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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생활 292

아시아마트 갈 때마다 사 오는 해외거주자의 비상식량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 가족은 항상 식량을 비치해두고 생활하고 있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에는 그럴듯한 마트가 없답니다. 차 타고 10분 정도 가면 마을에 작은 구멍가게가 있긴 한데요, 기초적인 물건만 팔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식품을 사기 위해서는 도시로 나가야만 한답니다. 하지만! 도시에 나가도 없는 게...... 바로 한국 식품! ㅜ,ㅜ 에잉~~~ 울어버립니다. 울어버리면, 어떤 사람은 그럽니다. "아니, 그곳에서 그렇게 오래 살면서 현지 음식에 적응 못 했어요?"하고 말이지요. 그러면 저는 의미심장한 얼굴로 그럽니다. "너무 적응해서 그래요~~~" 라면서 반전의 말을 하지요. >.

한국 여자라면 받을 수 있는 당황스러운 유럽인의 질문

스페인 사람인 남편 덕에 알게 된 친구 한 명이 있습니다. 처음 봤을 때는 ​영화 속에서나 본 프랑스 영화배우 같은 느낌을 주었지요. 그도 그럴 것이 프랑스인 어머니 덕에 불어도 솰라~ 솰라~ 봉쥬르~ 잘해서 정말 멋져 보였습니다. 하지만 멋진 외모에 듬직할 것만 같았던 그 친구는 최대의 장점이자 단점인 촐랑거림 때문에 그 환상을 금방 깨워줬습니다. 얼마나 촐랑거리는지 으음...... 비교하자면, 김종국 앞의 유세윤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유세윤의 깐죽거림과 촐랑거림이었지요. (인스타그램 보면 유세윤 깐족대는 모습 많이 나오더라고요)그래서, 금방 말도 트고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사실, 악의가 없다면 이런 촐랑거리는 친구가 실은 더 편하고, 속에 있는 말도 금방 털어놓을 수가 있답니다. ..

소소한 생각 2018.08.24

청소 도우미를 대하는 스페인 시어머니의 태도

올해 만으로 칠순을 넘기신 스페인 시부모님들. 평생 맞벌이로 살아오시면서 항상 집안 살림은 두 분이 분담하셨습니다. 그런데 청소할 시간이 없으셔서 매번 청소는 청소 도우미의 도움을 받으셨다지요. 일주일에 하루, 청소 도우미에게 도움을 요청하셨는데요, 정년퇴직을 하신 후에도 계속 청소 도우미의 도움을 받으시고 있습니다. 나이 드니 예전만큼 힘이 좋지 않으시다며 청소 도우미를 고용하시는데요, 사실 집안이 정말 깨끗하답니다. 흠잡을 곳이 하나도 없을 만큼 평소에 깨끗하게 집을 유지하고 계시지요. 일주일에 한 번 도움을 빡세게 받고 평소에는 본인께서 직접 청소를 하시니 깨끗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없지요. 그런데 신기한 게 청소 도우미와 시어머니의 관계였습니다. 제가 산후조리로 시댁에서 잠깐 지냈는데요, 청소 ..

스페인 행정 업무가 느려 속 터진다고들 하지만...

차가 고장이 나 정비소에 맡긴 지 약 5일이 지났습니다. 주말에는 쉬기 때문에 더 시간이 길어졌지요. 사실, 오늘 제가 발렌시아 갈 일이 있어 참 필요로 했던 차인데 차가 정비되지 않아 버스-기차를 이용해야 했답니다. 해발 1,200m의 이 고산 마을에서 하루에 딱 한 대의 버스가 새벽 6시에 출발하고요, 똑같은 버스가 오후 3시에 이 마을로 다시 돌아옵니다. 그래서 차 시간을 아주 잘 지켜야만 합니다. 오늘 오후에는 꼭 차가 정비되어 차를 끌고 올라올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출발했습니다. 혹시나 몰라 발렌시아에서 있는 일을 빨리 끝내고 버스 올라오는 시간에 맞추어야만 했답니다. 새벽 6시, 엄청나게 추운 이 고산마을을 떠나는 버스, 운전기사 아저씨는 우리 동네 아이 학부형이기도 한데 매일 이렇게 고..

