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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딸아이의 행동이 부른 작은 나비효과

어느 날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엄마에게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비밀 이야기를 하려는 듯 제게 속삭였습니다. "엄마! 우리 급식 시간에 나오는 물은 플라스틱병에 든 미네랄워터야. 작은 플라스틱병에 물이 나오는데 한 사람이 한 개씩 가져가 마셔." 처음에는 그게 어째서? 소리가 나왔지요. 아니면, 학교 식당에서 위생 차원에서 아이들에게 개인 물병을 주는가 싶었습니다. "아마도 위생 차원에서 한 사람당 한 개씩 마시게 하는 것 같은데?" 이렇게 아이에게 말해줬습니다. 우리가 사는 스페인에서도 급식을 책임지는 회사에서 이런 방침을 고수하는 듯했습니다. 아무래도 아이들 위생이 최고이니 말이지요. 그런데 초등학교 3학년생인 아이가 무척이나 망설이는 듯 이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우리의 위생도 중요하지만..

스페인 고산의 늦가을 풍경

카메라를 사고 열심히 테스트에 돌입했습니다. 전문 사진가가 아니기 때문에 많은 부분 부족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좋은 사진을 찍으려고 노력한답니다. 책에 들어갈 사진이 될 수도 있고, 잡지사에서 요구하는 사진이 될 수도 있으니 일단은 뭐든 자료로 찍어두려고 한답니다. 그래서 요즘 며칠 계속 카메라를 조작하면서 손에 익히는 연습을 했답니다. 게다가 요즘 스페인 고산의 날씨는 정말 어둡고 흐리고 비 오고...... 카메라에 담는 게 빛이 좋지 않아 좀 어렵더라고요. 그래도 이런 풍경도 꽤 낭만이 있죠? 전에 쓰던 올림푸스 카메라에 비해 약간 명쾌함이 없는 듯한 캐논 카메라였습니다. 요즘에는 배경 흐리기가 대세라 그런지, 배경 흐리기가 자동으로 완성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약간~, 미세하게~ 명쾌함이 떨어..

초등생 아이들을 아침에 스스로 일어나게 한 방법

아직 어린 초등학교 1학년생, 4학년생인 우리 아이들이 아침에 잠에서 일어날 때마다 고생입니다. 큰아이는 이마에 뽀뽀해주면 어느 정도 반응하고 일어나는데요, 쌍둥이 동생들은 엄마의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습니다. 시간 맞춰 깨워도 20분이 흐른 후에야 엉기적엉기적 일어나는 척을 합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알아서 스스로 일어날 수 있을까? 아직 어려서 일찍 깨우는 것이 미안하기도 하고, 그래도 사회생활에 적응하려면 작은 사회인 학교에 가야 하니..... 아이들도 일상의 반복되는 일에 적응해야만 하지요. 그렇게 고민하다, 예전에 제 친구가 스페인에 살다가 귀국하면서 제게 주고 간 알람 시계가 생각났습니다. 요즘은 이런 알람 시계를 쓰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 작동되는지 안 되는지도 모른 상태에서 방치하고 ..

스페인 시댁 식구가 피자 배달시키면서 준비하는 것

참 재미있게도 피자를 시키는데 콜라와 같은 탄산음료는 준비하지 않는 스페인 시댁 식구들입니다. 우리 같으면 피자는 그냥 텔레비전 보면서 먹어도 될 만한 배달음식인데 말이지요. 배달음식이라도 음식은 음식이니 스페인 시댁 식구들이 꼭 하는 세팅이 있습니다. 바로 와인과 샐러드! 편해지자고 피자를 시켜도 꼭 샐러드는 따로 준비하는 식구들입니다. 지난번 시댁에 갔다가 오랜만에 피자를 시켜 먹으면서 본 풍경입니다. 피자 8판을 시켜서 아이들과 어른들이 나눠 먹었습니다. 시부모님 연세도 있으시고, 각자 일이 바쁜 시댁 식구들이 모이느라, 우리 부부가 한턱 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피자는 왔고, 다들 분주하게 식탁을 차리더라고요. 배달 음식을 처음으로 받아먹는 풍경이 아닐 수 없답니다. 한국에서는 흔하지만, 스페인에..

