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뜸한 일기 643

요즘 새끼 고양이들과 사랑에 빠진 우리 아이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 터를 이룬 우리 가족에게는 반려묘 여러 마리가 있답니다. 지난여름에는 네로가 세상을 떠나면서 아이들 마음에 큰 상처로 남았는데요, 자연의 순환이 이 아픔을 극복하라고 새끼 고양이 세 마리 묘약을 처방해주었답니다. 네로는 천수 다 누리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도시가 아닌 시골이라 우리 가족은 고양이를 집안에 두지 않고 밖에서 자연 친화적으로 키우고 있답니다. 물론, 고양이 바구니와 새끼 고양이를 위해 배변 모래도 깔아주고 할 일은 다 한답니다. 새끼 고양이 세 마리는 순서대로 태어났는데요, 요즘 더 아이들이 애착을 느끼곤 합니다. 사라와 라야스(줄무늬 새끼 고양이) 누리와 라야스 산드라와 라야스 아이들이 새끼 고양이에게 더 신경을 쓰게 된 사건 하나가 있었습니다. 다름 아니라..

스페인 남편이 친구와 직장 동료에게 하는 기막힌 거래

어떤 한국분이 우리 텃밭을 보고 남편에게 물었답니다. "텃밭이 너무 작아요. 채소 간격도 너무 크고, 좀 더 촘촘하게 해서 더 많은 채소와 감자를 수확하면 좋을 텐데요."하고 말입니다. 역시 우리는 이왕 하는 것 좀 더 잘해서 많이 수확하면 좋다고 생각하지요. 그런데 스페인 남편인 산똘님의 대답은 이랬답니다. "사실, 도시에서 시골로 들어와 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여유'를 갖고 싶어서였어요. 여기서 더 많이 일해서 더 많이 수확하려면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하잖아요? 그럼 도시에서 그렇게 찾고 싶었던 여유는 못 찾고 또다시, 시간에 쫓겨 살 수밖에 없어요. 차라리 적게 심고, 적게 수확하고, 그만큼 남는 시간은 아이들과 자연에서 함께 즐기면서 사는 게 훨씬 좋아요. 적어도 저는 말입니다." 이렇게 말한..

숨 막히던 놀이방이 공부방으로 변신, 공부가 절로 돼요

아이들이 이제 유아에서 어린이로 완전히 변하는 시기입니다. 좀 더 집중하여 탐구하는 공부할 장소가 필요하여 우리 집 놀이방을 공부방으로 바꾸었답니다. 우와~! 그동안 쌓인 장난감과 책으로 정말 숨도 쉴 수 없을 정도로 어수선했는데, 치우려니 엄두가 나질 않았습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치워야 하는지...... 태산처럼 쌓인 물건들...... 헉..... 숨이 막힐 것 같아..... 이렇게 한탄을 여러 번 하던 사이, 에이! 한탄할 바에는 그래도 조금씩 치우고 정리하면서 공간을 마련하자! 싶었답니다. 아이들 놀이방은 위의 사진처럼 알록달록 장난감과 색깔로 넘쳐났습니다. 이번에 유아 물건은 다 치우고 지금 나이에 꼭 필요하다 싶을(?) 물건만 남겼습니다. 치우고 나니 너무 오피스용 공간이 된 건 아닌지 걱정도..

출장 가는 날에도 아빠는 아이들 걱정뿐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서 발렌시아로 출장을 떠난 남편. 아침에 일찍 일어나 오전 8시까지 도착해야 하기에 새벽같이 일어나 준비합니다. 이곳에서 발렌시아까지는 2시간 반 정도 걸리니, 적어도 5시 반에는 나가야 하지요. 하지만 남편은 잠이 부족해도 일찍 일어나 아이들에게 줄 허브차까지 챙겨놓고 갑니다. 요즘 고산평야의 날씨는 더위와 추위가 오가면서 환절기 목감기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콧물과 기침, 목이 칼칼해지면서 말도 못 할 정도의 증상이 있는데, 면역력이 강한 사람들은 그냥 간단하게 지나가기도 하고, 각각 다른 증상으로 감기를 보내더라고요. 우리 아이들은 심하지 않은 가벼운 감기에 걸렸습니다. 하지만 목이 칼칼하여 매번 민간요법으로 아이들 치료를 해줘야 했습니다. 저는 매번 아이들이 걸리는 감..