한국인이 정체 알면 식겁(?)하는 스페인 음식 몇 가지

먼저 제 음식 철학부터 말씀드리고 하겠습니다. 음식 가지고 그러면 아니 되옵니다~!가 제 철학입니다. 어떤 음식이나 다~ 존재하는 이유가 있고, 그 역사가 있으니 존중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래서 어떤 재료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알고 나면 아무리 역겨운 재료라고 해도 소중한 음식이 되는 것은 당연하지요. 하지만, 넘쳐나는 이 시대, 양심적으로 먹어주는 이들이 적어지면서 음식이 무슨 놀이나 장난처럼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기서 저는 장난으로 이런 음식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한국인이 보면 놀라는(?) 스페인 음식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한국인으로서 생소한 문화적 차이를 다룬 것임을 이 글에서 알려드립니다. ^^ 단순한 다름이 이렇게 재미있는 문화 차이가 될 수 있음을 보여드리고자 씁니다. 재밌..

아이를 울게 한 아빠의 여름방학 선물

여름방학이 되어 좋은 추억을 선물해주고 싶다던 산똘님은 몇 달 전부터 아이들에게 해줄 선물 마련에 고심했습니다. 방학이니 특별한 추억 생기면 좋겠다면서 말입니다. 그래서 선택한 선물은 으음~ 큰 아이는 운이 좋아 받을 수 있었지만, 작은 쌍둥이 아이들은 그만 운이 나빠 받질 못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선물을 받은 큰 아이는 선물 받은 날부터 울기를 반복합니다. 눈물이 그렁한 날도 있었고, 설레어 기분이 상승한 날도 있었으며, 걱정으로 잠을 한숨도 못 잔 날도 있었습니다. 아이는 선물을 받고도 처음이라 어쩔 줄 몰랐습니다. ▲ 아이는 아빠의 선물 때문에 펑펑 울었습니다.아빠는 무슨 심보로 아이를 울리면서까지 이런 선물을 했을까요? 스페인 사람인 남편은 어릴 때 자신이 경험한 선물을 아이에게 해주고 싶었..

스페인 장거리 기차, 한국과 어떻게 다를까요?

스페인에 그렇게 오래 살면서 자주 장거리 기차를 이용해본 적이 없습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스페인도 고속도로 시설이 잘되어 버스를 자주 탔지, 오히려 기차 탈 일이 적었답니다. 그런데 스페인은 기차 제조국으로 아주 유명하지요? 초고속 기차 제조에 성공하여 지금은 스페인의 대도시를 잇는 중요한 교통수단이 되었답니다. 보통 버스로 4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가 Ave 초고속 기차를 이용하면 (시속 350Km) 90분 만에 도착한다는 사실 아시나요? 그것에 맛 들인 산똘님은 마드리드 수제 맥주 행사에 참석했다 요즘은 기차 타는 맛에 또 여행한다는 사실...... 그런데 지중해 해안가를 달리는 초고속 기차도 있습니다. 물론 Ave만큼 빠르지는 않지만 풍경과 분위기로서는 최상의 기차가 아닌가 싶답니다. 이번에..

스페인 대성당, 뭘 봐야 재미있지?

