 지금 아이들도 아픈데 당신까지 아프면 어떡해? 정말?' 하면서 화까지 내게 된다는 사실 말입니다. 사실, 제가 요즘 그런 경우를 당하고 있습니다. 아이들도 아프고, 남편도 아프고 집안 할 일이 태산같이 쌓여 있으니 이런 속마음이 은근히 비치는 겁니다. 남편은 ..

스페인 사람들이 손 씻을 때 사용하는 것

아직도 비는 그치지 않고, 장대비를 퍼붓고 있는 스페인 고산입니다. 날씨가 흐리니 시간 개념도 줄어들고, 온 식구가 아프니 다들 꿈속에서 오락가락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낮 1시까지 잠을 잤고, 아이들 아빠는 낮 2시까지 해롱해롱 앓으며 잤답니다. ㅠ,ㅠ 흐린 날이 이렇게 오래되니 머리까지 아프네요. 왜 중, 북유럽인들이 우울증 많은지 이해가 갈 지경이랍니다. 우리는 최소한의 전기만 사용해 그런지 고립 6일 째에도 전기가 바닥나지 않았답니다. 이것은 환호할 일! ^^ 그러나저러나 오늘의 이야기를 시작하지요. 아! 이 대단한 열정, 뭔 쓸 이야기가 이리도 많은지 그 와중에 특별 시간을 내어 포스팅을 쓰니...... 스스로 제게 상을 줍니다. 산들무지개님! 상 받으세요, 마치 말괄량이 삐삐가 스스로 잠자라 명..

남편이 알려준 '요거트 빵' 만들기, 너무 쉬워 화날 뻔

여러분, 즐거운 주말을 보내셨나요? 전 아시다시피 비와의 전쟁을 치르며 보냈습니다. 아니, 지금도 비는 그치지 않고 우리 집은 최소한의 전기로 다음 주까지 버티어야만 한답니다. 헉? 다음 주에도 일기예보를 보니 그치지 않고 비가 내리더군요. ㅠ,ㅠ 비가 많이 내려 좋긴 한데, 아이들과 아빠가 돌아가면서 아프니 큰일입니다. 여긴 지금 바이러스 동굴이 되었습니다. 지금 나흘 내내 비가 내리고, 나흘 내내 큰 아이 - 아빠 - 둘째 -셋째 순으로 감기에 걸려 골골 대고 있답니다. 기온이 무려 40도나 올라가니 정말 밤새 간호하느라 너무 지쳤습니다. 그래도 엄마는 강한지 우째 감기에 걸리지도 않는지, 역시 이 튼튼한 몸에 제가 놀라고 있답니다. 엄마는 위기에서 언제나 강하다는 말이 실감이 날 정도입니다. 오늘은..

한국 여행 계획 중 남편이 빵 터진 사연

여행의 일정을 요리조리 살펴보고 이것저것 동선이 맞는지 알아보면서 여행 계획에 착수한지 벌써 며칠은 되었네요. 아직도 여행할 날이 아직 멀었지만 미리미리 살펴보면, 더 큰 설레임과 기쁨이 스며들어 우리는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여행 계획을 짠답니다. 며칠 전, 남편과 인천 공항에 도착하면 어디부터 갈까, 생각하다 제주도로 먼저 가기로 결정했답니다. 친정은 좀 멀리있어 친정 갔다 제주도 가는 일은 합리적이지 않아 한 번에 제주도 갔다 올라오는 길에 친정에 가자 생각했지요. 그래서 인천에서 제주까지 배타고 갈까, 비행기 타고 갈까 고민에 빠지게 된답니다. 배타고 가는 낭만이 나름대로 큰 낭만인데 세월호 사건 때문에 좀 꺼려지기도 했었지요. 게다가 우리가 갈 시기가 보통의 장마철과 겹치기도 할 것 같아 짧은 비..

채소밭에서 아이들에게 안전모를 씌운 남편, 왜?