한가위처럼 풍성하게 월동준비 하는 스페인 고산

여러분,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요즘 무척 바빠진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입니다. ^^; 해야 할 일들이 가을이라 더 많아진 것 같기도 하답니다. 게다가 추석이라니......! 역시, 추석 전후하여 우리는 겨울에 대비하여 미리미리 움직여야 하는 시점이기도 하죠. 그래서 짬을 내려고 해도 요즘은 너무~ 너무~ 시간이 없었네요. 그동안 우리가 하는 월동준비는 뭐,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 사는 이들에게는 하면 아주 좋을~ 월동준비가 되겠습니다. 며칠 전에는 장작을 한 트럭 불렀답니다. 스페인 남편인 산똘님이 나무를 평소에 쟁여두고 패고 말리고 장작을 준비하는데요, 소나무 한 종류라 다른 종류의 장작을 불렀답니다. 4000Kg인데 한국 돈 60만 원 정도 주고샀습니다. 보통 이..

자신의 직장 상사에게 우리 집을 숙식 제공한 스페인 남편

아무리 유럽이라 해도, 아무리 상하 관계가 아닌 수평 관계라고 해도, 직장 상사를 어려워하는 건 유럽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한국보다는 덜한 느낌이 나기도 하지만요, 직장 상사에 대해서는 다들 피하는 모습은 한국과 같답니다. 정말 말이 잘 통하는 개인적 관계면 몰라도 직장 외에 따로 만나 관계를 나누는 일은 그다지 흔하지 않답니다. 저도 스페인에서 직장 생활을 몇 년 해본 적이 있어, 다들 피하면 피했지, 일부러 시간을 내 직장 상사와 만나 자기 생활을 망치려(?)고는 하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스페인 남편이 자신의 직장 상사를 집에 초대한 것입니다. 그것도 1박, 잠자리 제공과 저녁 식사와 아침 식사 포함해서 말이지요. 사실, 남편의 직장 상사는 자연공원 관리 공단장이라고 해야 할까..

2층 침대 때문에 생긴 쌍둥이 아이들의 고민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에 사는 우리 집 이야기입니다. 우리 아이들 셋은 한국식으로 요와 이불을 깔고 잤는데요, 지난번 아이들에게 침대를 해주기로 한 이야기를 포스팅으로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만 6세 쌍둥이 아이들은 이층 침대를 아주 좋아했습니다. 2018/08/12 - [뜸한 일기/아이] - 여행에서 득템하여 아이들에게 선물한 침대그런데 어느 날 보니 아이들이 다시 이런 말을 합니다. "예전처럼 바닥에서 자고 싶어." 하는 겁니다. "왜?" '다시 옛날로 돌아갈 수 없어, 얘들아~ 침대 벌써 사 왔잖아?' 이런 소리를 속으로 감추면서 말입니다. 2층 침대와 여유 침대, 즉 3단 침대를 샀죠. 아이들이 셋이니 말입니다. 이렇게 하루 이틀 잘 자는가 싶더니...... 언제부터 쌍둥이가 이런 ..