스페인 친구가 만들어 준 유럽식 육회

지난주, 온라인으로 주문한 카메라를 찾을 겸 발렌시아에 다녀왔습니다. 택배로 받아도 되지만, 파손되는 경우도 있을 것 같아 일부러 발렌시아까지 찾아가 받아왔습니다. 발렌시아에 가면 당연히 시부모님도 뵙고, 친구들도 만나기 위해 시간을 내 만나기도 한답니다. 그렇게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서 하지 못하는 문화생활을 한답니다~ 이번에 친구네 수제맥줏집에 갔다 왔답니다. 산똘님이 협업한 새 맥주가 막~ 나왔기에 다녀왔는데요, 오~! 신선한 맥주가 향긋한 향을 내면서 얼마나 기분 좋게 반기는지...... 정말 기분이 알딸딸 좋더라고요. ^^* 그래서 안주를 먹어주기로 했습니다. "그래, 타르타르 육회 좀 줘 봐. 한 번 맛 봐줄게~!" 하면서 주문을 했더니...... 그랬더니 이렇게 큰 숟가락에 타르타르..

추운 날, 남편이 한국 음식 생각나서 사 온 것

새벽 일찍 일어나 볼일 때문에 외출했던 남편, 게다가 그날은 누리와 남편의 치과 치료가 있었던 날입니다. 일찍 일어난 두 부녀는 새벽 안개를 헤치고 도시에 나갔다 밤늦게 돌아왔습니다. 온종일 밖에서 시간을 보낸 두 사람은 돌아올 힘마저 다 써버린 듯, 지쳐서 겨우 도착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서 한번 도시에 나갔다 돌아오는 왕복 시간만 해도 3시간이 넘습니다. 그러니 정말 지칠 만 하죠? 그런데 남편은 돌아올 때 무엇인가를 사 왔더라고요. 달랑 봉지 하나를 제게 내미는데...... 너무 지쳐서 장 볼 기력이 없었지만, 그래도 무엇인가를 사 왔다며 남편은 물건을 건넵니다. "밖에만 있어서 너무 추웠나 봐. 추운 날에는 따끈한 뭇국이 최고지~!!!" 이럽니다. 남편이 사 온 ..

언어 때문에 생기는 외국인 남편과의 현실적 불편함

우리 부부는 한 쌍의 원앙 같다고 다들 부러워하십니다. 아니, 원앙처럼 예쁘게 생겨서 그런 게 아니라, 마음이 척척 잘 맞아 어디든 두 몸이 한 몸이 되어 행동하는 그런 모습을 보고 말입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고, 모르시는 분은 모르시는, 우리 부부는 한국-스페인 커플이랍니다. 일단 문화가 다른 곳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들이라 역시, 언어에 장벽이 참 많았죠. 하지만, 서로 이해하는 마음이 더 깊어 이런 문제는 사실, 문제도 아니었습니다. 다들 말하는, '마음이 잘 맞으면 된다~ 서로를 이해하면 된다'라는 말을 믿고 항상 이해하려고 노력을 해서 이렇게 잘 지내온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언어의 그 뜻 말고, 언어의 실용성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있답니다. 실용성. 예를 들면 기계를 구입할 경우, 저는 한국어 버..