여러분, 안녕하세요? 한국은 지금 봄기운이 살살 녹아나는 날씨인가요? 여기 스페인 고산은 안개가 아주 짙고, 비가 또 주르륵 내리는 날씨랍니다. 기상청 예보를 보니 다음 주 월요일까지 이런 날씨가 쭉 이어질 것으로 본다네요. 비가 또 굵은 줄기로 세차게 마구 내리는 모습을 보니, 아! 우리는 또 언제 전기가 끊어질지 조마조마하네요. 혹시, 이 기간에 포스팅이 오르지 않았다면 많은 양해 바랍니다~! ^^ 비가 일 주일 내내 내린다는 예보를 보고 그전 날, 우리 부부는 채소밭에 나가 열심히 딸기를 옮겨 심었답니다. 비가 오기 전, 딱딱한 밭을 숨 쉬게 할 목적으로 김맸습니다. 흙이 스폰지처럼 여유가 있으면 물도 쉽게 흡수하기 때문에 식물들에게도 참 좋답니다. 너무 딱딱하면 지면으로 스며들지 않아 비가 오나마..

스페인 마을마다 있는 이 요상한 철창은 무엇일까?

스페인에 처음 정착할 때 이상하게도 마을마다 공터에 이상한 철창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도대체 저 철창은 무슨 용도야? 하면서 고개를 갸우뚱한 적이 여러 번, 마치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듯 이 철창은 흉물스럽게 마을 외곽 어귀에 그렇게 놓여져 있었지요. 저것이 무엇일까? 혹시, 임시 감옥인가? 아니면 동물을 가두는 우리인가? 알 수가 없었습니다. 한 번 보고, 누군가에게 물어볼 일이 없었고, 기회가 닿지 않아, 혹은 깜빡 잊고 그것의 존재를 알 수 없었습니다. 남편에게마저 물어보지 못했던 이 철창의 용도를 안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지요. 그해 여름 확실히 이런 방치된 철창의 용도를 알게 되었답니다. 여러분은 어떤 용도인지 혹시 짐작이라고 가시나요??? 비스타베야 마을 외곽에 있는 철창들 보기도 좋..

고자질쟁이 직장 동료에게 화난 남편이 한 행동

산똘님은 자연공원에서 일하기 위해 아주 많은 노력을 했답니다. 잘 나가던 산업 디자이너를 그만두고, 산림학을 다시 공부하여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지요. 빡빡한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이런 자연 안에서의 직장을 구한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 스스로 큰 보람을 느끼면서 직장에 다니고 있답니다. 그런데 요즘엔 스트레스받는 일이 생겼답니다. 아무리 좋은 직장이라고 해도, 같이 일하는 동료가 사람 됨됨이가 되지 못하면 그것처럼 스트레스받는 일도 없을 겁니다. (같은 동료이지만, 여러 직장 상사들에게 아첨과 아부를 달고 사는 버러지 같은 인간형은 동료로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직장 내 윗분과 친분이 있는지 그 가혹한 구조조정에서도 살아남고, 자기가 좀 싫어한다는 사람은 이간질하여 쫓겨나게 만드는 장본인입니다. 그래..

내 마음을 훈훈하게 하는 친구

한국에 있거나 해외에 나와 살거나 다 마음먹기에 따라 내가 지금 사는 곳이 천국이 될 수 있고 지옥이 될 수 있는 것 다 알지만 가끔은 좀 쓸쓸하기도 하답니다. 한국이 그립기도 하고, 내 가족이 그립기도 하니 말이지요. 그런데 아침에 쌕쌕거리면서 자고 있는 아이들의 숨소리를 잔잔히 듣고 있다 보면 혼자 이 순간을 영원처럼 기억하고 싶어 눈을 지그시 감는답니다. 아이들의 작은 손과 숨결, 뒷모습, 발가락 등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이 아이들을 두고 나중에 내가 이 세상을 떠날 날이 있구나, 슬퍼지기도 하더라고요. 아이들이 깨어나 환한 미소를 보이면 "얘들아, 엄마 좀 안아줘!"하면서 강제로 안아줍니다. 아, 작은 등을 손으로 만지며 또 눈을 감습니다. 이 작은 아이들, 전율할 정도로 전 지금 있는 ..

나이 40에 치아교정해도 될까?

아!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 치아교정이라니?! 이 나이에???!!! 한국 나이로 마흔을 막 넘은 이 중년 아낙(?)이 이런 치아교정을 하다니? 생각만 해도 이거 너무 한 것 아니야? 또 한숨이 나오네요. 하고 나니 한숨이 나오는 겁니다. 왜냐? 교정 장치를 하고 제대로 밥을 먹을 수 없으니 그런 겁니다. 흑흑! 그런데 치아교정은 할머니도 한다고 우리 치과 선생님은 말씀하시네요. 토끼 이빨을 가진 저는 제 치아에 아주 만족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어떤 집시 아줌마가 제게 저주한다면서 '이빨 상자'라고 놀린 적이 있습니다. ㅠ,ㅠ 그 저주에서 풀리려나?) 누가 뭐라 해도 음식 잘 먹고 잘 씹으면 그만이라고 말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제 아랫니 중간 이빨이 뒤로 쑥 들어가 양치하기가 아주 불편했다는 것입니다...