대성당(大聖堂)[대ː성당] [명사] 교구의 중심이 되는 성당. 국어사전에 나온 정의인데요, 우와~! 정말 종교인이 아닌 사람은 좀 어려운 곳입니다. 종교인이라면 절에 가든, 교회에 가든, 성당에 가든 감명이 많은데요, 종교인이 아닌 사람은 뭘 알아야 그나마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전에 태국에 갔을 때 사원에 들른 적이 있습니다. 우와~! 정말 아름답고 찬란한 건축! 하면서 놀랐는데요, 그런데 사원이 한두 채가 아니라 수십 채가 있으므로 일일이 들르다 보니, 다 똑같이 느껴져 곤혹이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왜 이렇게 똑같아? 피카소 그림도 한 점만 보면 감동이 가지만, 여러 점을 동시에 보면 끝에는 지쳐서 감상을 제대로 못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스페인 여행을 하다 보면, 도시마다 대성당이..

스페인 친구가 김치를 담그는 이유

여러분, 정말 또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그동안 며칠은 인터넷 불통으로, 또 며칠은 원고 마감으로 일이 있어 블로그에 포스팅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절 잊으신 건 아니시죠? 요즘은 다들 어디 봄바람 맞아 놀러 가시는지 절 방문해주시는 분들이 약간 줄어든 느낌도 있답니다. 좋은 현상입니다. 봄바람 맞으며 계절의 향기에 취해보는 일은 참 좋은 일이지요. 오프라인을 즐기는 삶이 진정 즐거운 삶이니 말입니다. 오늘 저도 도시에서 온 스페인 현지인 친구들 덕분에 아주 즐거웠답니다. 물론, 지금 암 투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친구 때문에 마음이 좀 아프기도 하지만 말이에요. 이번에 방문한 스페인 친구들과 점심 바베큐를 해 먹었습니다. 암으로 투병 중인 친구의 좋은 소식을 가지고 와 반가웠지요. 한국식으로 쌈장과 ..

한국인이 놀라는 스페인 사람들의 희한한 조리법

스페인 고산에 놀러 온 한국 친구와 같이 요리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요리하다 말고, 스페인 대학생과 플랫 공유를 하는 이 친구가 이런 이야길했습니다. "스페인 사람들 가끔 조리할 때 너무 이상해~!" "아니, 왜?" 마침 저는 스페인식으로 또르띠야 데 파따따스(Tortilla de Patatas)라는 스페인식 감자 오믈렛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오믈렛은 먼저 감자를 기름에 볶은 다음 풀어놓은 달걀에 넣어 다시 구워내는 요리랍니다. 제가 팬에 기름을 두르고 감자를 볶고 있는데 그럽니다. 위의 그림처럼 감자 오믈렛을 하는데 이 그림에서도 기름을 잔뜩 넣어 감자를 튀겨내라고 합니다. 우리같은 한국인은 기름을 적당히 넣어 볶거나 굽는 게 다른데 말이지요. "내 플랫 친구들은 감자를 볶는 게 아니라 그냥 기름에..

스페인 남편도 반한 겨울철 위문품 '한국 고무장갑'

얼마나 밖에서 놀았으면 아이의 손등이 추위에 터져서 그렇게 애처롭게 보일까요? 화들짝 놀라며 요즘 아이들도 손등이 트네~, 하고 감탄을 하는데, 다시 생각하니, 아니! 우리 아이가 사는 곳이 스페인 고산의 시골 마을이니 추운 겨울에 손 트는 것은 당연하지! 싶습니다. 고사리손 등에 로션을 발라주면서 아! 역시 아이들은 시간 가는 줄, 추운 줄 모르고 그렇게 노는구나, 싶었답니다. 어릴 적, 엄마가 해 저물어가는 늦은 저녁에, 얘야~! 얘야~! 밥 먹어라! 하던 고함 소리가 갑자기 생각납니다. 아! 내 아이도 지금 해가 저물어가는 것도 모르고 그렇게 정신없이 밖에서 추위 아랑곳하지 않고 노는구나, 싶었답니다. 튼 손등을 위한 올리브 오일 사용법은? 2016/03/03 - [뜸한 일기/자연] - 추운 계절 ..