스페인 고산의 낯선 가을 날씨와 수확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은 어느덧 가을이 쑤욱~ 다가와 버리고 말았습니다. 요즘은 안개가 자주 끼고 춥고...... 좀 쓸쓸한 바람도 붑니다. 그래서 그럴까, 마음은 조금 멜랑콜리해진 건 사실이지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며칠 전부터 우박에, 폭우에, 기온 하강으로 우울증 모드에 들어갈 정도로 날씨가 참 낯설었습니다. 나는 누군가? 나는 이곳에서 무얼 하고 있지? 여기는 어디? 뭐 이런 질문 같지도 않은 희한한 질문이 우울 모드를 콕콕 찌르고 있습니다. 사람은 가끔 그럴 때가 있잖아요? 우박이 한꺼번에 쏟아진 날. 다 내리고 난 다음에 보니, 한쪽에 바람 덕에 쌓인 우박이 저렇습니다. 우박 구슬이 하늘에서 와장창 떨어졌습니다. 저게 보석이라면 얼마나 영롱하게 영원히 남아있을까? 하지만 얼음이기에 금..

나에게 스페인 시댁에서 보내는 시간이란...?

어떤 독자님께서 산들무지개는 "가족 장려 블로거"라고 명명해주신 적이 있답니다. 그만큼 가족애가 보기 좋다는 말씀으로 해주셨는데요, 제가 일부러 가족애를 과시한 것은 아니랍니다. 충분히 자기 삶을 즐기면서 만족하는 모든 독신자님도 멋진 삶을 누리고 있으니, 개인이 결정한 그 삶을 그만큼 존중한답니다. 그러니 다들 퐈이링~~~ 입니다. 퐈이이리링~!!!그러게 왜 산들무지개는 시부모님이나 시누이, 시댁 식구들 뒷담화가 없을까요? 사실, 우리 시부모님도 단점이 많습니다. 시누이는 또 얼마나 성격이 다른지요! 하지만, 서로를 힘들게 하는 그 감정싸움이 없어 저는 대만족입니다. 또 다른 이가 없는 곳에서 뒷말하는 것은 제 취향과도 맞지 않고, 특별히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아 스트레스를 풀어야 할 이유도 없답니다...

남편이 아이들에게 들어온 용돈을 처리하는 방법

아이들이 자신의 저금통을 꺼내어 이리저리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매년 할머니, 할아버지가 주시는 돈이 적지 않아 차곡차곡 모아두어 꽤 많은 돈이 모였지요. 아이들이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모아 두었다가 우리 부부가 사 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갑자기 이런 말을 합니다. "나도 어렸을 때 우리 부모님이 돈을 차곡차곡 모아 주셨어." 우와~ 보통 부모님들이 다들 그렇게 하시지, 속으로 생각했지요. 우리도 초등학교 때부터 자기 통장 만들어 돈을 차곡차곡 모으잖아요? 그런데 산똘님도 그랬다고 합니다. "우리 부모님이 나 어릴 때부터 지인과 가족이 주신 돈을 차곡차곡 모아서 내 통장에 넣어두셨지. 그리고 내가 16살 되던 해, 부모님이 통장을 주시면서 '네 돈이다!' 그러시는 거야.""우와~! 갑자기 내 돈이..

한국말이 재미있어 박장대소한 남편과 그의 친구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자연공원에서 근무하는 산똘님이 한 달 휴가를 가진 사이, 일을 대체하던 남편 직장 동료는 우리 [참나무집]에서 머물다 갔답니다. 우리가 휴가 간 사이, 이 친구가 우리 집을 돌보면서 사무실에 나갔던 것이죠. 이제 산똘님은 휴가에서 돌아와 막 직장 일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이 에피소드가 궁금하신 분은 다음의 글을 읽어보세요. 2018/08/09 - [뜸한 일기/이웃] - 안면 없는 직장 동료에게 집 내준 남편마지막 날, 우리 가족은 남편의 직장 동료와 친하게 되어 마치 오래전에 만난 친구 같은 분위기가 형성되었답니다. 그 와중에 이제 지중해 자연공원인 섬으로 간다는 남편의 직장 동료는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게 되었지요. 그런데 이 작별 인사도 얼마나 낭만적이었던지........