남편도 유행 패션에 민감했구나

남편이 수염 기르는 이유, 뺘션에 민감하여??? 요즘 산똘님이 수염을 기르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아! 정말 새심한 독자님이라면 잘 아시겠지만, 산똘님은 수염을 말끔히 면도하는 축에 속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그런데 오늘 매운 너구리님이 참 눈도 정확하시게 산똘님 수염 기르는 모습이 좋다고 하셔서 그 사연에 관한 짤막한 이야기를 하렵니다. 전 남편이 맥주협회에 가입하면서 남자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이렇게 수염을 기르는 줄 알았답니다. 그런데 마드리드 여행하면서 보니까...... 우와, 세상에 남자들 죄다 수염을 기르고 있는 거에요. 아니, 무슨 수염 붐이라도 생겼나? 놀라 남편에게 말을 했더니 한다는 말...... "당신은 뺘쎤을 몰라도 너무 몰라." "뭐? 이게 뺘쎤?" "그래, 아닌 ..

시아버지께서 알려주신 스마트폰 배터리 불룩 증상

때는 바야흐로 우리가 12주년 결혼기념일 기념하야, 마드리드 여행을 마치고 오는 버스 안이었습니다. 모르시는 분을 위해 잠시 관련 글을 올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제목을 클릭하세요! 2015/02/24 - [뜸한 일기/부부] - 12주년 결혼기념일 맞은 우리 부부의 나들이 요즘 버스는 참 좋아서 버스 안에서 와이파이도 잡히고, 영화도 볼 수 있으니 참 좋습니다. 앗?! 한국과 좀 다른가요? 아님, 비슷한가요? (오...... 이것 잘 모르겠는데, 다음에는 이 스페인 고속버스의 특이한 점들에 관한 포스팅을 해봐야겠어요. 뭐 특이하면 다행이고 그렇지 않다면 안 됐고......) 아무튼 이야기로 돌아와, 산똘님은 맥주 상을 받고 기분이 아주 좋아진 상태였답니다. 상에 해당하는 것 중의 하나가 맥주관련 장비를 ..

세 아이에게 골고루 사랑을 나눠요

어렸을 때 우리 사 남매는 옷 하나, 신발 하나 다 물려 입으면서 자랐답니다. 그런데 둘째인 저는 언제나 새것이 언제 나에게 떨어질까, 좀 불만이 많은 얼굴로 엄마를 보곤 했었지요. 첫째인 언니는 첫째라고 새 옷을 입고, 셋째인 동생은 옷이 다 헤어졌다고 새 옷을 입으니 말이지요. 넷째인 남동생은 남자이니 또 새 옷을 입고 우리 집에서 물려 입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불만으로 말이지요. 그런데 어른이 되어 지난날 추억하면 오히려 물려 입어 좋았다는 생각이 든답니다. 네 남매 키우셨던 부모님들 얼마나 벅차셨을까 싶습니다. 우리 세 공주님들도 현재 사촌 언니 옷을 물려 입는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시골 살아 그런지 얼마나 옷을 험하게 입는지 다 남아나질 않습니다. 그래서 기회가 되면 새 옷을 사기도 한답니다..

12주년 결혼기념일 맞은 우리 부부의 나들이

아! 그간 많은 일을 겪은 것 같습니다. 인제야 자리에 앉아 그동안의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게 되어 한편으로는 참 안심이 되고, 한편으로는 이 모험이 끝나 아쉬운 마음이 드네요. 한국에서 온 친구가 돌아가고 나면 항상 허전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번에도 그랬지요. 허전한 마음에 좀 우울 증세가 오는 것 같기도 하더니, 남편이 회사에서 급하게 전화를 해오더군요. "있잖아, 저번에 전국 스페인 수제 맥주 경연대회에 참가한 맥주가 당선됐다는 소식을 받았어. 어떻게 할까? 마드리드까지 우리 가야 하나? 몇 등에 뽑혔는지는 모르는데 주최 측에서 급하게 날 찾아서 말이야. 우리 어떻게 하지?" 오! 산똘님이 드디어 전국 수제 맥주 대회에서도 상을 휩쓸게 되었나 봐요. 속으로 신났어요. "어떻게 하긴? 당연히 마드리..