스페인 친구들이 '도입시급'하다는 한국의 것 두 가지

강풍이 불어대는 날이었습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에도 강추위가 몰려오기 시작했답니다. 다음 주면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간다고 하는데 벌써 떨려옵니다. 오늘은 참 다행으로 구름이 끼지 않고 해가 쨍쨍한 바람 부는 날이었기에 집안에서 고요히 햇살을 받기에는 참 좋은 날이었습니다. 그러다 친구의 점심 초대 덕에 외출도 하게 되었답니다. 친구들은 여러 명이 주말이나 휴가 때 쓸 목적으로 고산의 집 하나를 빌려 사용하고 있었는데요, 이번 주말에 이곳에 올라오면서 우릴 초대하여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답니다. 오랜만에 또 도시 친구들과 잡담할 기회가 있어서 참 좋았네요. 그런데 제가 끼니 또 자연스럽게 한국의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한국에 다녀온 새로운 친구를 만나..

스페인 고산, 우리 가족의 (주 중) 도시 나들이

스페인 고산, 해발 1,200m의 마을 사람들은 장 보러 외지에 나갈 때는 하루를 각오하고 가야 한답니다. 도시까지의 거리도 거리이지만, 구불구불한 도로가 참 가는 일을 뎌디게 합니다. 게다가 토요일은 도시 사람들도 쉬기 때문에 마트는 인파로 북적북적합니다. 일요일은 모든 상점이 문을 닫으니 아예 외출할 필요가 없고 말입니다. 토요일을 제외한 주 중에는? 아~! 이거 정말 힘든 상황입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니 그 시간을 이용해 다녀올 수도 있지만, 너무 촉박하여 맘껏 장 볼 수가 없답니다. 우리 가족은 아이들이 일찍 하교하는 수요일에 도시로 장 보러 가는 일이 잦습니다. 오후 3시 수업을 마치면, 그때부터 도시로 쌩~ 하니 달려가 장을 봅니다. 촉박하지만, 그래도 아이들을 데리고 편안하게 장을 볼 수 ..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운 현명하게 재채기하는 법

만 5세 누리가 갑자기 재채기합니다. 식탁 앞에서 재채기하니 버릇이 될까 봐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이런 소릴 했습니다. "누리아, 재채기할 때는 손으로 입을 가려야지~!" 그랬더니 큰 아이가 재빨리 엄마에게 이런 소릴 합니다. "엄마, 학교 선생님이 손으로 입을 가리면 안 된다고 했어." 어?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아이가 학교에서 배운 재채기 요령을 엄마에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엄마, 알렉한드로 선생님께서 재채기가 나오면 손으로 입을 막지 말고, 팔꿈치를 굽혀서 팔 안쪽으로 재채기하라고 하셨어." 어?! 사실 처음 들어보는 소리라 조금 어리둥절했습니다. 아니면 제가 시대에 떨어져 새로운 위생법을 잘 모르고 있을 수도 있지요. ▲ 위의 포즈처럼 저렇게 손으로 입을 가리면 안 된다고 하네요. 그럼 어떻게?..

한국의 때 미는 습관에 중독된 남편

사람은 저마다의 환경에 따라 적응할 수 있다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적응을 아주 잘하면서 살아왔다고 생각됩니다. 인도에서 허름한 호텔에서 (직업, 공부 등으로 인하여) 6개월 자취를 하면서 보낸 일에서부터 이곳 고산평야의 쓰러진 집에서 사는 생활까지 저는 적응을 참 잘 해왔는데요, 어디들 가든 그 지방의 풍속과 생활, 음식 등을 거침없이 흡수해왔고 그래서 그리운 한국도 꾹 참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어딜 가나 음식 때문에 고생을 하는데 저는 아무것이나 다 잘 먹고 잘 적응한답니다. 그런데 야생의 달인이 되었다 싶었으나 저에겐 숨겨진 하나의 고집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때밀기입니다. 이태리에는 없다는 이태리타올???를 들고만세 합창...! 우습게 들리는 소리일 수도 있으나 저는 ..