[아이와 고양이] 나랑 놀래?

흰둥이, 뚱땡이! 누가 보면 신체적 약점 가지고 놀리는 말 같습니다. 하지만, 이 흰둥이와 뚱땡이는 사람을 놀리는 인종차별적 의미가 아니랍니다. 우리 고양이 이름이 뚱땡이랍니다. 사실, 우리 뚱땡이 진짜 이름은 '눈송이'입니다. 그런데 어쩌다 눈송이가 뚱땡이로 변했을까요? 보기에는 뚱뚱해 보이지도 않는데 말입니다. 사실, 우리 뚱땡이가 정말 장난도 잘 치고 귀엽습니다. 잘 먹기도 하고요...... 아이들은 이런 눈송이가 익살스러운 뚱땡이처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나 봐요. 물론, 제가 처음에 뚱땡이라고 불렀지요. 아이들은 처음에는 싫다고 하더니, 어느샌가 그 익살스러움에 반해 이 눈송이를 뚱땡이로 부르고 있답니다. 우리 뚱땡이가 오늘 누나랑 놀았습니다. ^^ 밥 먹고 난 후, 동생들 밥 먹는 모습을 흐뭇하..

이러다 벌레 박사 되는 게 아닐까?

아이들의 세계는 참 신기하죠? 그냥 관찰만 하면 자신이 알아서 상상력을 발휘해 이름을 지어내기도 하니 말입니다. 그저 비슷하게 생기면 이름을 갖다 붙이는 게 아이들의 특징이지요. 저도 어렸을 때 모르는 꽃이나 곤충 이름을 잘도 지어냈으니 말입니다. 그게 다~~~ 시골 살게 되면 느끼는 "레알 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 이름을 가짜로 지어낸다고 해도 아이들의 관찰력이 들어간 실체 묘사이니 저는 그저 흐뭇하게 웃을 수밖에 없습니다. 훗날 진짜 이름이나 학명을 알아낼 기회는 충분히 있으니 말입니다. 만6세의 쌍둥이 아이들이 요즘 지어낸 벌레, 여기서 소개할까요? 저는 처음 봐서 놀란 벌레도 있고, 징그러워 가까이 가기조차 어려운 벌레도 있었지만...... ^^야생의 시골 아이들은 그저 자기가 살아온 ..

딸이 있어 기쁜 딸바보 아빠

"아빠, 생일에 뭘 받고 싶어?" "산똘~ 생일 선물로 뭘 해주면 좋을까? 당신이 좋아하는 것 말해봐." 우리 네 모녀는 산똘님에게 생일 다가오기 며칠 전부터 계속 물어봤습니다. 깜짝 선물하면 좋을 텐데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에서는 물건을 살 어떤 상점도 없어 난감하기만 합니다. "그래도 말해 봐. 우리가 도시 나가면 짬 내서 물건을 사러 갈 수도 있으니까."하고 말했지만 돌아오는 남편의 대답은...... "없어. 그냥 맛있는 케이크 하나 만들어주면 좋지~" 그래도 그렇지...... 혹시 남편이 선물 못 받아 섭섭해하면 어떻게 할까 싶은데, 산똘님은 쓸데없는 선물 받는 것 또한 좋아하지 않아 실용적인 것은 무엇인지 곰곰 생각해야만 했답니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드디어 생일이 다가왔습니다. 아침부..

집 근처 숲속에서 아이들과 생태계 관찰하기(feat. 돼지털)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은 인적이 드문 곳입니다. 불과 백 년 전에는 사람들이 많은 꽤 큰 마을도 있었고, 사람들 왕래도 잦았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산악지대로 자연공원을 제외하고는 인적이 드문 곳이 되었답니다. 이곳에 사는 우리 [참나무집] 가족은 자연에서 생활하고 있답니다. 자연이 우리에게 준 선물이라면 오감을 열고 생태계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깨닫게 한 일입니다. 매 순간 마음을 열지 않으면 이 오감이라는 것도 자연에서 열리지 않습니다. 우리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을 기울이면 보이지 않던 것도 보이게 되는 게 자연입니다. 매 순간 깨어있는 마음으로 세상을 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일상이 되어 나태해지면 더욱 어려운 일이 자연에서의 삶이지요. 도시와 같은 자극이 없어 더 나태해질 ..