7년 전 배 속의 아이에게 쓴 메시지

남들은 결혼하여 매해 결혼기념일을 챙기며 그 사랑을 돈독히 확인하는 행사를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린 어떻게 된 것인지 그런 결혼기념일은 기억 속에 없는 듯도 하답니다. 우리 결혼이 정말 장난과 같이 법정에서 판사의 심판을 받고 한 결혼이라서 그럴까요? "당신은 이 파하로(새)와 결혼을 하겠습니까?" 당시 우리 결혼을 집행하신 판사님이 저에게 스페인어로 물었던 질문이었습니다. 제가 말을 못 알아듣고 엉뚱하게 눈만 두 눈 크게 뜨고 웃고 있으니, 판사님이 그러시더군요. "그냥, 네에-하고 말만 하면 됩니다."그 말에 남편과 저는 빵 터지며 웃었던 기억이 난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시던 증인들, 바로 저희 시부모님이십니다. 못마땅하신 얼굴로 우릴 째려보셨는데요, 사실, 그 두 분은 저희 부부가 전통적인 결..

스페인 시부모님이 은행에 돈을 맡기지 않는 이유

스페인 경제가 악화되면서 많은 이들이 직장을 잃고 아주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거지가 되어 집 없이 거리를 나돌아다니는 형국이 아니라 없는 것 위에 간간히 살아간다는 말입니다. 평소에 여유롭게 쓰던 생활 습관이 경제 악화로 제대로 되지 않으니 허리띠 졸라맬 대로 졸라매는 사정이 되었지요. 우리 시부모님은 그나마 맞벌이로 한 평생 일하시다 정년 퇴직하여 아주 여유롭게 사시는 분들에 속한답니다. 그런데 경제가 악화되면서 웬 은행세금, 유지비가 이렇게나 많이 붙는지......, 유럽 연합에서는 재정 감축 및 가혹한 구조 조정을 요구하면서 스페인의 변화를 요구했지요. 그래서 스페인 정부는 구조 조정하라는 대로 많은 이들을 거리로 내몰았고, 세금은 폭탄 세금으로 21%나 올리게 된답니다. (물론 ..

외국인 남편이 여동생에게 조언한 한국식 육아

스페인 시누이가 요즘 자기 딸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하소연을 해왔습니다. 만3세인데 엄청난 버릇으로 엄마를 힘들게 하지요. 다양한 버릇이 있는데 그중 요즘 최고로 힘들게 하는 것이 요것이랍니다.☞ 공갈 젖꼭지 없으면 잠을 못 자고, 그것을 하루 종일 빨면서 떨어지지 않으려 애쓰니 엄마는 힘들어 죽겠다는 것이지요. 그래도, 시누이는 아이에게 쇼크를 주지않기 위해 일부러 그 노리개 젖꼭지를 아이에게서 떼 놓으려 하지 않습니다. 우리 쌍둥이 공주들도 이 노리개 젖꼭지를 참 줄기차게 즐기면서 물고 있었는데요, 그것을 습관화하지 않기 위해 우리가 얼마나 노력을 했었는지......! 아이가 의존하는 이 노리개 빨기는 참 좋으면서도 골치 아픈 존재였습니다. 그러다 작년인가, 우리가 바닷가 캠핑장에 여행 갔을 때, 그..

스페인 여행시 알아두면 좋은 팁 몇 가지

지난해 12월에 방문한 바르셀로나는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광객으로 넘쳐나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스페인은 관광으로 유명한 나라가 이미 되어 있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관광으로 유명해지니 좋을까? 하고 생각해봤는데, 현지인이 느끼는 것은 달랐습니다. 현지인이 자주 드나드는 곳에 관광객이 넘쳐나면 좋지 않다는 것이 몇몇 장소에서 느껴졌습니다. 스페인 재래시장 한가한 시간대 방문하기 예를 들면 그 유명한 [보케리아 시장]의 현지인과 대화해본 적이 있었는데요, 시장 상인은 관광객이 넘쳐나 오히려 매출이 줄었다는 것이 불만이었습니다. 아니, 관광객이 넘치면 장사가 잘 되는 것이 아닌가요? 하고 물어보실 분을 위해, 말씀드리자면, 보케리아 시장은 재래시장이므로, 바르셀로나인의 사랑을 받으면서 신선한 식품을 제공..