한국 교민이 말하는 스페인이 살기 좋은 점 몇가지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 [참나무집] 식구는 겨울 방학을 맞아 발렌시아의 스페인 할머니 집에서 시간을 보냈답니다. 그동안 접해보지 못한 도시 생활에 아이들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지냈습니다. 그동안 못 본 사람들 보는 것도 하나의 일과가 되어서 저는 드디어 한국 교민 친구를 만날 기회를 잡았습니다. 우리가 못 본 지도 1년이 다 된 듯하네요. 한국 교민 친구가 발렌시아에 터를 잡은 지 2년이 넘어가는 시점에서 우리는 스페인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습니다. 공원에서 만나 아이들은 신나게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거나 미로 정원에서 헤매는 동안 오랜만에 우리 말로 수다를 떨자니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답니다. 아이 둘을 스페인 학교에 보내는 친구는 이곳 생활이 이제 많이 적응되었다고 하..

스페인의 연말과 새해를 즐기는 우리 가족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평야에 터를 두른 우리 [참나무집] 가족은 연말과 새해를 도시에서 보내게 되었습니다. 시골에서 평화롭게 보내도 좋을 연말과 새해이지만, 올해는 발렌시아의 시부모님댁에서 도시 생활을 마음껏 즐기기로 했답니다. 스페인은 12월부터 1월까지 평소에는 전혀 없던 특별 마켓이나 페리아(놀이공원 등의 여가 활동 및 작은 마켓) 등이 광장을 중심으로 생겨난답니다. 또한, 평소에는 없던 길거리 음식들도 이 기간에는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가족도 아이들이 어느 정도 컸기 때문에 이런 거리 구경에 나섰답니다. 그럼 그 모습을 함께 나누며 대충 스페인의 연말과 새해 분위기를 함께 보여드리겠습니다. ^^* 우리는 저녁을 즐기기 위해 일찍 지하철을 타고 시내로 나갑니다. 아이들이 도시..

남편이 측은하게 느껴졌던 밤

한국-스페인 국제결혼 13년 차인 우리 부부는 이제 남매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서로 닮았습니다. 진짜 신기하죠? 서로 다른 나라에서 그것도 다른 문화를 가진 두 사람이, 이렇게 마음이 맞아 살고 있다는 게 가만 생각해보니 참 신기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한국 친구들도 자주 물어봅니다. 스페인 사람하고 사는 게 어떠니? 남편에게는 한국 여자하고 사는 게 어떠니? 하고 물어보지요. "나는 세상의 어떤 사람보다 내 아내가 내 마음과 가장 잘 통하여 아주 잘살고 있다."고 남편은 말합니다. '세상의 어떤 사람보다'라고 강조하면서 말이지요. 그 속에는 세상의 어떤 스페인 사람보다 제가 더 마음이 잘 통한다는 말뜻이 있는 거지요. 결국은 사람은 국가, 인종을 떠나 마음이 맞다는 말을 강조합니다. 어찌 되었건, 며칠 ..

나에게 특별했던 스페인 현지인과의 송년회

한국을 떠나 외국에 산지 여러 해. 여행하건, 현지에 적응해 살건, 많은 부분 한국의 일상의 한 부분이었던 것이 잊히기 마련입니다. 문화와 생활 습관 등이 전혀 다른 나라에서 살다 보니 정말 잊히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답니다. 그래도 세상의 모든 이들은 한 해가 오고, 한 해가 가는 자기 반성적인 날들에 대해선 거의 비슷한가 봅니다. 올해 나는 만족할 만한 일을 했던가, 이웃과 친구, 가족과는 어떻게 지냈는가, 다음 해에는 어떻게 또 보내고 싶은가에 대한 자기반성과 소망 등은 어디를 가나 세계인들의 공통된 마음인가 봅니다. 이번에 저는 스페인 현지인들과 송년회를 했습니다. 물론 스페인이라는 나라에서 사회 구성원의 한 부분이라는 생각을 해발 1,200m의 작은 마을, 비스타베야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하지 못..