여행에서 득템하여 아이들에게 선물한 침대

이미 여러분은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 가족이 왜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으로 휴가를 떠났는지 알고 계실 겁니다. 모르시는 분을 위해......☞ 2018/07/30 - [한서 가족의 여행기/2018년 여름, 안달루시아 여행기] - 뜬금없이 예정 없던 곳으로 휴가 가게 된 사연위의 사연에 보면 우리 부부가 아이들에게 침대를 해주자고 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실, 우리 집은 우리 부부가 손수 집을 지어 울퉁불퉁 어설프기도 하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그 안에서 잘 자라주고 있어 참 좋습니다. 세 아이가 독립하여 이제 자기들끼리 자는데요, 아이들은 전통 한국식으로 바닥에 요를 깔고 잔답니다. 그래서 밤마다 부둥켜안고 자는 경우가 참 많았답니다. ^^ 그래서 맨바닥에서도 엄청나게 잘 자는 아이..

안면 없는 직장 동료에게 집 내준 남편

올여름 남편은 총 4주의 휴가를 냈습니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 사는 우리 가족은 한국에도 가고 싶었고, 동남아에도 가고 싶었답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결국 한국에 못 가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어디에 갈까 고민하다, 아이들 침대를 파는 카디즈(Cadiz)라는 스페인 남부로 여행가게 되었답니다. 2주를 카디즈에서 보내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1주일 보내고, 나머지 남은 일주일은 스페인 북부로 여행 가기로 했답니다. 2018/07/30 - [한서 가족의 여행기/2018년 여름, 안달루시아 여행기] - 뜬금없이 예정 없던 곳으로 휴가 가게 된 사연그런데 우리에게는 집을 비울 때 드는 불안감이 아주 컸답니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 인적이 드문 이곳, 사람들이 많지 않아 도둑 때문에 고..

휴가 때문에 생긴 남편의 어떤 고민

​아침부터 매우 더웠습니다. 해발 1,200m에 사는 우리 참나무집 식구들은 이런 더위에 익숙하지 않아 갑자기 닥친 스페인 남부의 더위에 깜짝 놀랐답니다. 어디에서 불어오는지 모를 뜨겁고도 거센 바람 덕분에 오늘은 온종일 캠프장에서 시간을 보냈답니다. 캠프장에는 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져 그나마 그늘이 있어 참을 만했고, 수영장이 있어서 아이들이 지루하지 않아 다행이었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내일 이 캠프장을 떠난답니다. 그렇다고 당장 집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지요. 철새가 지나가는 마을에 가기로 했답니다. 지난겨울 첫째가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다녀온 고장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아이에게는 비밀로 했는데, 내일 그곳에 도착하면 깜짝 놀라겠죠? 게다가 아이가 전에 묵었던 호텔까지 예약했으니 벌써 설레어옵니다..

자연에서 막 따 온 야생 체리를 잼으로 만들었어요

며칠 전 자연에서 체리를 많이 따왔습니다. 이미 소식을 접하신 분은 아시겠지만, 모르시는 분을 위해 다음의 링크 겁니다. 2018/07/17 - [뜸한 일기/가족] - 스페인 고산 생활, 온 가족 다 함께 마지막 체리 따기아빠는 체리 맥주를 담그기 위해, 엄마는 체리잼을 만들기 위해, 아이들은 체리를 먹기 위해 체리를 땄는데요, 어느 독자님과 어느 시청자분께서 꼭 체리잼 만드는 모습 보여달라고 하셨네요. 그래서, 제가 어려움(?)을 무릅쓰고 체리잼 만드는 과정을 여기서 소개해드립니다. 사실, 처음으로 잼을 만들어봐서 정말 어렵게 느껴졌답니다. 평소에는 아이들 아빠인 산똘님이 잼이란 잼은 다 만들어서 하는 법 없이 어려워만 했었답니다. 그런데 이번에 하면서 보니, 상당히 하기 쉬운 게 잼 만들기였습니다. ..