스페인 시어머니가 물려주신 46년 된 토스트기

세상에!!! 토스트기가 46년도 더 넘었다고요? 네~! 세상에!!! 제 나이보다 더 많은 토스트기입니다.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우리가 인연이 있기도 전에, 스페인 시어머니께서 사신 토스트기입니다. 헉?!!물론, 전기 토스트기가 아니라 수동인 불에 직접 올려 달구는 형태의 토스트기랍니다. 정말 신기하죠? 제가 신기한 건 어떻게 버리지도 않고 그렇게 오랫동안 보관하실 수 있었나~ 하는 거였어요. 세월이 지나 전기 토스트기를 쓰는 시절이 엄청나게 빨리 왔는데도 시어머니께서는 몇 개의 전기 토스트기를 갈아치우는 사이에도, 이 수동 토스트기를 버리지 않고 간직해 오셨습니다. 뭐, 간단하게도 망가지지 않고 쓸모가 있어 버리지 않았다는 게 답이지만 말이지요. 스페인 사람들은 물건이 망가지지 않는다면 웬만하면 버리지..

푸른 바다와 하늘이 낭만적인 스페인 도시, 카디즈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아름다운 도시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카디즈(Cádiz)~! 어제 카디즈 지방의 건물 코너 보호대에 관한 글을 소개했는데요, 많은 분이 한 달 머물면서 어슬렁거리고 싶다는 소감을 말씀해주셨습니다. 앗! 코너 보호대만 보고 이런 말씀을 하시니...... 그래서 카디즈 주변 경관을 숨김없이 보여드리겠습니다!!! 단, 저작권이 있으니 무단 복제 복사 변형 등 훔쳐 가지 마세요! (오늘 도둑들 때문에 또 골치 아픈 일이 있었거든요. ㅠㅠ 왜 내 글과 사진은 맨날 훔치기 좋아하는지...... 그렇게 동영상으로 만드냐고요!!! 이번에는 화도 안 나오고 어이가 없어 한숨이 나오더라고요. 계속 신고해도 누군가는 계속 훔치고 마음대로 가져가 쓰고 있으니......남이 만든 창작물 그렇게 ..

스페인 건물 코너에 옛날 대포가 박혀 있는 이유는?

여러분, 오늘은 정말 정신없었던 하루였습니다. 바람이 얼마나 많이 불었는지, 인터넷이 오락가락한 날이었습니다. 모르시는 분을 위해 설명해드리자면,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 우리 가족이 정착해 살고 있고요, 시설이 열악하여 마을 사람들이 돈을 다 모아서, 와이파이 무선 공동 안테나를 설치하여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데, 바람 많이 부는 날에는 이 안테나 기둥이 다 흔들려서 좀 오락가락하는 것이지요. 그러나저러나 오늘의 이야기는? 오늘의 이야기는 아주 간단하게 끝내기로 하겠습니다. 여러분도 긴장 푸시고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지난여름,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Andalucía) 지방의 한 도시이며, 요새 도시인 카디즈(Cádiz)에 휴가 갔을 때였습니다. 도시가 아기자기한 게 얼마나 예쁜지..

아내를 울고 웃게 하는 짠돌이 남편의 반전 행동

아내의 경제 관념은 뭐랄까...... 돈이 있으면 쓰고, 없으면 안 쓰고...... 돈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 날이 허다하여 때로는 난감한 상황에 부딪히기도 하는 희한한 주부입니다. 뭐 모든 주부가 돈 쓰는 능력이 탁월한 것은 아니니 말입니다. 그만큼 제가 사는 스페인 고산에서 돈 쓸 일이 없어 무뎌진 제 경제관념이 무능력하게 보일 수도 있답니다. 대부분, 장 보러 가면 남편과 함께 장을 보기 때문에 혼자 돈을 쓴다는 관념이 없습니다. 옷을 사도 같이 사고, 가전제품도 같이 사고...... 뭐 그냥 몸이 두 개인 사람이 하나로 통합하여 돈을 쓴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아하~ 남편과 저는 몸이 두 개인 한 사람입니다! ^^; 얼마나 상의하기를 좋아하는지 정말 몸서리 날 정도로 남편은 물건을 살 때 하나하..