스페인 고산, 흐린 겨울날 집에서 하는 일

벌써 3일째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안개와 비, 눈으로 날씨가 흐린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입니다. 그 와중에 주말이 끼어 아이들은 꽤 지루한 휴일을 보냈답니다. 다들 밖에 나가자고 안달이 났지만, 비가 꽤 오니 엄두가 나질 않았답니다. 온 계절 말라 있던 하천에 물이 불어날 정도이니 꽤 많이 비가 내렸습니다. 잠시 이 풍경을 보여드릴게요~ 페냐골로사(Penyagolosa) 자연공원 안, 산 조안(San Joan) 수도원입니다. 남편이 일하러 갔다 눈이 점점 쌓이고 있어 걱정을 많이 했답니다. 이곳에는 전기마저 들어오지 않아 태양광 및 발전기를 이용하여 유지하는데 글쎄, 날이 여러 날 흐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답니다. 발전기에도 문제가 생겨 남편은 고립 직전까지 갔다고 합니다. (이런 일은 자주..

카멜레온보다 변화무쌍한 스페인 남편의 일상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은 겨울이라고 해서 할일이 적어지지는 않더군요. 오히려 월동준비를 철저히 하기 위해 조금 더 몸을 움직여야만 했답니다. 낮이 짧아졌으니 더욱더 말입니다. 게다가 온 가족이 다 함께 모이는 연말과 새해가 다가오는군요. 그러니 더욱 바빠졌습니다. 그전에 날씨 좋을 때 빨리 해결해야 할 일들은 다~ 해결해야 하니 말입니다. 특히 장작 패기와 나무 자르기 등은 날 좋은 날을 선택해야 하기에 정신이 없답니다. 그 와중에 산또르(산을 좋아하는 똘똘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제가 붙여준 스페인 남편의 애칭입니다)님은 역시나 쿵쾅쿵쾅 할 일 많은 자신의 직무에 묵묵합니다. ^^* 마치 카멜레온 저리 가라는 정도로 매일 매일 새로운 일들을 해내고 있습니다. 아빠가 학교에 나타났다!!..

'한국 엄마 수업 최고!'라는 스페인 아이들의 성탄절 장식품

오늘은 정신없이 바빴던 하루 바로 한국 엄마의 재능기부 날이 있는 시간입니다. 이번에는 남편도 오겠다고 하네요. 점심이 끝난 후에 수업이 막 시작하기 때문에 스페인 남편은 도시락을 학교에서 먹겠다고 부탁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아침에 채소볶음 라면과 두부를 싸서 학교로 향했습니다. 어때요? 좀 맛있어 보이나요? ^^굴 소스 넣고 막 볶아낸 볶음 라면인데 산똘님이 학교 식당에서 군침을 흘리면서 먹더라고요. 아무튼, 저는 아이들을 데리고 수업이 있는 교실로 향했습니다. 이번에는 점토로 크리스마스트리를 장식할 물건을 만들기로 했답니다. 이미 과정을 아시는 분이 많으셔서 생략을 많이 하고, 일단 장식할 물건을 점토로 빚은 후, 집에서 장작 난로로 구워냈습니다. 재를 다 털어내고 이제 예쁘게 색칠하고 끈을 매어 장..