아이들 때문에 곳곳에 설치한 스페인 뱀 방향제

시골 생활은 도시 생활과 마찬가지로 장단점이 다~ 있습니다. 여러분도 어느 정도 짐작하듯이 시골 생활이 다 장점일 수만은 없지요. 환경이 좋다는 장점이 있지만, 환경에 노출되어 겪는 소소한 불편함도 있답니다. 전에 말씀드린 진드기나 무서운 독뱀 등이 한 예랍니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평야는 혹독한 겨울 날씨 외에도 독뱀과 독버섯 등이 있습니다. 물론, 우리 스스로 지혜를 발휘해 혹시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비해야 하지요. 그런데 며칠 전, 텃밭에서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뱀 때문에 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답니다. 쌍둥이 공주님들도 뱀이 무서운 존재라는 걸 인식하고 조심하는 편이지만,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하여 오늘 뱀 방향제를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설치라기보다는 방향제를 꺼내어 작은 그릇에 담아 집 ..

스페인 고산 생활, 온 가족 다 함께 마지막 체리 따기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 가족은 모두 체리 수확에 나섰습니다. 지중해 연안보다 10도 정도 낮아서 그런지 이곳 체리가 여름에 열매를 맺었네요. 그런데 알고 보니, 이곳의 체리는 세 종류가 있더군요, 그중 가장 나중에 열매를 맺는 체리가 우리 집 근처에서 붉은 앵두 빛 열매를 보이며 유혹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두 종류의 체리는 제철을 넘겨 사라져버린 지 오래였거든요. 그런데 이 체리는 더디게 익더니 인제야 수확이 가능했습니다. 사실, 스페인 고산에 살면서 올해처럼 체리를 많이 본 적은 없습니다. 봄에 비가 많이 내려줘 정말 체리가 주렁주렁하게 열렸는데, 자연의 순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비가 많이 온 해와 그렇지 않았던 해, 순환하는 시기를 보니 몇 년 전 라이문드 할아버지가 주신 체..

직장인 스페인 친구의 도시락, 어떤 음식 구성일까?

오랜만에 우리 집에 점심을 가지고 온 친구가 있었습니다. 해발 1,200m 스페인 비스타베야 고산 지역은 유럽연합에서 정한 철새보존지역이며, 주에서 정한 자연공원으로 매우 중요한 곳 중의 하나랍니다. 그래서 화재 감시와 산림 감시가 꾸준히 이어진답니다. 오늘 온 친구는 이 지역 일대의 화재감시를 하는 환경 요원으로, 차로 순찰하면서 중앙 센터와 연락을 하며 화재에 대비하는 직장에 몸을 담았습니다. 화재 감시 지역이 상당히 방대해서 친구를 만나기가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었는데요, 오늘은 이 지역을 감시하다 우연히 길에서 만나 이야기도 나눌 겸, 점심을 우리 집에서 같이 먹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친구가 어떤 음식으로 싸서 점심을 먹는지 조금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친구에게 양해를 얻어 공개해도 ..

올해 우리 집 체리는 풍년이네, 풍년~!