스페인 캠프장 이용 시 알아두면 좋은 점 몇 가지

많은 분이 유럽을 여행하면서 렌터카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유럽의 교통비가 비싸기 때문에 가격대비 조금 더 저렴한 렌터카가 아무래도 경제적으로 낫기 때문일 테죠. 움직이는 범위가 더 방대해지고 자유로워지는 게 이 렌터카 여행입니다. 그런데 호텔을 이용하더라도 렌터카의 불편한 점은 주차하기 힘든 스페인 도시의 도로입니다. 게다가 역사가 깊은 도시에 가면 좁은 골목골목을 차로 다니기에는 참 불편하답니다. 그래서, 유럽의 많은 여행자는 도시 근교에 있는 캠프장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일단 캠프장은 주차하기에 문제가 전혀 없고요, 여행 인원이 많은 사람은 저렴한 숙소 가격에 만족할 만한 서비스도 얻을 수 있으니 말입니다. 게다가 캠프장이 조금 도시와 가깝다면 걸어서 관광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

이제 남편이 부담해야 하는 일

아침에 일어나 보니, 또 남편이 아이에게 줄 허브티를 만들어놓고 회사에 갔습니다. 그러고 보니, 딸바보 아빠의 걱정은 온통 아이들뿐인 것 같습니다. 그에 보답하듯 아이들은 아빠만 찾고 있고요. 정말 신기하죠? 한밤중에 누리가 일어나 "아빠! 아빠!"하는 소리를 내더라고요. 왜 그럴까? 일단 아빠를 찾았으니 아빠가 일어나 아이들 방에 가봅니다. 그렇게 잠에서 깨어나 뒤척이던 저는 모른 척했죠. 그랬더니, 남편이 침대에 와 조용히 속삭이면서 이런 말을 하고 사라지더라고요. "누리가 악몽을 꾼 것 같아. 누리 잠들 때까지 같이 누워서 재워놓고 올게." 헉?! 이 말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엄마 바라기인 누리마저 이제 아빠를 찾는다니 말입니다. 처음에는 얼마나 섭섭했는지 모릅니다. 우리 아이가 엄마를 ..

맞교환 좋아하는 스페인 사람들

여러분, 즐거운 주말 보내셨나요?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 [참나무집] 우리 가족도 덕분에 편안한 주말을 보냈답니다. 일요일에는 경사가 아주 가파른 계곡 산행을 해서 다리에 좀 무리가 생겨 알통이..... 벴...습...니...다... 그러게 평소에 운동을 좀 잘 했을거 아니야? 하고 자책합니다. ㅡ,ㅡ 그리고 저녁에 집에서 20분 거리의 이웃인 빈센트 아저씨가 방문하셨는데요, 손에는 한가득 채소가 가득했습니다. 아~~~ 텃밭을 여름 휴가 다녀온 후, 관리할 시간이 없어서 다른 채소를 심지 않았는데, 어떻게 아시고 또 한가득 채소를 가지고 오셨습니다. ^^ "자~ 산들무지개 채소 받아~!" 아주 반가운 얼굴로 활짝 웃으시면서 가져오십니다. 남편과 이미 말이 되었는지, 갑자기 남편은 또 후다닥 어디..

즐거운 토요일에 아이들의 놀이터인 숲에 갈 수 없는 사연

여러분, 편안한 주말 보내고 계시는가요? 덕분에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 가족들도 잘 지내고 있답니다. 오늘은 해도 좋고, 하늘도 파란 게 정말 기분 좋은 하루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즐거운 토요일에 우리 집 근처의 숲에 갈 수가 없게 되었답니다. 왜 갈 수 없느냐고요? 이상하게도 이곳은 동화 속에나 나올 것 같은 에피소드가 현실화하는 곳이기에..... 으음~~~ 이곳은 지금 사냥이 시작되는 시기입니다. 스페인에서도 사냥 기간이 따로 있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카스테욘 지역은 7월 말부터 2월 말까지 사냥이 가능하답니다. 주로 사냥하는 날은 정해져 있는데요, 금,토,일로 되어 있고 사냥할 동물의 종류에 따라 또 날짜별로, 계절별로 나뉘기도 하더라고요. 참고로 스페인에서는 덫이나 올가..