무척이나 부러운 스페인 사람들의 친화력

해발 1,200m 스페인 페냐골로사(Penyagolosa) 자연공원에서 근무하던 남편이 좋은 소식을 전해옵니다. "오늘 회사에서 다니 미켈을 만났어!" 다니 미켈(Dani Miquel)은 발렌시아 포크송 자작곡 가수랄까요? 옛이야기를 재구성하거나 동화, 전설 등을 노래로 표현하는 가수랍니다. 어린이들 사이에서는 단연 인기! 마치 뽀로로 대통령처럼 어린이 세계에서는 노래 대통령으로 통하는 가수입니다. 물론 발렌시아, 까딸루냐에서 말이지요. 발렌시아어로 노래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 사람들은 잘 모른답니다. 저도 상당히 그 가수의 노래를 좋아합니다. 아무튼, 휴가 중이던 가수는 작은 비스타베야 마을의 어린이들을 위해 깜짝 콘서트를 하기로 했답니다. 그래서 그날 연주가 진행되기로 한 도서관으로 향했습니다. 마침,..

스페인 사람들이 밥하기 귀찮을 때 해먹는 음식 하나

한국에서는 한 끼 식사 만들기 귀찮을 때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거나 냉동 음식을 데워 먹기도 합니다. 스페인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전통적으로 스페인 사람들이 먹었던 음식은 아주 간단합니다. 의외의 조합이라 저도 처음엔 이것이 음식이 될까 싶었던 방식이었지요. 라면만큼이나 쉽게 만드는 스페인 음식은 다름이 아니라 바게트 빵조각 + 3분 삶은 달걀 + 소금 + 파프리카 가루 +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입니다. 참 간단한 조합입니다. 먼저 바게트를 잘게 잘게 잘라 큰 그릇에 넣습니다. 달걀은 3분 이상 삶으면 절대로, 절대로 안 된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흰자만 조금 익으면 된다고 하네요. 조심스럽게 잘 껍질 윗부분을 까서 작은 찻숟가락으로 떠서 빵 위에 올려줍니다. 그럼 빵이 노른자를 흡수합니다. 소..

한국 주부 뺨치는 남편의 장보기

토요일에도 직장에 나가 일하던 남편이 퇴근하자마자 스페인 발렌시아 수제 맥주 협회 파티장으로 향했습니다. 즐겁게 놀다 오라고 자유를 주고 저는 세 아이를 돌보면서 기다렸습니다. 작년에 갔는데 올해는 아이 셋을 맡길 때가 없어 제가 보기로 했습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이날은 수제 맥주 경연 대회 상을 수여하는 날이기 때문에 남편은 무척이나 즐거워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이 산또르님은 수제 맥주의 장인이거든요. 자신이 마실 맥주는 직접 담그고, 또 자신의 맥주 실력이 어느 정도까지 갈 것인지 확인할 겸, 자주 맥주 대회에 참가하기도 한답니다. 맛난 맥주를 만들어 전문가가 인정하는 상을 받는 것은 참 큰 행복이 아닐 수 없지요. 유러피언 맥주 대회 심사 위원으로 갔지만, 맥주 장인으로 참가하는 의의도 대단한 ..

아침이 아름다운 스페인 고산의 요즘 겨울 풍경

아직 해가 뜨기 전, 조용히 잠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와봅니다. 닭장에는 벌써 분주하게 아침을 시작하는 요란한 무리의 소음이 들립니다. 고양이도 마중 나와 제 뒤를 따릅니다. "너희들은 안 춥니?"마치 부스스한 머리카락을 넘기듯 고양이 녀석들도 기지개를 한껏 켜고 귀찮다는 듯 따라나섭니다. 고산평야의 대지에는 얇은 홑이불을 덮은 듯 안개가 한 층으로 펼쳐져 있습니다. 그 길을 따라 천천히 아침 산책에 나섰습니다. 나무나 풀에 내려앉아 눈처럼 된 서리를 상고대라고 하는데 이런 서리꽃이 차가운 공기 속에서 피었습니다. 아이들이 일어나면 아주 좋아할 풍경입니다. 맨살에 그냥 서리 맞았지만 예쁜 눈꽃으로 내려앉았어요. 가을에 말라버린 꽃이 요정의 유리구두처럼 빛나는 서리 꽃으로 변하고 말았네요. 사진으로 보니..