김치 중독된 스페인 아줌마, 얼마만큼이나?

제목을 어떻게 써야하나 무척이나 고민하다 이렇게 썼습니다. 처음에는 [점점 집요해지는 남편의 직장 여상사]라고 썼다가 지웠습니다. 이렇게 쓰고 보니, 무슨 가십거리 같아서 안 되겠고, 그렇다고 해서 남편의 직장 여상사의 집요함이 사라진 것도 아니고...... 그 집요함의 원인은 바로 한국 음식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감안하여 이렇게 단순한 제목을 달게 되었습니다. 단순한데 왜 이렇게 심심해? 그래도 사실적 표현을 쓰기 위해 이런 제목을 달았음을 이해해주세요. 마라 씨는 남편이 일하는 자연공원의 동료이자 디렉터입니다. 그녀는 세계의 이국적인 음식 먹기가 취미일 정도로 다양한 음식을 지금까지 즐겨왔답니다. 인도 음식에서부터 중국, 일본, 태국 음식까지...... 그런데 한국 음식은 먹어본 적이 없었답니다. 최근..

매운 한국 음식 못 먹는 남편의 해결 방법이..

외국인 남편들이 다 "한국 음식"을 사랑할 수는 없지요. 다 사람이니 좋아하는 음식 기호에 따라 음식 사랑도 결정되는 법...... 제가 처음 스페인 남편인 산똘님을 만났을 때에는 친구가 운영하는 네팔의 한국 식당에서 엄청나게 한국 음식을 잘 먹고 있었습니다. 신기하게도 한국 친구가 아침으로 먹는 한식을 옆에 앉아 그렇게 잘 먹고 있었습니다. 사실, 서양인들에게 아침으로 먹는 한식은 참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지요. 구수한 된장국에, 가끔은 김치찌개와 함께 먹는 남편이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답니다. "정말 맛있어!"노래를 부르던 남편은 매운 것에도 꿀처럼 맛있다면서 군침 삼키고 좋아했었지요. 심지어 비빔밥에 고추장을 더 넣어 비벼먹을 정도로 말입니다. 그. 러. 나, 남편에게 비운의 소식이 들려왔습..

한국 갈 때 준비해야 할 것들

우와! 얼마나 설레는 이 카테고리인가! [한-서 가족의 한반도 방랑기]라......! 어? 한국 여행 시작했나요? 하실 분, 계신다면 아니라고 고개를 젓습니다. 사실은 올해 한국 가기로 한 것이 너무너무 기대되어 이렇게 미리 카테고리를 열었습니다. 차분히 생각하면서 한국 가기 전 준비해야 할 것도 미리 알아봐야 하고...... 등등등 그래서 이런 카테고리를 열고, 나름대로 가슴 두근두근하면서 한국 여행을 준비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아흐! 너무 신 나고 기대되어 죽겠어요. 한국 가기 전 준비해야 할 것들 제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것들을 일단 적어볼게요. 1. 여권 아이들 여권도 새로 만들어야 하고, 여권이나 스페인 거주증 유효기간도 잘 살펴봐야겠어요. 그리고 가족등록부 같은 것도 챙겨가고요. 혹시, 한국 갔..

스페인 친구들의 '물건 돌려쓰기'로 때때로 득템해요

스페인에 살면 살수록 이곳이 좋아진다고 여러분께 어느 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뭐, 사람 심리가 하루아침에 변하니 쭈욱 살면서 더 판단할 일이지만, 지금 상태로는 그렇답니다. 아마도 개인 성향에 따른 기호, 특성, 등등에 따라 사는 곳이 천국이 될 수도 있고, 지옥이 될 수도 있겠지요? 물론, 시기별로 심리변화를 묘사할 수도 있답니다. 초기에는 정신 차리지 못할 정도로 흥미로운 스페인이었고, 한 3년 지내다 보니 오! 들릴 것은 다 들리니 (싫은 것도 다 들리므로) 스페인이 싫어지는 때가 있기도 하답니다. 좀 지나다 보면, 개인과 개인이 만나는 과정에서 '문화적 이해'라는 깊숙한 요소가 자리잡히면서 점점 좋아지는 때가 있답니다. 스페인에서는 살면 살수록 사람 냄새를 그윽하게 맡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답..