올해 세계문화유산에 오른 스페인 이슬람 유적지

올해 한국에서는 한국의 산사 7곳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굉장한 이슈가 되었지요? 스페인에서는 7월 1일 이슬람 유적지인 '메디낫 알자흐라(Medinat Al-Zahra)' 혹은 '메디나 알자하라'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답니다. 우리 가족은 그 소식을 접하자마자, 그곳으로 달려갔습니다. 과연 어떤 유적지이며, 어떤 역사를 담고 있는지 정말 궁금했습니다. 마침,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휴가를 보내기로 하고 여행을 하던 중이었는데, 길에서 조금 벗어나 그 굉장한 인류유적지를 볼 수 있었습니다. 때는 올여름이었고요, 그날은 굉장히 더웠던 날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 이 이야기는 올여름에 방문했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스페인 이슬람 유적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자~ 그럼 시작할까요? 사실, 블로거..

매년 자기 생일에 직접 케이크 만드는 아이들

11월 1일이었던 오늘은 스페인에서는 만성절, 국경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았지요.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으면 제일 바쁜 사람은 역시나 엄마. ^^; 오늘도 정신이 없었습니다. 1일 1 포스팅, 일주일에 5일 포스팅을 기본으로 하도록 노력하는데, 글이 올라오지 않으면 인터넷 불통이거나, 아이들 뒷바라지하거나, 손님이 왔거나, 잡지사 원고 마감일이라는 것을 알아주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아이들 때문이었지만, 이렇게 밤이 되어 후다닥 글을 올리고 꿈나라로 갈 생각이랍니다. 다름이 아니라, 쌍둥이 아이들이 마을 아이들과 생일 파티를 위해 올해도 또 자기 생일 케이크를 직접 만들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역시나, 아빠의 도움으로 말이지요. 이거 동영상으로 다~ 찍었는데 너무 바빠서 편집을 못 했습..

스페인 남편이 한국 육포를 먹는 상상 초월하는 방법

여러분, 오늘도 건강히 잘 지내십니까?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는 비가 주르룩~, 기온도 뚝 떨어져 으시으시한 핼러윈과 만성절을 맞고 있습니다. ^^ 갑자기 뚝 떨어진 기온에 아이들도 코를 훌쩍이면서 이 변하는 계절에 적응하고 있는데요, 딸바보 아빠는 감기 걸리지 말라고 아침 일찍 일어나 우리에게 줄 육수를 해놓고 회사에 가기도 한답니다. 스페인 사람들은 이런 육수를 미리 해놓고, 필요할 때마다 소면을 넣어 끓여 먹기도 하고, 추운 계절에는 감기 예방을 위해 따뜻한 국물 요리를 선호하기도 한답니다. 그런 남편의 이야기, 오늘 시작하겠습니다. 남편이 집에서 맥주를 담근다는 소식에 주위의 한국 친구들이 우리 집에 놀러 올 때마다, 가끔 한국 안주를 사 오곤 합니다. 마른오징어, 쥐포, 땅콩 과자, 새..

한국에 라면이 있다면 스페인에는 '이것'이 있다

밥맛 없을 때, 요리 재료가 없을 때, 한국인들이 제일 잘 먹는 음식은 라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후다닥 끓여서 허기 채우기에도 좋고...... 정말 간편한 인스턴트가 아닐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스페인에서는? 스페인에서도 라면은 있답니다. 마트마다 스페인식 라면을 아주 쉽게 구할 수도 있고요, 게다가 인스턴트 수프도 많이 팔아서 금방 물만 넣어 끓이는 음식도 많답니다. 하지만, 한국인이 라면을 먹는 것처럼 자주 라면을 먹지는 않습니다. 인스턴트 수프도 마찬가지로 말이지요. 라면과 인스턴트 음식을 즐기는 문화가 아니라 그런지, 아예 라면을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기도 합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스페인 사람들은 밥하기 싫고, 날씨 꿀꿀할 때 라면과 비슷하다면 비슷할, 수프를 만들어 먹습니다. 하는 방법도 얼마..