아이들이 일주일 캠프 학교로 집을 떠난 사이,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평야의 체리는 완전하게 익어가고 있었습니다. 올해는 정말 정말 정~말 봄에 비가 많이 내려 이 건조한 고산에 큰 활기가 되었답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가장 많이, 정말 많이 체리가 풍년을 이루게 되었답니다. 매년 체리 따러 가면 새들과 전쟁을 해야 했는데, 이번에는 새도 배부르게 먹고, 우리 [참나무집] 가족도 배부르게 먹었답니다. 하하하! 체리로 배부르게 먹는 게 어떤 기분일까요? 아무튼, 주렁주렁 달린 체리를 보니, "역시! 비는 풍년을 주는 선물이구나!"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비는 고마운 생명수~안타깝게도 아이들이 일주일 비운 사이에 가장 큰 체리는 짓눌러 더는 먹지 못하게 되었답니다. 라몬 아저씨네 체리는 시중에 파는 것..

청소 도우미를 대하는 스페인 시어머니의 태도

올해 만으로 칠순을 넘기신 스페인 시부모님들. 평생 맞벌이로 살아오시면서 항상 집안 살림은 두 분이 분담하셨습니다. 그런데 청소할 시간이 없으셔서 매번 청소는 청소 도우미의 도움을 받으셨다지요. 일주일에 하루, 청소 도우미에게 도움을 요청하셨는데요, 정년퇴직을 하신 후에도 계속 청소 도우미의 도움을 받으시고 있습니다. 나이 드니 예전만큼 힘이 좋지 않으시다며 청소 도우미를 고용하시는데요, 사실 집안이 정말 깨끗하답니다. 흠잡을 곳이 하나도 없을 만큼 평소에 깨끗하게 집을 유지하고 계시지요. 일주일에 한 번 도움을 빡세게 받고 평소에는 본인께서 직접 청소를 하시니 깨끗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없지요. 그런데 신기한 게 청소 도우미와 시어머니의 관계였습니다. 제가 산후조리로 시댁에서 잠깐 지냈는데요, 청소 ..

8개월의 기다림, 집에서 직접 재배한 느타리버섯

작년 10월 중순, 우리 부부는 집에서도 버섯 재배가 가능한지 실험하기 위해 씨균(종균)을 온라인으로 샀습니다.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은 트러플(truffle)이라는 땅속에서 자라는 서양 송로버섯으로 참 유명한 곳이지요. (하지만 직접 집에서 버섯을 기르기에는 참 손이 많이 가는지라, 땅속에서 나는 버섯을 기르는 게 훨씬 쉬워 보입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버섯은 아이들에게도 참 좋은 산교육이 될 수 있어서 한번 길러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가을 숲속에서는 한창 버섯이 나던 시기였는데, 우리는 버섯이 자라는 생태를 직접 보고 체험하기 위해 한번 도전해봤습니다. 우리가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버섯으로 표고버섯과 느타리버섯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문하여 보니, 표고버섯은 물만 주면 되는 아주 ..

스페인 고산, 우리 아이들의 여름방학 숙제

스페인 학교는 6월 말에 방학에 들어갑니다. 그래서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 사는 우리 집 아이들도 지난 금요일에 방학을 맞았답니다. 우와~ 벌써 방학인가요? 네~ 벌써 방학입니다. 스페인에서는 여름이 굉장히 뜨겁기 때문에 7~8월, 두 달 이상이 방학이랍니다. 9월 10일 전후하여 새 학기가 시작되어 아주 긴 시간 방학을 보낸답니다. 대신 겨울방학이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밖에 되지 않아 아주 짧기 때문에 교육 일수를 한국과 비교한다면 그렇게 짧은 수업시간은 아니지요. 금요일 방학에 들어가기 전, 우리 마을 초등학교는 가족과 함께 캠프 파티를 열었답니다. 목요일 밤에 전교생이 다 모여 즐긴 날이었지요. 아주 작은 마을이라 아이들 다 합치면 겨우 열한 명밖에 되지 않는 곳이랍니다. 방학 하루 전날, ..

뱀보다 더 무서운 스페인 고산의 양 떼?