엄마 파파라치가 찍은 '아이와 고양이'

쌍둥이 아이들 손을 꼭 잡고 잠드는 저는, 그 다음 날 아침 일찍, 자리를 옮겨 첫째의 옆으로 가 눕습니다. 첫째에게 소홀한 날들이 많아져 아이가 안쓰러워 자꾸 아침마다 큰딸에게 갑니다. 이 어린아이가 벌써 커서 만 6세(오는 2월 5일 생일이랍니다.) 나이를 먹는구나, 나날이 감탄의 연속이랍니다. 엄마가 되면 내 자식에게서 경이로움을 느낀다는 말, 사실인가 봐요. 아이의 고사리손을 잡고 뽀뽀를 살짝 하다가 아이는 은은한 미소를 띠면서 깨어납니다. 엄마가 옆에서 자고 있었구나, 하면서 얼마나 좋아하는지...... 아이는 엄마 목을 꽉 잡고 아침 인사로 뽀뽀를 막 해줍니다. 이렇게 우리 모녀는 쌍둥이 동생들을 깨우지 않기 위해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눈답니다. "산들아?! 학교에서 재미있어?""응, 재미있어...

스페인 고산, 참나무집 가족의 도토리묵 먹기

여러분, 즐거운 주말을 보내시고, 활기찬 월요일을 여십니까? 저희도 아주 즐거운 주말을 보냈답니다. 뭐, 스페인 고산의 고요한(?) 겨울에, 엄청난 강풍과 함께, 그렇게 시간을 보내긴 했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에게 즐거웠던 것은 도토리묵을 해먹던 저녁이었답니다. 하하하! 도토리묵?! 우리 집 이름은 스페인어로 마시아 까라스까르(Masia Carrascar)입니다. 한국식 이름으로 하자면, 참나무집이 되겠습니다. 참나무 하면 뭐가 가장 유명한가요? 바로 도토리입니다. 도토리 하면 또 뭐가 떠오를까요? 바로 도토리묵입니다. 아하! 그럼 참나무집에서는 도토리묵을 엄청나게 많이 먹고 지내겠어요? 하고 물으실 분도 계시겠지만, 우리 집에서는 도토리묵은커녕 도토리도 수확하지 않는답니다. 왜냐하면? 한국의 참나무..

남편의 전여친과 베스트 프렌드 된 사연

앗?! 이런 가십성 글을 또?! 손을 비벼가면서 이번에는 무슨 이야기일까, (은근히) 흥미를 보여주시는 독자님이 계신다면 저도 아주 즐겁게 이 글을 쓰겠습니다. 뭐 제 스페인 남편인 산똘님은 딸바보 아빠에, 아내 바보까지...... 역할을 두루두루 섭렵하면서 다정한 남편상을 보여줬습니다. 그런 남편에게도 과거의 여자는 있는 법? 여기서 허심탄회하게 속 사정을 낱낱이 밝히면 남편이 섭섭해 하겠지요? 그래서 낱낱이 밝히지 않고, 그냥 전에 남편이 사귀던 여성과 저와의 관계만 밝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남편이 자전거 여행 떠나기 전, 일 년 동안 사귀던 여성이 있었더랬죠. 자전거 세계 여행은 2년을 거쳐 했습니다. 아~~~ 놔~~~ 이거 질투심에 불타 화낼만한 이야기 이느냐구요? 조바심 잠재우시고 끝까지 읽어주..

눈 오는 날, 4년 만에 감행한 엄마의 단독 외출

아침에 눈(eye)을 떠보니 눈(snow)이 또 쌓여가고 있었습니다. 해발 1200m의 우리 참나무집은 겨울마다 이렇게 눈을 맞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포근한 눈이 이렇게 안녕? 아침 인사를 했네요. 스페인은 해가 쨍쨍한 열정(정열?)의 나라라고 보통 생각하는데, 우리 집에 눈이 왔다, 그러면 다들, 오? 스페인서 눈? 하고 놀라워하십니다. 그런데 우리 비스타베야 고원은 역시나 눈이 없으면 서운한 겨울이랍니다. 그런데 이날 아침은 반갑지가 않았답니다. 왜냐하면? 일단은 아이들이 감기에 걸려 골골대고, 뜨거운 열에 펄펄 끓고 있어서 말이지요. 다행으로 아빠는 눈이 와 숲 속에 위치한 자연공원 사무실에 갈 수가 없어 집에 머무르기로 했답니다. 그럼 문제 해결이다! 가 아니라, 글쎄 이날은 제가 발렌시아의 치..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