흐린 날, 제대로 힐링하네요

한국도 온도가 갑자기 뚝 떨어졌다면서요?!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도 벌써 기온이 뚝 떨어져 물이 꽁꽁 얼 정도랍니다. 물론, 아이들은 꽁꽁 언 얼음이 신기한지 무척 즐거워합니다. 하지만, 바람 세고 손발이 꽁꽁 얼어 추운 날에는 그렇게 즐겁지만은 않죠! 더더욱 학교 교실 기온이 14도로 갑자기 뚝 떨어져 난방 준비를 미처 못해 추운 날에는 더욱더 말입니다. 여기가 외떨어진 마을이다 보니, 난방해야 하는데 미처 기름 트럭이 제때 도착하지 않아 아이들이 추운 교실에서 하루를 보냈네요. 산똘님은 딸바보 아빠라 기름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겠다고 통보를 했지요. 남편이 학교와 시청을 압박하는 방법 ^^* 그래서 아이들은 공짜로 하루, 집에서 놀았답니다. 그랬더니, 그다음 날 ..

처음에는 문화충격이었던 스페인 간식 하나

스페인에 유학 온 한국 친구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아~~~ 놔~~~ 스페인 과자는 왜 이렇게 맛이 없어?" 맞습니다. 스페인 과자는 한국처럼 다양한 맛도 많지 않고, 입자가 아주 얇아 부드럽게 넘어가는 맛도 없고...... 좀 투박하여 맛이 없게 느껴질 수 때도 있답니다. 게다가 스페인에서는 과자를 그냥 시간 때우기로 먹는 경우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간식 타임이 이미 정해져 있어 간식 시간에는 빵이나 스페인 전통 과자인 로스키예따(Rosquilletas, 건조한 막대기 빵)나 마리아 과자(Galleta Maria, 둥근 형태의 비스켓) 등을 먹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과자는 보통 먹지를 않더라고요. 한마디로 맛이 우리 관념으로는 거칠 수도 있답니다. 로스키예따는 짭짤하게 건조한 빵과 ..

한국인인 나에게 국뽕이라고 하는 외국인 친구들

책을 선물 받은 아이가 조심스럽게 다가와 한 페이지를 보여줍니다. "엄마! 이거 한국 거야? 중국 거야?" 발명품에 대한 책이었는데 아직 글을 잘 읽지 못하는 만 7세 누리가 물었습니다. 찬찬히 보니, 한국의 측우기가 한 페이지에 걸쳐 설명되어 있더라고요. "응~ 이건 측우기야. 하늘에서 내리는 빗물의 양을 재기 위해 세계 최초로 발명한 물건이지." 아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좋아하더라고요. 아이에게 한국을 설명할 때는 정말 기분이 좋고 행복해지는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전에 유럽 친구들이 제게 한 말이 생각나더라고요. 다름 아니라 저는 스페인에서 외국인 친구들이 많았던 스페인 언어학교를 6년이나 다녔고, 유럽에서 유학 온 친구들과 함께 도자기 학교도 4년이나 다녔기 때문에 그들의 반응이 생각나..

소소한 생각 2018.10.29

쌍둥이에게 생일 선물하는 방식

어느덧 우리 쌍둥이 공주님들이 만 7세 생일을 맞게 되었답니다. ^^* 세상에!!! 세월이 어느새 그렇게 빨리 흘러갔는지......출산하러 병원에 가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말입니다. 출산하러 가던 날도 흐리고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이었는데, 요즘 날씨도 같습니다. 마치 소풍 가는 듯 즐거운 출산용 가방을 들고 쌍둥이 39주째 진단을 받으러 갔다, 바로 그 자리에서 유도 분만을 하게 되었지요. 1박 2일의 유도 분만이 그때는 뭐가 즐거웠는지, 힘든 기억은 하나도 없고 즐거운 기억밖에 없네요. 거대한 몸을 줄인다는 기쁨과 두 아이를 한꺼번에 본다는 기쁨이 함께 있었답니다. 그리고 우여곡절 쌍둥이 육아는 현재 진행형으로 계속되었답니다. 하지만, 기쁨이 더 많아 힘든 일은 사실 행복으로 물들어 금방 지나간 것..