날씨도 좋고, 비도 자주 와 풀도 많이 자랐겠다...... 요즘 모든 것이 넉넉한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입니다. 이미 지난번 포스팅을 읽으신 독자님들은 아시겠지만, 요즘 꽃과 풀, 새, 곤충들이 많아 우리의 고산 풍경이 아주 풍성하고 꽉 차 보입니다. 뜨거운 여름이 오면 모든 것이 바짝 말라버리니, 오기 전에 어서 이 풍경을 마음껏 즐겨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무서운 동물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 집 근처의 뱀입니다. 샘가의 물뱀은 독이 없어 그렇게 불안하지는 않지만, 집 근처에 서식하는 뱀은 독한 독을 지니고 있어 항상 경계해야 할 대상이랍니다. 다행히 아직 뱀에게 당해본 적이 없고, 게다가 뱀은 인간을 보면 금방 도망가 버리니, 일상에서 부딪친 부분은 없답니다. 뱀에게 물리면 해야 할 ..

아빠와 세 딸이 함께 여행하면 생기는 일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 터를 이룬 [참나무집]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지난번 산똘님(세 아이의 아빠)이 차 안에 침대를 만드는 일화의 후속담입니다.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아래에 링크를 걸어봅니다. 2018/06/08 - [뜸한 일기/부부] - 아이들을 위해 차 안에 침대 만들겠다는 남편그렇게 하여 산똘님이 드디어 차 안에 침대를 설치했습니다. 그날 아침 좋다고 모두들 차 안에 들어가 그 행복감을 만끽했는데요, 아빠는 충동이 일어 바로 친구네로 놀러 가기로 했습니다. 물론, 목적은 차 안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일이었습니다. 게다가 주말이니 더 좋았고요. 침대가 완성된 이야기는 다음의 동영상을 시청해보세요. ^^ 스페인 고산 생활의 소소한 일상을 여러분께 보여드리는 제 채널인데요, 친자연적인 삶을..

강렬한 꽃들이 빛나는 스페인 고산평야의 들판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날씨가 요즘은 참 좋습니다. 6월의 스페인 고산평야는 이곳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기가 아닌가 싶답니다. 한국에 사는 친구들이 놀러 온다고 하면 계속 6월에 오라고 고집하는 이유도 이 아름다운 모습을 꼭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랍니다. 날씨도 선선하고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으니 얼마나 포근하고 좋아요? 게다가 아름답고도 환상적인 꽃들이 만개하고 있으니 이 또한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좋아할 것으로 생각했지요. 빨랑 놀러와~ 하고 말해도 6월에는 일이 있어 쉽게 휴가를 낼 수 없다네요. 아무튼, 제가 꼭 보여드리고 싶은 스페인 고산의 모습을 여러분께도 보여드릴게요. ^^ 아이들과 들판에 나갔더니 이렇게 지는 꽃이 있었고, 또 피는 꽃이 있었습니다. 지는 꽃은 홀씨를 만들어 하늘..

아이들과 함께 가꾼 6월 우리 집 텃밭

6월 중순, 또 싱싱한 세계로 한 발짝 더 나아가고 있습니다. 녹음이 무척 짙어지는 요즘입니다. 한국은 벌써 무더위로 고생한다는데,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평야는 이제야 추위가 완전히 물러나고 슬슬 더위가 바짝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6월의 우리 집 텃밭도 활력을 받아 조금씩 채소가 성장의 폭을 넓혔습니다. ^^ 우리 집 텃밭의 샘에서 본 고산평야의 풍경이지요. 샘이 있으니 구유가 있고, 구유가 있으니 채소에 물을 댈 수 있는 수조도 있습니다. [참나무집] 가족에게는 아주 전형적인 일상인데 여러분께는 상당히 이국적인 풍경이지요? 양치기 아저씨가 양 떼를 몰고 가는 풍경, 참 평화롭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고산에 몇 주 전부터 계속~ 비가 왔기 때문에 이렇게 자잘한 풀들이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요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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