스페인 치즈, 청국장 냄새 저리가라네~

스페인 발렌시아는 이번 주 공휴일이 이틀이나 되었답니다. 모호하게도 화, 목요일 쉬게 되어 어디 멀리 놀러 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집에 있기에는 무료한 시간이 되었는지, 도시에 있던 친구들이 비교적 가까운 우리 집에 놀러 왔답니다.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스페인 사람들은 손님이 되어 초대되어 갈 집에 꼭 먹을거리를 바리바리 싸 들고 온답니다. 이번에도 친구들이 먹을 것을 아주 많이 싸 왔는데요, 역시나 사람은 먹고 대화하는 그 기본에 충실한가 봅니다. 그런데 한 친구가 머뭇머뭇하면서 제게 내놓은 것이 있답니다. "어어...... 어...... 미안한데, 내가 우리 동네 치즈를 좀 사 왔어." "아니, 뭐가 미안해? 우리 가족은 치즈를 엄청나게 좋아해." 그런데 그 친구가 머뭇거리면서 하는 말이, "좀 심한..

스페인 고산, 전력이 끊기는 고립(?) 상황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의 농가는 대부분 태양광 전지를 사용한답니다. 상황에 따라 풍력 발전기와 병행해서 사용하는 곳도 있고, 워낙 외진 곳이라 편의 시설이 들어오지 못하는 곳도 많답니다. 아시다시피 우리 [참나무집]도 그런 상황입니다. 태양광 전지에 의존해 살기 때문에 우리에겐 해가 아주 소중한 존재입니다. 그런데 또 해만 떠주면 안 될 중요한 요소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에겐 하늘에서 내리는 비 또한 소중하기 때문이지요. 우리는 비를 받아 물저장 탱크에서 물을 끌어내 생활용수로 사용한답니다. 휴우우~! 그러니 해 뜨면 비가 안 와 섭섭하고, 비가 오면 또 해가 뜨지 않아 섭섭한 그런 희한한 상황이 되고 맙니다. 이번에 우리는 일주일 넘게 비 내리는 상황을 맞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비가 내려..

나를 괴롭게 만든 스페인의 과자 하나

정말 이럴 수가 있는지...... 이렇게 같이 산 지 15년이 되어가건만 산똘님은 이 입맛에 대해선 한 번도 양보하고 있지 않으니...... 괴롭고 괴롭도다! 도대체 산들 씨가 무엇 때문에 괴롭다고 하는지 여러분 짐작이나 하실까요? 저는 스페인에 살면서 음식이 다 맛있고, 좋아서 최고야! 하면서 아주 잘 먹었는데요, 가끔 제 입맛에는 영~ 궁합이 맞질 않는 음식을 보면 기절할 때가 있습니다. 아니, 먹다가 불편하여 입으로 꾹꾹 쑤셔 넣는 경우 말입니다. 대부분 요리는 잘 참을 만한데, 요것 하나만큼은 정말 참을 수가 없습니다. 바로 '기름'의 사용 빈도가 빈번한 스페인 음식에 관한 것입니다. 흑흑!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스페인에서는 이 기름에 대하여 아주 관용 하답니다. 식물성 기름인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크리스마스 선물 준비하는 스페인 가족의 치밀함

12월만 되면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해야 하기에 저는 가끔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뭘 해야 하고, 어디에서 어떻게 뭘 사야 할지 고민이 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선물을 사러 대형 마트에라도 가면 워낙 복잡하여 정신이 하나도 없답니다. 그래서 차라리 미리 선물을 느긋하게 준비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런데 저만 그런 게 아니라, 우리 스페인 식구들 전부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긴, 갑자기 아이들이 6명이니 이 아이들 선물을 준비하는 게 장난이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11월 중순부터 아이들 선물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아이들이 정말 원하는 선물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이었답니다. 무조건 장난감 가게에 가서 선물을 골라 사 오는 것은 의미가 없게 느껴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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