한식 먹다가 대뜸 빵이 있어야 한다는 스페인 남편

어제 저녁 식사는 한식이었습니다. 그런데 한식인데 각자 덜어먹는 뷔페식으로 꾸며 접시에 덜어 먹게 했답니다. 마지막까지 잘 먹었는데, 마지막 부분에서 스페인 사람인 남편이 꽤 힘들어하더라고요. "우리에겐 빵이 필요해." 아니, 한식 먹다 말고, 왜 뜬금없이 빵이 필요하다고?! 남편은 밥 먹다 말고 일어서 빵을 잘라서 아이들에게도 줍니다. "얘들아, 너희들도 힘들지? 자, 빵으로 해결해." 이럽니다. 과연, 남편이 힘들어한 부분은 무엇일까요? 한번 상상해 보시고, 다음 글을 계속 읽어주세요. 다름 아니라, 남편이 힘들어한 부분은 한식이라도 마지막에 숟가락으로 밥을 긁어먹을 때는 상당히 힘들다고 하네요. 이곳 사람들은 숟가락을 잘 쓰지 않고 포크를 사용하는 것에 익숙해 남은 음식을 긁어모을 때는 빵의 도움으..

자연에서 스스로 배우는 아이의 관찰력과 지혜

부모가 되니 아이들을 바라보는 그 시선과 생각이 좀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기적인 생각보다는 내 아이를 위해 희생하고자 하는 마음이 전체적으로 생겼고요. 세상 부모의 마음은 다 똑같다고들 하는데......저는 아직도 부모의 마음을 배워나가고, 터득해나가는 그 모든 과정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처음부터 훌륭한 부모는 없었을 테고, 처음부터 나쁜 부모도 없었을 테니......처음부터 부모는 부모가 아니었을 테니 말입니다. 처음부터 누구나 아이였습니다. 지금도 제 안에는 아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부모라는 말에 그저 신기하기만 합니다. 아직 아이 같은 제가 부모라는 말이 말이죠. 아이들과 살면서 저도 많은 것을 배웁니다. 그러다 아이가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내가 어렸을 때는?"제가 어렸을 ..

세면대 같은 유럽 비데에 난감했다고요? 현지인 사용법은...?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있습니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인 이곳에서도 가을이 겨울을 부르는 소리가 납니다. 아니 벌써 겨울? 사실 가을의 그 변화무쌍한 아름다움이 없는 이 스페인 고산에서는 가을이나 겨울이나 그 느낌이 정말 비슷하답니다. 그래서 단풍 없는 이 고산평야가 마치 겨울이기도 하고, 가을이기도 한 그런 느낌이지요. 하지만, 날씨가 변하는 그 세세한 변화에 항상 건강 유의해야 하는 건 한국이나 이곳이나 다 똑같답니다. 요즘 감기 걸리지 않도록 몸사리고 있습니다. 앗! 그러나저러나 오늘의 이야기는? 아주 재미있는 스페인 수동 비데 이야기입니다. 물론, 유럽 여러 나라에도 수동 비데가 있기 때문에 스페인에만 있는 수동 비데라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스페인 현지에서 현지인들이 사용하는 수동..

호기심 이는 스페인 내륙의 암벽 구멍들, 무엇일까요?

지난번, 식구들과 스페인 내륙의 라 리오하(La Rioja) 지방을 여행하다 집으로 오는 도중, 국도에서 희한한 암벽을 보게 되었답니다. 마치 터키의 작은 카파도키아를 보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였답니다. 뭐 직접 가보지 않아 알 수 없지만, 사진으로만 보던 풍경이 그려지는 게, 참 신기하게도 암벽에 희한한 구멍들이 많더라고요. 일찍이 스페인에서도 땅을 파고 굴을 내어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기에 혹시, 예전에 사람들이 살던 곳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실제로 스페인 안달루시아(Andalucía) 지방에서는 산에 굴을 파고 집을 지어 사는 사람들이 있고요, 발렌시아의 파테르나(Paterna) 마을에는 여전히 땅에 굴을 파고 집을 지은 곳이 있을 정도입니다. 예전에 파테르나 미술 박물관에 제 도자기 작품을 ..

모진 날에는 역시 음식이 위안이구나!

며칠 폭우가 계속되더니 오늘은 비가 조금씩 멈추기 시작했습니다. 급기야 오후에는 해가 반짝 잠시 인사하고 들어가 어리둥절하기도 했지요. 저녁이 되니 오히려 안개가 온 세상을 덮치며 아직 멀었어~ 하는 듯 또 운무를 때리고 있습니다. 올해는 폭우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했나 봅니다. 비가 200L가 내렸다는 데도 큰 피해 없이, 큰 걱정 없이 무사히 잘 지나간 것 같아요. 물론, 한두 방울 지붕에서 물이 새긴 했지만, 재작년보다는 훨씬 나았답니다. 밖에 나갈 수 없는, 재난 오는 날에는 역시 집에서 맛있는 거 해 먹으면서 위안 삼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네요. 비 오기 전 날, 급하게 느타리버섯을 땄습니다. 집에서 직접 재배하는 느타리버섯인데 봄에 한 번, 가을에 한 번, 이렇게 두 번 따먹을 수 있었네요. ..

스페인 고산, 엄청난 폭우에 준비하는 자세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마을의 주민들은 며칠 전부터 난리가 났습니다. "세상에! 주말에 200ℓ 넘는 비가 온다네요!!! 하천이 차고도 넘칠 거예요!" 아니나 다를까, 마을 시장은 오늘 오후부터 경계령을 내려 휴교 방침을 발표했답니다. 아직 비도 내리지 않았는데, 학교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가라고 선생님으로부터 톡도 왔습니다. 지중해 연안의 비는 갑자기 많이 내려, 짧은 시간 내 엄청나게 물이 불어나 이동할 수 없는 경우가 많거든요. 우리 집도 걱정은 마찬가지였답니다. 폭우 내리면 하천에 물이 불어 고립될 수도 있기 때문이죠. 게다가 지붕에 비가 가끔 새기도 하니 비 오기 전에 지붕 점검은 필수랍니다. 아침에 일어나 아이들 학교 보낼 준비 하려고 보니 남편이 메모를 남겨놓고 출근을 했더라고요. "좋은..

스페인 시아버지가 남편 무례하다고 호통치다 멈춘 이유

지난번 시댁 식구들하고 스페인 가을 여행을 다녀왔답니다. 지중해 연안의 발렌시아(Valencia)는 정확히 4계절 다 온화하기 때문에 가을을 마음껏 볼 수 없어 날 잡아 시댁 식구들과 함께 다녀왔답니다. 우리 식구가 다섯이니, 시댁 식구 다 합치면 굉장한 인원이 함께했겠지요? 캠프장 방갈로도 세 채나 빌려 지냈는데요, 함께 앉아 먹을 공간이 없어 캠프장의 공공 휴식터를 빌려 사용하게 되었답니다. 그곳에는 테이블과 의자가 있어 여럿이 함께 앉아서 식사할 수 있었는데요, 한가지 단점은 히터가 되지 않아 좀 추웠다는 게 문제였답니다. 그날 저녁도 어둑어둑해지며 그 공간이 추워지고 있었습니다. 산속 캠프장은 더 빨리 해가 지고 온도가 뚝 떨어지기 때문에 스페인 사람인 남편은 꽤 고생하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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